최강 마법사의 특별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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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은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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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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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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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오두막 (1)

DUMMY

25화. 오두막 (1)




“저···. 저리 떨어져!”


만델리아가 시나를 살짝 밀쳤다. 얼굴이 발개진 만델리아. 몸은 여덟 살이었으나 정신은 여전히 20대였다.


[홍홍홍. 어쭈? 쪼끄만 게 벌써 부끄럼을 타는 거야? 요거요거 볼수록 물건이네? 홍홍]


놀리는 재미가 쏠쏠한 아이였다. 시나가 본격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너 그 마법은 누가 가르쳐줬니?]

“그런 거 없어! 갑자기 레이저처럼 나가기 시작했다고.”


전생의 일까지 말하기는 애매했다. 말할 필요도 못 느꼈고···.


[엥? 레이저? 암튼 마족도 아닌데 마법을 배운 적이 없다고?]


만델리아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도 안 돼···. 거짓말하면 바로 목을 잘라버릴 테야!?]


시나가 사슬에 달린 낫을 만지작거렸다. 엄청난 말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말하는 시나. 그 모습이 더 괴기스러워 만델리아가 침을 꼴깍 삼켰다.


“진짜라니까! 보여줘?”


이내 정신을 집중하더니 시나의 옆에 시나와 똑같은 허상을 만들었다.


[헉! 이건 나잖아···?]


입을 떡 벌린 진짜 시나와 그 모습을 팔짱을 낀 채 지켜보는 가짜 시나. 얼굴에서 키까지 모든 것이 똑같았다. 입체감, 피부의 질감 표현, 동작의 자연스러운 연계까지 눈으로는 도무지 판별할 수 없는 경지···. 가까이서 봐도 놀라운 시나가 떨리는 손을 뻗었다.


- 휙


신기루처럼 만져지지 않는 허상. 환영마법이 특기인 시나도 이렇게 정교한 허상은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었다. 아니 허상을 만드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꿈속으로 찾아가거나 정신 마법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아니라면···.


[도대체 몇 서클의 마법을 가지고 있길래···. 안 되겠다···. 인헤일!]


갑자기 시나가 만델리아에게 손을 뻗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만델리아. 가벼운 여덟 살 꼬마의 몸이 진공청소기처럼 시나의 손에 빨려 들어가 착 달라붙었다.


“악! 이게 뭐야?”


머리통이 붙잡힌 만델리아가 몸부림을 쳤다.


[가만히 있어! 아무래도 네 녀석의 머릿속을 좀 봐야겠으니···. 써치 스피릿!]


시나의 손에서 검은색 물결이 일렁이더니 만델리아의 귀를 통해 들어갔다. 스르륵 눈을 감는 만델리아. 그때였다.


[헉!]


시나가 만델리아를 손에서 떨어뜨렸다. 부들부들 떠는 시나. ‘뷰 마나포스’보다 상위 계열 마법으로 상대의 정신 속을 엿보려 했지만 강력한 힘에 저지당했다. 놀란 만델리아가 번쩍 눈을 떴다.


[와..왕···. 마왕님을 뵙습니다!]


한쪽 무릎을 꿇고 다른 쪽 무릎 위에 팔을 올린 채 고개 숙이는 시나. 충성을 맹세하는 기사 같았다.


“뭐···. 뭐 하는 거야?”


난데없는 시나의 행동에 만델리아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하지만 부들부들 떠는 시나. 그 떨림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을 보니 충격이 만델리아보다 큰 것 같았다.


[저의 모든 행동을 용서하십시오···. 마왕님의 자제분을 몰라뵙습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도 못 마주치는 시나. 이때까지 당당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공포에 사로잡혀 벌벌 떠는 모습은 갑자기 연민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와···. 나 미치겠네? 내가 왜 마왕의 자제라는 거야?”


만델리아가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분명 의식세계에서 만난 엄마라는 여자는 인간이었다. 상제나 이방도 마왕이라는 말은 없었다. 그러다 문득 눈이 번쩍였다.


“너! 너 파리 여자. 혹시 이거 알아?”


만델리아가 소매를 걷어 어깨의 문신을 꺼내 보였다. 환하게 빛나고 있는 M의 문장.


“어라! 이게 왜 이러지?”


언제부터 빛나고 있었는지···. 문장을 보고 정작 본인이 더 놀랐다. 시나의 동공이 확대되며 이윽고 확신이 서렸다.


[주. 죽여주십시오! 그것은 확실한 M의 문장. 제 눈으로 보게 될 줄···.]


어깨의 문장을 보고 시나의 떨림이 더욱 심해졌다. 도무지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 만델리아가 머리를 굴렸다.


“일단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에이바우트 찾는 것을 도와줘!”


대충 파악했을 때 자신이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했다. 혹시 착각했을 수도 있으니 최대한 앞에 있는 악마를 이용해야 했다.


[마왕님의 명을 받듭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시나가 날개를 펼쳐 눈밭을 헤매는 사람들 쪽으로 날아갔다. 엄청난 속도였다.


“아으···. 또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거야? 휴. 이 만델리아라는 녀석···. 더럽게 복잡하네! 뭐 될 대로 되라지···.”


자신의 신분이 특별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정도로 특별할 줄은 예상 못 했지만···. 만델리아가 머리를 긁적이며 일행들 쪽으로 다가갔다.


*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는 산꼭대기에 위치한 오두막. 말이 좋아 오두막이지 통나무로 지어진 것을 제외하면 저택이라고 불릴 만큼 크고 좋았다. 시나의 마력탐지 능력으로 빠르게 에이바우트를 찾은 일행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타깝게도 에이바우트의 곁에 있던 세 사람은 모두 숨이 붙어 있지 않았다.


“아스클 님. 부디 이 자를 가엽게 여기소서. 힐···.”


몇 번이고 계속되는 크리스티나의 치료. 계속되는 마법에 그녀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크리스티나는 한시도 에이바우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니까 여기가 그 만다라케를 지키는 여자의 보금자리라고?”

“쉿! 지단 형 저 여자는 진짜 악마야! 무진장 세다고! 조심해야 해···.”


지단은 어느새 눈을 떠 루이, 아델에게 그동안의 일들을 듣고 있었다. 또 다른 방에서는 만델리아와 시나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파리 여자! 아니, 시나. 네 말은 이 문장 때문에 내 정체를 알았다는 거야?”


시나가 공손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M의 문장은 오직 마왕님의 일가에서만 전해집니다. 정신계열 마법이 전혀 통하지 않죠···.]


그제야 어깨의 문장이 빛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시나의 ‘써치 스피릿’에서 자신을 보호한 것이다. 궁금한 게 많은 만델리아가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럼 내가 정말 마왕이야? 왜 나를 마왕이라고 불러?”


시나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


[엄밀히 따지면 마왕님은 따로 존재하십니다. 하지만 마왕님께 힘을 빌리지 않고 마왕의 힘을 사용할 수 있으니 마왕님이라는 호칭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마왕과 함께 있는 경우가 아니면 마왕자나 마왕 세자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다는 거구나?”

[맞습니다. 역시 영특하십니다.]


원래 저 여자가 저렇게 친절했었나? 만델리아는 칭찬까지 아끼지 않는 시나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 진짜 마왕! 아니 내 아버지는 지금 어디에 있어?”


빠른 현실 파악 능력. 만델리아가 가진 힘이었다.


[마왕님은 대환란 이후 휴면에 들어가셨습니다. 다시 돌아오시는 날, 이 땅에 서 있는 인간 놈들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시나의 눈이 분노에 휩싸였다.


“미치겠네···. 그놈의 대환란이 뭐길래 도대체 이렇게 난리야?”


만델리아가 깨어났을 때부터 대환란이라는 소리를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들었다. 별로 관심은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꼭 알아야 할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환란은 인간과 저희 마족들의 전투였습니다. 피바람이 몰아치는 황홀한 전쟁! 잇힝~♡]


진지하던 시나가 갑자기 뭐가 좋은지 묘한 표정으로 진저리를 쳤다.


“마족? 괴물이 아니라?”

[인간들은 굳이 구별하지 않습니다. 마족의 수는 압도적으로 적기 때문에 몬스터들과 공조하기도 했고···.]

“아···. 그래서 아델은 괴물이라고 표현했구나···.”


만델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나의 말이 이어졌다.


[사실 저희도 전쟁까지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마왕님이 인간들에게 관심이 많으셨거든요!]


마족에 비하면 찰나의 순간을 사는 인간.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이룩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곤 했다.


[평소 인간들의 삶을 신기하게 지켜보시던 마왕님은 한 인간 여자에게 푹 빠져 버렸습니다. 그게 바로 만델리아 님의 어머니···. 실비아 여왕님이랍니다.]

“실비아···.”


만델리아가 이름을 중얼거렸다. 생각만으로 포근해지는 이름이었다.


“그래서? 내 어머니는 지금 어디에 있어?”


[......]


침묵. 그렇게 말을 잘하던 시나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 후 시나의 입에서 놀라운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그···. 그러니까 대환란이 시작된 이유가 고작···. 사랑 따위라고?”

[그렇습니다. 믿었던 친구의 배신, 사랑, 음모, 치정···. 온갖 더러운 것들이 전부 들어있죠!]


마족이었으면 절대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치를 떠는 시나. 약육강식.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마족 특유의 발상다웠다.


“한 마디로 알렉산더가 친구였던 마왕을 배신하고 실비아를 감금했다는 거네! 휴, 이거 답이 안 나오는 왕이구만?”


피비린내 나는 역사에는 항상 여자가 끼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인간들의 역사. 애초부터 인간에게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 마왕이란 작자도 분명 특이한 종자였다.


[정확한 내막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은 실비아 여왕님은 빌어먹을 알렉산더의 칼에 그 끝을 맞이하셨습니다···.]


슬픔에 잠긴 시나. 만델리아 역시 침음성을 흘렸다.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부모님께 효도도 해보고 싶었던 만델리아. 하지만 결국, 어머니가 죽었다.


“제길···. 뭐 하나 내 뜻대로 되는 게 없네···. 좋은 분 같았는데···.”


의식세계에서 잠깐 봤던 실비아의 눈망울이 잊히지 않았다.


[마왕님은 여전히 그분을 잊지 못하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상실감은 인간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죠.]

“그럴 수는 있겠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 전체를···.”

[만델리아 님께서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저희 동족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해하죠.]


만델리아의 머릿속에 끔찍하게 잘려나간 빅풋의 머리가 떠올랐다.


“어휴···. 꼬일 대로 꼬였구나···.”


그 모습에 빙그레 웃는 시나.


[복잡할 것 없습니다. 마왕님이 돌아오시면 다른 왕자님들과 인간을 쓸어버리면 간단한 일이죠!]

“다···. 다른 왕자? 나에게 형제가 있어?”

[물론입니다. 마왕님에게는 수많은 부인이 존재합니다! 그분들은 모두 순수 마족 혈통이지요.]


자랑스럽다는 듯 말하는 시나. 하지만 일부일처제가 당연한 만델리아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 원 참···. 사랑 어쩌고저쩌고하면서 인간을 말살시키겠다는 양반이 마누라도 많았네···. 이래서 모든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니까?”


뼛속 깊이 인간인 만델리아는 마왕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만델리아님. 이제 어떻게 하실 예정이십니까? 저와 함께 동료들의 품으로 돌아가셔야지요?]


시나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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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우리는 아카데미로 간다! 21.08.25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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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훈련이라 쓰고 고문이라 읽는다. (1) 21.08.18 43 5 12쪽
26 26화. 오두막 (2) 21.08.17 3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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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만다라케 원정대 (4) +1 21.08.15 44 3 12쪽
23 23화. 만다라케 원정대 (3) 21.08.14 41 1 12쪽
22 22화. 만다라케 원정대 (2) 21.08.13 41 3 11쪽
21 21화. 만다라케 원정대 (1) 21.08.13 45 3 11쪽
20 20화. 뚱뚱한 고양이 루시 (2) 21.08.12 56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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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Cinema 21.08.10 5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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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3) 21.08.06 76 6 12쪽
13 13화. 아델트 산맥을 넘어 (2) +1 21.08.05 88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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