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장님 탑 올라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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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ET니트
작품등록일 :
2021.07.26 11:33
최근연재일 :
2021.08.2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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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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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DUMMY

#009






이상태에게 캐낸 정보에 따르면 민성혜 팀은 수색과 추격을 담당하는 팀이라고 한다.

현재는 어딘가에 숨어있는 비스트의 잔당들을 토벌하기 위해 그 위치를 수색 중인데 진도가 안 나가서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이 말을 들은 나는 한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세계를 지배하는 프론티어 2군은 비스트들의 은신처를 모르고 있다.

게다가 수색도 난항을 겪는 중.

즉 우리가 비스트와 싸우던 시점에 비스트의 은신처를 찾아낼 확률은 극히 낮다.


“우리를 추적한 거야.”


아마 그 시작은 이상태 팀과 부딪친 게이트 근처.

거기서부터 수색이 시작됐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흔적을 찾아 비스트에게 까지 도달했다면 수색 자체가 엄청난 속도로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즉.


“다시 돌아가야 해.”

-게이트 근처로 말이냐?

“응, 민성혜라는 여자는 분명 그쪽으로 올 테니까.”


원래는 은신을 쓰는 녀석의 정보가 전무한 만큼 비스트들을 먼저 쓰러뜨리고 공성전에 쓸 노예로 만들려 했지만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녀석들이 수색을 끝마치고 추적을 시작한다면 이미 늦다.

은신을 쓴 놈들을 먼저 알아차릴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 수색이 시작하기 전, 하다못해 수색이 끝나기 전에 놈들을 쳐야 한다.


“왜 제가 선두로 달려야 하나요?!”


앞에 세워둔 이상태가 나를 향해 외친다.


“그야 그놈들 입장에서는 실종된 네가 먼저 등장하면 당황할 테니까.”


최악의 경우 화살받이로 먼저 쓸 수도 있고.


-기척이 느껴진다.


[세턴] 의 말대로 앞쪽에서 어수선한 기척이 느껴진다.

한두 명이 아니다.

적어도 10이 넘어가는 인기척.

이상태 팀과 전투가 끝나고 1시간 채 지나지 않아 이미 수색이 진행 중이었다.


“먼저 앞으로 나가라.”

“네?”


나는 앞에서 달리는 이상태를 잡아채 앞으로 던졌다.

성흔을 쓰지 않은 내 근력은 보잘것없기에 새게 던지진 못했지만 이상태가 앞으로 몸을 날리게 할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수색하는 녀석들이 당황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


“전사들은 전투를 준비해라. 도착하면 바로 전투를 시작한다.”


내 말에 따라온 전사들이 각자 무기를 쥐기 시작한다.

급히 와야 했기 때문에 나를 포함해 전사 10명 정도만 함께 움직였다.

적의 전력이 미지수일 땐 혹시나 하는 생각에 부족 전체가 움직였지만, 전력이 어느 정도 예상가는 시점에서 굳이 모든 병력을 움직이는 건 시간만 잡아먹을 뿐이었으니까.

도착하자 우리를 보고 당황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보인다.

인간들이 전열을 가다듬을 틈도 주지 않고 공격을 시작하는 전사들.

나는 그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상태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상태, 성하민이라는 놈은 어떤 녀석이지?”


다른 놈들은 상관없다.

적인 만큼 죽일 수 있으면 좋지만 내버려 둬도 나중에 처리가 가능하니까.

하지만 족장님마저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 은신술을 쓰는 녀석은 지금 틈에 처리해야만 한다.

내 말을 들은 이상태가 떨리는 손으로 한 명을 가리켰다.


‘저녀석이 성하민?’

-호오? 그토록 완벽한 은신을 하는 녀석이 저런 꼬마였단 말인가?


[세턴] 의 말대로 녀석은 꼬마였다.

나와 거의 비슷해 보일 정도로 어려보이는 외형.

게다가 건방져보이는 표정까지 왠지 무언가를 연상시키게 했다.


-그대랑 꼭닮았군.


‘시끄러워.’


[세턴] 의 말을 끊은 나는 급히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녀석이 은신을 하기 전에 처리한다.

오직 그것만을 생각했다.

하지만.


“항복이요.”


내가 달려들자 급히 무기를 멀리 던져버리고 양 손을 들어올리는 녀석.

그 모습을 본 나와 [세턴]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 멍한 모습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뭐?”

-뭐?


***


성하민.

올해 15세.

탑을 오른지 1년도 안되서 10층까지 도달하고 D랭크를 인정받는 천재.

머지않아 성흔을 받고 영웅의 위에 오르리라고 예측되는 천재였다.

라고 모두가 알고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약간 다르다.


‘따분해.’


그는 이미 성흔을 가지고있었다.


[플루토]


이른 나이에 성흔을 가지고 모두에게 천재라 인정받은 그는 진심으로 세상이 따분하다고 느꼈다.

세상은 법의 통제하에 돌아간다.

탑이라 해도 다를 것은 없다.

특히 거주구역이 그렇다.

탑의 절대적인 규칙에 의해 통제되는 세계.

왜 서로 죽이면 안되는데?

다른 층에서는 원주민을 죄다 학살하면서 자기 욕구를 채우면서 여기서는 왜?

욕하는 놈들을 때려도 안된다고?

나보다 약해보이는데?

강하면 하고싶은대로 할수있는거 아니였어?

거주구역은 안전을 대가로 스스로의 자유를 규칙에 의해 통제받는 세상이었다.

따분한 세상이라고 느꼈다.

그렇기에 그는 탑에 들어오고 1년도 안되서 거주구역을 나섰다.

그리고 깨달았다.


‘똑같구나. 여기도.’


거주구역을 나와 다른 길드의 영지에 의탁했다.

거주구역에서는 야만적인 놈들이라고 욕하며 규칙도 안통하는 무법자들이 모인게 영지라고 했지만 실상은 틀렸다.

다르지 않다.

이곳도 거주구역이랑 똑같았다.

다만 규칙을 정하는 주체가 탑이 아닌 길드로 바뀌었을 뿐.

그리고 그 규칙 역시 성하민은 따분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번에는 떠나지 않고 참았다.

어차피 다른 영지도 똑같을 테니까.

마음같아서는 정복되지 않은 야생의 세계라도 가서 자리잡고 싶었지만 스스로도 아직 자신이 그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아직은 조금 따분하더라도 이곳에 묶여있는게 좋다.

괜히 나섰다가 욕구한번 풀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건 개죽음이니까.

죽는게 무섭지는 않지만 아무 의미 없는 개죽음은 사절이었다.


“빨리 수색 하라고!”

“네에~ 알겠습니다.”


‘더럽게 시끄럽네.’


왜 내가 명령을 들어야하지?

저 여자도 나보다 약해보이는데.

실제로 자신보다 약하진 않겠지만 죽이려고 마음먹으면 쉽게 죽일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보다 약한거다.


‘그냥 다 때려치우고 다른 세계로 가볼까.’


자리잡는게 힘들기는 하겠지만 은신으로 숨어다니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이상태라는 실력도 없으면서 입만 산 녀석이 고블린들하고 함께 나타났다.


“성하민이라는 놈은 어떤 녀석이지?”


‘나를 찾고있어?’


고블린의 리더로 보이는 녀석은 나를 찾고있었다.

나를 죽이기 위함이든 사로잡기 위함이든 나를 목표로 삼았다는 말은 내가 위협이라고 느낀걸까?

문뜩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몬스터 놈들을 따라가면 재밌는 일이 있지 않을까?

나를 죽이려 한다 해도 상관이 없다.

나를 목표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내 능력을 경계한다는 거니까.

자신들을 위해 써주겠다는데 거부하지는 않으리라.

생각은 짧았고 행동으로 옮기는건 더욱 쉬웠다.


“항복이요.”


나에게 달려들던 고블린이 멍청한 표정으로 멈춰섰다.


‘아 저 표정 조금 귀엽네.’


***


“제길! 너 무슨 생각으로!”


부대원을 모두 잃은 채 적에게 제압된 민성혜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성하민을 노려보며 말했다.


“눈빛이 무섭네요. 봐요 저도 묶여있잖아요?”


그런 민성혜를 보며 양손을 내미는 성하민.

자신도 묶여있다고 같은 처지라고 하고 싶은 듯했지만 둘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고작 손 하나 달랑 묵인 성하민과 달리 민성혜는 애벌레마냥 전신이 묶여서 눕혀져 있었으니까.

전투는 금방 끝났다.

인간 측에서 2인자의 위치에 있던 성하민이 시작과 동시에 항복을 했고 민성혜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상태 녀석과 전투력이 크게 다르지 않았으니까.

성하민의 항복으로 내가 민성혜에게만 집중할수 있게되자 민성혜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제압됬다.

굳이 살려서 제압한 이유는 그녀가 무리의 리더였으니까.

혹시라도 이용할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였다.


“근데 진짜 무슨 생각이야?”


나 역시 성하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작하자마자 항복이라니?

전력상 정면으로 싸우면 우리가 유리하긴 했지만 결과는 또 몰랐다.

[세턴] 이 본 성하민은 꽤 강했고 그런 성하민과 민성혜가 합공을 한다면 나를 이길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진다면 다른 전사들은 그 둘을 막는게 불가능했다.

게다가 녀석이 항복을 한 시점은 우리가 어느 정도 전력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전이었다.


“뭐, 그냥 이쪽에 붙고싶었을 뿐이에요.”

“···.”


‘납득이 안되는데.’


성하민은 같은 편이 되고싶다며 손에 묵은 줄을 풀어달라고 했지만 그 말을 들어줄 생각은 없었다.

뭘 믿고?


-뭐, 저런 녀석이 없는것도 아니다. 탑과 길드의 규칙을 답답하게 느껴 몬스터의 편을 드는 놈들도 간혹가다 있으니까.


탑에서는 빌런이라고 부르는 놈들이 그렇다고 한다.

스스로 인류의 적이 되기를 자처한 녀석들.


-좋게 생각해라. 어차피 너에게는 좋은 일 아니냐?


맏는 말이다.

저녀석을 굳이 합류시키지 않더라도 이렇게 묵어두고 감시하는 것 만으로 위협적인 은신을 봉인할수 있다.

나에게 득이 됬으면 됬지 손해가 되는 일이 아니다.

그렇게 납득하고 걸어가는데 성하민이 나를 불렀다.


“저기···.”

“응? 무슨일 있나?”


수상쩍은 녀석이라고 생각해서일까?

날카로운 반응이 튀어나왔다.


“무슨 일은 아닌데. 뭐 아직 믿기 힘드시다면 줄은 이대로 둬도 되고, 혹시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실수 있나요?”


‘대체 뭐지 이자식은?’


분명 포로로 잡았는데 포로같지가 않다.

양 팔이 묶인상태라 우리가 죽이려고 들면 제대로된 저항도 못할텐데 보통 무서워 해야하는 상황 아닌가?


-통신석같이 다른데 정보를 보낼수 있는 물건은 가지고있지 않다.


[세턴] 의 말을 들어보면 정보를 캐내는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의심스러운 눈으로 성하민을 쳐다봤지만 [세턴] 의 말도 있고 하니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비스트 들을 잡으로 갈거야.”


이번엔 이전처럼 동맹을 할 생각은 없다.

힘으로 눌러서 화살받이로 써먹을 생각.


‘그러고 보니 이녀석 독을 썻던가?’


비스트들을 제압한 뒤 독으로 통제할 방법이 있으려나?

[세턴] 은 성하민의 모습을 지켜봤다.

카인의 대답에 눈을 빛내는 모습.


-너도 참 특이한 놈들한테 관심받는 타입이구나?

“응? 뭐가?”

-뭐, 별거 아니다.


왜인지 [세턴] 이 찝찝한 말을 하고 있다.

대체 무슨 생각인지.


“먼저 해야한다는 일은 잘 하고왔나?”

“네 족장님.”


나는 족장님 에게 가서 앞서 있던 일들을 보고했다.

내 말을 듣고는 성하민을 한번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족장님.


“저녀석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네가 정하도록.”

“네, 네?”


의외의 말에 순간 말을 더듬었다.

부족에 받아들이는 거인 만큼 족장님이 결정하셔야 하는거 아닌가?


-네가 대려왔으니 네가 책임지라는 거겠지.


[세턴] 은 지금 상황이 애완동물을 데려온 자식과 부모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보다 방금 싸우고 왔는데 다시 전투가 가능하겠나?”


족장님은 한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비스트들의 은신처가 있는 방향.


“네, 문제 없습니다.”


나는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전 회차에서 수색꾼 하나를 죽인 녀석들.

비록 회귀하며 없는 일이 됐다지만 나는 아직 그 일을 잊지 않았다.


‘이번에야말로 전부 꼬리를 말게 해주마.’


우리는 무기를 들고서 비스트들의 은신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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