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박차고 개발천재 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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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별이
작품등록일 :
2021.07.26 12:37
최근연재일 :
2021.08.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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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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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고도 통신 인공위성

DUMMY

세계의 전기차 시장을 주도한 기업 가우스.

가우스의 회장 알렌 스톰스가 내한했다.

전용기 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알렌은 언론을 피해 곧장 나래온 사옥으로 이동하였고 알렌과 강산의 만남에 전 세계는 주목했다.


“한국은 처음이시죠? 중국은 뻔질나게 다니시더니만···.”

“당신이나 나나 국가 시스템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한국엔 공장을 세우기에 조건이 맞지 않았네.”


강산은 알렌의 대답에 멋쩍은 웃음을 보이고 물었다.


“뭐, 드시고 싶은 음식 있어요? 한식을 즐긴다고 누가 물어보래서요.”

“역시 Miss 김이겠군. 당신 회사 CCO니까. 흠, 한국산 재료가 들어간 해물 순두부 스튜를 맛보고 싶군. 새우와 게는 적당히··· 많이 들어가면 너무 달더군. 신선한 굴은 듬뿍 넣어달라고 해주게.”


홍도의 제안임을 이미 알고 있던 알렌은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좋아요. 저녁으로 준비해 놓을게요. 역시 회장님도 따로 숙소를 구하지 않을 생각이죠?”

“톰 스펜서도 머물렀는데, 내가 왜? 당연히 당신 회사에 머물러야지.”

“톰이 다녀간 후로 나래온이 무슨 호텔로 아는지 숙박하겠다는 문의 때문에 골치 아파요. 알렌까지 머물다 가면 더 심해지겠네요.”

“당연한 것 아니겠나? 이미지 통신으로 모든 것이 자동화된 일상생활을 미리 체험하고 싶은 맘은 누구나 가질 수 있어. 더군다나 거물급 스타가 머문 자리라면 더욱더.”


40대 초반의 알렌은 강산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당신 덕분에 내가 돈을 쏟아부은 BCI 기업은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렸지. 보스턴에 있을 적에 잡았어야 했어. 내가 좀 더 부지런했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심하군.”

“헛수고가 그만큼 늘었겠죠. 지나간 일에 집착하지 않잖아요. 잊어버리세요.”


한담 중에 나래온의 전진기지에 도착한 알렌은 그의 취향에 맞는 내래온의 건물 구조에 감탄했다.

전진기지는 영어로는 Outpost.

약영의 영감에서 나온 다소 산만하고 불균형한 건물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알렌은 말했다.


“역동성과 개척정신이 담긴 건축물이네. 누가 디자인한 거지? Miss 김인가?”

“홍도 말고 회장님이 스키니라고 놀리던 친구가 디자인했어요.”

“오. 그 말라깽이 암호화 천재 말인가? 당신 주변엔 인재가 넘치는구먼. 지난번 미국 방문 때 나래온 CEO의 활약도 대단했지. 내내 눈여겨봤다네.”


어느새 본관 로비에 도착한 알렌을 홍도가 나서서 밝은 미소로 맞이했다.


“Mr. 스톰스. 오래간만입니다.”

“헤이! 홍도, 더욱 아름다워졌군요.”


두 사람은 힘차게 악수했다.

홍도는 대표와 부대표를 알렌에게 소개했다.

가벼운 인사말이 오가고 이들은 마땅한 리셉션 실조차 마련되지 않아 그저 본관 로비에 비치된 소파에 앉아 이런저런 한담을 나눴다.


“비행이 힘드셨을 테니, 저녁까지 개인실에서 좀 쉬세요. 저도 좀 쉬고 싶어요. 알렌 당신과 얘기하면 금세 지친다니까요.”

“그러지. 체험을 고대하고 있었네.”


알렌은 수행원과 함께 숙소로 향했고 그제야 강산은 한숨 돌리게 됐다.


“이상하게도 알렌과 대화하다보면 기운이 쭉쭉 빠진다니까.”


강산이 넋두리하자 홍도가 말했다.


“둘이 대화하는 거 보면 일상적인 대화 같으면서도 서로 엄청난 수 싸움을 하는 걸 느끼게 돼. 결국은 어느새 우리가 못 알아듣는 얘기로 흘러가잖아. 대부분이 그랬지. 그러니 피곤할 만하다고 생각해.”


최 대표가 가슴에 담고 있던 말을 꺼냈다.


“저고도 통신 인공위성 사업은 가우스가 먼저 시작한 사업이네. 신중히 협의해 볼 필요가 있네. 그 사업에 투자해야 할 자금이 너무 엄청나다는 걸 꼭 명심하게.”

“말이야 넣어볼 수 있겠지만 저 양반 속내를 알 수가 없어서 장담은 못 합니다.”


민서도 거들고 나섰다.


“반드시 주고받을 부분이 있을 거예요. 가우스와 우리가 서로 상생하는 길을 열었으면 해요. 저들과 협력으로 우린 얻을 것, 잊지 말아요.”

“알고 있습니다. 무얼 가지고 왔는지 먼저 확인해보고 다시 의논하도록 하죠.”


알렌은 그날부터 3일이나 특별한 협의와 활동을 하지 않고 나래온 전진기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이미지 통신을 만끽했다.

평생 휴가라곤 한번 다녀올 정도로 워크홀릭이었던 알렌에겐 이례적인 일이었다.


“통제 구역이 너무 많군.”

“오해는 하지 마세요. 당신에게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라 연구자가 방해받으면 안 되니까 통제하는 거니까요.”

“AI와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를 진행한다는 정도는 이미 알고 있네. 다만 저 안에서 무슨 어마어마한 것이 튀어나올까 그것이 궁금할 뿐이지.”

“3일이나 시간을 가졌는데 이제 슬슬 하고 싶은 얘길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강산이 넌지시 알렌이 들고 온 제안을 재촉하자 알렌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 꿈은 언제나 우주로 나가는 것이었지.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건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한 수단이자 절차에 불과하다네. 그건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말이네.”


강산은 침묵하며 알렌의 얘길 경청했다.


“직접 체험해보니 자네가 개발한 BCI 기술은 놀라울 따름이었네. 결론부터 말하지. 수많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우주 비행과 행성 테라포밍에 자네의 기술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네.”


모든 계측기와 계기판이 별도의 디스플레이 없이 직접 뇌와 연결해 인터페이스로 전달하고 생각만으로 제어 조종할 수 있다면 지구를 떠나 새 행성을 테라포밍하여 식민지로 삼겠다는 알렌의 계획엔 꼭 필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짐작한 대로군요. 우주로 나가자는 꿈. 누구에겐 꽤 낭만적으로 들리겠지만, 내겐 당신과 당신의 조국 미국이 우주를 선점해 영원히 패권을 휘두르겠다는 소리로 들리는군요.”


강산의 말에 알렌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대답했다.


“난 내 일을 할 뿐이야. 전기차를 만들어 팔고 기후변화 중지와 탄소중립 문제에도 관여했지. 민주당이 좋아하는 일이었지. 우주 산업을 하기 위해선 공화당이 좋아하는 일과 발언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 그건 다 내 일을 하기 위해서지. 그 점은 당신과 내가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


강산은 잠시 골몰하다가 말을 이었다.


“BCI 기술을 당신이 세운 우주 산업에 적용한다는 건 그 소스가 사업계약을 맺은 미 공군에 흘러가 무기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 돼요.”

“아예 그럼 공개하지 말지 그랬나? 이미지 통신이 나오면 그 기술로부터 고립될 국가가 생길 테고 마찰은 불가피하지. 국가 간 분쟁이 생기겠지. 그건 어찌 책임질 텐가?”


강산은 입을 다물었다.


“철기가 개발되고 쉽게 제작된 칼로 죽임을 당한 사람도 많았지만, 요리에 쓰여 사람을 살리는 일에 더 많이 사용됐다는 걸 명심하게.”


강산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알렌의 입을 빌어 다시 한번 되짚어 봤을 뿐.

어차피 그냥 두지 않을 기술이었다.


“철저히 기술 공유를 해주겠다면 고려해 보겠습니다. 또한···.”

“저고도 위성망을 공유해 달라는 것이겠군. 맞나?”

“맞아요.”

“거절한다면 어쩌겠나?”

“당장 내 경호원들이 당신의 엉덩이를 걷어차 내 회사에서 내쫓겠죠.”

“내 기행 목록에 하나 더 추가되겠군.”


알렌은 생각에 잠겨 숙소로 향했다.


강산은 바로 임원진을 불러 모아 회의를 했다.

알렌과의 대화를 간추려 전해 들은 임원들은 각자 생각에 잠겼다.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위성 공유 문제에 확답을 얻진 못했지만, 성사만 된다면 10조 원 이상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홍국영 씨.”

“네. 강산 씨.”

“회사 한 더 설립해 주세요. 이름은··· 나래두리로 하는 것이 좋겠어요. BCI 기반 항법장치 및 조종제어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가 될 겁니다.”

“오, 괜찮은 네이밍이네. 나래하나에 이은 나래두리라···.”


홍도가 강산의 센스를 칭찬했다.


“좋은 생각이네. 가우스와 협력과는 별개로 회사가 설립해 대응할 필요가 있지.”


최 대표가 맞장구치자 민서가 걱정을 늘어놨다.


“정부와 협의할 사항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방산 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되죠. 가우스가 미 공군과 계약했듯이요.”

“정부와 일하는 건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죠. 추진해주세요. 부대표님.”


회의는 간단히 정리됐다.

회의를 마치고 강산은 홍도에게 물었다.


“약영이 요즘 안 보이네?”

“Dr. 장과 요즘 메두사 성능 개량에 매달려있어. 한번 꽂히면 두문불출하잖아.”

“알렌 방문과 관련한 동향은 어때?”

“후후후, 요즘 난리지, 뭐. 다양한 추측성 보도도 끊이지 않아. 워낙 기행으로 유명한 인사라 사람들의 호기심에 불을 지핀 셈이지.”

“그렇군. 순두부 값은 해주는 모양이군. 톰은 요즘 어때?”

“뉴질랜드에 있나 봐. 히어로물 촬영 때문에.”

“한번 다녀올래?”

“가서 방해만 될 거야. 주목받기도 싫고.”

“대스타와의 사랑이 녹녹하지 않구나.”

“네 일이나 신경 쓰렴. 간다.”


임원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강산은 멍하니 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다가 형석의 연구실을 찾았다.


“아, 강산 씨, 어서 오세요.”


의빈이 밝은 미소로 강산을 맞이했다.


“자꾸 감시하기냐? 신경 쓰인다고.”


얼굴 한번 쳐다보지 않고 형석은 툴툴거렸다.

형석은 제대로 된 연구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탓에 예민했다.


“형님 보러 온 거 아니거든요. 의빈 씨 보러 왔지.”

“그게 무슨 뜻이냐?”


형석은 그제야 고갤 돌려 강산을 치한 보듯 쳐다봤다.

형석은 동료이자 애제자인 의빈에게 접근하는 놈은 한 번쯤 째려봐야 할 것 같았다.

그만큼 의빈을 애지중지했다.

그놈이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될 놈이라도.


“의빈 씨를 분명히 어디선가 마주친 적이 있는데 도통 기억이 가물거려서요. 심장이 간질거리는 것 같아 확실히 밝혀야 해요.”


형석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킁. 너 그것도 강박이다. 병이라고. 깊어지기 전에 얼른 병원 가봐라.”


강산은 형석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곤 의빈에게 말했다.


“의빈 씨 이력서를 들여다봐도 나와 겹치는 동선이 하나도 없던데 어디서 내가 의빈 씨를 봤을까요?”


얼굴을 가까이 들이미는 강산의 숨결이 의빈에게 닿은 듯했다.

의빈은 한 발짝 뒷걸음치며 어색하게 웃었다.


“글쎄요. 호호호.”


형석은 다시 모니터에 시선을 집중하며 떨떠름한 음성으로 말했다.


“매운 닭발에 소주 한 잔, 콜?”

“당연히 콜! 아··· 의빈 씨도 술 할 줄 알죠?”


강산이 의빈에게 묻자 형석이 대신 답했다.


“내가 말 안 했던가? 의빈이 학부 시절에 실험실 재료로 소주 만들어 먹었다가 나한테 혼난 얘기···.”

“교···수님!”

“아, 깜짝이야. 사실이잖아. 간 떨어지는 줄.”


세 공학자는 그날 저녁 당직인 알렉스와 샘이 유명 닭발집에서 가져온 매운 닭발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날, SNS 상엔 매운 닭발을 사는 슈트 차림의 백인과 흑인 모습이 떠돌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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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24 꿈길™
    작성일
    21.08.11 20:26
    No. 1

    매운 닭발 헐...
    저고도 인공위성은 미사일격추안될까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1 어둑별이
    작성일
    21.08.11 21:43
    No. 2

    스타링크 같은 경우 전세계 1만여 개를 띄울 계획이죠.
    격추도 일이겠지요.
    맘먹고 격추 하겠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늘 응원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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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미지 통화 시대 +2 21.07.28 579 22 11쪽
3 꿈을 포기하는 사람 +4 21.07.27 685 30 12쪽
2 할아버지와 손자 21.07.26 859 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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