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대마법사, 기자로 회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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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777
작품등록일 :
2021.07.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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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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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3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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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군(5)

DUMMY

태준이 도착한 곳은 집 근처 동네 5일장이 서는 곳이었다. 하필 장날이라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주소 맞는거겠지’


누군가를 납치한 장소와는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다. 그렇게 이곳저곳을 두리번 거리던 태준은 마침내 주소에 적힌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도착한 곳은 평범한 정육점이었다. 정확히는 평범한 정육점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태준의 오감은 그 어느때마다 발달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40대로 보이는 푸근한 주인장이 반겨주는 가게였지만 가게 뒷편에 느껴지는 기척만 대략 여섯은 넘어보였다.


태준은 한참동안 들어갈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적들이 태준에게 먼저 다가왔다.


정육점 주인으로 보이는 사내가 태준에게 접근한 것이다.


“손님 뭐 찾으시는 거 있으신가요?”

“아니...그게...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방긋 웃는 표정이던 정육점 주인장의 얼굴이 일순간 무표정으로 변했다. 그는 태준을 가게 뒷편으로 안내했다.


태준의 예상대로 가게 뒷편에는 6명의 사내가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지키고 있었다. 하나하나가 살벌한 인상인 그들은 태준을 계속해서 노려보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자, 이번에는 큰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안쪽으로.”


안내를 마친 정육점 주인은 다시 계단으로 향했다. 혼자 남은 태준은 바짝 긴장하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수십명이 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황한 태준이 멈칫거리자, 일행 가운데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태준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찾기 어려우셨을 텐데 용케 잘 찾아오셨네요.”

“진혁이는 어디에 숨겨뒀어?”

“성격이 급하시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쪽 소개를 좀 하죠.”


대장으로 보이는 자는 자신들을 독사파라고 소개했다.


‘독사파? 어디서 들어봤는데.’


태준은 강남 마와리를 돌기 전 사전 조사를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순간 인터넷으로 근처 범죄 조직을 찾아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독사파. 강남 최대 범죄 조직 중 하나로 마약 거래를 주업으로 삼는 조직이었다. 대부분 점 조직 형태로 움직여 경찰들도 단속에 애를 먹는 놈들 중 하나였다.


‘독사파가 나랑 진혁이한테 무슨 볼일이 있는 거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신 거 같은데.”

“마약 밀매 조직이 기자한테는 무슨 볼일이 있다는 거지?”

“그게 우리 하부 조직원 중 하나가 최근 실종되서 말이에요. 근데 그놈이 글쎄 우리 물건을 1킬로그램이나 빼돌렸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잘 고민해보쇼. 생각이 날테니.”


태준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최 마약 조직이 나와 진혁에게 무슨 볼일이 있다는 말인가.


그때 적들의 대장 팔목에 새겨진 문신이 태준의 눈에 띄었다.


‘저 문신은 설마···’


얼마전 죽은 문신남도 비슷한 문신을 팔목에 새기고 있던 모습이 뒤늦게 떠올랐다.


“얼마전 강남 클럽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는 건가?”

“역시 기자라 그런지 눈치는 빠르네. 맞소, 그 여자애 애인이 우리 조직원이었지.”


태준은 고민했다. 놈들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대충 보아하니, 문신남이 죽었다는 사실을 아직 알고 있지 못한듯 했다.


“그럼 진혁이를 납치한 이유가 네놈들 조직원을 찾기 위해서라 이거냐?”

“정답. 이해가 빨라서 좋구만. 놈이 사라졌는데 단서를 찾을 수가 있어야지. 안그래도 그 놈 집앞에 갔더니 이런게 떨어져 있지 뭐야.”


녀석은 진혁의 기자 명함을 들어 태준에게 보여줬다.


‘아...저 멍청이. 명함 간수좀 잘하라니까.’


“그런데 진혁이는 지금 어디에 있지?”

“어허. 성격이 너무 급하시네. 일단 우리 조건을 들어보고 그에 맞는 답을 해준다면 그때 알려주겠네.”

“조건이라는게 뭔데?”

“놈을 우리 앞으로 데려와. 보아하니 지금 경찰한테 잡혀있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해서든 우리 앞으로 끌고 와. 그게 조건이다.”


태준은 난감했다. 문신남은 이미 머리가 터져 죽은지 오래였다. 하루가 지나도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는거 보니 이미 시신도 적들이 처리한 걸로 짐작됐다.


‘이거 난감한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 눈 앞에 있는 놈들이 단도를 던져대던 미지의 적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놈들은 지금의 태준을 당해낼 수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생각이 정리된 태준은 적들의 대장을 향해 고개를 세우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조건은 들어주기 조금 곤란한데. 대신.”

“대신?”

“그냥 내 힘으로 진혁이를 돌려 받도록 하지.”

“뭔 개소리···”


놈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태준은 놈의 눈 앞으로 이동했다. 당황한 녀석이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은 사이 태준은 놈의 멱살을 잡고 바닥으로 내려꽂았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놈이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진채 기절했다.


“아니 이런 시발.”

“야 뭐해. 조져!”


자신들의 대장이 쓰러지자, 수십명의 조직원들이 각자 무기를 하나씩 들고 태준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보자. 지금까지 쌓은 마력으로 실드는 총 3번 정도가 한계. 그 안에 끝을 봐야되나.’


이세계에서 수많은 전투 경험을 쌓아왔던 태준에게 사실 40명 정도가 달려드는 상황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심지어 적국의 소드마스터 10명이 동시에 달려든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마력이 충분했었다. 지금처럼 마력이 부족한 경우는 없었다. 지금은 사실상 맨 몸으로 싸우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조져!!!!”


놈들 중 대가리로 보이는 놈의 거친 고함과 함께 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태준에게 돌진했다. 여기저기서 각목과 쇠파이프가 태준에게 날아들었다.


하지만 인간을 초월한 몸놀림을 가진 태준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보였다.


‘시시하군.’


놈들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던 태준은 포기를 모르는 놈들의 공격에 슬슬 짜증이 났다.


‘이정도면 포기할 법도 한데. 끈질기네.’


태준은 자신에게 칼을 휘두르던 놈의 팔을 잡고는 그대로 어깨 뼈를 탈구시켜 버렸다. 놈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 비명을 시작으로 태준은 놈들의 어깨를 하나둘 박살내 버렸다.


잠시후 40명이 넘는 조직원들이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바닥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태준은 그중 지위가 높아보이는 놈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는 놈의 머리를 잡아 일으켜세웠다.


“네놈들이 납치한 대성신문 기자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난 몰라...다른 놈한테 물어봐.”

“이러면 좀 기억이 날 거 같은데.”


태준은 탈구된 어깨뼈를 강하게 움켜줬다. 제자리에서 벗어난 뼈가 근육을 누르면서 놈은 엄청난 고통을 느꼈다.


“으아아아악!..그만. 알려줄테니 그만해.”

“진작 그럴 것이지.”


정육점에서 나와 놈이 알려준 근처 편의점 창고로 향하니 밧줄에 묶여 있는 진혁을 찾을 수 있었다.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내자 진혁이 울먹거리며 태준을 반겼다.


“형...죽는 줄 알았어요. 흑흑.”

“사내자식이 울기는.”


태준은 진혁을 부축한 뒤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냈다. 그리고는 아까 싸움이 벌어졌던 정육점으로 다시 향했다. 정육점을 빠져나오기 전 놈들을 모두 기절시켜놓은 탓인지 한놈도 빠짐없이 그대로 쓰러져 있었다.


‘이제 이놈들을 어쩐다.’


그대로 뒀다가는 분명 보복을 하기 위해 자신 또는 진혁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고 모두 죽여버리기에는 사건이 너무 커질 것처럼 보였다.


‘진짜 성질같으면 다 죽여버리는건데.’


태준은 이세계에서도 인정머리 없기로 유명한 대마법사였다. 태준은 적을 생포하거나 인질로 삼는 일이 절대 없었다.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죽이고 파괴했다. 이 역시 카린에게 배운 전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그렇게 막무가내로 죽이다가는 연쇄살인마로 낙인찍키고 평생 경찰의 추격을 받아야만 한다.


그때 불현듯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기억 덧입히기.


카린의 기술 중 하나가 상대방에게 자신의 지식과 기억을 전수해주는 것이었다. 처음 태준이 이세계에 도착했을때 각종 지식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기술 덕분이었다. 물론 태준도 이후 카린에게 그 기술을 전수 받았다. 특히 이 기술의 장점은 마력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놈들의 기억에다가 새로운 기억을 덧입히면 이전 기억은 지워지겠지?’


태준은 놈들의 머리에 손바닥을 대고 이세계에서의 기억을 하나씩 주입했다.


특히 참혹한 전장에서의 기억을 특별히 추가했다. 40명에게 새로운 기억을 주입하는데 대략 30분 정도가 걸렸다.


“휴...다 끝났네.”


놈들은 이제 깨어났을 때 엄청난 악몽을 꿨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도 엄청나게 끔찍한 악몽을.


***


어느덧 태준이 수습기자를 한지 한달이 지나있었다. 살해된 문신남은 끝내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았고, 클럽 여성 살인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았다.


태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드디어 수습 딱지를 떼게 된 것이다. 보통 수습은 6개월이었지만 그동안 태준의 활약을 눈여겨 본 김철현 편집국장이 특별히 태준을 일반 기자로 승격시켰다.


“이봐 수습. 아...아니지. 이제 강 기자라고 불러야 되나.”

“편하게 불러주십쇼. 국장님.”

“아무튼 이제 마와리는 끝내고 본격적으로 탐사보도를 시작해봐. 그동안 눈여겨본 아이템은 있어?”

“네. 안그래도 강남 일대를 기점으로 신종 마약이 퍼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걸 취재해보고 싶습니다.”

“오. 아이템 좋은데. 오늘 오후까지 관련 발제 올려서 보여주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취재해봐.”


사실 태준은 문신남을 죽인 범인을 한달가까이 뒤쫓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우연히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실마리는 엉뚱하게도 한달 전 기억을 지워버린 독사파 놈들에게서 나왔다.


마약공급책 역할을 했던 문신남이 죽기 직전 신종 마약에 손을 댔다는 정보를 얻은 것이다.


‘분명 문신남의 애인도 이일과 관련이 있을거야.’


태준은 강남 밤거리를 돌아다니며 마약 공급책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어느 으슥한 골목길에서 드디어 마약 공급책을 만날 수 있었다.


“이봐 찾는게 뭐야?”

“요즘 새로 나온게 있다던데. 그거 이름이 뭔가요?”

“새로 나온거? 아 라키를 말하는건가.”

“네네. 그거요. 그건 얼마나 하죠?”


한참을 자신의 가방을 살피던 마약공급책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태준에게 말했다.


“이런...오늘은 물건이 다 떨어졌네. 내일 이 장소로 다시 와봐. 내가 하나 미리 챙겨 놓을게.”

“그럼 내일 다시 올게요.”


태준은 다음날 같은 장소로 마약공급책을 찾아갔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공급책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마약공급책을 찾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신종 마약을 취급하는 마약공급책은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헛소문이었나···’


태준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강남 일대를 이잡듯이 뒤지고 있었다. 오늘마저 허탕치며 아이템을 바꾸겠다고 결심한 상태였다.


그때 저 멀리서 저번에 신종 마약을 취급한다고 했던 마약상이 급하게 골목길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드디어 찾았네’


마약상은 골목길 안쪽에서 사시나무 떨듯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태준이 그에게 다가갔지만 그는 태준쪽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지...중독 증상인건가.’


“저기, 저번에 저 기억하시죠?”


태준이 말을 걸자, 마약상은 그제서야 태준을 바라봤다.


“혹시 그 신종 마약 좀 구할 수 있을까요?”

“...”


마약상은 대답이 없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그 순간 태준은 마약상에게서 강한 마력 반응을 느꼈다.


‘뭐야···’


강한 마력 반응과 함께 마약상은 태준에게 거대한 화염을 내뿜었다. 너무 순식간이라 태준은 이를 미처 피하지 못했다. 대신 급히 실드를 전개해 화염에 맞섰다.


계속되는 불길에 태준의 실드도 점차 옅어져만 갔다. 실드가 깨지기 직전 갑자기 불길이 멎었다.


방금전까지 불길을 내뿜던 마약상이 있던 자리에는 새까만 재만 남아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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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새로운 시작(2) 21.08.18 83 4 12쪽
23 22화. 새로운 시작(1) 21.08.17 87 3 12쪽
22 21화. 잠입(4) +1 21.08.16 77 0 13쪽
21 20화. 잠입(3) 21.08.14 82 1 11쪽
20 19화. 잠입(2) 21.08.13 90 2 12쪽
19 18화. 잠입(1) 21.08.12 104 2 12쪽
18 17화. 휴식(2) 21.08.11 112 4 13쪽
17 16화. 휴식(1) 21.08.10 117 3 12쪽
16 15화. 도깨비(2) 21.08.09 131 5 13쪽
15 14화. 도깨비(1) 21.08.08 155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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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신종마약(5) 21.08.04 190 4 13쪽
10 9화. 신종 먀약(4) 21.08.03 194 5 12쪽
9 8화. 신종마약(3) +1 21.08.02 226 6 12쪽
8 7화. 신종마약(2) 21.08.01 246 7 11쪽
7 6화. 신종 마약(1) 21.07.31 311 3 12쪽
» 5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군(5) 21.07.30 342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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