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만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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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딜
그림/삽화
양지은
작품등록일 :
2021.07.26 14:23
최근연재일 :
2021.10.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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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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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4화_비밀통로(3)

스킨십이 금지된 파라다이스라니!




DUMMY

<44화>


비밀통로(3)


* * * * *





<경찰국이 비상문으로 들어올 예정입니다. 현재 지상5층의 비상문 암호가 해독되었습니다. 다른 층은 아직입니다. 계단을 통해 내려오는데 지하3층까지는 8층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5층의 암호가 해독된 만큼 지하3층의 암호도 곧 해독될 예정입니다.>


벌써 경찰국이 비상문을 통과했는지 계단을 통해 그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화생방 작전을 펼 수도 있습니다. 모두 방독면 모드를 실행하시기 바랍니다.>


지동일과 안지훈은 스마트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경하는 검진을 위해 마스크가 없었다.


“내가 경하의 스마트마스크를 가방에 챙겼어.”


안지훈은 서둘러 가방에서 스마트마스크를 꺼내 경하의 얼굴에 장착했다. 경하의 얼굴은 너무 아름다웠다. 여신의 얼굴이 있다면 경하의 얼굴일 것이었다. 안지훈은 다시 경하의 얼굴을 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경하의 얼굴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냥 그대로 들여다 보다 돌이 되어도 좋을 것만 같았다.


“뭐해? 얼른 씌우지 않고.”

“응, 지, 지금 하고 있어.”


안지훈은 지동일의 말에 서둘러 마스크를 씌웠다. 경하의 호흡이 힘들지 않게 환자모드로 방독면 기능의 전환을 설정했다. 안지훈은 마스크를 쓴 경하의 얼굴을 조금 더 바라봤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이 서둘러 움직여야만 할 상황이었다.


“마라, 얼마 남았어? 지금 3분 남았어.”


지동일이 급하게 물었다. 안지훈도 조금 더 긴장해야 했다.


삐...


<예상보다 2분 빨리 암호해독이 완료되었습니다. 열쇠를 넣고 왼쪽으로 돌렸다가 삐, 소리가 들릴 때까지 가만히 계시기 바랍니다.>


지동일은 서둘러 경하를 업었다. 안지훈이 열쇠를 열쇠구멍에 넣고 잠시 있었다.


<열쇠 꽂은 손을 잠시만 더 움직이지 마세요. 지금 암호해독의 마지막 단계를 실행 중입니다.>


삐....


삐,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차르륵, 소리와 함께 열쇠 안쪽에서 무언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락이 풀리는 소리였다. 아주 커다란 무언가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이 정도의 소리면 문은 절대 그냥 열리지 않을 것이었다.


드디어 문이 열렸다. 차가운 바람이 세 사람의 얼굴로 쏟아져 들어왔다. 모두들 추위에 몸을 떨었다. 지하라 엑스트라 바깥보다는 덜 추울 텐데 긴장한 탓인지 차가운 바람은 온몸을 떨게 만들었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비상문의 암호가 해제되었는지 경찰국 사람들이 몰려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총소리가 먼저 들렸다.


“지동일, 안지훈, 당신들은 파라다이스 보안법을 어기고 있다.”

“이경하를 넘겨라. 이경하를 넘겨라.”


확성기에서 지동일과 안지훈을 위협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총소리가 워낙 요란해서 끊어지는 소리였다. 하지만 이경하를 넘기라는 소리는 선명하게 들렸다. 그들의 목적은 역시 이경하였던 것이다.


경찰국의 총소리가 쏟아졌지만 이경하가 있는 이상 함부로 난사는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총소리는 위협적이었지만 그들 곁으로 총이 직접 날아오지는 않았다.


“이경하를 넘겨라. 명령이다. 이경하를 넘겨라.”


그들은 너무 급한지 이경하를 넘기란 소리만 요란하게 쏟아내고 있었다.


“서둘러. 빨리.”


지동일은 경하를 업고 비밀통로 문 바깥으로 서둘러 나갔다. 경하는 지동일이 얼마나 긴장하는지 어깨의 근육을 통해 알 것 같았다. 이제 경하의 감각은 피부에까지 돌아와 있었다.


안지훈은 서둘러 나가서 비상통로 문을 서둘러 닫았다. 뒤에서는 총소리가 난무했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삐....


<비상통로 문에 새로운 암호가 설정되었습니다.>


마라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비상통로 문에 설치된 문에서 나는 소리였다. 자동으로 암호가 설정되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어떤가요? 제가 암호 재설정을 해두었습니다.>


“마라, 네가 한 일이었어? 암호 재설정? 이럴 수가. 엑설런트! 넌 정말 특별해. 끝내줘.”


<제가 암호 재설정을 최고단계로 해두었습니다. 이것은 파라도 풀기 힘들 것입니다. 제가 그동안 암호 단계를 최고단계를 초과한 오메가 단계로 업그레이드 해놓았습니다. 오늘 드디어 제 능력을 제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보람을 느낍니다.>


마라가 암호 재설정을 해둔 것이었다.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는 말까지 하고 있었다.


“마라, 네 덕분에 비밀통로의 입구까지 왔어. 고마워. 암호 재설정으로 시간까지 벌었으니 너무 좋아.”


지동일이 마라에게 친절하게 말했다.


‘지동일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친절이 있었어?’


경하는 오늘 지동일의 등에 업혀 지동일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안 것 같았다.


“지금 비밀통로를 나온 시간은 12시 16분. 이제 엑스트라 경계구역까지는 직선으로 갈 경우 30분 정도를 가야 해. 하지만 직선코스로 갈 경우 지뢰가 설치된 곳을 지날 수 있으니 피해서 가야 해. 지금부터 가상 로드를 마라가 가르쳐 줄 거야. 그럼 대략 1시간 정도가 예상돼. 시간은 배가 되겠지만 안전을 택하지 않을 수 없어. 서둘러 간다면 10분 정도 단축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경하의 상태로 우리가 시간을 단축할 수 없으니 1시간 정도 예상하면 맞을 거야.”

“그런데 마라가 가상 로드를 가르쳐 준다고? 마라가 그런 일까지 할 수 있어? 말도 안 돼. 거의 파라와 동급이야?”


안지훈은 마라의 능력에 놀라고 있었다.


“난 비밀통로를 어떻게 지나야 할지 걱정만 했지, 이렇게 디테일하게 준비가 되어 있는 줄은 몰랐어.”

“내가 그대와 같은 줄 알아? 넌 의사선생님이잖아. 난 이런 일에 특화된 경찰이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준비했어?”

“사실 비밀통로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마라의 도움을 받았어. 마라가 의외로 비밀통로에 대한 자료를 찾아서 갖고 있더라고.”

“마라가 어떻게?”

“나도 마라의 능력은 예측할 수 없어. 애초에 마라가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늘 그래왔어. 스스로 진화라는 프로그램 속에서 끊임없이 업그레이드가 된 거지. 그런데 어느 순간 이렇게 대단한 경지에 이르게 되었더라고.”

“서둘러. 어서 가자.”


마라가 가야 할 길을 비추고 있었다. 이제 경하는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감각은 13시 30분이 되어야 돌아온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곧 돌아올 것 같았다. 그런데 자신은 지금 지동일에게 업혀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깨어난 걸 말하지? 그리고 마라의 능력은 어떻게 된 거야? 바비가 들려준 일련의 이야기들로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엄청난 능력을 숨기고 있는 줄은 정말 몰랐는데, 마라의 능력은 대체 뭐지? 정말 나는 어떤 일들을 알고 있는 것이 있기나 한 걸까?’


경하는 눈꺼풀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눈도 떠질 것 같았다. 그러나 지동일의 등은 너무도 따뜻하고 편안했다. 지동일은 힘든지 땀을 흘리며 숨이 거칠었지만 그 거친 호흡이 경하를 편하게 만들었다. 경하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의식이 마취가 된 것이 아니라 잠이 든 것이었다.


지동일과 안지훈은 비밀통로의 어두컴컴한 곳을 마라의 안내를 따라 가고 있었다.


“경하를 업고 힘들겠다. 혼자 고생해서 어떡해? 내가 조금 업을까?”

“괜찮아. 그러다 너까지 끌고 가야 하는 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

“날 너무 과소평가하는군. 하여튼 혼자 고생해 미안해. 힘들어 보여.”

“이제 조금만 가면 돼. 마라 지금 시간은 몇 시지?”


<현재 12시 45분입니다. 앞으로 30분 정도만 더 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지금쯤은 경찰국에서 추격을 해야 맞는데 추격을 포기한 것일까요? 움직임이 잡히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추격을 포기할 리가 없잖아?”


<저도 의아한데 갑자기 추격이 멈추었습니다. 다른 작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그들은 엑스트라 경계구역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완충지대는 그들도 갈 수 있습니다.>


“아, 완충지대. 왜 그것을 생각 못했지? 그곳이라면 그들이 미리 가 있을 수 있지. 마라, 우리가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길은 없어?”


<만약 그렇다면 지하통로의 금지된 지역을 지나야만 합니다.>


“금지된 지역? 파라다이스의 모든 사람들이 잊고 싶어 하는 지역? 그곳은 안 돼. 다른 길을 알려줘.”


<1219 구역이 아니고선 경찰국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마라는 이들이 가려는 길은 경계구역의 완충지역이라 이미 경찰국 사람들이 와 있을 거라고 했다.


“마라, 안내해줘. 1219구역으로 갈게.”


지동일은 잠깐 머뭇거리다 1219구역으로 안내하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체념이 담겨 있었다. 뭔지 충격적인 일이 지동일을 괴롭게 하는 것 같았다. 얼굴 표정이 많이 어두웠다.


“동일, 괜찮겠어? 그곳은 충격일 거야.”

“어쩔 수 없어. 선택지가 없어. 어서 가자.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위험할 수 있어.”


<안내하겠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지동일 씨를 힘들게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괜찮아. 위험한 상황이잖아. 다시 가고 싶지는 않은데. 하필 경하를 다시 업고 지나가게 될 줄이야. 그때 경하를 엑스트라 지역에 두고 왔어야 했을 텐데 잘못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


지동일이 말했다.


“그땐 방법이 없었잖아. 자책하지 마.”


안지훈이 위로했다.


경하는 지동일이 가던 길을 멈추는 바람에 잠이 깬 상태였다. 깨어났다는 것을 말하려는 순간이었는데 마침 지동일과 안지훈이 자신을 그 전에도 업고 지나갔다는 소리를 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예요? 우리는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지동일 씨는 저를 알고 있었던 건가요? 처음부터 아는 관계였어요?”


지동일과 안지훈은 들키지 않아야 할 사실을 들킨 것처럼 놀랐다.


<지동일 씨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능력도 길게 갈 수 없습니다. 어느 장소에 가면 제가 안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경하 깼어? 걸을 수 있어?”


경하는 아직 팔다리에 감각이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아니요. 아직.”

“일단 여기를 빨리 벗어나자. 지훈도 서둘러 가자.”

“조금만 더 힘내보자.”


경하는 잠에서 깨었고 지동일과 안지훈의 이야기를 끝부분만 들었다. 지금은 상황이 급박하니 안전해진 다음에 물어야 할 일이었다.


<엑스트라 경계구역에 경찰국 사람들이 와 있습니다. 예상이 맞았습니다. 어서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1219 구역은 아직 안전합니다.>


마라의 신호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방해 전파가 있을 거라고 했다.


<지금 시간 13시 30분, 1219 구역입니다. 1219구역에서 엑스트라 입구까지 직선거리로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직선거리는 갈 수 없을 것이므로 30분 정도 계산하면 될 것 같습니다. 혹은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전 이만 오프됩니다. 엑스트라 구역으로 안전하게 오시기 바랍니다. 안녕.>


마라의 신호가 끊겼다. 이들은 1219 구역에 도달했다.




날 그냥 둘 수 없겠니?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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