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원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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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대장
작품등록일 :
2021.07.2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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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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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아주 오랜 세월동안 우리 일족은 마와 싸워왔어.”


이면의 세계에서 마를 처단해온 이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정확하지 않아.”


자연을 숭배하던 시대, 신을 믿던 시대, 모든 미신을 부정하던 시대에서도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지나쳐 이능이 실재하는 이 시대에서도 연씨 일족은 어둠과 대항해왔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이 맨손 뿐이었다고 하더라.”


그들은 아무 것도 없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생명을 던져거며, 놈들에게 치명적일 무기를 연구하고 마족들의 힘을 모방해 마법과 이능에 대항할 힘을 갖춰나갔다.


“우리 일족의 아티팩트와 마나운용법은 그놈들의 힘을 분석하고 연구하며 얻어낸 결과물이야.”


그러다 차원 연결이라는 대격변이 일어나면서 연씨 일족이 사용할 수 있는 함의 크기도 폭증 했다. 원래 존재하던 일족의 힘과 더해져 시너지가 폭발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족의 힘이 강해진 만큼 반대급부로 더 많은 마족들이 더 강한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었고, 연화의 부모님 또한 그런 마족들과 싸움 끝에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그 때 할아버지는 깨달으셨어. 점점 일족의 힘만으로 마족을 상대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걸. 그래서 지금 운영하시는 한성이라는 회사가 만들어진거야.”


연씨 일족에게는 오랜 세월동안 마족들과 싸워오면서 그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 많은 마도구들이 존재했다.


그것들을 기반으로 한 아티팩트를 제작하고 판매하여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수월하게 적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


이것이 아티팩트 전문 유통 기업 한성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었다.


시대의 변화에 힘입어 사업은 순탄하게 흘러갔고, 한성은 전국을 넘어 해외로까지 발을 뻗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내가 이렇게 1인실에서 호강하고 있는거고.”


그 말과 함께 긴 이야기를 마무리 한 연화의 표정이 왠지 씁쓸해 보였다.


“환자 주제에 호강은 무슨.”


말을 길게 한 탓인지 연화의 얼굴이 좀 전보다 더 피곤에 젖은 모습이다.


“그런데 할아버지 회사를 놔두고, 유성 길드에는 왜 들어온거야?”


다 이해가 갔다. 그녀가 사용하는 힘이 왜 마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지. 왜 그렇게 흥분하고 무리하면서까지 마족들을 상대 했는지 전부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할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한성이라는 대기업을 놔두고 왜 굳이 유성 길드의 길드원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리 가문은 자체적으로 마족의 흔적을 쫓는 수단을 가지고 있어.”


그녀이 입에서 다시 마족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그 모종의 수단을 이용해 일정 지역 내에 있는 마기를 추적 한 뒤, 직접 움직여 마족의 실체를 잡는 방식이야.”


일정 범위를 특정하다니, 그녀의 가문은 꽤나 정밀한 추적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길드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묻는 뜬금없이 가문의 기밀을 얘기하는 것을 보고 한 가지 짐작이 떠오르는 때 그녀가 다음 말을 이어갔다.


“내가 유성 길드에 들어간 건 마물이나 때려잡자거 그런게 아니야. 얼마 전 마족의 흔적이 감지 되었고, 그 흔적의 방향이 가리키는 한 사람을 특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야.”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어지자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는 짐작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길드장 백창훈. 내가 유성길드에 들어간 건 그 남자 때문이야.”


“백창훈이 마족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 중 이라는 거야?”


“그래 거의 확신에 가깝게.”


“역시...”


짐작대로였고, 연화 또한 나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라니? 놀라지도 않네?”


“나도 너랑 같으니까.”


“뭐?”


“나도 마족을 쫒아 유성길드에 들어왔다고.”


그녀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진다. 그녀의 예상과는 다르게 서로의 비밀이야기를 털어놓자 오히려 놀라게 된 것은 그녀였다.


연화의 얼굴을 보니 많은 생각 스쳐지나가고 있는 듯 해보였다.


무슨 생각 중일까?


평소였다면 물어볼 법한 질문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궁금증은 잠시 접어둘 때였다.


“그래서 백창훈에 대해 네가 알아낸 건 뭔데?”


내가 지금 궁금한 것은 그녀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었다.


***


백창훈에 대해 묻는 내 질문에 연화는 순순히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모두 이야기해 주었다. 그 중에서 가장 도움이 될 정보는 백창훈의 최근 행적에 관한 이야기였고, 당장 여기를 나서자마자 그 정보를 토대로 행동에 나설 생각이었다.


드르륵


“이야기는 잘들 나눴나?”


문이 열고 들어온 사람은 잠시 바람을 쐬고 온다던 연화의 할아버지 연성철이었다.


“네, 이제 일어나보려고 했는데, 마침 오셨네요.”


이제 할 이야기는 끝냈고, 그녀의 상태도 확인했으니 슬슬 병실을 나서려는 참이었다.


“이거 대접도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구만.”


“아닙니다. 연화가 괜찮은 거 봤으니 됐습니다.”


“그래? 그럼 나중에 따로 한 번 보도록 하지.”


“네?”


오늘 처음 본 직장 동료의 할아버지이자 대기업 회장님이 만남을 청했다.


“자네가 사용하는 그 아티팩트, 관심이 생겨서 말이야.”


내가 사용한 총을 아티팩트로 생각하는 건가. 아무튼 여기저기사 관심이 쏟아지는 것을 보니 지난 밤 서울 한복판에서 전투 한번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듯 했다.


“알겠습니다.”


“그래 조만간 사람을 보내도록 하지.”


그런 일로 만나자는 거라면 내 쪽에서 더욱 환영하는 일이었다. 나는 시원스레 대답하며 병실 밖으로 나섰다.


그렇게 여러가지로 만족을 하며 병원을 나서는데 진동이 울리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 강철, 통화 가능하지?


지금도 나 대신 열심히 회사를 돌리고 있는 빅토르의 전화였는데, 전쟁이라도 난 건지 평소와는 다르게 그의 목소리가 다급해 보였다.


- 괜찮아. 무슨 일이야?


- 총사단, 인원 증원이 필요해.


성장이 빠르다고는 하지만 출범한 지 몇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증원이라니, 현황을 매일 보고 받고 있었기에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벌써? 별다른 일 없지 않아?


- 그게 상황이 좀 달라졌어...


- 몇 몇이나 생각하는데?


- 오천 명 정도?


오천이라는 숫자를 정말 가볍게 말하는 빅토르였다. 아니 근데 진짜 전쟁이라도 일어난 건가...


***


시베리아에는 지금 엄청난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전원 사격 준비!”


처저적척


“사격!”


타타타타탕탕


그 중심에는 총사단이 있었다.


“총알 아끼지 말고, 쏴라!”


“크캬캬캬 다 조져!”


“저 뒤가 다 노다지야. 전부 돌격!”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고블린에게도 쩔쩔 매야하는 E급능력자에 불과했던 이들은 금새 새로운 무기에 대한 적응을 완료했고, 자신감을 장착하게 된 총사단의 건아들은 과거의 허약함을 집어던지고 불곰국의 상남자로 진화했다.


그리고 돌아온 상남자들은 조상들로부터 내려오는 수렵과 채집의 DNA를 증명이라도 하듯 바이크에 몸을 맡긴 채 설원을 누비고 다녔다.


“들었어? 이번에 총사단이 트롤 300마리를 몰살 시켰데!”


“또?”


매일 아침 이르쿠츠크를 가장 화제가 되는 소식은 날마다 마물들을 쓸어버리고 다니는 총사단의 소식이었고


“니콜라이가 설원 고블린의 굴을 흔적도 없이 무너뜨렸다네?”


“싹 다 매장 당했겠구만. 저번에는 혼자서 설랑을 잡았다더니...”


그 중 첫 번째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거인’이라는 칭호가 이제는 어색하지 않은 니콜라이였다.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듯한 그는 온 설원에 거인의 거대한 족적을 사방팔방으로 남기고 있는 중이었다.


“근무지로 출발한다. 전원 이동!”


오늘도 어김없이 도시를 가르는 대로를 단체로 내달리는 총사단이 설원을 향해 출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어김없이 그들에게로 쏠린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선두를 향해 관심이 집중된다.


“세르게이다!”


“어? 오늘은 세르게이네?”


“출세했네 진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이는 바로 세르게이. 몇 달의 시간이 지난 지금 말단에 불과했던 그는 한 개의 기동대를 이끄는 머리가 되어있는 모습이었다.


밑바닥부터 올라온 그의 스토리 때문인지, 총사단에서 니콜라이 다음으로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것이 그의 이름이었다.


‘불사신’ 세르게이


늙다리 짐꾼에 불과했던 그가 갖기에는 과분하다고 스스로 겸손을 떨긴 하지만, 이것만큼 그를 잘 표현하는 이명이 있을 수가 없었다.


전투가 벌어지면 그는 누구보다 앞에 서서 적들과 맞서 싸웠으며, 마물들이 다가오면 스스로 몸을 던져 상처를 입어가며 동료들을 지켜 냈다.


개중에는 죽음에 이를 정도의 치명상도 있었지만, 그는 놀라운 회복력으로 매번 다시 돌아왔다.


초재생


그가 참가한 첫 임무 당시 마나 폭발에 휘말렸다가 천운에 의해 살아남으며 얻은 이 능력으로 세르게이는 트롤과도 같은 재생력으로 매번 활약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그의 능력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었고, 때문에 오늘도 이렇게 선두에서 달리며 그의 대대를 이끌고 있었다.


“대장! 곧 포인트에 다다를 듯 합니다.”


옆에서 같이 달리던 부관의 보고에 세르게이가 고개를 끄덕였고, 한 쪽 손을 들어올리며 뒤에 달리고 있는 대원들에게 신호했다. 마탄을 장전을 하라는 신호였다.


정찰 임무야 늘상 있는 있는 일이었지만, 오늘의 임무는 조금 특별했다.


크와아앙


산악용으로 개조된 바이크가 거친 엔진음을 뱉어낸다. 설원을 빠르게 질주한 세르게이 대대의 바이크들이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전원 대형 유지는 생략하고 낙오되지 않게 잘 따라오도록 한다!”


낙오자의 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세르게이의 지시였다.


산세는 그리 험하지 않았지만, 낙오된 인원이 발생해 산 속에서 마물이라도 조우한다면 그대로 저승사자와 만나는 길이기 때문. 최근들어 마물들의 숫자나 흉포함이 평소의 배를 넘어서고 있었기에 더욱 주의해야 했다.


또한, 오늘 이렇게 세르게이와 그의 대대가 평소와 다르게 이렇게 산까지 오르며 정찰에 나서고 있는 것도 심상치 않은 마물들의 움직임에 있었다.


총사단이 설원을 누비며 마물들을 대거 청소하자 정기적으로 도시에 닥쳤던 웨이브의 빈도나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총사단의 공적을 칭송하며 이제 웨이브에 대한 걱정이 줄겠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설원에서 활동하며 점점 마물들과 크랙을 조우하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총사단과 수뇌부들에게는 의구심이 드는 일이었다.


마물과 크랙의 출현은 점점 잦아지는데 웨이브의 규모가 줄어든다? 시베리아는 감당할 수 없이 넓었고, 그들이 아무리 마물을 잡고 또 잡아도 현재 인원 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는 명확했다.


파악할 수록 꺼림칙한 느낌을 피할 수 없는 상황. 그래서 이번 정찰 임무가 기획이 되었고 지원을 자처한 세르게이가 지금 산길을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쿵!


잠깐 상념에 빠져 정상을 향해 달리던 세르게이의 귀에 거대한 망치가 지면을 강타하는 것 같은 거대한 굉음이 들려왔다.


쿵!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더욱 크게 들려오는 굉음


쿵!


나름 규칙성을 띄는 굉음이 다시 한 번 들려왔을 때 선두에 달리던 세르게이는 가장 먼저 정상에 다다랐고, 그제야 굉음을 만들어 낸 것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맙소사...”


더 이상의 말은 나오지 않았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곳에는 족히 수만은 넘어갈 것 같은 마물들이 넓게 퍼져 평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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