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사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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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딕
작품등록일 :
2021.07.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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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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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천사

DUMMY

나는 이 새장 속에 있으면 영원토록 행복 할거라 생각했다.


저 밖을 나가면 낯선 새장만 잔뜩 있을 뿐이라, 이곳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새하얀 날개는 무척이나 곱고 따스한 거로 생각했다.



"나의 아이. 아아...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게 지저귀는구나."



천사가 그렇게 말하며 사람을 먹었다.


한 명을 먹는데 여러 마리가 달려들어 머리카락 한 올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너무나 순식간에 먹어치워, 고통을 느낄 새도 없는 것 같아 그게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젠장!”



나는 건물 사이로 몸을 감춰, 짧고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



“팀, 팀장님 이젠 어떡합니까? 우린...”



내가 쐐기총에 탄약을 장전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서희관이라는 젊은 청년이 말을 걸었다.



“어떡하고 싶은가?”



우리를 농락하듯이 날개가 달렸음에도 느긋하게 걸어오는 천사들


나는 이런 상황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되물었다.


나는 ‘새장의 출입구 보안 팀장’으로서, 이곳을 버리고 ‘도망가자’라는 말을 입에 담는 건 차마 할 수 없으니까.



“... 쐐기총도 통하지 않는다면 더는 승산이 없습니다... 빨리 도시 쪽으로 도망가 다른 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희관은 떨리는 숨을 꿀꺽, 목구멍으로 넘기며 말했다.



“그래. 아무리 보아도 이건 개죽음처럼 보이는군. 그래서 말이야.”



나는 희관에게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 하나를 내밀었다.



“만약 나머지 인원들과 무사히 도시에 도착한다면 이걸 내 아내에게 전해주게나. 그리고 팀장이 죽어, 지휘체계가 무너져 어쩔 수 없이 도시로 도망쳐 왔다고 하면 어느 정도 사람들이 이해해 줄 거야.”



나는 알고 있었다.


저 천사들을 상대하려면 적어도 새장 안 ‘사용금지 무기’가 필요하다고...



“팀장님. 그렇다면 저도.”

“아니! 이건 명령이야. 저것들은... 이런 쐐기총으론 막을 수 없어. 시간조차 벌 수 없다고! 그러니 어서 팀원들을 데리고 도시로 가게나. 도시로 가서 사람들에게 천사의 위험을 알리고... 지하창고에서 불법 무기를 꺼내게.”

“팀장님...”

“어서!”



나는 눈에 띌 정도로 덜덜 떨고 있던 희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부탁하네. 서희관.”



희관은 나를 잠시 바라보다가, 눈을 피하며 내가 내민 반지를 받았다.



“... 죄송해요.”



그렇게 말한 희관은 곧장, 다른 인원들과 함께 공중에 살짝 떠 있는 부유보드를 타고 도시로 향했다.



"나의 아이들아 어디를 그렇게 가는 거니? 나에게... 나에게 사랑을 다오."



천사들은 온화한 미소로, 따스한 손짓으로, 새하얀 날개로, 우리를 뜯어 먹으며 사랑이라 지껄이는... 미친 것.


그래, 내게는 그저 미친 것들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아니, 여기 새장 안에 갇힌 모든 사람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리.



“뒤져라. 새끼들아!”



나는 천사에게 쐐기총을 쏘아대며 달려갔다.


하지만 곧, 다리 쪽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입김과 함께 나는 세상에서 종적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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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5 - 13. 서막 23.02.18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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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5 - 6. 천사와 악마 22.12.31 55 0 13쪽
69 5 - 5. 낙원 22.12.17 57 0 12쪽
68 5 - 4. 낙원 22.12.10 5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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