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만능 아이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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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겨울
작품등록일 :
2021.07.2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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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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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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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예정 (1)

DUMMY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Dive는 8~90위권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여러 상황에 따라 변하긴 했어도 한 번도 차트아웃 되지 않고 기특하게 버텼었다.


[다이브 차트아웃ㅠㅠㅠ 스밍 확인하자]

캠파에 이어 다이브까지 갔어···


그런데 자고 일어나니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깨 비몽사몽 하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미친. 이게 대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넷과 SNS를 살피자 원인은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소파괴’ 클래스는 영원하다, 음원 차트 점령!]

[2% 부족한 3040 연예인들의 고군분투, 대중을 울리다]

[주말 예능의 차트 폭격. 이대로 괜찮은가?]


주말 예능인 ‘소원 파괴 전문으로 해드립니다’, 일명 소파괴에서 음악 관련 주제를 하면서 관련 노래들이 우르르 차트에 올라오면서 그 여파에 쓸린 것이다.


다른 때라면 이 정도 버티다 차트아웃한 상황을 오히려 기껍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 5. 리팩키지 앨범으로 음원 차트 일주일 이상 차트인하세요 [진행 예정] 〕


“하, 언제 진행 예정으로 바뀐 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진행 중’이었던 게 감쪽같이 ‘진행 예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차트 안에 Dive든 캠프파이어든 리팩키지 앨범 곡이 한 곡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가차 없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어플을 매섭게 노려봤다. 그래 봤자 현실은 그대로고 바뀌는 건 없었지만 말이다.


‘뭐하고 있냐, 나.’


잠시 현타가 와서 한숨을 쉬었다.


〔기한: 더 블러썸 해체 전까지

성공 시 보상: 생존

실패 시 보상: 심장마비〕


‘이거 임무 실패하면 그대로 계약 종료와 동시에 저승 가버리는 건가···.’


평소엔 별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던 ‘심장마비’가 유독 오늘 미치게 신경 쓰였다.


더 블러썸이 조금 인기를 얻었다고는 해도 아직은 일주일 차트인도 간당간당한 수준이다. 차트인하는 것도 어려운데, 문제는 다시 진입하는 게 만만찮게 힘든 일이라는 거다. 더군다나 오픈빨도 받을 수가 없게 이미 컴백한 지 일주일 째.


그런데 인기 예능의 폭격에 맞서 거슬러 올라가 차트인 한 뒤 일주일 유지?


차라리 나중에 인기를 얻었을 때 팬들에게 호소해보는 게 가장 합리적이고 빠른 길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가는 데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야! 일어나! 언제까지 처잘 거야?”


임무 실패 생각에 밀려온 우울감 때문에 침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다가 채유수가 깨우러 와서야 꾸물꾸물 몸을 일으켰다. 곧 스케줄이 있어 더 늦장을 부리는 건 위험했다.


“시환이 형, 일어났어요?”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도청운이 반갑게 인사했다.


“어어···.”

“많이 피곤했나 보네요? 어제 저녁도 굶고 잠들었잖아요.”

“그랬지.”


모처럼 어제 저녁 시간대가 비어 식사보다는 잠 보충을 택했다. 눈치 없이 꼬르륵대고 있는 배가 증거 중 하나였다.


“배고프죠? 어제저녁에 부대찌개 시켜놓은 거 아직 남았어요.”


침울한 기분과는 다르게 몸은 자연스럽게 부엌으로 향했다. 일단 먹고 생각하자는 마인드로 아침을 먹었다.


“하아···.”


임무 생각을 하니 기분이 처지는 걸 숨길 수가 없었다. 먹으면서도 자꾸 한숨이 나와서 평소보다 오래 밥을 먹었다.


“쟤 왜 저래?”

“모르겠어요. 일어나서부터 쭉 저 상태예요.”

“어제저녁만 해도 멀쩡했잖아.”

“그러니까요. 엄청 일찍 자서 컨디션 좋을 줄 알았는데 걱정이네요.”


거실에 있던 채유수와 도청운이 쑥덕거렸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해결되지 않을 고민들로 머릿속이 가득해서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억지로 먹었다기엔 꽤 많은 양의 아침을 먹고 나갈 채비를 했다.


“금일 스케줄은 공지드린 대로 킬링온 촬영입니다. 우선 Dive와 캠프파이어 라이브 영상을 먼저···.”


이열우가 부지런히 스케줄을 읊었다. 김재한은 그사이 우리의 컨디션이 어떤지, 안전벨트는 제대로 했는지 등을 살펴봤다.


“스프링이 알면 되게 좋아하겠다. 그쵸?”

“그렇겠지···.”

“저희 가서 마피아 게임 한다는데 형은 해봤어요?”

“······.”


소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채널 ‘킬링온’. 내 가수의 이런저런 모습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퀄리티도 좋아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만만한 스케줄은 아니었다. 라이브 영상과 예능 콘텐츠까지 같이 찍어야 해서 촬영 시간도 길고 꽤 고될 예정이었으니까.


“형!”

“어?”

“듣고 있는 거죠?”

“어어- 얘기해.”


도청운이 내 얼굴 앞에 손을 흔들었다. 멍하니 있다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마피아 게임 해봤어요? 저는 데뷔하고 나서 몇 번 해본 거 말고는 거의 안 해봤는데 형들이 다 제 표정을 너무 잘 알아채서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요.”

“아아.”

“그리고 그리고···”


간만에 조수석에서 벗어나 신난 도청운이 옆에서 재잘재잘 계속 떠들었다..


아침부터 받은 충격의 여운이 아직 가시질 않아 멍한데 거기에 도청운의 수다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청운아.”

“네!”

“조금 시끄러운 것 같아. 매너를 지켜야지?”

“넵···.”


보다 못한 백범재가 도청운에게 주의를 주고 나서야 차 안이 조용해졌다.


‘잠이라도 자자.’


자고 일어나면 거짓말처럼 Dive가 차트인 해 있기를 바라며 눈을 감았다.


* * *


두 곡의 라이브를 끝내고 잠시 쉬는 시간. 곡이 2개일 뿐이지 녹화는 여러 번 따야 했기 때문에 사실상 부른 횟수는 두 자리였다.


특히 자꾸만 드는 음원 걱정에 쉽게 집중을 하지 못 해 자칫 음이탈까지 날 뻔했다. 아직 콘텐츠 촬영도 남았는데 여러모로 꽤 지친 상태다 보니 휴식 생각이 절실했다.


“후-“


스텝들의 손길로 다시 단정해진 뒤 스튜디오 구석에 있는 소파에 널브러졌다. 멍하니 눈을 감고 있으니 시끌벅적한 사람들과 내가 분리되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정신이 어딘가로 부유하고 있을 때 누군가 옆에 앉는 느낌이 들었다.


“피곤해?”


눈을 뜨니 윤자혁이 옆에 앉아 있었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피곤하다기보단 걱정이 많아서 피로한 상태였지만 그게 그거였으니까.


눈을 뜬 김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음원차트를 살폈다.


‘심지어 순위가 더 높아졌네.’


상위권에 있던 곡들은 더 올라가고, 차트에 없던 곡까지 하위권으로 진입해 있었다. 시간이 흘러 클립 영상이나 기사로 소식을 접하면서 더 사람이 몰려드는 것 같았다.


“신경 쓰이나 봐.”

“어?”

“차트아웃.”


‘그러고 보니까 멤버들은 왜 이렇게 태연하지?’


내 걱정에 너무 매몰돼서 멤버들이 너무 평온해 보이는 걸 신경 쓰지 못했다. 윤자혁은 평소에도 표정 변화가 크지 않다고 쳐도, 다른 맴버들까지 그런 건 좀 이상한 데도 말이다.


“스프링 그 소식 들으셨어요? 1위 공약으로 청운이가 복근을 공개한다고.”

“예? 제가 언제요! 무슨, 무슨 공개를 해요.”

“복근이 없다고는 안 하죠?”

“아니, 뭐어, 있기는 한데요···.”

“있으면 까도 상관없겠네. 저희 1위 공약은 도청운 씨 복근 공개로 정하겠습니다. 박수!”


활동 비하인드를 찍는 카메라 앞에서 아무 말을 하고 있는 채유수, 도청운도 멀쩡해 보였고,


“누나, 저 요새는 다크써클 괜찮아졌죠.”

“조금 나아진 것도 같긴 해.”

“나름 열심히 쉬어줬단 말이에요. 좀 더 칭찬해주세요.”

“그래그래. 일 덜어줘서 고맙다.”


몇 년을 함께 일한 친한 메이크업 스텝과 잡담을 하는 백범재도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신경 쓰이지 않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 다들 차트인 했을 때 그렇게 좋아했었잖아.”


기대하고 좋아한 만큼 실망도 커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어제 이미 다 했어.”

“어?”

“너 잠들고 다 했다고 도청운 눈 봐.”


그냥 지나쳤던 도청운의 얼굴을 뚫어져라 관찰했다. 무대만큼은 아니어도 꽤 진한 메이크업이 되어 있는데도 눈이 살짝 부어 오른 게 보였다.


백범재와 채유수도 자세히 보니 눈이 살짝 부어 있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라 눈치채지 못했다.


“어제 울었어?”

“···살짝.”


멤버들은 함께 한바탕 한 뒤라 평온했던 거였다. 나는 혼자 끙끙거리느라 이러고 있는 거고.


‘임무까지 걸려 있어서 계속 우울해 했을 수도 있지만.’


나도 함께 했다면 지금보단 더 후련하지 않았을까 생각할 때 윤자혁이 말했다.


“지나간 일이야.”


윤자혁의 시선이 허공 어딘가를 응시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나도 알아.”


연예계 활동하면서 일희일비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지 안다. 그렇지만 순탄하게 잘 달려오던 이시환으로서의 생활이 처음으로 고꾸라진 느낌이라 떨어진 텐션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알면 잘해.”


윤자혁이 고개를 돌렸다. 무덤덤한 눈동자와 마주치니 괜히 양심이 찔린다.


“티 내지 마.”


울적해도 카메라 앞에선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명백하게 내 잘못이라 할 말이 없었다.


“···알았어.”

“지켜본다.”

“알았다고.”


윤자혁이 두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키며 마지막까지 경고를 남기고 갔다.


‘그렇게 티가 나게 굴었었나.’


윤자혁이 저러고 갈 정도면 심각했었던 것 같다. 머쓱해서 볼을 긁적였다.


“촬영 시작 하겠습니다!”


그사이 준비가 다 되었는지 스태프가 우리를 불러들였다. 표정 관리를 위해 얼굴 근육을 이리저리 풀고 일어섰다. 그래도 윤자혁 덕분에 조금은 괜찮아진 거 같았다.


‘포커페이스가 뭔지 보여주지.’


마침 그에 딱 맞는 게임을 할 예정이었으니까.


“마피아 게임 다들 아시죠?”

“네-“


사회자는 ‘킬링온’측의 PD님이 해주기로 하셨다. 사실상 의견 조율보다는 차근차근 단계대로 진행만 하는 역할인 셈이었다.


“경찰 1명, 의사 1명, 시민 2명, 그리고 마피아 1명 이렇게 게임을 진행할 거예요.”


인원수가 5명이다 보니 마피아 게임에 불리한 면이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럼 각자 카드를 뽑아주세요.”


역할 카드를 뽑자마자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마피아’라고 뻔하게 써 있었기 때문이다.


뻔뻔하게 시민이어서 안도하는 척하며 다른 멤버들의 표정을 살폈다.


“흠흠. 그럼 게임 시작합시다!”


아닌 척하지만 명백하게 광대가 올라가 있는 채유수가 힘차게 외쳤다. 누가 봐도 중요직업 뽑은 얼굴이었다.


“낮이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주세요.”


첫날에는 일단 지켜보자는 백범재의 의견에 따라 아무 일도 없이 넘어갔다.


그렇게 첫 밤에 백범재를 죽이고 나니 상황은 개판으로 돌아갔다. 의견을 모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제각각 의견을 말하고 단합이 안 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윤자혁이라니까? 쟤 표정 완전 썩어있잖아!”

“윤자혁은 원래 저래. 무조건 채유수.”

“맞아요. 유수 형 저렇게 오버하면 뭐 맡은 거라니까요.”


나는 그사이 가장 설득하기 쉬운 도청운을 등에 업고 채유수를 투표로 몰았다. 그리고 바로 밤에는 가만히 있던 윤자혁을 지목해서 저세상으로 보내줬다.


“자, 이렇게 해서 마피아 이시환 승!”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어나서 멤버들에게 약 올리듯 인사를 건넸다. 뭘 해보지도 못하고 죽은 백범재나 경찰이었는데 헛다리만 짚다가 간 채유수가 가장 분노에 찬 표정을 지었다.


“아니, 오늘 컨디션 별로였잖아. 갑자기 마피아 게임 한다고 살아나는 건 반칙 아냐?”

“졌다고 막 사람 모함하네, 와. 피디님 저는 벌칙 무조건 채유수요.”

“야!”


모두가 즐거운 해피엔딩이었다.


작가의말

어느덧 아레나의 마지막 날.

함께 달려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ヾ(≧▽≦*)o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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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무지개 루프탑 (2) +5 21.08.28 2,157 74 12쪽
40 무지개 루프탑 (1) +5 21.08.27 2,199 76 12쪽
39 다시 만나자 +3 21.08.27 2,288 70 14쪽
38 서프라이즈 (2) +5 21.08.26 2,260 70 12쪽
37 서프라이즈 (1) +8 21.08.26 2,360 78 11쪽
36 진행 예정 (3) +5 21.08.25 2,344 88 12쪽
35 진행 예정 (2) +4 21.08.25 2,432 80 12쪽
» 진행 예정 (1) +5 21.08.24 2,548 90 12쪽
33 Dive In (3) +5 21.08.23 2,691 93 14쪽
32 Dive In (2) +6 21.08.22 2,775 101 11쪽
31 Dive In (1) +5 21.08.21 2,928 1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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