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림살이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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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
작품등록일 :
2021.07.26 21:39
최근연재일 :
2021.08.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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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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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

DUMMY

“뭐라는거냐?!”

후우우우웅!!!

공기를 찢으며 휘둘러지는 화염곤봉.

어깨로 다가오는 정타.

그러나 다림판은 피하지 않았다.

“금강불괴.”

크응!

“뭣···?!”

짧은 리치인 곤봉. 그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거리.

다림판의 팔이 뱀이라도 된듯이 짓쳐들어갔다.

터업!

“크윽!”

류화곤은 쳐내려했으나 곤봉을 든 팔이 잡힌 탓에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퍼억!

“컥!”

퍼억! 퍽! 콰직!

“크헉!”

류화곤은 막지도 못하고 피하지도 못한 채, 고개만 간신히 움직여 데미지를 조금씩 흘리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방심해선 안된다.’

류화곤은 나름 S급 헌터의 재목이라 불린 존재.

그의 진가는 위기 상황에서 나온다.

이를테면.

번쩍.

눈동자가 붉어졌을 때라던지.

“떨어져, 다림판!”

그렇게 소리치자마자 다림판은 류화곤의 팔을 놓고 뒤로 빠졌다.

꽤 긴거리를 확보했으나.

파앙!

텅!

류화곤의 리치는 상상 이상으로 늘어나있었다.

“후우우···쪽팔리네. 정말.”

그렇게 말한 류화곤은 인벤토리에서 하나의 아이템을 꺼내들었다.

“이건 아파서 쓰기 싫었는데.”

꿀꺽.

“긴고아···”

류화곤의 특성.

그가 S급 헌터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던 이유.

「특성: 손오공」

“확실히···저 상태는 상대할 수 없으려나.”

긴고아를 끼고, 검은 불꽃이 기다란 봉의 형태를 완성한.

이른바 만전의 태세.

“화안금정까지···”

류화곤이 B급 최상위에서 C급 하위로 추락했디고 하더라도 그가 얻은 스킬 자체가 사라진건 아니다.

다림판은 다시 달려나갔으나.

턱. 탁!

모든 움직임이 간파당했다.

휘릭. 슈욱!

봉을 살짝 흔들어 다림판의 팔을 막아낸 류화곤은 곧바로 한 바퀴 휘둘러 봉의 끝을 찔러들어갔다.

화륵.

한 번 불타오른 검은 불꽃이 뾰족하게 변했다.

스륵. 휘릭!

팅!

창은 피했으나 한바퀴 둘러 올라오는 봉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데미지가 없다.’

둘 다 데미지를 주지 못하는 막상막하의 승부.

‘[청]은 언제쯤 오는거지?’

도대체 치안을 관리하는 길드는 뭘 하고 있는건가.

그런 생각이 몇 번이나 떠오를 정도로 전투는 지루하게 흘러갔다.

탁!

또다시 맞닿은 봉과 팔뚝.

그러나···

“크아아아아악!!!”

머리를 부여잡은 류화곤이 갑작스레 주저앉았다.

“뭐지?”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하나.

“기회다.”

같은 생각을 한 다림판이 주저않고 달라붙었다.

콰작!

주저앉은 류화곤을 향해 다리를 날린 다림판은 연격을 시작했다.

‘그래도 C급 헌터인데···설마 죽진 않겠지?’

안심하고 패도 될거다.

안그래도 적이 많은 인간이 안전장치 하나 마련 안했을 리 없으니까.

빠작!

턱에 들어간 정타.

“꺼헉···허억···허억···”

스윽.

고개가 돌아간 류화곤이 거친 숨을 몰아쉬더니 손을 내밀었다.

턱.

다음 공격을 하려던 다림판의 다리가 간단히 잡혔다.

잡한 다림판은 공중에 떠서 반대편 다리로 공격했으나.

텁.

이번엔 봉에 막혔다.

그 상태 그대로 공중에 체류한 찰나.

후웅!

류화곤은 다림판의 다리를 붙잡고 그대로 휘둘렀다.

콰작!

“크헉!”

바닥에 제대로 내던져졌다.

후웅!

두꺼워진 봉이 커다란 궤적을 그렸다.

다림판은 양팔을 교차해 막았으나.

스륵.

맞기 직전, 설상가상으로 금강불괴가 풀렸다.

쿵! 콰드득!

콘크리트 바닥에 박힐 정도의 타격.

“너.”

비척거리며 다림판의 앞까지 다가온 류화곤이 비열하게 웃었다.

“아까부터 배를 필사적으로 막던데 뭐가 있나봐?”

턱!

딱 봐도 대충 찬 일격.

“크아아아아악!!!”

그러나 완벽한 약점에 닿았다.

“이거였네. 크흐흐흐흐···”

전봇대의 불빛 아래.

류화곤의 얼굴에 떠오른 잔인한 미소가 끔찍했다.

“안돼···”

퍼억!

“크아아아아악!!!”

“안돼!”

일부러 끝내지 않았다.

[※육체적 고통이 지속될 경우 정신에 심긱한 손상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알아. 나도 안다고.

‘이대로면···큰일난다.’

역소환도 먹히지 않았다.

[대체할 지원군이 부족합니다!]

같은 말만 빈복될 뿐.

나가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나간다. 다시 생각했다.

[현재 ‘지휘관’으로서 참전하셨습니다.]

[복귀가 불가능한 지역입니다.]

또다시 떠오른 그 메세지.

“그럼 복귀가 가능한 지역이 어딘데?”

[전장으로 복귀가 가능합니다.]

“전장으로 복귀!”

[‘지휘관’으로서 참전하시겠습니까?]

지휘관이냐고?

“아니.”

지휘 따윈 관심없다.

[‘지원군'으로서 참전하셨습니다.]

그저 지킬 뿐.

슉.

나오자마자 보이는 것은 씹새끼의 뒤통수.

뒤를 생각한다면 지금은 도망치는 것이 맞다.

[청]의 지부까지 달리든가 다른 헌터를 불러와야 한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다림판은 홀로 고문 받아야 한다.

타악!

난 그 꼴은 못 본다.

“뭐야?!”

퍼억!

등을 노렸으나 빠르게 눈치챈 류화곤의 주먹에 튕겨나갔다.

“우웩!”

가벼운 공격에도 속이 진탕이 됐다.

덜덜덜덜덜.

손이 떨린다.

있는 장비라곤 인벤토리에 들어있던 단검 한 자루 뿐.

그것조차 놓쳐버렸다.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포탑설치.”

콰콰콰콱!

[기본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기본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기본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기본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해야만 한다.

비록 4개의 포탑이 한번의 공격에 모두 무너졌어도.

콱!

곧장 머리채를 잡히더라도.

“죽고 싶냐?”

C급 헌터의 살기에 그대로 노출되더라도.

[공포에 저항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

“글쎄?”

다림판을 지켜야 한다.

씨익.

류화곤이 해맑게 웃었다.

무서울 정도로 해맑게.

바로 다음 순간, 시야가 어두워졌다.

콰악!

얼굴이 뜨겁다.

욱신거린다.

‘아···콘크리트구나.’

코가 부러진 게 아닐까?

정신이 아득해진다.

“야.”

“······”

“사실 나 너 찾아왔거든?”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내가 만났던 누구랑 닮은 거 같아서?”

휘익! 퍼억!

“크억!”

바닥에 내쳐지는 게 아프긴 하구나.

다림판은 어떻개 견딘거지?

“근데 실망이네. 그것도 엄청나게.”

그렇게 말한 류화곤이 다림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턱.

“어쭈?”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뱉은 류화곤이 날 내려다봤다.

“안돼.”

“안놔?”

콰득!

손이 으스러지는듯한 아픔.

“안돼.”

포션 값 좀 들겠는데.

“하. 하나만 묻자.”

“···.”

“왜 이러는건데? 내가 쟤 죽이기라도 할 것 같냐? 걱정하지마. 척추만 으스러뜨릴테니까.”

허언이 아니다. 저 말은 사실일거다.

죽이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척추를 으스러뜨린다는 말이 진짜라는거지만.

“미친 새끼.”

“뭐?”

“아 잘못 말했네.”

그래서, 내가 왜 이러냐면.

“최연소 퇴물 어그로꾼 새끼야.”

이게 제일 다림판 같기 때문이다.

‘물론 다림판은 이런 찰진 욕은 못하겠지만.’

다림판도 갈 길이 멀구나.

애써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정신을 잡았다.

슥.

슬쩍 올려다본 류화곤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야. 효과 좋네.’

까득.

“이 새끼가..!!”

이를 악문 류화곤이 다리를 들었다.

턱.

“그만해라.”

누군가 류화곤의 다리를 잡았다.

‘드디어 온건가?’

[청]길드의 치안담당 헌터가?

‘아니···이 목소리는.’

그러나 목소리가 너무 익숙했다.

“그 이상 했다간···진짜 화낼거니까.”

“다림판···”

몸을 떨면서 기어온 다림판이 류화곤의 다리를 잡고 있었다.

짜증을 만면으로 표현해낸 류화곤이 소리질렀다.

“이 새끼들이 쌍으로!”

결국 봉을 꺼내든 류화곤이 내 머리를 향해 화염을 뿜어냈다.

그러나 아프지 않았다.

치이익!

다림판이 어느새 위에 있었다.

“크윽!”

“···다림판.”

분명히 타격이 없음을 앎에도.

화가 났다.

지독히도.

그 감정을 느낀 순간. 알림창이 떠올랐다.

[‘다림판'의 근원을 일부 이해했습니다.]

[퀘스트: 이해자 클리어.]

‘뭐?’

이런 퀘스트가 있었어?

‘퀘스트라면···보상. 보상이 있잖아.’

뭐라도 좋다. 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면 아무거나.

‘아무거나 좋으니까···’

[보상: 링크가 주어집니다.]

“···링크?”

[링크할 지원군을 선택하십시오.]

[목록: 다림판]

하나밖에 없으면서 무슨 선택이야.

살짝 떠오른 생각을 집어넣고 말했다.

“다림판.”

[링크 레벨이 낮습니다.]

[육체만 링크됩니다.]

[싱크로율: 76%]

그 메세지가 떠오름과 동시에 힘이 차올랐다.

‘이게 다림판의 육체?’

날아다닌 이유가 있었네.

척.

두다리로 일어서니 다림판의 배에 발을 올리고 있던 류화곤이 이쪽을 바라봤다.

“응? 뭐야. 또 일어났어? 아주 오뚜기네. 오뚜기야.”

그러면서 낄낄대는 류화곤.

퍼억!

그 얼굴에 주먹을 꽂아줬다.

쾅!

“···후우.”

스윽.

“덤벼. 좆밥퇴물새끼야.”

“하···이 개새끼들이!!!”

분노한 류화곤은 급하게 달려들었으나.

“끄아아아악!”

달리다 말고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뭐하냐?”

녀석은 황급히 긴고아의 장착을 풀고 화안금정을 해제했으나.

[싱크로율: 83%]

“끄아아아악!”

이미 리바운드가 오고 있었다.

뻐억!

그런다고 봐주지는 않지만.

투룡멸영식.

아저씨는 그것이 거짓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니다.’

콰직!

“컥!!!”

이거. 물건이다.

휘릭! 쾅!

‘육체가 따라주니 알겠어.’

투룡멸영식은 거짓이 아니었다.

“강해졌네, 주인.”

다림판도 인정할 정도의 수준 높은 무술.

‘확실히 지금껏 해온건 건강체조에 불과했네.’

류화곤이 악을 쓰며 소리쳤지만.

“이···이 새끼들이···!”

빠악! 콰직! 퍽!

악만으로 안되는 게 있다.

‘아무리 리바운드가 왔다곤 해도 그 류화곤이 손끝 하나 갖다대지 못하다니.’

내가 쓰면서도 놀랍다.

“젠장···”

인벤토리에서 뭔가를 꺼낸 류화곤이 순식간에 그것을 던졌다.

‘폭탄?!’

피해야한다.

생각한 순간 그것이 터졌다.

“연막?!”

도망치는건가?

“이대로 가면 뒷수습은 누가 하라고?!”

잡아야 한다.

연막을 헤집고 나가니 속도가 느려졌다.

‘돈도 많네.’

감속 연막 구슬이면 꽤 비쌀텐데.

‘하긴 개같이 벌었겠지.’

다양한 의미로 개같이.

“허억! 허억!”

“거기서!”

느닷없는 달밤의 추격전이 이어졌다.

거리가 착실하게 줄어들고 슬슬 잡힐 것 같던 찰나.

골목으로 들어선 류화곤이 소리쳤다.

“가만히 있어!”

“읍! 읍읍!”

류화곤의 팔에는 한 여성이 붙들려 있었다.

“넌 어디까지 떨어질 셈이냐.”

습격에 고문, 도주에 인질극까지.

가지가지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뭐···뭐야?!”

꿀렁.

류화곤이 인질로 잡은 사람의 낯이 익다는 것이었다.

“류화곤씨. 헌터특수치안관리법 위반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류화곤을 물 속에 가둔 신유진 헌터는 이후로 체포 절차를 진행했지만.

보글.

보그르르르르.

물 속에 갇혀 팔을 휘젓는 류화곤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

서울이 한눈에 담기는 높은 빌딩의 한 집무실.

두 명의 사람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류화곤이 뭐? 잡혀?”

대화라기엔 보고에 가까웠지만.

“네, 그렇다고 합니다. 레인보우 얼라이언스의 핫라인이니 확실합니다.”

“쯧, 그 개망나니 같은 놈. 한국에 오는 걸 말려야 했는데.”

“어떻게 할까요?”

“뭘 어째, 어쩌긴.”

하얀 정장을 차려입은 중년의 남성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일단은 풀어줘야지. 명분은 많다.”

“예,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의원님.”

“그래.”

스륵.

중년남성의 앞에서 무릎 꿇고 있던 검은 옷의 사람은 대답을 듣자마자 사라졌다.

“인사도 안하고.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 버릇이.”

혀를 찬 남성이 책상 위의 보고서를 넘기며 중얼거렸다.

“백수임···백수임.”

우연히 발견한 새로 나타난 신성들 중 하나.

보고서에는 개인의 능력은 보잘것 없다고 되어있었으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

부모와 형, 여동생. 5인 가족이었으나 10년전 모두 사망.

그리고 형의 이름은···

씨익.

“찾았다. 백목련의 동생.”

보고서를 넘기며 중년의 남성, 아니. ‘야인’ 손현범은 한껏 미소 지었다.

“이 녀석만 있으면 돼. 그렇게만 된다면.”

손현범의 손이 떨렸다.

“그걸 얻을 수 있다.”

아주 일부만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이곳까지 이끈 그것.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민원진···잘 감췄지만 말이야. 헌터를 시키면 어쩌나. 헌터를.”

그의 눈동자에 탐욕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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