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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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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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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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0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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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열심히 하겠습니다.




DUMMY

예지몽을 부르는 불면증 47화.







“도대체 이건 뭐지.”


재앙과 성녀는 온 데 간대도 없고 치열한 전투의 흔적들만 방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투의 흔적에서 느껴지는 마력은 분명히 재앙의 것이다.


성녀의 성스러운 마력도 느껴지고 있으니 이건 분명히 재앙과 성녀가 치른 전투가 맞다.


근데. 왜?


재앙과 성녀가 같이 있는 방에서 그들을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괴물들은 아직 침공을 개시하지 않았다.


즉 이건 인간의 짓이라고 봐야 할 텐데.


인간 중에서 재앙을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미래를 보는 사람이 또 있구나.”


그리고 그의 존재는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미래를 보며 현실에서 가장 이상할 정도로 파급력을 자랑하는 인물.


“발명가. 네놈이 감히.”


인간의 편에서 활동하는 줄만 알았던 그가 재앙과 성녀를 해쳤다.


틈틈이 보이는 이상할 정도로 깔끔한 단면.


이건 분명 기계의 짓이다.


“일단 냉정해지자.”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마음을 일단은 진정시켰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지금 두 개 다 뜨겁다.


“후우. 후우.”


냉정히 생각해보자.


왜 발명가가 이들과 척진 거지?


인간인 그가 재앙과 성녀를 나쁘게 볼 이유가 있을까?


인간의 이기심이 작용한 걸까?


아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발명가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재앙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개방적이지 않으며 숨어서 수많은 발명품을 납품했던 발명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며 수많은 포탈을 공략했던 재앙과 성녀.


음지와 양지로 구분되는 그들이 만나는 접점도 없을뿐더러 서로에게 감정을 가질 수도 없는 구조다.


“그럼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건데.”


미래를 본 자는 모두 생각이 현실에서만 있던 사람과 아예 다르다.


현재 세상이 잘 정돈되고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다가올 재해는 감히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적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무난히, 평범히 혹은 원활히 세상이 흘러간다면 인간은 무조건 그 재해들을 헤쳐나가지 못한다.


“설마.”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등골이 싸하다.


발명가는 미래를 많이 봤던 나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계들을 발명해온 사람이다.


상상하지 못했던 발명품들.


그게 핵심이다.


“젠장.”


우웅.


마력을 넓게 퍼트렸다.


“제발 있어라.”


건물에 사람 한 명은 있지 않을까?


길드를 관리하는 재앙과 성녀가 없다고 해도 있을 거다.


분명 있을 거다.


“여기도 아니고. 여기도 아니야.”


이 큰 건물을 전부 조사하기에는 마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아니다.


마력은 충분하다.


질도 양도 충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한 곳 한 곳 샅샅이 수색했다.


“여긴 뭐야?”


그러던 중 이상한 장소를 발견했다.


벽 뒤에 새로운 공간이 나타났다.


“3층. 사무실 뒷공간.”


이 건물은 6층 구조로 되어 있다.


1층은 로비로 손님들을 맞이하며 민원 사무소 같은 느낌으로 운용되는 곳.


2층은 직원들의 휴게실. 점심이나 간식을 먹을 때 사용되는 장소로 직원들이 가장 애용하는 장소라고 말한 적이 있다.


4층은 직급이 낮은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 이곳이 상대적으로 가장 큰 공간 비율을 자랑한다.


우리 길드와는 다르게 대규모로 운용되기 때문에, 4층에서 활동하는 사원들은 약 100명은 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5층은 수녀들이 사용하는 공간이다. 수녀들이 기도하고 성녀를 보필하는 공간.


사실 성녀는 6층에 있는 시간보다 5층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6층은 재앙과 성녀의 전용 공간이다.


이렇게 큰 방을 둘이서만 사용한다는 건 사치라고 느낄 수 있지만, 그들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포탈에서 나오는 전리품들을 수납하는 공간이 있었으며 재앙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3층.


3층은 특이한 구조로 일반 회사에는 절대 없을 층이었다.


‘전투 훈련용 층이라니.’


소속 헌터들이 힘을 키우고 힘을 맞부딪히는 공간.


서로의 힘을 확인하며 포탈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수준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다른 층과는 다르게 굉장히 단순한 형태로 되어 있는데. 넓은 전투용 공터를 중심으로 사무실이 양 측면에 하나씩 총 두 개의 사무실이 배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저 측면에 배치된 사무실에서 하는 일은 아직 몰랐다.


“일단 가보자.”


남의 길드 건물을 무턱대고 수색하는 행위는 예의에 굉장히 위반되는 행위이다.


심지어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을 만큼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인 건 알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안 할 수 있는가.


“우와.”


직접 와보니 느꼈던 크기보다 훨씬 넓었다.


다른 층수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천장과 넓은 방.


이곳저곳에 나 있는 전투의 흔적들이 보였는데, 그 흔적들은 아무래도 길드 헌터들이 남긴 것 같았다.


‘초짜들이네.’


느껴지는 마력의 양이 방금 보고 왔던 재앙과 발명가의 전투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것없었다.


당연한 거다.


발명가와 재앙은 나조차도 이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으니까.


A급 포탈을 공략하기 전까지만 해도 재앙은 절대 이기지 못했다.


강해졌으니까 자신감이 조금 생긴 거다.


“빨리 이동하자.”


곳곳에 보이는 전투의 흔적들을 모두 조사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이곳은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장소이니 재앙과 발명가의 흔적은 없을 확률이 높다.


“여기다.”


긴장되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이 느껴진다.


-기다렸어.


“알겠다고!”


어색한 공간이 느껴졌던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창문으로 보이는 장소였다.


“어째서 이 안에 공간이 느껴졌을까?”


지금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만, 어차피 열어봤자 창문이다.


창문 뒤에는 그냥 당연하게도 밖이 나온다.


활짝.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드세게 열어봤지만, 결과는 한숨만 나오는 결과였다.


“여기가 아닌가?”


다시 마력을 전개해봤다.


이 사무실을 과할 정도로 꼼꼼히 수색했다.


먼지 한 톨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여기가 맞는데.”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느껴지는 어색함은 같았고 장소 또한 같았다.


어색함.


처음에는 비어있는 공간이 느껴졌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었는데, 지금은 느낌이 살짝 달라져 있었다.


“음.”


무슨 장치가 되어 있는 걸까?


창문을 이곳저곳 만지기 시작했다.


의미 없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이런 거라도 해야만 했다.


“깨끗한데.”


역시나 뭐가 없었다.


그저 커튼과 창문은 때 하나 없이 깨끗했을 뿐이다.


잠깐만.


깨끗하다고?


이상한데?


“분명 여기는 전투 때문에 방치된 지 꽤 되지 않았나?”


재앙과 발명가의 전투는 파급력이 크면 컸지 절대 작지 않았을 거다.


사원들의 행방을 아직 모르는 상태이긴 하나 일하고 있었던 그들은 재앙과 발명가의 전투를 느꼈을 거다.


대피하거나 그를 도우러 가거나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겠지만, 건물 내부에 남는 선택지는 있을 수 없었다.


“분명 뭔가가 여기 있다.”


더욱 철저히. 더욱 꼼꼼히 수색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다.


“뭐냐.”


성과가 없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진짜 확인해보지 않은 게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최소한 이 사무실 안 만큼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색한 걸 밝혀내지 못했으니까. 모르는 건가.”


생각이, 사고가 꼬이기 시작한다.


-기다렸어.


저 여자는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중이다.


내 기분은 상관하지 않고 그저 자기 할 말만 계속 지껄이는 그녀.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는 너무나 지겨웠다.


듣기만 해도 짜증이 몰아치는 수준에 다가왔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


남들과 달리 내게 주어진 재능은 시간이다.


불면증을 재능이라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남들보다 배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잠이 필요 없다는 건 잘 활용만 한다면 큰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법이다.


“그래. 다시 찾아보자.”


마음을 다시 굳게 잡았다.


-기다렸어.


그녀를 무시하며 나는 다시 수색에 들어갔다.


책상 아래, 의자, 서류들, 사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수색했다.


또 그렇게 한 시간이 흘렀다.


“젠장.”


마찬가지로 성과는 없었다.


“도대체 뭐지?”


설마 ‘아무것도 없었다!’라는 허망한 사실이 즐겁게 나를 반기고 있는 건가?


그럴 일은 절대 없길 바란다.


시간은 얼마나 줄 수 있다.


하지만 성과가 없으면 나도 힘들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고는 한들 몰린 상황에서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시 찾아보자.”


그래도 아직은 유지할 수 있었다.


찾아보고 또 찾아보고 다시 찾아보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나는 느꼈다.


“없는 건가?”


포기라는 감정을 느꼈다.


마음이 꺾이기 시작했다.


“이곳 말고는 힌트가 없는데.”


재앙과 발명가의 전투.


이상하리만큼 어색한 공간.


발명가에 대한 힌트가 이곳을 제외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필시 이곳에서 무언가 단서를 얻어야만 했다.


“날이 벌써 지고 있네.”


해가 진다.


밝게 빛났던 태양이 빛을 잃어간다.


푸르던 하늘은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며 어둠을 예고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보며 마음을 치유했다.


아무 생각 없이 창문을 통해 하늘을 봤다.


“너는 도대체 정체가 뭐니.”


어색한 느낌이 느껴졌던 창문에 어색한 손짓으로 매만졌다.


쓰윽.


너무나 깨끗한 창문은 내 손길을 가볍게 거부했다.


매끄럽게 미끄러지는 손바닥.


“하아.”


인내심이 한계가 찾아왔다.


참아왔던 짜증이 폭발하기 직전이다.


-기다렸어.


“그냥 부숴버릴까?”


이 시간에 포탈을 공략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지금껏 해왔던 행동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으악! 미치겠네!!”


땅을 세게 내리쳤고 주먹을 정면에 휘둘렀다.


덜컥.


“어?”


그러자 무언가 열리는 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곧바로 마력을 넓게 퍼트렸다.


“아래?”


바로 발밑에서 느껴졌다.


수많은 생명의 느낌을.


쾅!


마력을 집중시켜 발로 바닥을 부쉈다.


“으악!”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본래 2층으로 가야 정상이지 않은가?


근데 이렇게 깊게 떨어지고 있었다.


물론 나는 하늘을 날 수 있어서 아무런 상관없었다.


마치 A급 포탈의 보스 방과 굉장히 흡사한 기분이다.


그리고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보니 넓은 공터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에는 성스러운 숲과 호수가 있었고 길드의 일원들인 헌터들과 사원들이 있었다.


“당신은 누굽니까?”


경계심이 장난 아니다.


모두 무기를 들며 나를 향해 살기를 풍기고 있다.


하지만, 모두 겁에 질린 듯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왜냐고?


“그자는 괜찮습니다.”


피로 범벅이 된 성녀의 모습이 보였으니까.


-기다렸어.


“시발. 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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