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작 아들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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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작뚜
그림/삽화
잘개
작품등록일 :
2021.07.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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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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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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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화

DUMMY

86화


“크.. 내 아들이 마법을 써서 이기다니..!”


어쩐 일인지 데힐은 크게 감격한 듯 목소리가 약간 잠겨서 중얼거렸는데,

수한은 그게 좀 과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버지 덕분입니다.”


그래도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기에 솔직히 말했더니.


“..!”


데힐이 크게 놀라 완전히 굳어버리는 게 아닌가.


“주인님. 주인님?”


그에 루크가 데힐을 불렀으나.

그는 천천히 고개를 위로 쳐들더니, 눈 사이를 꽉 잡고 중얼거렸을 뿐이었다.


“크흡.. 이렇게 바르게 자라다니, 이 아비는 더 이상 여한이..”


어째 말 걸면 끝이 날 것 같지 않아,

수한이 라나를 보고 말했다.


“연습하면 더 빨리 얼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도와줄 수 있지?”

“그러곤 싶은데, 네 검은 그게 안 될 것 같군.”


라나가 수한의 검을 가리키며 말했고.

수한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검을 들어 확인하자.

검에 나무뿌리처럼 무수히 많은 실금이 가있는 것이 보였다.


‘파이어로 뜨겁게 했다가 갑자기 아이스로 차갑게 해서 그런가.’


아무래도 더 이상 마법은커녕 검기도 씌우기 힘들어 보이는 상태에.


“어쩔 수 없지.”


여분의 검이야 더 있긴 하지만.

수련하겠답시고 검을 마구잡이로 부술 순 없는 일이기에,

수한은 일단 루크에게 최대한 빨리 튼튼한 검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다.

한시가 급하다고.


“놈들이 예상보다 준비가 되어있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조급해 하시지는 마시죠. 어차피 위스텔님도 아직 다 낫지 않은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 전에 가봐야 할 곳이 있어서.”


수한의 어디 가봐야겠다는 말에 데힐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게 무슨 소리냐? 라슈드에서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니 가야합니다.”

‘텔레나 던전에.’


라슈드보다 더 밑에 있는 작은 섬에 있는 던전인데,

수십 번도 넘게 클리어한 파이오니아이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항상 동일했다.


‘텔레나 던전엔 악마가 있다.’


물론 몇 번은 실험하겠다고 안 잡고 넘어간 적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 던전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악마가 있었다.

대부분은 라스라고 하는 분노를 자제 못하는 악마였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놈들도 라스는 다루기 힘든 건지 소환하고 거의 제물도 안 바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


물론 사람을 먹은 적이 없었다 해도 라스 자체가 워낙 강한 놈이라 수한이 잡았던 그 수많은 라스 중 단 한 번도 쉬운 적은 없었지만.

어쨌든 전쟁이 가시화된 이상 놈은 필수적으로 잡아야하는 것이다.

지금 잡지 않으면 오히려 후에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테니.


“뭐.. 꼭 가야겠다고 하니 위험한 곳만 아니라면..”


수한이 워낙 진지한 표정으로 말해서 그런가.

데힐은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늘였는데,

수한이 텔레나에 가겠다고 하자마자.


“뭐?! 절대 안 된다! 거긴 라슈드보다 더 먼 곳이 아니냐!”

“게다가 갈 방법도 없습니다. 배편도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건 당연히 수한도 알고 있는 사항이고,

게임에서도 수십 번이나 가본 그였기에.


“그건 문제가 안 됩니다.”


라고 라나를 보며 말했다.


어째서 그가 갑자기 텔레나에 가겠다고 하는 건지는 몰라도,

데힐과 라나가 결사반대하자.


척이 잭에게 슬쩍 물었다.


“텔레나가 멀리 있다는 건 알겠는데, 가면 안 되는 곳인가?”

“가면 안 된다기 보다는 못 가는 데지. 거기 바다엔 해적이 출몰하니까.”

“해적이 있어봐야 어차피 단장님보다는 약할 거 아냐?”

“당연히 맞붙으면 단장님이 이기시겠지만, 상대는 해적이라고. 기본적으로 항해술이 받쳐줘야 하는데, 아무리 단장님이라 하셔도 항해는 무리지.”


척과 잭이 뭐라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수한은 비슷한 얘기로 루크와 데힐에게 안 된다는 얘기를 귀 따갑게 듣고 있었다.


“..해적이 있단 얘기는 처음 들어서 몰랐습니다. 왜 말씀 안 해주신 겁니까?”

“말을 안 한 게 아니라 할 이유가 없어서다! 대체 갑자기 거길 왜 가겠다고 하는 것이냐?”


악마 잡으러 가야 되서 그런 거지만.

수한은 그저 그곳에 있는 던전에 아티팩트가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고 얼버무렸는데,


“거긴 해적들의 소굴이나 마찬가지다! 아티팩트는 무슨.. 거기 던전이 있다는 말도 처음 들었단 말이다.”


그에 수한이 메리센에 잠시 들렀을 때 구한 정보라며 확실하다고 하자.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만.”


당장 루크가 추궁했다.

별수 없이 수한이 루크가 옷을 구하러 갔을 때 구한 정보라고 하니, 루크가 이번엔 라나에게 물었다.


“사실인가?”

“...”


사실 라나 입장에서도 처음 들은 것이기에 수한을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막상 루크가 자신에게 물어보고,

수한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그렇다.”


결국 의아하다는 기색은 숨기고 수한의 말에 맞춰주었다.


“잠시 한 상단에 들러 라슈드에 들어갈 방법을 물어보다 알게 된 정보였지.”


라나가 구체적으로 말하니 루크는 뭔가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일단 추궁하는 건 그만뒀는데,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아직 해적 문제가 남아있었으니.


“아티팩트의 가치가 높다는 건 알지만, 굳이 목숨을 걸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 정 아티팩트가 갖고 싶다면 이걸 주마.”


데힐이 라이어스가의 재산이 담긴 아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목걸이를 주려고 하자.

수한이 손사래를 쳤다.


“아티팩트를 갖고 싶어서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 아티팩트가 혹시라도 놈들의 손에 넘어가 악용될 것이 걱정되어 이러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가겠다는 게 납득이 되는 게 아니었기에 설득엔 오랜 시간이 걸렸고,

결국 수한은 데힐과 루크가 생각하기에도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땐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냥 확 혼자 가버릴까.’


물론 그러면 데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메리센에 가는 시간만 상당히 소요될 것이고,

결국 가야하는 의미 자체가 없어질 정도로 라스가 강해질지도 몰랐지만.


때문에 수한은 다음날 데힐이 오기 전 라나와 대련하면서,

먼저 그녀를 포섭하려했다.


“메리센에서 정보를 들었다니, 대체 그런 거짓말은 왜 한 건가?”


물론 먼저 거짓말을 한 이유부터 얼버무려야 했지만.


“메리센에서 들은 건 아니지만, 진짜 확실한 정보야.”

“어디서 안 건데 이러는 건가?”

“..책에서.”


돌고 돌아 책이라니.

수한이 한 말에 라나가 검을 휘두르다말고 멈칫했다.


“지금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건가?”


그렇다고 게임에서 알았다고 할 순 더더욱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때문에 수한은 그냥 믿어주면 안되냐고 물었는데,

그에 라나가 한숨을 깊게 쉬었다.


“네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은 가끔 느끼고 있었지만, 이번엔 유달리 심하군. 정말 알려줄 수 없는 건가?”


그에 수한도 마찬가지로 한숨을 푹 쉬고 대답했다.


“..그래. 솔직하게 말할게. 따로 사람을 풀어서 정보를 사고 있는데, 아버지 앞에서 대놓고 말할 순 없어서 계속 이렇게 말한 거야. 내가 정보를 사는 곳이 그렇게.. 떳떳한 방식으로 정보를 구하는 곳이 아니라서.”


역시 거짓말을 덮으려니 또 다른 거짓말이 늘었다.

그렇다고 선택지가 없으니 달리 방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서 별수 없는 것이긴 했지만.


“정말인가?”


다행히 라나는 수한의 말에 의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조금 가신 듯 되물었고,

수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어. 근데 이건 진짜 비밀이야.”

“..설마 사람을 죽여서 정보를 얻는 곳은 아니겠지.”

“그건 아니고. 그냥 저택에 몰래 침입하거나.. 뭐 그런 방식으로 얻는다고 하더라고.”


없는 조직에 대해 설명하려니 많이 부실하지만.

수한이 말을 아끼는 것이 오히려 그 비밀 정보 조직의 존재에 대한 신빙성을 높인 것인지,


“그 정도라면..”


그리고 솔직히, 그들도 사냥 대회 당시 실버 백작의 저택에서 자금 내역을 ‘훔쳐낸’ 것이나 다름없기에.

라나는 다행히 이후로는 그것에 대해 더 궁금해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텔레나는 어떻게 가려는 생각인가? 어제 후작님과 집사의 반응을 보건데 웬만한 방법으로는 안전하다고 판단하지 않으실 것 같던데.”

“그건 네 도움이 필요해.”

“..?”


수한이 라나에게 정보 조직이 라텔 헤임즈라면 해적들과 친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알려주었다고 하자.


“설마 나보고 그 머저리를 또 만나라는 건가?”

“정 싫으면 내가 그 놈이랑 얘기하면 되고.”


격한 반응에 수한이 대답하자.


“..아니. 그 놈은 내가 상대해야 그나마 입을 열 거다.”


라나는 인상을 살짝 구기면서도 괜찮다고 했는데,

다행히 라텔에 대해 증오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경멸하는 것에 가까워 보이긴 했지만.


때문에 잠시 후 데힐이 나타났을 때 수한이 텔레나에 어떻게 갈 것인지 대략적으로 설명하자.

라나가 먼저 라텔에 대해 입을 열었다.


“메리센에서 텔레나로 가는 배를 바로 구할 수 있고, 해적들과 친분이 있는 자를 알고 있습니다. 그 자를 통하면 텔레나에 도착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정말인가?”

“어제는 왜 그 얘길 하지 않은 거지?”


데힐과 루크가 묻자.

라나가 수한을 힐긋 보고는 말했다.


“만나서 그렇게 유쾌한 자는 아닌지라.. 그리고 저도 텔레나에 가는 건 그닥 원하지 않아서 말입니다. 대체 누가 해적과 동행하는 뱃길을 신용할 수 있겠습니까?”


이 말 자체는 라나의 진심인 것을 알아차린 걸까.

데힐과 루크는 그녀의 말에는 반박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해적을 신용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며 수한을 말리려고 했다.

그에 수한은.


“해적은 신용할 수 없지만 돈은 신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라고 말했다.


그에 당장 데힐은 직감한 것이 있는지 라이어스가의 재산이 담긴 목걸이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설마 이걸 또 빌려달라는 것이냐?!”

“네.”

“아니, 도련님! 저건 진짜 안 됩니다!”

“전에도 약속대로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멀쩡히 가져오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상대는 해적이란 말이다!”

“흑마법사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그건, 그게..”


단어의 의미로만 따지면 그렇기야 하지만.

데힐은 어째 불안감이 치미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걸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간단합니다. 그걸 보여주고, 텔레나에 오갈 때 무사히 태워 준다면 돈을 왕창 주겠다고 하는 것이죠.”

“...”

“물론 진짜 줄 생각은 없습니다.”

“뭐? 그러면 당연히 전투가 벌어질 것 아니냐!”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같은 배 위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질 리가 없으니 말이죠.”


확실히 일개 해적이 수한의 상대가 될 리는 만무한데다가,

그가 없으면 라이어스의 재산이 있는 아공간에 들어갈 수도 없을 테니 만에 하나의 일이 일어나도 그가 위험에 처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데힐은 차마 열쇠를 넘길 수 없었는데,

그에 수한이 말했다.


“반드시 그것도 멀쩡히 가져오고, 저도 멀쩡히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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