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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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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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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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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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뜻밖에 데뷔전

DUMMY

클로저로 등판할 경우 체력 안배따위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었기에 난 던질 수 있는 최선의 투구를 던졌다. 그 결과 작은 체구이지만, 전반기를 13홈런, 18도루로 마감하였던 올스타 플레이어를 상대로 첫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었다.


"오.. 단순히 빠르기만한 공은 아닌가봐 호세가 힘에서 밀리다니 말이야"

"난 체인지 업이 더 짜릿하던데 하하하"


베테랑 기자들은 손가락으로 열심히 노트북을 두드리면서도, 경기장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남은 타자들도 선덕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하지 못한 채 그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14회초 수비가 끝이 났다.


"다들 정신 똑바로들 차리고 타석에 서라고! 알겠어!?"


다들 시무룩했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 선발로 나온 댈러스 카이클 투수는 리그 정상급의 기량을 뽐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와중에 배트를 고르던 내가 외쳤다.


"예 감독님"


순간 모두가 날 동시에 쳐다보았고, 그 중 토레이 감독이 전광판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번에 9번 부터였어?"

"예 다녀올게요."


배트를 들고 타석으로 들어서는 내게 애리조나 선수단 뿐만아니라 관중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었다. 투수로써는 합격점이다. 그러나 과연 타자로써는 어떨까?

다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배트를 잡고 있는 날 응원하기 시작했다.


-한방 날려버려라 루키!!

-너도 오타니처럼 홈런 한방 쏴버려!! 하하하하하


아직까지는 모두가 내게 거는 기대가 적은 만큼 농담삼아 에인절스에 오타니를 비교해댔다.


[눈 앞에 보이는 모션을 따라 하십시오. 2/3]


6일간 충전해둔 내 타격 포인트가 빛을 발할때가 드디어 왔다. 상대 투수가 제 아무리 대단한 폼을 과시하고 있다 해도...


-스이이익!! 후웅~


'이..이게 도대체 무슨 볼이야?'


카이클의 상징인 80마일 후반에서 형성되는 투심 패스트볼 (싱커)로, 패스트볼이지만 마치 체인지업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바람에 히팅 포인트를 알고 있었음에도 배트 타이밍이 어긋나고 말았다.


'되게 낮게 던지네.. 히팅 포인트가 아까처럼 완전 밑에 깔려있어.. 이렇게 볼 컨트롤이 좋다고?'


첫번째 헛스윙에 관중들은 그럼그렇지라는 반응이었다. 올해 최고의 시합을 하고있는 카이클을 감히 이제 막 올라온 15살 루키가 칠리가 없다고 확신하는 모습들,


[눈 앞에 보이는 모션을 따라 하십시오. 1/3]


난 그런 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 시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무브먼트에 혼동되지 않고 공이 더 떨어지기 전에 미리 나와서 어퍼 스윙도, 다운 스윙도 아닌 레벨 스윙으로 그의 볼을 공략했다.


-타앙!!


야구장에 자주 보러오는 골수팬들이라면 타격음만 들어도 아는 그 소리에 누군가가 크게 외쳤다.


-넘어간다!!!!


애리조나 디백스 선수들은 설마설마했다. 이전 잭 그레인키의 볼도 3구 모두 홈런쳤던 선덕이기에 욕심인 걸 알면서도 아주 작게 기대하고 있었다.


"이런 씨..X 진짜 쳤다고!??"


-삐이이익!!!!


첫 타석에 끝내기 홈런을 치고 난 배트플립(빠따던지기)를 시전했다.


[불문율 타파 업적을 기록합니다.]

[메이저 내셔널리그 배트플립에 성공합니다.]

[보상으로 투구스탯을 제외한 타격 스탯이 1% 상승합니다.]

【스태미나 61%,리더쉽 31%,선구안56%,타격 46%】


-우와아아아!!!!!


관중들과 기자들,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 모두가 축제 분위기였다. 그리고 홈 베이스 앞에서 샴페인을 들고 기다리는 선수들이 날 향해 시원하게 샴페인 샤워를 시켜주었다.


-워우!워우!워우!워우!!


날 들어올리며 헹가래를 해주는 선수들에게 다가온 토레이 감독이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키며,


"미스터 황! 인터뷰 하고와"

"예? 제가요?"

"그럼 자네 말고 오늘의 주인공이 어딨겠는가? 얼른 가"


보기 드물게 체이스 필드에 머물고 있는 디백스 팬들은 시합이 끝났음에도 좀처럼 경기장을 나가지 않고 내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덕아웃에서 내가 나타나자 다들 기쁜 마음으로 환영해주었다. 물론 나도 기뻤지만, 인터뷰를 위해 막상 인이어 를끼니 카메라 앞에 서기가 조금 부담스러워졌다.


Q - 우선 오늘 경기 총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A - 양팀 모두 인터리그라 생각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임했기에 값진 승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 당장 내일 선발임에도 미스터 황이 클로저를 맡은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 제가 나가고 싶다고 토레이 감독님께 적극적으로 어필했습니다. 팀이 20연패중인데도 최선을 다하는 팀 메이트의 모습에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거든요.

Q - 구속이 100마일이 넘으시던데 혹시 다른 숨겨둔 카드는 없으신가요?

A - 있긴한데 지금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

Q - 타자로써도 첫 타석에 홈런을 치셨는데 원래 타격에 자신이 경쟁력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십니까?

A -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홈런은 팀을 승리로 만들고 싶다는 집념에서 만든 홈런이고 제가 일본고교야구에서 선수로 뛸때는 타율이 그렇게 좋지 않았던 편입니다.

Q - 배트플립이 굉장히 인상적이던데 메이저리그에서는 금기시 하고 있는 불문율이라는 걸 아셨습니까?

A - 예 물론입니다. 운동선수가 세레머니를 한다는 게 어째서 금기시 되어있는 지 모르겠지만 전 계속 할 생각입니다.

Q - 어린 나이에 메이저로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A - 이유야 딱 하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잘하니까 불렀겠죠 하하


인터뷰를 끝내고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가려는데 선수들이 마치 왕을 모시듯, 인간 가마를 만들어 날 태우는 세레머니까지 하였고, 그 모습이 그대로 카메라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였습니다."


14회말 끝내기 솔로 홈런 그것도 이번 경기 무실점으로 14이닝까지 이끌어온 댈러스 카이클을 상대로 힘든 경기가 끝이났다. 타 구단에 팬들 입장에서는 그래봤자 인터리그에 뭐 그리 열을 올리냐고 하겠지만, 오늘의 경기는 직관하는 관중들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휴스턴의 댈러스 카이클은 올해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그리고 애리조나는 21연패를 막고자 가지고 있는 모든 카드를 소진시켰던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는 것을,


***


[15살 루키 황선덕의 14회말 끝내기 홈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 지긋지긋한 20연패 탈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댈러스 카이클 14회까지 버텼지만 아쉽게 패전투수]

[미스터 황! 속 시원한 배트플립으로 존재감 과시!]

[디백스의 영웅이 내일 선발로 다시 출격한다!]

[토레이 감독 왈 '어린 선수지만 팀 내에서 가장 책임감 있는 선수']


ㄴ 토레기 또 설레발치네 어차피 저러다 몇주 던지고 부상당하겠지

ㄴ 하는 거 보니까 빈볼 유도형 타자네

ㄴ 배트플립 하는 거 보니 내일 타석에서 아주 기대된다.

ㄴ 휴스턴 개새끼들아 15살 애한테 빈볼 던지면 너흰 사람도 아니다.

ㄴ 먼저 도발한 놈이 잘못이지 어릴때 교육을 잘시켜둬야 함

ㄴ 니네 새끼한테나 그렇게 가르치세요~

ㄴ 근데 토레이 감독이 신입 데려올 때마다 못했던 선수가 있긴함?

ㄴ 그거야.. 없지 다 이상한 트레이드로 날려먹어서 문제였지..

ㄴ 아무튼 오늘 끝내기로 다시 시즌 초반의 디백스로 가즈아!!

ㄴ 아직 우리에게는 와일드카드가 남아있어!


인터넷 반응은 20연패를 끊었다는 소식보다 새로 들어온 내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중간중간 보복구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내용만을 제외한다면 꽤나 임팩트 있는 경기를 보여주기는 했나보다.


-띠링!


숙소로 돌아와 컴퓨터를 켜보니 역시 단체 메세지방에 불이나있었다.


{우에키 토도 : 야!! 내일 나온다며!}

{오오토리 슌스케 : 미친자식! 저기서 끝내기 홈런을 치냐!! 와!!!}

{고마츠 나나 : 토도! 저기 잘하는 팀이야?}

{우이키 토도 : 말해뭐해! 아메리칸 리그 1위팀이야!}

{오오토리 슌스케 : 역시 저 자식은 정상이 아니였어..}

{키쿠치 료헤이 : 하하하하 누구 제잔데 당연히 저래야지!}

{우에키 토도 : 선배 제자는 아니죠(진지)}

{키쿠치 료헤이 : 큼큼.. 뭐 간 김에 크레이그 킴브렐 선수 사인이나 보내주면 좋겠는데..}

{나루미 신타로 : 헛소리들 하지말고, 내일 감독실에서 다같이 볼꺼니까 늦지 말고 모여라}


[황선덕님께서 접속하셨습니다.]


{사이토 후쿠야 : 어! 야이 자식! 왔구나!!}

{키타무라 노다 : 황선덕이다..}

{우에스기 카즈야 : 선덕이 들어왔다!!}

{황선덕 : 잘들 지내셨죠?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고마츠 나나 : 오늘 최고였어! 내일도 다치지 말고 잘 던져야해? 알겠지?}

{황선덕 : 어? 어어.. 고맙다.}


아주 반갑게 맞아주는 동료들 덕분에 오늘 출전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쿄 친구들과 선배들은 현재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는 커뮤니티의 반응부터 시작해 내일 보복구에 대한 당부까지 하는 걸 잊지 않았다. 타지에서 받는 동료들의 관심은 정말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오래 대화를 나눌수는 없었다. 내일 경기를 위해 양해를 구하고 침대로 가는 순간


-띠리리리!!


난 한동안 휴대폰을 보며 받을지 말지를 고민했다.


"여보세요?"

"아들! 내일 선발이라며! 아빠가 응원갈까?"

"아니 오지말고 구단에서 받은 계약금이나 보내"

"허허허 그걸 벌써 눈치챘단 말이냐?"

"미쳤어!? 나랑 상의도 없이 그런 계약을 하면 어쩌자는거야?"

"그래도 1년밖에 안 했어~"

"그게 중요해!?"

"알았어 알았어! 아빠가 용돈 보내줄테니까 그걸로 맛있는 까까사먹어라"

"근데 아빤 아직도 에히매야?"

"아니? 애리조난데?"

"뭐!!??"


배신감이 들었다. 이 양반이 아들의 계약금으로 미국에 집을 마련했단다. 예전부터 아버지가 날 가만두지 않았던건 알았지만, 여기까지 따라올줄은 정말 몰랐다. 거기다 이제는 아들 덕좀 보면서 노후를 즐기고 싶다고 일주일에 한번씩만 연락 하자고 한다. 당장 집으로 처들어가 진상짓을 하고 싶었지만, 내일 시합을 위해 오늘은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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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150화 두 번째 리셋(Reset) +2 21.12.20 754 17 12쪽
150 149화 KBO VS NPB (3) 21.12.18 758 18 12쪽
149 148화 KBO VS NPB (2) 21.12.17 758 19 11쪽
148 147화 KBO VS NPB (1) 21.12.15 765 20 11쪽
147 146화 뒤끝있는 남자 21.12.13 765 18 11쪽
146 145화 복수의 서막 +2 21.12.12 794 20 11쪽
145 144화 리매치 21.12.11 807 17 11쪽
144 143화 한일전(3) 21.12.09 802 18 11쪽
143 142화 한일전(2) 21.12.08 770 18 11쪽
142 141화 한일전(1) 21.12.07 802 18 12쪽
141 140화 국대 1선발 등극! 21.12.06 801 17 13쪽
140 139화 우리나라 그렇게 약하지 않거든요. 21.12.05 783 18 12쪽
139 138화 WBC에 약한 대한민국 21.12.04 771 15 12쪽
138 137화 WBC 전력분석 +1 21.12.03 839 16 14쪽
137 136화 본선 시작! 21.12.02 840 19 11쪽
136 135화 WBC 대표팀 적응기(1) 21.12.01 878 18 12쪽
135 134화 1년만에 한국 21.11.30 896 20 12쪽
134 133화 오해 21.11.29 875 18 13쪽
133 132화 누구 마음대로? +1 21.11.28 901 14 11쪽
132 131화 최고라.. 그거 아주 마음에 쏙 드네 21.11.27 910 19 11쪽
131 130화 결벽증 +1 21.11.26 912 16 10쪽
130 129화 리그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 21.11.24 960 15 12쪽
129 128화 미안하지만 제구는 장담 못합니다. 21.11.22 948 17 11쪽
128 127화 또 한명의 신인왕 21.11.21 989 15 12쪽
127 126화 캠프 스왑 21.11.20 1,003 17 11쪽
126 125화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 +1 21.11.18 1,028 15 11쪽
125 124화 그 누구도 제게 국적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21.11.17 1,047 16 13쪽
124 123화 뜻밖에 거물급 팬 21.11.16 956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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