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의 특수요원은 귀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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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쨍이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29 21:32
최근연재일 :
2021.08.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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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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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8화. 비밀 연구소 (4)

DUMMY

18화.




흑랑 팀장이 사라지자,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산군 팀장이었다.


“흡!”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강체화된 몸을 움직였다.


그가 한 발 움직일 때마다, 바닥을 이루고 있던 타일들이 깨진다.


이윽고 검은 것의 앞에 도착한 그는 그대로 주먹을 뻗는다.


물론, 멍청하게 그것에 닿을 생각은 없었다.


흑랑 팀장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했는데, 그걸 보고도 깨닫지 못하는 머저리는 아니었으니까.


쩌-억!


대기가 깨지는 소리가 지하를 울렸다.


산군 팀장의 공격에 검은 것의 가운데가 뚫렸다.


하지만, 남은 이들 중에서 그의 공격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뚫렸던 구멍이 금세 메워졌기에.


“A급 따위는 아닌 거 같은데.”


해태 팀장이 침음성을 흘리며 말하자, 다들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의 불길함을 뿜어내는 것이 A급이란 건 말이 되지 않으니.


“S급이라.”


설마하니, 광명회의 비밀 연구소에 S급의 TDM이 있을 것이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S급이라는 말에 다들 표정을 굳혔지만, 반대로 눈빛을 빛내는 이도 있었다.


투드득.


바닥에 박힌 다리를 빼낸 산군 팀장이 호승심 어린 눈으로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산군 팀장. 안 돼.”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줄 아는 월묘 팀장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된다.”


허나, 그 말을 들을 산군 팀장이 아니었다.


산군 팀장의 몸이 붉게 달아올랐다.


몸의 수분이 증기로 변하는 것인지, 그의 몸 근처에서 약간의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대장은 S급을 사냥하는 자. 그러할진대, 어떻게 물러설까.”


그리 말한 산군 팀장이 검은 것을 향해 달려들었다.


쯧.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에 월묘 팀장은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산군 팀장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다만, 틀린 부분을 지적하자면.


“대장급도 S급 TDM을 아무런 준비 없이 상대하진 않는다고.”


순수한 무력으로 S급을 처리할 수 있는 에스퍼는 세계에서도 극히 드물다.


아무리 대장급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 극소수의 능력이 있는 에스퍼가 지금 밖에서 대기 중인데, 굳이 자신들이 싸울 필요가 없었다.


솔직한 말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긴 하다.


그도 같은 팀장일 뿐이니.


물론, 좀 많이 특별하긴 하다만.


여튼.


“이거 참. 임무에는 없던 일인데.”


이미 한 명의 팀장을 잃었다.


여기서 전력을 더 잃을 수는 없는 노릇.


해서, 월묘 팀장도 전투에 합류하기로 했다.


가속(加速).


그것이 그의 특이력이다.


월묘 팀장은 그림자를 향해 바로 달려들진 않았다.


아무리 S급이라고 하더라도, 산군 팀장을 단숨에 죽일 순 없을 것이다.


이곳에 있는 팀장 중에서 산군 팀장은 1 : 1로서는 가장 강하다.


그것은 자신을 포함해서도 말이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 결과는 다르다.


가속은 말 그대로, 점점 더 빨라지는 것.


월묘 팀장이 주변을 달리기 시작했다.


원체 빨라서 웬만한 에스퍼는 그 모습도 확인하지 못할 정도.


그렇게 그는 점점 가속하고 있었다.


바닥을 가르며 달리던 월묘 팀장은 충분히 가속되었다고 생각했는지, 곧장 검은 것을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속도가 빠를수록 힘이 강해진다는 것은 간단한 물리학 상식.


콰앙!


월묘 팀장의 공격에 지하가 흔들렸다.


투드득······.


파괴된 돌조각이 주변에 흩뿌려지며 땅을 굴렀고.


자욱한 연기가 다른 이들의 시야를 가렸다.


“젠장.”


그때, 월묘 팀장의 짜증 섞인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진짜.”


해태 팀장이 서둘러 연기를 걷자, 그들의 눈에 들어온 건.


왼쪽 다리가 사라진 월묘 팀장의 모습과 오른팔이 뜯긴 산군 팀장의 모습이었다.


그에 청색 불꽃을 두른 구미호 팀장이 두 사람을 서둘러 챙겼다.


“어떻게 된 일이야?”


구미호 팀장이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둘에게 물었다.


“어떤 특이성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발이 닿는 순간 먹혔어.”


월묘 팀장이 이를 악물며 답했다.


흑랑 팀장이 당하는 것을 보곤, 녀석에게 닿지 않게 공격했다.


하지만, 녀석은 그런 그의 의중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순식간에 몸을 부풀렸다.


아니, 부풀었다기보다는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나도 마찬가지다. 놈에게 닿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대로 팔이 사라졌다. 아마도 조금만 늦었으면 전신이 먹혔겠지.”


산군 팀장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둘의 설명에 다들 표정을 구겼다.


저것의 정확한 특이성을 알 수는 없지만, 최소 닿는 것을 먹어 치우는 특이성이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근접전은 포기해야 한다는 말이네.”


해태 팀장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해서, 그들은 원거리 공격으로 간을 보기로 했다.


구미호 팀장이 적색 불꽃을 꺼내 들곤 요기를 발했다.


그녀는 가시와 같은 모양으로 요기를 만들어서 날렸는데.


요기는 그것에 닿자마자 사라졌다.


“...이거 좆된 거 같은데.”


구미호 팀장은 요기의 절대량 자체가 줄어든 것을 느끼곤 표정을 굳혔다.


절대량이 줄었다는 것은. 즉, 완전한 소멸을 의미했다.


아니면.


흡수됐다거나.


제대로 된 형체가 없는 검은 것이, 갑자기 물컹거리며 들쭉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것은 어떠한 형체를 가지기 시작했는데.


“미친 거 아냐?”


그것을 본 해태 팀장이 저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다른 이들도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심정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아까 삼켜진 흑랑 팀장의 모습이었으니까.


다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저거 내 다리 같은데. 팔은 산군 팀장의 팔이고. 저 뒤에 떠다니는 적색 불꽃은 구미호 팀장 건가?”


지금까지 그것이 삼킨 것들이 합쳐져 있다는 것.


“아니, 흡수도 너무한데 합체까지 하는 건 반칙 아냐?”


구미호 팀장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때.


「아, 아. 몸을 가지는 건 오랜만이로군.」


흑랑 팀장의 모습을 한 검은 것이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그래, 재단이라 불리는 곳의 인물들이로군.」


그것은 흑랑 팀장의 기억을 읽고는 고개를 주억거렸고.


「들어라. 나는 너희와 척을 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


팀장들을 오시하며 바라본다.


「나의 목적은 재단이 아니다. 나를 이곳에 가둔 것들을 처단하는 것이 목적이지.」


그리곤, 턱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광명회라고 부르는 단체. 그것이 나의 목적이다. 너희들의 말에 적의 적은 아군이라 하였다. 허면 나는 너희들의 아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의 말에 팀장들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저것의 말에 동의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검은 것이 입을 열자, 알 수 없는 중압감이 그들의 몸을 짓눌렀는데.


말을 끊는 순간, 곧장 집어 삼켜질 것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지랄도 개지랄이 따로 없네.”


위에서 사뿐히 내려온 시원이 한 쪽 귀를 파며 말했다.


“아군은 씨벌. 지금 니새끼가 가지고 있는 몸뚱이 주인이 누군데, 그런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냐.”


「이 몸의 주인에 대한 일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허나, 인간들은 그리 생각하더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그렇다. 목적을 위해서 최단의 수단과 방법을 찾는 것은 인간들이 항상 하는 일이 아닌가?」


“그건 인간이고 새꺄. 넌 인간이 아니잖아.”


「인간이고 아니고가 무엇이 중요한가? 인간들의 방식에 맞춰서 생각하면 그것으로 된 것이 아닌가?」


“흐음.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야.”


「그렇다면, 이제 나를 보내 주었으면 한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널 보내 달라니.”


「말이 끝난 것 아니었나?」


“아니, 네가 인간들의 방식으로 생각한다며? 그런데 내가 널 어떻게 보내줘.”


「무슨 말인가.」


“야, 네가 죽인 그 몸뚱이 주인 복수는 해줘야 할 것 아냐. 그게 인간의 방식이잖냐. 이 새끼. 인간의 방식이라면서, 지 좋은 것만 골라 먹으려고 하네.”


「그렇군. 이해했다.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어쩔 수 없긴. 쓰벌. 그림자 새끼가 흉내를 내려면 제대로 낼 것이지.”


「...그림자라. 누구에게 들은 소리지?」


“누군가 알려줬겠지. 새꺄.”


「그렇군. 이해했다.」


“오, 똑똑해.”


「널 짓밟고 알아내면 되는 것이었군.」


“오, 멍청해.”




* * *




산군 팀장은 사실 시원을 썩 좋아하진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싫어했다.


늘 가벼운 어투와 행동은 물론이고. 중요한 회의에서도 그는 늘 졸거나 딴짓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에게 잘못을 지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본부장마저도 그저, 의례적으로 지적 아닌 지적만 할 뿐. 진심으로 지적한다고 보이지 않았으니.


해서, 산군 팀장은 직접 나서기로 했다.


대련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결과는 대패였다.


그것도 완벽한 패배였다.


말 그대로 완벽이었다. 단, 한 번의 공격도 적중하지 못했으니.


그때가 벌써 4년 전이다.


그 후로 악착같이 노력했다.


그리고, 현재는 충분히 대장급이라 불려도 좋을 정도라고 다들 말한다.


그런데.


“한참 멀었나······.”


산군 팀장은 앞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낮게 말했다.


차원이 다른 강함이라고 할까?


11명의 팀장이 모였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놈이었다.


허나.


시원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놈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

.

.


흑랑 팀장의 모습을 한 그림자가 ‘강체화’로 몸을 부풀렸다.


이어서, 속도를 ‘가속’하며 시원에게 달려든다.


동시에 ‘붉은 요기’가 시원의 사각에서 날아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 ‘그림자’가 시원의 뒤에서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 몸의 주인과 나는 꽤 상성이 좋은 것 같군.」


흑랑 팀장의 특이력은 바로 ‘분신’.


만화나 소설처럼 개별적으로 행동 가능한 것은 아니고.


본체가 직접 세세한 명령을 내려야만 움직이는 것이지만.


그림자는 빠른 속도로 방법을 학습했다.


누가 보더라도 궁지에 몰린 것만 같은 시원의 모습에 팀장들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시원이라 할지라도 저것을 피할 방법은 없어 보였으니.


둘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은 찰나였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바닥이 무너지며, 그곳에 있던 모두가 아래로 떨어졌다.


40m나 떨어진 그들이었지만, 앞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눈을 떼는 이는 없었다.


처음에는 걱정했다.


시원이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것 같았기에.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는데.


계속해서 방어만 하던 시원이, 그림자의 오른팔을 잡아 뜯고는 바닥에 던졌다.


“이렇게 해서는 날 짓밟을 수 없을 거 같은데.”


여유가 넘치는 시원의 모습에 그림자가 이를 물었다.


“얼씨구? 인간의 형상을 취했다고. 지가 진짜로 인간인 줄 아나 보네? 어딜 괴물 새끼가 인간하고 맞먹으려고 들어.”


그렇게 말한 시원이 그림자에게 다가가서는 그대로 왼 다리를 잘라냈고.


중심을 잃은 그림자가 바닥에 엎어졌다.


「믿을 수가 없다. 넌 어째서 먹히지 않는 것이지?」


그림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곤 시원을 바라보았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 네가 알아내야지.”


「그건 그렇군.」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한 것 같지는 않았다.


사라진 팔, 다리에 검은 것이 뭉치더니. 새로운 팔, 다리가 생겨났다.


「확실히. 지금의 나는 너를 이기기란 무리겠군.」


“나중에는 이길 거 같고?”


「글쎄. 지금까지 봐온 생명체 중에서 너만큼 강인한 생명체는 보지 못했다. 아마도 나중이라도 이기기란 힘들 수도 있을 거 같군.」


“그래? 근데 나중이 있을 거 같아?”


「물론.」


흑랑 팀장의 모습을 취하고 있는 그림자의 몸이 부풀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의 형상으로 된 풍선이 저렇지 않을까 싶은 모습.


놈은 점점 부피를 늘려나갔고.


「다음에 다시 보도록 하지.」


푸확!


커다란 물풍선이 터지듯, 검은 것이 온 사방을 향해 뻗쳐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은은한 광채가 지하를 가득 채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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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광명회 21.08.16 130 11 12쪽
21 20화. 지부 +1 21.08.14 151 11 12쪽
20 19화. 이면 +1 21.08.13 153 12 11쪽
» 18화. 비밀 연구소 (4) 21.08.12 162 13 13쪽
18 17화. 비밀 연구소 (3) 21.08.11 173 15 14쪽
17 16화. 비밀 연구소 (2) 21.08.10 188 14 14쪽
16 15화. 비밀 연구소 (1) 21.08.09 212 20 13쪽
15 14화. 대장 21.08.08 234 21 16쪽
14 13화. 거래 +2 21.08.07 252 21 12쪽
13 12화. 변절자(2) 21.08.06 263 19 12쪽
12 11화. 변절자 (1) +1 21.08.05 284 23 14쪽
11 10화. 악몽이 머무는 절 (4) 21.08.04 288 23 12쪽
10 9화. 악몽이 머무는 절 (3) +1 21.08.03 287 21 14쪽
9 8화. 악몽이 머무는 절(2) +1 21.08.02 305 16 16쪽
8 7화. 악몽이 머무는 절(1) +1 21.08.01 337 22 15쪽
7 6화. 임무(4) 21.07.31 338 19 14쪽
6 5화. 임무(3) +2 21.07.30 357 21 17쪽
5 4화. 임무(2) 21.07.30 387 20 14쪽
4 3화. 임무(1) +1 21.07.30 451 31 13쪽
3 2화. TDM 재단(2) 21.07.29 570 60 13쪽
2 1화. TDM 재단(1) +1 21.07.29 684 66 12쪽
1 0화. 소개팅 21.07.29 758 69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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