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플래그를 회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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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온
작품등록일 :
2021.07.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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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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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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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6)

DUMMY

프레디는 순간 한 소리를 듣지 않을까 하고 겁을 먹었다. 그야 한결이던 시절 살던 곳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은 불리함 그 자체였다. 끝났다고 판단해도 전혀 틀리지 않았다.


“..........”


마른 침을 삼키며 긴장하는 프레디. 이윽고 반 박자 늦게 눈을 돌렸지만, 어째 프레데리카에게서는 불쾌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뭔가 입꼬리가 올라간 게 만족한 표정이다. 아니, 어쩌면 계획대로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질이라고 소리라도 칠 줄 알았는데, 아니네?


프레디는 예상과 다른 표정이 프레데리카에게서 보여 뜻 밖이었다.


팔짱을 살포시 낀 프레데리카. 가뜩이나 드레스 안에서 팽팽하게 자신을 주장하는 가슴을 더욱 강조시킨다.


“관심이 없나 했더니, 아닌가 봐요? 프레디.”


원래부터 쳐진 눈꼬리를 더욱 늘어뜨리며 미소를 짓는 프레데리카. 그녀는 한껏 콧소리를 섞어가며 프레디 이름을 부른다.


어색하면서도 신기한 프레디였다. 원래라면 화를 내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기색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저렇게 미소를 짓고 있으니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 불안감을 느낀다.


“아름다웠던 터라 무심코 눈길이 갔습니다.”


프레디는 불순한 의도는 없다고 정정하려 했다. 꽤 늦은 감이 있다고 자각은 했지만, 안 하는 편보다 옳다고 판단했다.


“그래요?”


프레데리카가 반문할 때 이제 사과하려 했다. 프레디 의도는 그랬다. 그래야 괜한 화를 불러오는 일이 없으리라고 믿었다.


“그렇다고 하니까 기쁘네요. 당신처럼 젊은 남자가 관심을 주다니.”


눈꼬리를 늘어뜨린 프레데리카 눈동자는 묘하게 빛이 난 느낌이었다. 생긋생긋 웃는 게 거짓이 아닌 느낌이다.


그럴수록 프레디는 더 혼란스러웠다. 대체 뭘까. 한결이던 시절 여자들이면 질색할 게 뻔했다. 소란스러워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왜 기뻐하지 싶었다.


“뭐해요? 계속 보고만 있을 셈인가요?”


프레데리카는 불쑥 가슴을 들이밀었다. 꼭 먹어다라는 듯 유혹하는 느낌이 강했다.


“설마 제가 직접 가길 원하나요?”


묻는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풍만함이 프레디를 향해 거리를 좁혀온다. 와인을 마신 터라 가뜩이나 마른 입안은 더 빠짝 탔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당신은 참 애타게 만드네요. 제안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요.”


프레디가 동요하고 있음을 모르는 그녀는 재촉하듯 말했다.


“을은 저, 당신이 갑이라는 사실은 너무 잘 아는 게 탈이네요.”


한숨을 쉬며 말하는 프레데리카. 우울하거나 기분이 처졌다기보다는 열기가 담긴 뜨거운 숨결이었다.


“그렇습니까?”


프레디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바싹 붙이며 답했다.


“예. 그럼요.”


프레데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프레디 앞이자, 테이블 위에 걸터앉았다.


“아무리 백작 가문이라고 해도 첩이었던 몸, 그러나 당신은 곧 공작 가문을 이어받을 사람이니 당연하겠죠?”


테이블 위에 살짝 걸터앉은 탓에 프레디를 내려보며 말한다.


“그래서 솔직히 당신 옆도 탐나죠.”


프레데리카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서슴없이 뱉었다.


과연, 그랬나.


본인에게 접근한 게 협력만이 목적이 아님을 깨닫는다. 여자인 이상 오를 수 있는 자리에 한계가 있음을 프레데리카는 잘 이해한 모양이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협력자인 동시에 자신이 차지할 더 높은 자리를 원한 모양이다. 바로 프레디 곁인, 훗날 공작 가문 영주 부인 자리를 말이다.


또 다른 목적을 이해한 프레디. 그를 향해 프레데리카는 다가온다.


천천히 프레디 손을 쥐는 프레데리카.


“그러면 전 백작 가문 첩이 아니라, 공작부인이 되니까요.”


그대로 프레디 손을 잡아끈다.


“!!!”


프레디 손은 어느덧 테이블과 멀어져 골짜기 사이에 닿았다. 드레스 안쪽에서 살짝 단단함이 먼저 느껴지더니, 곧바로 부드러운 촉감이 파도 들어왔다.


“어때요, 당신 생각은? 프레디, 당신도 저와 같은 마음 아닌가요?”


손바닥을 통해 촉감을 전달받는 프레디. 그를 향해 살짝 젖은 목소리를 섞어가며 묻는 프레데리카.


“전 상당히 마음에 드네요, 공작부인이. 당신도 그렇죠?”


프레디는 방금까지 이성적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프레데리카는 욕심쟁이라서 제국을 뒤흔들어 본인 주도하에 두는 게 끝이 아님을 이해했다. 그뿐 아니라, 프레디 곁에 서서 더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하고 있었다. 분명 욕망 가득한 그녀 계획을 깨달았는데 한 번에 날아갔다. 숨이 멈출 거 같아 순간 사라졌다.


왜냐면 감촉이 손목에서도 느껴졌기 때문이다.


“후훗.”


장난스레 미소를 지으며 프레디에게 시선을 맞추는 프레데리카.


“답을 듣기 전에 사람부터 내보내도록 할까요?”


프레데리카 얼굴이 단번에 코앞까지 다가왔다. 프레디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움직인 순간 요염한 입술이 포개질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프레디는 힘겹게 입을 떼 말한 게 고작 한 마디였다. 그가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지 프레데리카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토록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시더니, 밤은 달라지시네요?”


프레디가 아직도 격렬한 고동을 느끼고 있지만, 프레데리카는 밝게 미소를 지었다.


“흐음?”


프레디는 갑자기 잡고 있던 손을 놓는 프레데리카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사람을 내보낸다는 발언과 조금 다른 맥락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곧 왜 그런지 알아차렸다.


“!?”


거뒀던 프레데리카 손은 부드럽게 프레디 목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느리게 몸을 숙이며 입술을 프레디에게 포갰다.


프레디는 목구멍을 꼴깍 삼켰다. 열기가 섞여 들어오는 터라, 거친 숨을 받아들였다.


“하아, 하아.”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뜨거운 숨결이 두 사람이 사이를 오갔다. 거친 숨결은 둘 중 누구에게서 흘렸는지. 혹은 두 사람이 한 번에 내뱉었는지 알 수 없었다.


“꺄야!”


프레디는 저도 모르게 프레데리카 허리를 붙잡더니 그대로 잡아끌었다. 프레데리카도 예상을 못 했던 터라 가냘픈 신음을 뱉었다.


“뭔가 분위기가 다르네요, 당신.”


프레디 무릎 위에 살포시 앉은 채 말한 프레데리카.


“당하고만 있는 성격이 아닌지라. 싫습니까?”

“그럴 리가요?”


프레데리카는 하얀 손을 프레디 양쪽 뺨에 대고는 자신 쪽으로 고정했다.


“그럴 거라고 믿었습니다.”


프레레리카 말처럼 방금까지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헤맸던 프레디는 사라졌다. 주도권을 언제나처럼 빼앗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던 그로 돌아왔다.


진작에 쓸걸.


원인은 간단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놀랐던 프레디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곤혹스럽기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마법이 튀어나와 프레데리카가 어떻게 움직일지 본 순간 달라졌다.


그녀가 주도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과 공작 가문 부인 자리를 노린다는 사실이 일치하자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대로 공작부인으로 만들어 주시나요?”


프레데리카는 조르듯이 물었다.


“부인께서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해드리죠.”


부드러운 웃음과 진지한 눈동자로 답한 프레디.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갔다.


“다만, 정부가 될 겁니다. 괜찮겠습니까?”

“어머.”


아쉬움이 곧바로 프레데리카 표정에 드러났다.


“전 꽤 욕심쟁이란 사실 잊었나 봐요? 아무리 상대가 공주님이라고 해도 봐주지 않을 수 있답니다?”


프레데리카는 프레디가 공주란 사실을 입에 담지 않았음에도 이해한 듯 답했다.


“잊을 리가 있습니까.”


프레디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 기세를 타듯 손을 아래로 옮겼다.


“!?”


프레디는 본인 허벅지 위에 얹어진 두툼한 살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프레데리카는 기습에 놀란 듯 가는 눈꼬리가 단번에 커졌다. 동그랗게 된 눈동자로 프레디를 똑바로 바라봤지만, 싫은 기색은 결코 아니었다.


“다만 욕심 때문에 선을 넘지 마시길. 아셨습니까, 부인.”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말한 프레디. 그가 한 발언이 곧 경고였다. 욕망에 이끌려 프레디 곁에 머물기 원하는 일까지는 좋으나, 정도를 알라는 의미였다.


“짓궂으시네요.”

“싫다면 내려가도 좋습니다만, 부인?”


지금 프레디 위에서 내려오라는 의미이면서도 동시에 방금 맺어진 관계를 관두란 의미였다.


“설마요?”


그런 일은 없다며 일축한 프레데리카.


프레디도 예상했다. 본인이 지닌 마법으로 내다봤기 때문이 아니었다. 한없이 욕심이 가득 찬 그녀다. 지금 자리에도 만족하지 못한 그녀, 프레데리카다. 백작 부인이었던 자리보다 더 높은 자리를 원하는 그녀가 물러설 리가 없다. 누구라도 예상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말이죠, 전 공주님에게 제 자리를 양보하고 싶지 않은데 어쩌죠?”


갈망하는 욕망을 전혀 감추지 않는 프레데리카.


프레디는 그 모습이 거슬리지 않았다. 지금 둘에게 흐르는 분위기나 그런 부분과 관계없이 말이다. 물론 프레디도 건강한 남자인 이상 싫다거나 전혀 영향이 없다고는 절대 단언할 수 없었다. 다만 지금 보인 프레데리카 내면도 꽤 마음에 들었다.


이해 못 하지 않으니까.


그렇다. 프레디도 오로지 원하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있는 이상 이해를 못 한다고 단언을 결코 할 수 없다. 오히려 동질감이 느껴졌다. 프레디와 가장 내면이 밀접하지 않을까 싶었다.


“흐응?”


프레디가 비슷하다며 친근감을 느끼며 말이 없자 프레데리카는 입안에서 작은 소리를 내었다.


“흐음~~~.”


한 번도 신음과도 닮은 소리를 내며 프레디를 지그시 바라봤다.


“음?”


프레디도 마찬가지로 뭔가 말을 하기보다는 감탄하듯 소리를 내었다. 시선은 긴 속눈썹을 천천히 깜빡이는 프레데리카를 바라봤다.


몇 초가 흐르자, 어느 쪽이 먼저라고 표현할 수 없이 포개졌다. 자연스럽다는 표현이 적합하듯 단번에 입술이 부딪쳤다. 프레데리카는 양팔로 프레디 목을 세게 끌어 앉았다. 프레디는 와락 드레스 옷자락을 끌어당겼다.


“하읍.”


프레데리카는 응석을 부리듯 허리를 움직였다.


“우읍.”


프레디는 끌어안고 미친 듯이 프레데리카 허리를 감싸 안았다.


“후아~.”

“후우우.”


길고 거친 입맞춤도 동시에 끝났다. 물론 잠시 떨어졌을 뿐이다. 입술을 뗀 둘은 잠시 말없이 서로 바라보다가 다시 개시했다. 입맞춤과 마찬가지로 포옹은 금방 풀어지지 않았다.


“다, 당신······.”


입술을 잠시 떼며 프레데리카는 뭔가 말하려고 했다. 프레디 어깨에 이마를 대고 한층 세게 끌어안고는 속삭였다.


“내, 내보, 읍!?”


귀를 간질이듯 작은 목소리를 뭔가 부탁하려 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프레데리카 입술은 빨려가듯 프레디에게 향했다.


“당신, 크흡.”


프레데리카는 뭔가 말을 하려고 잠시 떼려 했지만, 프레디는 놓아주지 않았다. 더 힘을 주어 끌어안자, 프레데리카는 단념했다. 그대로 프레디 볼을 어루만지면서 눈을 살포시 감았다.


“............”


두 남녀가 포개지는 모습을 그저 한 방에 머문 사용인들은 침묵한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숨소리를 죽인 채 주인들에게서 시선을 떼는 일 말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허락도 없이 방을 나서려다가 분위기를 깨면 큰 화를 당할 수 있기에 굳어 있었다. 오로지 그뿐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선작 및 추천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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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2 심숭
    작성일
    21.09.27 06:08
    No. 1

    ? 나이 많다고 안했나? 적어도 30대는 됬으니까 나이차이가 많이날텐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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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운수 좋은 날(8) 21.09.28 956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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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운수 좋은 날(6) 21.09.26 1,000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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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운수 좋은 날(3) 21.09.23 1,095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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