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플래그를 회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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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온
작품등록일 :
2021.07.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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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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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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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3)

DUMMY

“격조하셨습니까, 공작님.”


순백색 드레스를 걸친 프레데리카가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을 향해 방긋 미소로 답했다.


“어쩐 일이더냐.”


투명하게 답하는 랑발드. 목소리도 그렇고 팔짱을 낀 자세는 영 달가워하지 않는 듯 보인다.


“제가 오면 안 되는 자리였습니까?”

“영주는 어쩌고 왔느냐는 질문이었다. 너무 어려웠나.”


진지한 표정은 진심으로 비꼬는 발언이었다.


“어머, 공작님께서는 저처럼 아리따운 여성이 아닌 그쪽에 취미가 있으신 분이셨습니까.”


몰랐다고 고개를 저어가며 본인을 낮춘 일을 유머로 받아친다.


“뭣!”


프레데리카 의도를 그대로 넘어가는 랑발드. 참으로 단순한 사내였다.


“흐음.”


쉽게 발끈하는 만큼 또 금방 냉정해지는 랑발드였다. 콧수염을 어루만지며 진정하였다.


“그래서 영주는 어쩌고 있더냐.”


이번은 진지하게 어떤 감정을 섞지도 않고 묻는다.


프레데리카도 그의 의중을 눈치챘는지 순순히 답을 내놓는다.


“곧 사관 신입생을 맞이해야 하는 시기 아닌가요. 그곳 책임자다 보니 준비로 빠듯하여 대신 참석했습니다.”

“흐음, 그러더냐.”


분명 본인이 물어봐 놓고는 관심이 없다며 콧방귀를 뀌는 랑발드.


“그런데 다른 놈들은 늦는구나.”


꼭 본인을 찾는 발언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했는지 때마침 뚜벅뚜벅, 발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이윽고 발걸음 소리가 멈추고 문이 벌컥! 열렸다.


특별히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지극히 일반적인 중년 남성이었다. 이미 방에 머무는 랑발드보다 체격도 아담한 그는 당당히 문을 열 자격이 없어 보였다. 이름뿐인 귀족 가문이라면 어디 공작을 앞에 두고 당당하게 문을 열고 있냐고 호통을 칠 수도 있었다.


“폐하, 늦으셨습니다. 보고를 받으셔야 할 터인데 이리 늦으셔야 쓰겠습니까.”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의향이 전혀 보이지 않는 랑발드가 목소리만 내어 환영했다.


“크흠. 다른 업무가 밀렸던 터라.”


눈길을 매섭게 한 번 주며 환영한 랑발드 때문에 블라든 등장과 함께 머쓱해졌다. 곁에 함께 등장한 비서가 황송한 표정으로 랑발드에게 예를 갖춘다.


이렇듯 분명 왕은 블라드이지만, 방에 머무는 다른 인물인 프레데리카도 그렇고 아무도 그를 왕으로 추대하지 않았다. 블라드가 왕인지 모를 인물이 본다면 랑발드에게 먼저 찾아가 인사를 할 수준이었다.


“그래서 공작, 결과는 어찌 되었습니까.”


블라드는 하얀 원탁 홀에 앉으며 질문하였다.


“아직인 듯합니다.”


랑발드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입니까?”


블라드는 랑발드가 내놓은 답에 의아해하였다. 예년 펼쳐지는 행사이자 어렵지 않게 대응하는 편이다. 가을이 되면 저 멀리 폭포 너머에서 찾아오는 몬스터 토벌은 말이다. 적어도 블라드가 직위하고 공작 가문이 결과가 늦은 적은 없었다.


“어머, 신기하네요. 제 딸은 벌써 완료하여 제가 이리로 올 준비를 할 때 보고 하였는데.”


절대적인 우월감에 젖은 듯한 오만감을 드러내는 프레데리카. 꼭 아까 본인에게 비꼬는 발언을 지금까지 두고 앙갚음하는 듯 보였다.


“크흠. 그러더냐. 어미를 닮지 않고 우수한 모양이군.”

“아니죠, 저를 닮은 게 틀림이 없습니다.”


비꼼을 섞은 칭찬에 프레데리카는 굴복하지 않고 옅은 미소를 띠어 답해주었다.


마검을 들고 있지 않을 뿐, 명백하게 적의를 표하는 둘을 보며 눈을 껌뻑이는 블라드. 적어도 허수아비일 뿐인 왕인 그가 둘을 말릴 권한도 능력도 없었다.


“그쯤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폐하가 곤란해하시지 않습니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이번에는 블라드 때와 달리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방금까지 두 사람이 거친 발언 때문에 묻혔을지 모른다.


“오즈월드 공 늦지 않았습니까.”


예고가 없던 터라 방에 머물던 사람은 전원 말을 멈추고 멍해졌었다. 그중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랑발드였다.


“예. 대공께서 기뻐하실 소식을 방금 복도에서 듣고 오는 터라.”

“흐음?”


그는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날 기색 없이 프레데리카를 노려보고 있었다. 원래 타고난 눈매만이 아닌 힘까지 줘가면 말이다. 그러다가 오즈월드에 발언에 고개를 돌리며 눈동자에 힘을 풀었다.


“내 기뻐하는 소식이 뭔 줄 알고 그리 말씀하시는지 궁금하구먼. 그래.”


아니기만 하면 잡아먹기라도 할 듯 다시금 눈매에 힘을 줬다.


“장담하겠습니다. 대공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프레데리카와는 멀며 랑발드와는 가까운 자리에 앉는 오즈월드.


“뜸을 들이지 마시고, 속 시원히 말씀해 주시길.”


손짓하는 랑발드. 은연중에 다급한 그의 성격이 나오는 행동이었다.


“예. 그러지요.”


문이 열리며 들어오던 오즈월드 손에 내내 쥐어있던 양피지를 건네었다. 몸짓으로 전했다. 어서 직접 읽어보시라고 말이다.


“흐음.”


랑발드는 노안이 오기라도 한 듯 다급히 핀 양피지를 약간에 거리를 둬가며 읽었다.


“크흠, 흐음!”


복부에 힘을 주며 어깨를 들썩였다.


“하하하!!”


그는 크게 웃었다.


“기뻐하실 거라고 내 판단했습니다.”


기뻐하는 랑발드를 보며 오즈월드도 수염 밑으로 나직이 웃었다.


“자식이 성과를 보이면 당연히 기쁘실 겁니다.”


오즈월드는 공감한다며 말하였다.


“다릅니다.”


랑발드는 한참을 웃더니 본인은 다르다고 딱 잘라 말하였다.


“예?”


뭐가 다르냐며 묻는 오즈월드.


“다르지 않습니까. 프레디 이놈은 말입니다, 첫 토벌이지 않습니까. 그 어느 가문 자식보다 뛰어나지 않습니까, 첫 토벌부터 문제없이 이뤄내고 말입니다.”


그야말로 팔불출이었다. 어느 사람 하나 말은 없으나, 랑발드가 뱉은 발언은 심각한 팔불출이었다. 마법사가 훼방을 놓지 않는 한 대부분 성공하는 몬스터 토벌이었다. 그걸 자랑이라고 말하니 자식 바라기 표본이었다.


“예. 훌륭합니다.”


조용해진 분위기 속에서 블라드가 힘겹게 입을 꺼내며 말했다. 가볍게 손뼉까지 치며 랑발드 기분을 맞혀줬다.


“그나저나 다행입니다. 올해는 마법사들이 훼방을 놓지 않아서 말입니다.”


손뼉을 한동안 치다가 멈추며 모인 귀족들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인 일로 고놈들이 조용한지.”


랑발드는 훼방이라도 놓았다가는 가만두지 않을 작정이었다며 덧붙였다.


“믿음직합니다.”


랑발드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블라드. 그러나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였다.


오히려 불안하군,


불가 얼마 전에 그녀를 통해 대화를 청했을 때만 해도 거절하며 제국에 적의를 표한 그들이다. 일명 강경파 마법사들. 그런데 그들이 오히려 조용하고 토벌 때 습격을 하지 않았다니. 블라드는 속으로 내심 불안했다.


*********


눈을 떴다. 예고도 없이 몽롱한 기분 속에서 번뜩 정신을 차렸다.


“으, 으윽.”


앓는 소리를 뱉으며 천천히 앞을 마주하였다.


“!?”


분명 몸을 웅크리고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 혼란스러워하던 장면까지는 기억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확실히 불에 타고 있으나 숲속이었다.


그러나 지금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달랐다. 나무로 만든, 아마 오두막에 있는 듯하였다.


“정신 차렸나.”


오두막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주변을 살필 무렵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처음은 누군가 싶었다.


“대답은?”


무뚝뚝한 목소리를 처음 듣는 듯하지만, 어딘가 듣던 기억이 있다. 머릿속에서 누구지 하며 살피다가 무심코 따라 움직인 시선 속에 맺힌 모습으로 알았다.


“발렌시아.”

“그래.”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발렌시아. 그녀는 평소와 다르게 전신에 아무런 옷도 걸치지 않은 채 벗겨져 있었다.


“어, 어째서?”


왜 벗겨져 있냐는 의미였다. 그녀가 결코 옷을 걸치지 않는 취향이 아닐 터인데, 왜 전부 벗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아.”


발렌시아는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하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본인도 살피라며 반응하는 발렌시아.


“어!?”


충고에 따라 고개를 숙이자 정말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옷이 전부 벗겨져 있었다.


“으으윽.”


자각하자 뭔가 몸에 오한이 찾아왔다. 아델은 몸을 덜덜 떨며 두리번, 두리번 검은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우린 잡혀 왔다. 알겠나?”


평소와 똑같이 말은 상당히 무뚝뚝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줄곧 반말을 고집했다. 물론 사실을 눈치채기는 조금 늦었다.


“그리고 이건 당연히 스스로 벗은 게 아니다.”


아델과 다르게 당황하지 않은 발렌시아는 설명했다. 여성이 보통 잡혀 오는 이상, 특히 예쁘장한 경우 종종 부수입이라는 목적으로 다른 용도로 이용된다고 말이다.


“아, 아니지?”


믿을 수 없다며 말을 더듬는다. 거짓말이라고 나쁜 농담이라고 인정하기를 원하는 눈빛을 사정없이 부정한다. 발렌시아는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긍정했다.


“아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너는.”


발렌시아는 눈짓으로 강조했다.


“그, 그럴 수가······.”


여전히 자신을 향해 높임이 사라졌음을 깨닫지 못한다. 상황이 상황인 탓이었다.


“당연하다. 나와 달리 높은 귀족 가문 자녀이지 않나.”

“말도 안 돼.”


부정하려는 그녀에게 발렌시아는 인정하라는 듯 한 곳을 가리켰다. 다름 아닌 두 사람이 평소에 입고 있던 옷들이었다.


“지금 우린 납치 되었다. 사실을 깨닫고 탈출을······.”


어떻게 해서든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려고 했다. 발렌시아치고는 길기도 한 발언이지만, 다 이어지지 못했다.


“뭔 소리지?”


끼익하는 음성과 함께 문은 열렸다. 그리고는 검은 로브에 인물이 오두막 안으로 들어왔다.


“탈출? 설마 도망가려고?”


오두막에 있는 등받이 의자 앞으로 다가가며 꿈 깨라고 말한다.


“설마 그게 가능하겠어?”


유달리 큰 나무로 이뤄진 의자에 걸터앉아서 말을 이어갔다.


“애초에 왜 도망가는데? 그쪽은 우리랑 같은 동료잖아.”


이해를 할 수 없다며 검은 로브는 발렌시아에게 질문했다.


“우습지도 않은 소리를 하긴.”


발렌시아는 단번에 부정했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여가며 죄책감 따위 느끼지 않는 너희와 같은 취급하지 마라.”

“흐음.”


검은 로브는 발렌시아가 격하게 흥분하며 말하는 사실에 다소 놀란 듯했다. 단순히 감탄하는 음성이었지만 어깨가 움찔한 게 그렇게 여기게 하였다.


“근데 말이지, 우리만 죽이지 않잖아? 제국 놈들도 툭하면 죽이는데. 왜 우리가 동료에 원수를 갚는다고 그게 문제가 되는 거지?”

“시작은 너희가 먼저 하지 않았더냐.”


이번에는 발렌시아가 말하지 않았다. 검은 로브와 발렌시아 대화를 곁에서 보고 있던 아델이 외쳤다.


“너희가 무고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여가서, 우리 엄마처럼 죄 없는 사람이 죽었어!”

“무고한 사람?”


신경을 곤두세운 아델이 무안해질 만큼 태평한 질문이었다.


“그래! 우리 엄마가 대체 무슨 죄를 지었는데!”


아직도 감정이 격한 아델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쪽 엄마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로서는 마땅히 죽었어야 했는데? 제국 사람들은 우리에게서, 아니지 그분들이 보시기기에는 말이야.”


검은 로브는 망토 안에서 희미한 웃음을 엿보이며 답했다. 그리고는 말해주었다. 발렌시아는 물론이며 아델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 사실을 주저하지 않고 말이다.


“자, 잠깐. 아니, 아니 잠시만.”


있을 수 없다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묘하게 믿어졌다. 그야 일찍이 먼 옛날 버리고 떠났다는 전설이 있으나 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설이란 부분과 일치하는 느낌에 설득이 되어 바로 부정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우리 엄마가 죽은 건 무관계야!”


아델은 적어도 그거만큼은 사실이라며 외쳤다.


작가의말

읽어주신 독자님 감사합니다.


라이브로 연재하다 보니 미흡하였습니다. 부족하다고 느껴 금일(14) 및 어제(13) 분량 수정하였습니다. 혹 의견이 있으시다면 남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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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습격(4) +3 21.10.15 625 14 12쪽
» 습격(3) +4 21.10.14 644 10 12쪽
79 습격(2) 21.10.13 660 12 12쪽
78 습격(1) 21.10.12 660 15 12쪽
77 토벌(8) 21.10.11 668 14 12쪽
76 토벌(7) 21.10.10 677 15 12쪽
75 토벌(6) 21.10.09 701 11 12쪽
74 토벌(5) 21.10.08 701 16 12쪽
73 토벌(4) 21.10.07 720 13 12쪽
72 토벌(3) 21.10.06 770 11 12쪽
71 토벌(2) 21.10.05 773 14 12쪽
70 토벌(1) +4 21.10.04 816 14 12쪽
69 마르카 랭커스터(4) 21.10.03 824 12 12쪽
68 마르카 랭커스터(3) 21.10.02 827 12 12쪽
67 마르카 랭커스터(2) 21.10.01 856 15 12쪽
66 마르카 랭커스터(1) 21.09.30 902 13 12쪽
65 운수 좋은 날(9) +4 21.09.29 932 14 12쪽
64 운수 좋은 날(8) 21.09.28 940 12 12쪽
63 운수 좋은 날(7) 21.09.27 962 11 12쪽
62 운수 좋은 날(6) 21.09.26 987 12 12쪽
61 운수 좋은 날(5) +4 21.09.25 1,027 12 12쪽
60 운수 좋은 날(4) +2 21.09.24 1,039 14 12쪽
59 운수 좋은 날(3) 21.09.23 1,079 12 12쪽
58 운수 좋은 날(2) +2 21.09.22 1,102 14 12쪽
57 운수 좋은 날(1) +4 21.09.21 1,140 17 12쪽
56 손님(7) +2 21.09.20 1,153 17 12쪽
55 손님(6) +1 21.09.19 1,162 17 12쪽
54 손님(5) +7 21.09.18 1,210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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