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SS급 사이보그 헌터가 영주가 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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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손
작품등록일 :
2021.07.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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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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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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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2)

DUMMY

베인의 외침에 미친 듯이 방책을 향해 돌진하는 마적떼.


자경대원들이 희게 질린 표정으로 무기를 손에 들었다. 마적떼의 선두에 있는 몇 마리 말은 방책을 깨부수기 위해 중갑마갑을 입고 있었고, 묵중한 무게로 방책을 깨부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지금이야 화살을 쏴!”


제이크가 명령하자, 화살 수십 발이 동시에 날아갔다. 중갑마갑을 입힌 말들에게는 소용이 없었지만, 뒤쪽의 몇 마리의 말들이 거꾸러 지면서 전진을 늘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중갑을 입힌 말들은 이미 지척.

‘정말 다행이야!’

제이크가 잭을 힐끔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제이크가 믿는 것은 몇 달 전, 잭의 제안으로 방책 아래 설치했던 함정이었다. 평소에는 방책으로 사용하다가, 위기 상황 시에 방책을 뒤로 물려 함정을 만드는 원리.

구덩이를 깊게 파서 죽창을 꽂아 놓고, 표면을 바닥처럼 위장한 단순한 함정이지만, 돌진하는 적을 상대로는 효과적이다. 더군다나 적이 무겁다면 금상첨화.


우지직. 쿠구궁! 우지직. 쿵! 쿵!


아니나 다를까 함정의 천장이 부서지면서 말들이 구덩이로 처박히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십여 마리의 마적이 함정에 당하고 말았다. 살아남은 이들은 고통에 찬 신음을 뱉어냈다.


“통한다.”

“화살 쉬지 말고 계속 날려!”

함정이 통하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자경대원들의 안색이 조금은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함정은 더는 통하지 않았다. 마적들이 속도를 높이지 않고, 바닥을 확인하면서 다가왔다.

그때, 애꾸눈의 사내가 말에서 내려, 함정을 피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안대를 쓴 놈! 저놈을 쏴! 저놈이 대장이야!”

하지만, 마적단장 베인은 익스퍼트의 실력. 그가 눈 깜짝할 새 방책 앞에 다가와 그의 커다란 도끼에 포스를 불어넣었다.

넘실거리는 흑갈색 기운에 감싸인 도끼가 방책을 향해 내리꽂아졌다.


콰아아앙!


두꺼운 통나무로 만들었던 방책이 그의 도끼질 한 번에 박살이 나고 말았다. 그 전율스러운 광경에 자경대원들의 동작이 일시적으로 굳어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있는 자는 제이크뿐.

“정신 차리고 방패 들어! 화살 계속 날리고!”

화들짝 정신을 차린 자경대원들이 다시금 동작을 이어갔다.


“이런 썩을 놈들이 있나!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마! 으아아아!”


얼굴이 일그러진 베인이 광포하게 울부짖었다. 그가 도끼를 들어 선두에 서서 명령을 내리고 있는 제이크를 내리쳤다.


베인은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마을 자경대 수준이라고 해봤자 보통 열 댓 명 정도다. 보통 그 정도 숫자는 수십 필의 마적들을 보면 동작이 굳어버려 금세 정리되기 마련. 그런데 처음부터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했다.


부하놈들이 함정에 처박혀 죽건 말건, 별 감흥도 없다. 그에게 부하들은 다시 구하면 그만인 존재. 하지만, 함정에 걸려 죽거나 다친 말들의 손실은 뼈아프다. 마적에게 기동성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스캉!

“막아?”


두 쪽을 내고자 내리쳤던 베인의 공격을 제이크가 방패로 빗겨내서 방어에 성공했다. 베인의 눈이 부릅떠졌다. 포스를 아끼기 위해서 평범하게 공격했다곤 하지만, 그의 도끼는 쉽사리 빗겨낼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역시 이놈 때문이야.’

처음 마적들이 달려들기 시작했을 때, 얼 타고 있던 부하들을 정신 차리게 만든 것도 눈앞에 있는 녀석.


“이런 벌레 같은 새끼가 감히 내 앞을 막아? 그럼 이것도 막아봐라!”


베인의 나쁜 습관이 나오기 시작했다. 포스를 사용하면 단숨에 끝낼 수 있는 상대를 갖고 놀다 죽이기.


쾅! 쾅!

“큭···”


두어 차례 도끼를 빗겨냈을 뿐인데 벌써 방패가 너덜너덜해졌다. 그 와중에도 제이크의 시선은 마적들을 막아내고 있는 자경대원들을 향해 있었다.


“감히 한눈을 팔아?”


성난 외침과 함께 베인이 제이크의 어깨를 도끼로 내리쳤다. 사지를 차례로 끊어내 죽이려는 잔인한 공격. 다행히도 방패를 틀어 간신히 빗겨냈지만, 방패가 완전히 부서졌다.


“이제 뭐로 막을 테지? 발버둥 쳐보라고 새끼야!”


베인의 말에도 제이크는 묵묵히 아밍소드를 들어 올렸다.

‘방심하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좋다. 자신을 놀잇감으로 생각하는 이상 단숨에 목숨을 잃은 염려는 없을 테니까.

‘차례로 팔다리는 날아가겠지만 말이야.’

힐끔 바라본 자경대는 잭의 주도하에 연습대로 그럭저럭 막아내고 있었다. 베인이 방심할수록 한 번의 기회는 생길 수 있었다. 놈의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해서, 제이크가 말했다.


“봉화를 올렸으니, 곧 클라우드에서 병력이 도착할 텐데, 이렇게 여유 부리고 있어도 괜찮은가?”


이에 베인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클라우드는 오지 않는다. 며칠 전, 클라우드의 마물 토벌대가 지나갔다는 정보를 입수했지. 당분간은 순찰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사 봉화를 보고 온다고 해도 그땐 이미 우리는 이곳에 없어.”

‘그것까지 알고 왔단 말인가?’


제이크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제이크가 크게 소리치며 말했다.


“지금쯤 클라우드가 거의 도착했을 것이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


거짓말이다.

클라우드가 제때 도착한다는 것은 제이크도 회의적이다. 하지만 제이크의 외침은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클라우드가 온다는 소리에 더 동요한 것은 마적들이었다.


“진짜 오는 것 아니야?”

“봉화가 올라가긴 했는데?”

“오긴 뭘 와. 두목 말 못 들었어? 예전의 맹호 클라우드가 아니야.”

“그냥 죽여버려! 클라우드가 오기 전에 끝내면 그만이야!”


베인에게 클라우드는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공격은 성급해졌고, 가까스로 마적떼를 막아내던 자경대원들이,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창에 나자빠지는 마적들.


“이런 머저리들이.”

‘이때다.’

부하들의 행동에 베인마저 신경이 분산된 그때, 제이크가 순간적으로 베인의 외눈 사각으로 숨어들었다.

흠칫 놀란 베인이 신형을 틀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제이크.

“······!”

제이크가 베인이 몸을 트는 사이 공격을 하지 않고, 한 번 더 사각으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대를 착용한 왼쪽 사각에서 베인의 턱을 향해 아밍소드가 솟아올랐다.


쐐액!


‘돼, 됐···’


그 찰나의 순간, 베인은 보이지 않는 왼쪽 사각에 제이크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외눈을 부릅뜨며 급하게 포스를 끌어 올렸다.


“쿨럭!”

깡! 퍽!


급하게 끌어올린 포스의 반동과 함께, 가까스로 공격을 쳐낼 수 있었다. 동시에 발로 제이크를 차버렸다.

십여 미터를 날아가 처박힌 제이크가 바닥에서 꿈틀거리면서 칼을 지팡이 삼아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크으······”

부들부들.

입가를 타고 흐르는 피를 덜덜 떨리는 손등으로 닦아내며 베인을 마주 보는 제이크.


“너도 피나고, 나도 피나고, 별거 아니네.”


당장 죽을 것 같았지만, 제이크는 허세를 담아 베인에게 말했다.


“건방진 놈이. 두 쪽을 내주마.”


베인이 이제는 가지고 놀기를 포기하고 단숨에 도끼에 포스를 불어넣었다.


‘이제 끝인가···’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다. 서있는 게 고작일 정도로.

베인이 도끼를 하늘로 향한 채 뛰어오른 것이 보였다.

최후를 예감하며, 제이크가 눈을 감고 소리쳤다.


“버텨! 클라우드는 온다!”


지금 무너지면 모두 죽는 것이다. 자신만 죽으면 상관없지만 마을에 있는 엄마, 이웃, 모두 죽을 것이다.

클라우드는 이제 끝났다고 말한 자신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클라우드가 이곳에 오기를 가장 바라는 사람은 제이크 자신.

제발. 제발 와줘···


그리고 클라우드가 응답했다.


카가가강!!!


커다란 타격음에 제이크가 눈을 떠보니 자신의 앞을 가리고 있는 거대한 뒷모습.

그가 앞을 향한 채 뒤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살아있어 줘서 고맙다.”

“예?”


그때, 들리는 마적들의 외침.


“클라우드다!!!”

“진짜 클라우드가 왔어!”

“튀어!”

“크악···살려줘.”


제이크가 뒤를 돌아보니 기사단 병력이 마적들의 측면을 들이받고 있었다.


서걱! 서걱!


마적들의 사지가 순식간에 해체되고 있었다. 도살이라고 표현해도 모자라지 않을 일방적인 폭력. 클라우드 기사단의 등장에 긴장이 풀린 자경대원들이 바닥에 쓰러지다시피 주저앉았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말아라! 들개들에게 클라우드의 무서움을 보여줘라!”


에반스가 마적 하나의 수급을 공중에 띄우면서 소리쳤다. 기사단에 의해 중앙이 관통된 마적들이 돌파구를 찾아 도망치려 했지만, 외곽에는 기병대가 튀어나오는 마적들을 하나씩 처리했다.


그리고 기병대의 사이에 에단이 있었다.

‘진짜 사람들한테 공격해도 이제 괜찮은데?’

[내가 그럼 거짓말을 하겠어?]


지구에 있을 때 신세기에게 족쇄가 되었던 인간공격금지. 마적들은 죽어 마땅한 놈들이기에 적절한 연습상대였다.


마침내.

‘다 정리됐군.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뿐이지. 다 착해졌을 거야.]


남은 것은.

로벤과 대치 중인 베인뿐이다.

베인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제이크를 상대로 방심하다가 급하게 포스를 끌어올린 여파로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본래 실력이라면 베인이 로벤을 앞섰겠지만,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부하들이 하나둘 쓰러지며 심리적으로 동요하기 시작했다.


점차 로벤에게 밀리기 시작한 베인, 교활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살아날 구멍을 탐색했다.

‘이 곰 같은 놈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도망칠 시기도 놓쳤어.’


마적들을 다 정리한 기사단이 베인을 포위하기 위해 다가오기 시작하자, 베인은 퇴로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생각해. 살아날 방법을.’


베인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마을 안에 있을 노약자.

‘그들을 인질 잡아 이 자리를 벗어난다.’

순식간에 생각을 정리한 베인이 마을 안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로벤은 덩치가 큰 만큼 민첩성이 떨어졌다. 자신과 대치하던 베인이 갑자기 마을 안으로 달려가니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쫓아가지는 않았다.


잠시 후.

요하임이 사지의 힘줄을 잘라낸 베인을 끌고 에단에게 왔다.


“임시가주님 적의 두목을 잡았습니다.”

“왜 살려서 데려왔지?”

“혹여 있을지 모를 배후세력을 캐기 위함입니다.”


에단이 요하임을 빤히 바라봤다.

‘이놈 이거 아까 태클 건 거 찔려서 그러는 거지?’

[백퍼라고 본다.]

“출동 전, 너는 내가 임시가주임을 이유로 출동을 지체하게 했지.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죽음의 위기에 빠질 뻔했다. 인정하나?”

“인정합니다.”

에단이 이번에는 에반스를 바라보고 물었다.

“사상자가 어떻게 되지?”

“마을 자경대원 경상 9명, 중상 1명 입니다.”

“기사단장도 인정하나?”

“인정합니다.”

“기사단 전 인원은 평기사를 제외하고 3개월 감봉에 처한다. 이것은 사적인 감정을 위해서 출동을 지연시킨 것에 대한 징계다. 이의 있는 사람?”


있을 수가 없었다. 에단이 아니었다면, 그들이 도착했을 때쯤에는 이 마을은 이미 불바다가 되어 있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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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작전명 키므센다르(3) +1 21.08.20 143 6 16쪽
19 작전명 키므센다르(2) +1 21.08.19 145 4 14쪽
18 작전명 키므센다르(1) +1 21.08.18 164 6 13쪽
17 치료는 치료사에게, 사기는 사기꾼에게 21.08.17 166 3 12쪽
16 우리 돈 좀 써야겠습니다. 21.08.16 178 4 15쪽
15 자신이 없다. 안 썰 자신이. +1 21.08.14 201 7 13쪽
14 좋아. 너로 정했다. +1 21.08.13 211 7 13쪽
13 원본이 너무 어렵다 +1 21.08.12 229 8 12쪽
12 네가 나의 후손이구나? 21.08.11 217 7 12쪽
11 나는 그런 충성 따윈 필요 없다. 21.08.10 219 8 13쪽
10 초월감각은 개뿔...그런데 넌 왜 그래? 21.08.09 228 7 13쪽
9 목마른 영주가 우물을 찾는다. 21.08.07 224 8 12쪽
»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2) 21.08.06 226 10 11쪽
7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1) +1 21.08.05 230 9 12쪽
6 여기에서 보인다고? 21.08.04 253 9 12쪽
5 곰이야 사람이야? +1 21.08.03 286 10 12쪽
4 999년이나 지났다고? +2 21.08.02 328 13 12쪽
3 혼자 가진 않는다. +2 21.07.31 333 17 13쪽
2 빌어먹을 AI +2 21.07.30 372 14 11쪽
1 프롤로그. +3 21.07.30 398 1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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