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SS급 사이보그 헌터가 영주가 되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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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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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3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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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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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 치료사에게, 사기는 사기꾼에게

DUMMY

에단의 갑작스러운 말에 영지회의 참여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갑작스레 돈을 써야겠다니.


에단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행정관이 에단을 보며 말했다.

“5천 골드가 얼마나 큰 금액인지를 알고 계십니까?”

“당연히 알고 있다. 백작가 반년의 운영비 정도 되는 것 아닌가?”

“알고 계시면서, 5천 골드를 빌려주자고 하시는 것입니까?”


에단이 행정관 토마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있죠. 아주 큰 문제가 있습니다.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회수 가능성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린자일은 그런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에단이 좌중을 둘러 보며 질문했다.

“그린자일은 지난 영지전에서 유일하게 우리를 도와 영지전을 수행했다고 알고 있다. 맞는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린자일도 이득이 있기에 참전했던 것입니다. 승리했다면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한 것이죠.”

에단이 행정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야. 아무런 이득도 없이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이상적인 얘기지.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그 당시에 우리 가문의 가신이었던 히스마일과 타이너스가 불참을 선언하는 바람에 전황이 매우 불리해 졋고. 그런 상황에서도 그린자일은 클라우드를 도와 참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득을 위해서였다면, 미리 발을 빼지 않았겠어?”

“그것은···”

“만약 그린자일이 우릴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더 큰 피해를 입었을 거로 생각하는데?”

그때. 에단의 말을 듣고 있기만 하던 원로원주가 에단을 보며 말했다.

“임시가주의 의견은 충분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행정관의 말대로 그린자일은 지금 가라앉는 중인 배입니다. 그런 곳에다 5천 골드라는 거금을 들여 혹시나 회수에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지금 회복 중인 우리 백작가에 커다란 타격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에단이 원로원주를 빤히 쳐다보며 생각했다.

‘생각보다 저항이 거센데?’

[내가 쉽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도우려면 영지전이 끝나고 진작에 도왔겠지.]


에단은 가문의 어른인 원로원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려울 때, 그린자일은 우리를 도왔습니다. 그런 그린자일의 손을 놓는다면 다음에 어느 누가 우리에게 충성을 맹세하겠습니까?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가 더욱 어려운 법입니다.”


에단의 말에 원로원주는 손자를 타이르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힘을 키우면 자연적으로 세력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당장 손실에 안타까워 돈을 빌려주기보다 그 돈으로 백작가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 더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에단에게 말하는 원로원주의 말은 진심이었다. 자신이 가문의 권력을 손에 쥐기 시작하자, 자신을 뒷방 취급하던 이들이 선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자신을 찾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단은 원로원주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럼, 그린자일을 모른 척 하자는 말입니까? 그린자일의 채권자가 배신자 가문인 타니너스입니다. 배신자를 처단하지는 못할지 망정 위기에 빠졌을 때 도와준 자의 손을 놓아 버린다면, 세상은 클라우드를 명예를 모르는 가문이라고 욕할 겁니다.”


에단의 분기어린 말을 원로원주가 여유롭게 받았다.

“허허···임시가주님. 힘은 모든 것을 정당하게 해줍니다. 우리가 더 강해진다면, 누구도 그것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긍지는 무너지겠지요. 그리고 처음부터 그린자일이 무너질 것이라 전제하고 말하는데, 진정한 동맹이라면, 약해진 동료를 부축하고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맹주를 자처하는 가문의 의무이며, 남들이 위에 군림하는 자가 짊어져야 할 무게입니다.”

에단의 말에도 원로원주는 철없는 아이를 대하듯이 말했다.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셔서 하는 말입니다. 세상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에단도 안다. 세상이 올바른 이상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것을. 하지만 에단은 자신이 임시가주로 있는 동안에는 클라우드가 그렇게 나아가길 바랐다.

에단이 기사단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반스경의 생각은 어떠한가?”

잠시 생각을 정리한 에반스가 대답했다.

“저 역시, 5천 골드라는 금액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사를 같이했던 그린자일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듯이. 이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팽팽한 의견의 대립이었다. 다른 이들의 발언이 이어졌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그럼, 참석자들의 투표로 안건을 처리하시지요.”


에단이 참석자 중의 하나인 휴고에게 자신에게 투표하라 눈짓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 부탁이 아니라 판단했는지 에단을 못 본 척했다.


원로원주의 말에 이어진 투표의 결과는 5대4.

행정관이 원로원주의 손을 들고 말았다.


‘행정관 저 새끼 원로원주 편이었나?’

[글쎄? 돈이 연관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본인이 금전 출납을 책임지니까 그린자일이 가망 없다는데 배팅한 것이겠지.]

‘아니야. 내감이 저 새끼 뭔가 있는 느낌이야.’

[투표에 져서 그런 거 아니고?]

‘나 그렇게 쪼잔한 놈 아니야. 그냥 느낌이 그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길이 막혔으면 다른 길을 뚫어야지.’


원로원주가 득의의 미소를 지으면서 에단에게 말했다.

“그럼. 투표의 결과대로 그린자일에 대한 금전 지원은 없었던 걸로 하시지요?”

“영지회의의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매우 유감스럽군요. 가문에서의 지원은 없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에단이 개인적으로는 지원하겠다는 말을 내비쳤으나 원로원주는 에단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리라 판단한 것인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임시가주님의 순수함에 대해서는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배우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덕담인 듯 전하는 원로원주의 말에 에단은 똑같이 미소로 답하며 말했다.


“충분히 냉정하게 판단해서 제안한 안건입니다. 추후에 원로원은 그 판단을 후회하게 될 겁니다.”

“그럴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해보시길 바랍니다”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대회의실을 나서는 원로원주를 바라보면서, 에단이 생각을 정리했다.


***


잠시 후.

영주실로 돌아온 에단은 숙소에서 기다리던 총관에게 영지회의의 결과를 전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가문차원의 지원은 없을 예정이야.”

“아······우리 남작님은···”


털썩.

허탈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은 총관에게 에단이 말했다.


“지금 주저앉아 있을 때가 아니야. 가문에서의 지원은 없지만, 나는 최선을 다해서 그린자일을 도울 거다. 그러니 지금부터 숨기는 것 없이 타이너스와 있었던 일을 말해 주길 바란다.”


에단의 진지한 표정에 총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타이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놈들이 내민 서류에는 분명히 가문의 인장이 찍혀 있는데 그린자일에서는 그 돈을 빌린 적이 없다는 것이지?”

“예. 그렇습니다. 그만한 돈이 들어왔다면 제가 모를 수가 없습니다.”

“그럼 거짓이라고 주장하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나?”

“가문의 문장은 마법적 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위조할 수 없지 않습니까. 마탑에서 보증을 하기 때문에 인장 자체가 거짓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총관은 귀족 집안의 자제라면 모를 수가 없는 사실을 에단이 모른다는 듯이 물어오자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대답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어쩔 수 없군.”


어쩔 수 없다는 말에 안색이 창백해진 총관이 에단에게 말했다.


“도와주시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쩔 수 없다니요. 제발 도와주십시오.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남작님이 타이너스의 첩으로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타이너스의 첩으로 가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지?”


총관은 에밀리의 혼삿길에 지장이 있을까 봐 지금까지는 하지 않았던 말을 어쩔 수 없이 꺼내야 했다.


“그렌 타이너스가 욕심이 많군.”

에단이 얼굴을 찌푸리며 총관을 보며 말했다.

“내가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우리끼리 말해 봐야 소용이 없단 말이다. 모든 일은 전문가가 있는 법이지.”

“그게 무슨 말인지요?”

“치료는 치료사에게, 사기는 사기꾼에게 물어봐야지.”


에단은 시종장을 시켜 로벤을 불렀다.


쿵쾅! 쿵쾅!


누가 듣더라도 로벤이 오는 소리임이 분명했다. 벌컥 영주실의 문이 열리면서, 로벤이 들어왔다.


“형님! 찾으셨습니까?”

“그래. 나랑 어디 좀 갔다 오자.”


에단이 로벤에게 어딜 같이 가자고 한 적이 있던가. 로벤이 감격에 찬 표정으로 대답했다.


“혀, 형님. 가시지요.”


어디인지 묻지도 않고 나서려는 로벤에게 에단이 말했다.


“최고의 사기꾼을 찾을 수 있는 곳을 알아?”

“사기꾼이라면··· 도둑길드에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기꾼은 왜 찾으시지요?”

“가자. 도둑길드로. 안내해.”

“도둑 길드의 위치는 비밀인지라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 그럼 넌 그냥 남아라.”


에단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로벤이 다급하게 대답했다.

“아, 아닙니다. 알아낼 수 있습니다. 저만 믿으십시오.”

자신이 있다는 듯이 가슴을 두드리며 웃음을 짓는 로벤.


***


어느 한 건물 앞.

클라우드의 외성에 있는 중심가의 한 건물 앞에서 에단이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가 도둑길드란 말이지?”

“맞습니다. 형님. 야 맞지?”


로벤이 한 손에 끌고 있는 고깃덩어리를 향해 말을 하자, 고깃덩어리가 대답했다.


“그, 그렇습니다. 제발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로벤이 도둑길드를 찾아낸 방법은 간단했다. 어두침침한 골목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있던 사람들의 돈을 빼앗고 있던 사내들을 사정없이 족치더니 곧 위치를 알아서 온 것이다.


“그럼 들어가 보자고.”

허름하고 시끌벅적한 선술집.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술집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모두가 에단 일행을 주목하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로벤의 덩치가 너무 거대했기 때문에 더 주목을 피할 수 없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그곳의 주인으로 보이는 콧수염을 기른 중년의 바텐더가 에단을 보면서 말했다.


‘아이. 이안의 인물들을 스캔해 봐.’

[대장이 누구인지 찾으려는 거구나? 잠깐만.]

‘누가 대장이지?’

[저기, 바텐더 뒤에서 컵을 닦고 있는 청년이 대장같은데 수준이 제일 높아.]

‘어려 보이는데? 어느 정도야?’

[여기 있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야. S급.]


아이의 말에 에단의 눈이 부릅떠졌다. S급이라면 기사단장 에반스와 같은 경지의 무인이라는 것이다.


‘외성에 이런 무인이 있었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성안에 이 정도 은신 계열이 있었네.]

‘지금 붙으면 지겠지?’

[필패지.]


“이곳의 주인을 보러 왔어.”

“제가 이곳의 주인입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에단이 바텐더를 바라보다가 뒤쪽의 청년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가게주인 말고 이곳의 진짜 주인 말이야.”


순간. 술집 안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동시에 싸늘해진 공기 사이로 긴장감이 치솟았다.

그때, 에단이 지목한 청년이 에단을 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시죠. 클라우드 영주대행님?”


귀가 시원할 정도의 미성. 에단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역시, 알고 있었군.”

청년이 마주 웃으며 에단을 향해 말했다.

“모를 수가 없지요. 소문의 주인공이시니까요.”

“부탁을 좀 하려고 왔어.”

“······”

“최고의 사기꾼을 소개해 줬으면 하는데?”


청년이 눈에 이채를 띠며 말했다.


“거절하겠다면 어떻게 되죠?”

에단이 환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오늘부로 여기 문 닫는 거지.”

“저희는 본래 본부를 자주 바꾸지요. 영주대행님의 말은 저희에게 전혀 위협이 되질 않습니다.”

청년의 말에도 여전히 에단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청년이 에단의 미소에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낄 때, 에단이 그의 곁으로 다가가 속삭였다.

“난 너의 정체를 알고 있어. 부하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면 당장 내 앞에 사기꾼을 데려 오는 것이 좋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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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작전명 키므센다르(3) +1 21.08.20 143 6 16쪽
19 작전명 키므센다르(2) +1 21.08.19 145 4 14쪽
18 작전명 키므센다르(1) +1 21.08.18 164 6 13쪽
» 치료는 치료사에게, 사기는 사기꾼에게 21.08.17 167 3 12쪽
16 우리 돈 좀 써야겠습니다. 21.08.16 178 4 15쪽
15 자신이 없다. 안 썰 자신이. +1 21.08.14 201 7 13쪽
14 좋아. 너로 정했다. +1 21.08.13 211 7 13쪽
13 원본이 너무 어렵다 +1 21.08.12 229 8 12쪽
12 네가 나의 후손이구나? 21.08.11 217 7 12쪽
11 나는 그런 충성 따윈 필요 없다. 21.08.10 219 8 13쪽
10 초월감각은 개뿔...그런데 넌 왜 그래? 21.08.09 228 7 13쪽
9 목마른 영주가 우물을 찾는다. 21.08.07 224 8 12쪽
8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2) 21.08.06 226 10 11쪽
7 착한 마적은 죽은 마적이다. (1) +1 21.08.05 230 9 12쪽
6 여기에서 보인다고? 21.08.04 253 9 12쪽
5 곰이야 사람이야? +1 21.08.03 286 10 12쪽
4 999년이나 지났다고? +2 21.08.02 328 13 12쪽
3 혼자 가진 않는다. +2 21.07.31 333 17 13쪽
2 빌어먹을 AI +2 21.07.30 372 14 11쪽
1 프롤로그. +3 21.07.30 398 1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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