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마갱생(狂魔更生)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서담.
작품등록일 :
2021.08.0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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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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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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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경에서 일어난 일(2)

DUMMY

“귀혼시마 같은 간악한 마두 놈의 계획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호연은 열정적으로 사소백에게 역설했다.


협의지심은 연기였지만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귀혼시마의 거처를 턴다면 그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혈교에 엿을 먹이는 일!


귀혼시마의 사령술은 혈교에도 큰 힘이 됐었다. 훗날 강력한 전력이 될 그의 강시를 해치워둔다면 분명 혈교에게도 큰 손실이 되리라.


“자네······!”


그 속내를 모르는 사소백은 크게 감명을 받은 표정이었다.

귀혼시마는 분명 호연으로도 그렇고, 청룡대도 현재의 전력으로는 상대하기 힘든 고수였다.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두려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용맹함과 협의심이라니!


사소백은 외공의 무인이라고 내심 얕잡아봤던 속내를 반성했다. 백도 무림인으로서 이런 마음가짐을 가졌는데, 외공이며 내공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래. 귀혼시마가 자리를 비웠다면 지금이 확실히 적기겠군. 대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곧바로 출발할 수 있도록 하지.”

“예. 귀혼시마의 사술로부터 이강촌의 주민들을 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지 못하겠습니까?”


술술 나오는 거짓말에 호리가 혀를 내둘렀다.


-너 양심 없어?

‘무슨 소리지? 나는 정말 양민들을 구할 열의로 가득 차 있는데.’


겸사겸사 이득도 좀 얻고!


당당하게 대답한 호연은 곽섭에게로 갔다.

호연이 다가가자 곽섭은 몸을 움찔 떨었다. 고통스러웠던 구타와 고문으로 새겨진 반사적인 반응이었다.


“왜, 왜?”

“곽섭. 질문에 답하느라 수고했다.”

“!”


호연의 말에 곽섭의 눈이 빛났다.

혹시 질문에 대답을 들었으니, 말단 교도에 불과한 그는 풀어주려는 걸까?


“날 풀어주는 건가?”

“······? 배교도 놈이 뭐라는 거냐? 너무 많이 맞아서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했나?”

“······.”


곽섭은 고개를 숙였다. 생각해보니 그럴 리가 없었다. 너무 오래 맞다 보니 현실 감각이 흐려진 모양이었다.


“그럼 수고했다는 건 뭐냐?”

“이제 더 힘들 거니까 더 수고하라는 뜻이지.”

“······?”

“귀혼시마가 사술을 펼치는 곳을 찾으려면 마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네가 길 안내를 맡아야지.”

“······!”


곽섭의 입이 딱 벌어졌다.

호연이 미치지 않은 이상 점혈과 속박을 풀어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는 맨몸으로 마경에 들어가야 하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경악한 그가 소리를 질렀다.


“날 죽일 셈이냐!”

“마물들이 죽이지 내가 죽이나? 그러니까 죽기 싫으면 길 안내를 잘 하도록. 우리가 지킬 마음이 들게.”

“이······!”

“욕 한마디만 하면 선봉에 세워주지.”

“······.”


곽섭은 순순히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제 목숨은 아까운 모양이었다.


쫙!

“악!”


호연은 가만히 있는 곽섭의 뺨을 시원하게 올려붙였다. 불의의 기습을 얻어맞은 곽섭은 잠시 어안이 벙벙해 있다가 소리쳤다.


“왜 또 때리냐!”

“보니까 아직 성질이 더러운 게 덜 맞은 모양이군. 길을 일부러 잘못 안내하면 곤란하니까 기를 좀 죽여놓는 게 좋겠어.”

“······.”

“대답 안하나?”

“악!”


호연은 다시 곽섭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뒷전이 된 사소백은 감탄하는 동시에 살짝 질린 눈으로 그걸 지켜봤다.


호연은 그나 청룡대에게는 공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럴 때는 정말 다른 사람 같았다.


‘정말 괜찮은 친구인데······ 사교 얘기만 나오면 저러는군.’


분명 가슴 속에 품은 뜨거운 협의지심 때문이리라.


그렇게 생각한 사소백은 조용히 심문을 지켜봤다. 대원들에게 어떻게 얘기를 전달할지 조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았다.



* * *



강 너머의 마경은 숲과 같은 형태였다.


사소백에게 얘기를 전해 들은 청룡대는 처음에는 조금 두려워하는 기색이었지만, 호연의 일장연설 끝에 의욕이 고취된 상태로 마경으로 진입했다.


호리는 순식간에 그들을 설득한 호연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너 진짜 선동 잘한다.

‘선동이라니.’


호연은 반발했다.


생각해보면 이건 청룡대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비록 배교의 장로급인 마두가 연루된 일이긴 했지만, 귀혼시마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잘만 해낸다면 그들에게도 큰 실적이 될 게 분명했다. 심지어 차질이 생긴다고 해도 원래의 임무를 수행하면 될 뿐, 손해가 될 건 없다.


정말 이득밖에 없는 일!

호연으로서는 소개료를 안 받은 것만으로도 후한 것이었다.


‘그 대가로 나도 조금 이득을 얻는 거지.’

-조금?

‘이제 집중해야 하니까 조용히 해라.’


호연은 능숙하게 호리의 반문을 못 들은 척했다.


“추백령과 양주헌은 나와 함께 움직인다.”


옆에 있던 사소백은 능숙하게 대원들의 조를 나누는 중이었다. 그는 호연과 당가 남매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네들 셋이 한 조일세. 그리고 이 조에게 후방을 맡기려고 하는데.”

“알겠습니다.”

“맡겨주세요!”

“예.”


호연이 답하자 당소소와 당우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첫 임무다 보니 후방을 맡긴 모양이었다.


즉답에 사소백은 기꺼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첫 임무라 의욕이 많이 앞서겠지만, 우선 후방에서 지켜보며 배우도록 하게. 어차피 심부로 들어가면 자네들도 칼을 휘두를 일이 생길 테니.”

“······.”

“그렇다고 너무 긴장하지는 말고.”

“예!”


당소소와 당우현은 힘차게 대답했지만, 사소백이 덧붙인 말 때문인지 조금은 긴장한 기색이었다.

그들과 달리 호연은 편안한 마음이었다. 혈교 시절에 마경에 들어갔던 게 하루 이틀도 아니니까.


‘음. 귀혼시마의 비처는 좀 신경 쓰긴 해야겠군.’


지금은 귀혼시마의 안가(安家)만 생각하기도 바빴다.

귀혼시마가 평범한 인간도 아니고, 그냥 초막이나 짓고 옆에서 강시 연구를 할 리가 없지 않은가.


온갖 사술로 주변을 지킬 게 분명한 일!

술법에는 호연도 좀 조예가 있긴 했지만, 그걸 남들 몰래 뚫고 지나가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호연은 고심에 빠졌다.


‘흠. 어떻게 청룡대 몰래 도둑질을 할 수 있을까······.’

-···도둑질?

‘하하. 잘못 들었겠지.’


시치미를 뗀 호연은 앞선 청룡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일단 어떤 종류의 술법을 펼쳐뒀는지 보고 나야 제대로 된 대처 방법을 결정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한동안 걷고 있자니, 여전히 살짝 굳은 표정의 당소소가 문득 말을 걸어왔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 예. 감사합니다.”


호연은 대충 대답했다.

자기부터 긴장한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선의로 하는 얘기가 아닌가. 같은 조인 만큼 신입끼리 이러면서 긴장을 푸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당소소의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저희가 많이 도와드릴 테니까요.”

“?”

“그리고 앞으로도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하세요.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최대한 도울게요.”

“······??”


호연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왜 이러지?’

-그냥 예의상 하는 말 아냐?

‘저 정도는 과하지 않나?’


호의적인 반응이야 당소소의 성격상 그렇다 쳐도, 저렇게까지 말하는 건 조금 과하지 않은가?


심지어 호연은 앞서 숨어 있던 배교도를 잡아내면서 능력을 증명한 상황이었다. 그를 얕보던 청룡대도 안쓰러운 시선은 거뒀다고 생각했는데.


-뭐야. 아직 무시하는 건가?

‘흠. 그건 또 아닌 것 같은데······ 아.’


호연은 순간 탄성을 흘렸다.


-뭔데. 왠지 알겠어?

‘그래.’


호연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전에는 받지 못했던 시선이라 해석하는 데 조금 시선이 걸렸지만, 당소소가 무슨 뜻으로 저런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아직 걱정되는 모양인데.’


그건 후배를 걱정하는 시선이었다.



* * *



호연의 생각대로 당소소는 그를 걱정하고 있었다.


‘외공을 배웠다니······ 안타깝네.’


그녀는 호연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배교도를 밝혀낼 때 드러낸 모습을 보면 능력이 없는 무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날카로운 눈과 협의를 지닌 뛰어난 백도 무림인이었지.


문제는 외공을 배웠다는 사실이었다.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든 내가기공과 달리, 외공은 그 한계가 명확하다고 여겨지는 공부였다. 그런 만큼 외공의 무인에 대한 평가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떡잎이 보이는데.’


스스로 인재를 보는 눈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당소소였다.


그런 그녀가 보기에 호연은 될성부른 싹이 보이는 무인이었다. 의협심과 뛰어난 머리, 그리고 마술(馬術)과 몸의 움직임에서 보이는 무재까지.


잘 키우면 좋은 무인이 될 게 분명했다.


‘배운 게 외공이라는 건 조금 걸리지만······.’


그건 기회를 잘못 잡았을 뿐.

지금부터라도 내가기공을 배우면 괜찮으리라.


당소소는 그런 면에서 호연을 조력해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호연이 뛰어난 내가 고수로 거듭난다면, 그를 도와준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되지 않겠는가.


당소소는 그렇게 후배를 생각하는 진심 반, 흑심 반을 품고 호연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특히 무공 쪽으로 고민이 많으실 텐데. 언제든 상담하러 오셔도 괜찮아요. 저희가 무공 이론 쪽으로는 빠삭하니까.”

“······.”

“아니다. 아예 다음에 한 번 봐 드릴게요.”

“음.”


호연은 잠시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당소소는 당황했지만 바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하긴 갑자기 이런 제안을 받으면 당황스럽긴 할 터였다. 하물며 그들은 무려 오대세가인 사천당문의 자제들이 아니던가.


‘본가의 무사들이 배우는 심법 정도는 공유해줘도······ 그건 심한가? 아니, 투자는 과감하게 해야지.’


당소소는 자신의 눈을 믿었다. 이 투자는 분명 훗날 큰 힘으로 돌아오게 되리라.


“음.”


그런 그녀의 진심이 닿았는지, 잠시 생각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던 호연이 웃으며 대답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꼭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당소소는 눈을 잠시 크게 떴지만, 애써 기쁨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이런 상황일수록 담담히 선배의 면모를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흠흠. 원래 동기끼리 서로 돕고 그러는 거죠. 너무 부담 갖지는 마세요.”

“아······ 예.”


당소소는 조금 어색하게 대답하는 호연을 두고 살짝 멀어졌다. 대화가 끝나기도 했지만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감추기 위해서였다.



‘어휴.’


당우현은 그런 누이를 잠시 한심하단 시선으로 바라봤다.


호연을 지원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예상하긴 했다.

당소소는 분명 야망이 있고, 그를 이루기 위한 능력도 지니고 있었지만······.


솔직히 계획을 실행하는 데는 어설픈 구석이 많았다.

분명 계획을 세울 때는 완벽하고 당당한 모습을 상상했을 텐데, 막상 잘 풀리고 나니 표정 관리도 못하고 실실거리는 꼴이 봐주기 힘들었다.


-우현아.


그렇게 속으로 혀를 차고 있자니 전음이 날아왔다. 당소소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음을 통해 들려왔다.


-뒤지기 싫으면 눈 깔아.

“······.”


당우현은 눈을 깔았다.



* * *



기뻐하는 당소소의 생각과 달리, 웃으면서 화답한 호연은 속으로는 투덜거리고 있었다.


‘아니. 그래도 내가 배교도도 잡으면서 활약을 했는데, 아직 저런 시선으로 보나?’

-기습으로 운 좋게 잡아서 그렇지.

‘기습도 실력이지. 강호에서는 하나 둘 셋 하고 덤벼주는 줄 아나?’

-불만스러운 것 치곤 잘 넘겼다?

‘뭐······ 호의긴 하니까.’


좀 기분이 미묘한 오해에서 비롯되긴 했지만, 호의는 호의가 아닌가. 무례하기 받아칠 수는 없었다.


하물며 상대는 사천당가의 영애가 아닌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긴 해도, 오대세가의 직계와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건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니었다.



‘사람이 나쁜 건 아니니······ 음?’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던 호연이 문득 고개를 휙 들었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호리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또 왜 그래?

‘흠. 슬슬 마경의 내부로 들어선 모양이군. 곧 마수랑 마주치게 될 것 같은데.’

-······?


갑작스러운 말에 호리는 의아해했다.

청룡대가 들어선 숲은 아직 조용한 상태였다.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는 탓에 고즈넉한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상황인데······.


게다가 앞서 걸어가는 청룡대의 무인들은 아무런 기색도 느끼지 못한 눈치였다. 그를 확인한 호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연에게 되물었다.


-잘못 본 거 아니고?

‘있어봐라.’


호연은 짧게 대답했다. 그는 곧 당소소와 당우현에게 양해를 구한 뒤, 대열의 중심에 선 사소백에게로 다가갔다.

사소백은 호연이 갑자기 다가오자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


“왜 그러지?”


임무지에 들어선 탓인지 사소백의 어조는 살짝 엄해져 있었다. 호연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그에게 말했다.


“마경에 진입한 지 시간이 좀 지난 것 같은데, 혹시 제가 앞서서 정찰을 해봐도 되겠습니까?”

“응? 지금?”


의아한 목소리로 반문한 것은 다른 대원이었다.

꽤 경험이 많은 대원인 모양인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당가 남매와 달리 그녀의 목소리에선 여유가 드러났다.


“벌써부터 그럴 필요 있겠어? 아직 심부로 가려면 한참 남아서 위험하지도 않을 텐데.”

“제가 듣기로 숲의 짐승은 때로 수림의 초입에서 사냥꾼을 습격한다고 했습니다. 방심했을 때를 노리고요.”

“그래도 우리는 초행인데?”

“철저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가보게.”


마지막 대답은 사소백에서 나온 것이었다.

호연과 선배 무인이 바라보자 그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확실히 철저해서 나쁠 건 없지 않겠나.”

“으음. 대주님이 그렇게 얘기하시면······. 뭐, 상관없긴 하겠네요. 따로 일을 더 하겠다는 거니까.”


사소백이 그렇게 말하자 선배도 그냥 가볍게 넘어갔다. 다만 두 사람 다 뭔가를 기대하기보단 그로 하여금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 같았다.


“그럼 갔다 와 봐. 혹시라도 겁나면 바로 돌아오고.”

“예. 감사합니다.”


꾸벅 고개를 숙인 호연은 곧장 수풀 속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선배 무인은 피식 웃으며 사소백에게 말했다.


“기특하네요. 보통 처음 들어오면 벌벌 떨면서 명령 따르기도 바쁠 텐데, 저렇게 나서기까지 하고.”

“괜찮은 친구지. 객잔에서도 봤겠지만.”

“그러게 말입니다. 외공을 익혔다고 얕볼 게 아니군요.”


근처에 있던 다른 무인도 가세해서 말을 얹었다. 순간 청룡대 일행의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저런 신입은 언제나 환영이었다. 저렇게 의욕적인 무인은 조금만 가르쳐도 금방 한 사람 몫을 하기 마련이었으니까.



부스럭.

호연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나타났다. 처음 그에게 질문을 던졌던 선배 무인은 흐뭇한 표정으로 물었다.


“갔다 왔어?”

“예. 저쪽 구릉에서 바람이 멈추길래 거기까지만 갔다 왔습니다.”

“하하. 뭐 본 건 있고?”

“예. 구릉 뒤쪽 평지에 마수 한 무리가 잠복하고 있더군요. 우리를 기다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호연이 평온하게 한 말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진 선배 무인이 되물었다.


“마, 마수가 진짜 있었다고?”

“예. 얼마 되지 않은 흔적이 있길래 쫓아 봤는데, 덕분에 놈들을 찾았습니다.”

“······!”

“어떻게 할까요?”


그는 눈을 키우는 대원들을 두고 사소백에게로 고개를 돌려 물었다. 호연은 순간 사소백의 눈이 감탄으로 빛나는 걸 본 것 같았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추코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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