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계 어찌 아니 좋을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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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highd
작품등록일 :
2021.08.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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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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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곱단이#6

DUMMY

‘아씨 마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마님에게 받은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 반드시 원수를 갚겠습니다.’

‘그 뜻은 고맙지만 경솔하게 행동했다가 무슨 결과가 나올지 모르니 조심하도록 해. 이번에 김자량이 판서로 승진했다는데. 아무리 밉다고 하더라도 한창 기세등등한데 잘못 건드렸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몰라. 괜히 잘못했다가 개죽음을 당할지도. 일을 꾸미더라도 주도면밀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획을 세워 밀고 나가야지.’

‘마님이 걱정하는 것 알아 모시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그동안 별고 없으셨습니까?’

곽형이 들어서며 서글서글한 눈매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한다.

‘형이 왔구나? 학교 생활은 문제없이 잘 해내고 있겠지?’

‘그럼요. 아버지를 대신해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는 걸 항상 느끼고 생활하고 있어요.’

‘말만 들어도 든든하구나.’

‘용인 할아버님께 용기가 되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버님이 저리되었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네 대에서 집안을 일으키는 대공사를 하도록 하라고요. 용인에 내려갈 때마다 자극을 받고 돌아옵니다.’

‘그런데 어머니 자꾸 이상한 소문이 들려옵니다. 학교가 과거 시험 준비반이라 그런지 머리들이 커서 나랏일에 관심들이 많아서 나랏일과 관계된 소문들이 밑도 끝도 없이 돌아다녀요. 우리 집안과 관련된 이야기들이요. 같이 있는 애들이 젊은 사람들이라 닳고 닳은 어른들보다는 정의로운 편이잖아요. 가끔 뜻있는 친구들이 저를 불러 놓고는 위로의 말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아! 그렇구나. 너는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고 열심히 공부나 해라. 다른 일들은 어른들이 다 알아서 할 게다. 그래도 너도 알 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이야기 한 자락 하련다. 사실은 이번에 내가 남도에 내려갔던 것도 아버지를 살펴보려고 한 이유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어떤 연유로 남도 그 먼 땅까지 귀양을 가게 되었는지도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셨군요. 자세히 얘기를 좀 해주세요.’

곽형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바짝 다가앉으며 귀를 쫑긋 세운다.

‘아버지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 그렇지만 사실 아버지는 바로 위 상관이었던 김자량이라는 양반에게 지시를 받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합격시키려고 조작을 했다는 거야.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본인이 김자량에게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거야. 다섯 명의 명단을 받기는 받았는데 그것도 말로 받았다는 거지. 그리고 그 지시를 받는 자리에 아무도 없어서 증언해 줄 사람도 없었다는 거야.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었을지도 모르지. 김자량이 얘기하기로는 판서와 같이 전리사 판서와 만나 그런 얘기를 했다는 거야. 몽골 대인의 부탁이라 거절할 수 없다. 아버지는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은 없이 대인이란 말에 판서란 말에 그대로 따랐던 거지. 그런데 일이 터지니까 김지량이라는 양반이 발을 빼더라는 거야. 자기는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아버지가 판도사 총랑 손겸선과 같이 답안을 다 작성하고 감독관들의 수결까지 다 위조해놨으니. 빼도 박도 못하는 처지가 된 거야. 일이 그렇게 됐다는 거야. 처음에는 강력하게 저항하고 사실대로 얘기했지만, 소용이 없더라는 거야. 그래서 결국 아버지가 자신의 입신을 위해 알아서 고위층 대감들의 자제들을 합격시켜 주었다고 자복을 했다는 거지. 김자량이 중간에 끼어들어 가족들은 다치지 않게 해주겠다고 하면서 설득을 하더라는 거야.’

‘쥐새끼 같은 놈이군요.’

‘그렇지. 그런데 어쩔 수 있나. 일이 그렇게 돌아가는걸.’

‘어머니. 제가 그 원한 관계 잊지 않고 처절하게 복수를 하겠습니다.’

‘아서라. 잘 못 삐끗하다가는 그 인간이 삼족을 멸하려고 들 것이다.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숨을 죽이고 있는 것도 다 그 이유니까 가볍게 행동해서는 안 돼. 상대는 권세가 나는 새도 떨어뜨릴 형국이니까 조심해야지.’


‘마님, 제가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이상한 소문을 들었어요.’

삼월이가 호들갑스럽게 중문을 넘으며 안뜰에서 서성이고 있던 곱단이에게 소리 지른다.

‘무슨 일이기에 이 호들갑이냐?’

다급하게 소리를 치던 모습과는 다르게 소리를 낮춰 곱단이의 귀 가까이에 입을 대고 속삭이듯 말한다.

‘김자량 대감이 일을 저지른 모양이에요. 지금 온 개경에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어요.’

‘무슨 소문이냐?’

‘홍무관이라는 사람을 김자량이 독살했다는 거예요.’

‘아니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김자량이 홍무관이라는 사람을 어째서 독살을 했단 말이냐? 괜히 뜬소문 퍼뜨리다가 붙잡혀가서 치도곤을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을 해라.’

‘그래서 남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조용조용 귓속말을 하고 있잖아요?’

‘귓속말한다고 새 나갈 말이 안 새 나가겠느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더냐?’

‘그렇기는 하지만 이 건은 뜬 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홍무관 집의 하인들이 공공연히 떠들고 다닌다는 걸요. 홍무관이 상처해서 신은이라는 여자를 후처로 맞아들였는데 금실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홍무관은 항상 밖으로 나돌고 신은이라는 후처는 김자량과 눈이 맞아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는 거죠, 참 세상은 요지경 속이지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거냐?’

‘궁금하시지요? 그래서 남 얘기와 불구경만큼 재미있는 건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렇기는 하지만 항상 말조심은 해야 한다. 괜히 유언비어에 혹해서 함부로 나불거리다가는 뼈도 못 추린다.’

‘저도 그 정도야 알죠. 아무 데서나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지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나중에 안다잖아요. 주변에 소문이 다 퍼져 찧고 까불고 하는데 전혀 모르던 홍무관이 나중에 알아챈 모양이에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자기도 실컷 바람피우고 나돌고 하던 처지에 자기 처가 바람이 났다는 소문이 돌자 뒤 꼭지가 돌아서 신은이를 추궁을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게 밝혀내기가 쉬운 일인가요? 괴로움을 당하던 신은이가 홍무관의 음식물에 독약을 넣어 죽였다는 거예요.’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았다는 거냐?’

‘독약으로 죽은 사람은 금방 표시가 난다면서요. 홍무관의 시신에서 독약을 먹은 표시가 나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가족들이 관가에 고발을 하였고 그래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는데 그 사건이 소리소문없이 잠잠해졌다는 거예요. 소문에 따르면 한창 잘 나가던 김자량이 그 권세를 이용해 흐지부지했다는 거지요. 그래서 권력이 좋은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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