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첫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감정이 다시 삶의 활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환은 고미자 할머니에게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도깨비 도로 위에 있는 숲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할머니는 잊고 있었던 도깨비 도로 끝에 있는 숲을 생각해 냈다. 오랜 시간 동안 잊고 지내던 곳이었다. 언제부터 그 숲을 잊고 지냈는지 생각조차 나질 않았다. 최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옛날 일이 다시 생각이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그곳을 찾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부질없는 생각 같았다. 살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노인네가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하지만 ‘한번 쯤은 가봐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미자 할머니는 최환에게 그 오두막으로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
최환과 문규민은 할머니와 함께 도깨비 도로 끝에 있는 숲으로 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갑자기 뿌연 안개가 스물스물 차오르기 시작했다. 뒤이어 푸르스름한 도깨비불이 나타났다. 할머니는 문규민의 부축을 받으며 도깨비불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들 눈앞에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낡은 오두막이 나타났다. 최환은 예전처럼 낡은 나무문을 열고 오두막으로 들어갔다. 오두막은 변함없이 그대로였다. 고미자 할머니는 감격스러웠던지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오랜 동안 찾아온 적이 없었던 까닭이었다.
고미자 할머니는 오두막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예전에 첫사랑과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서 가져다 놓은 물건들이었다. 할머니는 벽에 걸려있는 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거울 안을 들여다 보는 순간 놀라움과 반가움이 섞인 눈물이 흘러내렸다. 70년 전 목숨처럼 사랑했던 첫사랑의 남자가 다정한 눈빛으로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거울을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오랜만이에요. 너무 오랜 동안 찾아오지 않아서 미안해요.”
“많이 외로웠지요. 많이 보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었어요.”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이제 곧 당신을 보러 갈께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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