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덜트 베니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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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립밤
작품등록일 :
2021.09.13 15:06
최근연재일 :
2021.11.11 13:39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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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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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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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화재발견

.




DUMMY

성찬 : “우리는 기름 좀 챙길 테니까 무슨일 있으면 무전 보내.”


현성 : “우리는 서점 바로 뒤에 있는 아파트에서 물건들 좀 챙길 테니까 민재는 우리가 좀 데려간다.”


수아 : “어. 사람들이랑 안 마주치게 조심해.”


13명의 인원으로 4대의 차량을 가져왔다. 성찬이 무리 4명은 차에 쓸 기름을 구하러 갔고 현성이 무리 5명은 아파트를 수색 하러갔다. 나와 아린이를 포함한 4명은 바로 앞에 있는 대형 도서관으로 향했다. 우리의 활동 범위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반경 200m로 잡아 무슨일이 생겼을 때 빠르게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우리는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든 책을 찾지 않았다. 우리가 아무리 많은 전문 서적을 모아봤자 결국 독학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자료가 실린 책이 많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거 기술이 좋지 않았을 시대가 사실적으로 쓰여진 책을 찾기 시작했다. 집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담기거나 안타깝게 아이를 잃은 이유가 담긴 그런 책들 말이다. 과거의 생활상이 담긴 책이라면 현재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것들이 들어있을 확률도 훨씬 높았다.


만약 우리가 오늘 유산에 관한 마땅한 자료를 찾지 못하게 되면 우리는 폭력적인 방법을 써야 할 것이다. 가령 임산부의 배를 세게 가격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취한다던가··· 뭐 그런거 말이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였다고는 하나 그런 방법을 쓰고 싶지는 않다.


꽤나 넓은 도서관이었음에도 우리가 원하는 자료가 있는 책은 거의 없었다. 현재 우리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은 생각보다 많아서 그걸 챙기는 맛은 있었지만, 목표로 하던 것은 영 없었다.


수아 : “몇 권 정도 찾았지?”


책을 뒤지는 3명이 넘긴 책을 박스에 정리하고 있는 성진이에게 물었다.


성진 : “임신 관련은 3권, 나머지는 16권이요.”


1시간동안 도서관을 샅샅이 뒤진 결과는 딱 이정도였다. 도저히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약 2시간 후에는 중간지점에 모여 우리가 모은 물품들의 양을 확인할텐데 나머지 1시간 동안 이곳의 책을 뒤진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어보였다.


수아 : “야 그럼 너희 셋이 책 좀 찾고 있어. 나 밖에 좀 다녀올게.”


아린 : “어-? 혼자?! 어딜 가게?”


수아 : “잠깐 아래 편의점이랑 앞에 꽃 소매가게 있길래 거기 좀 다녀오게.”


아린 : “거긴 왜?”


수아 : “우리가 키울 만한 것들 종자 좀 구해보게. 있으면 좋잖아. 그런데서 파는 거면 애들이 키우기도 쉬울 테니까.”


아린 : “그것 때문에만 가게?”


수아 : “아니, 여기 교외라서 캠핑장 하는데도 많고 우리 집들처럼 집에 벽난로가 있는 데가 많아서 웬만한 마트나 가게에는 장작을 팔거든. 그거 좀 챙겨두게.”


아린 : “장작은 너무 이르지 않아?”


수아 : “이번 겨울에 우리가 산에서 장작 베는 것보다는 지금 모아서 일년이라도 늦추는게 낫잖아. 아까 승연이가 끌고온 트럭에 실어두려고.”


아린 : “그럼 성진이 데려가. 근처에 사람이 있다고 해도 도서관에 오는 사람은 없을 거니까 우리 둘만 있어도 괜찮아.”


수아 : “알겠어 그럼. 이따 1시간 후에 봐.”


나는 성진이와 함께 도서관을 나와 대로 건너편의 소매가게로 향했다. 이곳은 읍내와 조금 떨어져 있어 상가가 아주 많은 곳이 아니라 상점 하나하나의 크기가 꽤 컸다. 우리가 들어간 상점은 ‘꽃 소매가게’라고 촌스러운 글씨로 크게 쓰여져 있었고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씨앗/종자’ 라고 써있었다. 가게는 뜨거운 기후의 영향으로 사우나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완전 말라 죽었네요.”


“그러게 말이다.”


우리는 가게의 구석에 진열된 다양한 식물의 씨앗이 든 봉지 진열대 앞에 섰다. 양상추, 고추, 부추, 열무, 딸기, 방울 토마토 등 일반인이 키우기 쉬운 것들 위주였다.


“그냥 구별 말고 다 담아버리자. 꽃은 시간나면 키운다고 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다 먹을 테니까.”


“네.”


“그럼 잠깐 이것들 좀 담고 있어줘. 나는 옆에 가게 문 좀 부수고 있을게.”


“아, 그 캠핑용품 어쩌고 하는 거기요?”


“응. 거기는 장작 말고도 우리가 쓸만 한 것들이 많을 거야.”


“네, 이거 다 담고 갈게요 그럼.”


“응 부탁 좀 할게.”


성진이를 뒤로 하고 가게를 나왔다.


“드디어 혼자네.”


나는 캠핑용품점으로 향하지 않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나는 매고 있던 가방을 활짝 열고 진열대에 반듯이 올려진 ‘콘돔’들을 모조리 챙겼다.


도서관에서 혼자 나가겠다고 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었다. 내가 물론 부끄럼을 타는 성격은 아니지만, 좀 그랬다.


상황이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언제까지 성욕 분출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각자 눈이 맞은 상대와 할 짓 할게 뻔했으니 미리 대비해 두자는 거였다. 생각보다 종류도 수도 많아 부족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언제 다시 집터를 나오게 될 지 몰라 나는 편의점의 창고에 들어가 물건을 뒤졌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모조리 없어진 상태였기에 내가 필요한 것을 찾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10분도 안되어 편의점을 나와 캠핑용품점으로 향했다. 거대한 창고가 두세개 모여 있었는데 가게 앞의 넒은 주차장에는 광고용으로 보이는 여러 종류의 텐트가 설치 되어 있었다. 가게의 문을 열기 위해 적당한 크기의 돌을 챙겨 다가가자 이미 누군가가 억지로 문을 연 흔적이 있었다.


“누나.”


성진이가 씨앗이 가득 든 가방을 메고 나를 불렀다.


“빨리 왔네.”


“네. 문은 쉽게 열렸어요?”


“아니. 이미 누가 다녀갔었나봐. 열려져 있었어.”


“인기척은 없었어요?”


“응. 주차 된 차도 없었으니까 물건만 챙겨서 떠난 것 같아.”


우리는 가게의 안으로 들어갔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웠던 이 창고는 주차장에 설치 된 텐드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종류의 텐트가 설치 되어 있었고 그만큼 많은 종류의 접이식 의자와 책상이 있었다. 딱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아니었다.


“저기 지하로 내려가보죠?”


“오오, 좋아. 찾는 게 빠르네.”


“어? 이거 가져갈 가요? 완전 편할 것 같은데.”


“와 그거 여기서 파네? 챙기자.”


성진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건 한강에서 텐트를 빌린 때 텐트와 다른 몇가지 용품을 담아 주는 상자형 캐리어였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몇 개 챙겨두면 다른 일을 할 때도 유용하게 쓰일 거였다.


우리는 첫 번째 창고에서 캐리어만 끌고 창고를 나와 다른 창고로 이동했다.


“미친···”


“대박이네요···”


“씨발. 권수아 멍천한 년 왜 지금까지 여기를 뒤질 생각을 못했지?!”


두 번째 창고는 우리가 쓸만한 것들만 모아둔 곳이었다. 석유 난로 라던지 건전지나 가스로 쓸 수 있는 물건들이 넘쳐났다. 우리는 이것들이 신이나 창고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어떤 것들이 있나 확인했다.

내가 사랑하는 내 엄마 아빠는 집순이였기 때문에 가족끼리 캠핑용품점을 와본 적은 물론 캠핑을 가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캠핑용품점이 이렇게 실용적인 것들을 많이 파는 지 몰랐었다.


“헐 야!! 야전 식량도 있어. 나 이거 처음 보는데, 이거 물만 부우면 되는 그거 아냐?”


“맞아요. 이런 것도 팔고 신기하네요.”


“와하학- 애들 부르자. 여기 있는거 챙기려면 오래 걸리겠다!”


성진이가 끄덕이는 것을 보고 무전기를 꺼내 애들에게 연락을 보냈다.


“아아, 임성찬 들려?”


‘어 들려. 왜?’


“너희 기름 앵간히 좀 챙겼어?”


‘어. 꽤 많이 챙겼는데.’


“그럼 아까 지나온 캠핑용품점으로 좀 와봐. 노다지야 노다지.”


‘뭔 소리야.”


“아! 그냥 좀 와 봐. 그럼 알거야. 장작도 옮겨놔야 해서 사람이 좀 부족하기도 하고 여기서 챙길 물건이 너무 많아!”


‘뭐, 알겠어 그럼. 5분이면 도착할거야.’




정말로 5분만에 성찬이 무리가 도착했다. 걔네들도 놀란 건지 표정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성찬 : “쒜엣-“


수아 : “그치? 대박이지?”


성찬 : “어, 이번에는 좀 쓸만한 걸 잘 찾았네.”


수아 : “아앙? 그러면 내가 평소에는 쓸모 없는 걸 찾았단 것 같다?”


성찬 : “······”


수아 : “이 쉐키가-“


나는 장난스럽게 다리를 올려 성찬이의 허벅지를 찼다. 성찬이는 짧게 아파하는 시늉을 했다가 웃는 얼굴로 내 장난을 받아쳤다.


현수 : “와 형! 여기 숯 엄청 있는데요? 이거 필요 할까요?”


성찬 : “어야. 불로 쓸 수 있는 건 그냥 다 챙겨.”


대강 창고를 다 둘러본 애들은 알아서 대형 폴딩박스를 하나씩 집고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 불을 피우거나 불을 유지하거나 하는 물건들 말고도 애들은 헤어랜턴이나 담요같이 작지만 쓸모 많은 것들을 알아서 챙기고 있었다.


수아 : “따라와. 나랑 저 캐리어 가지고 장작 옮기자. 앞 창고 지하에 있어.”


나와 성찬이는 창고에서 나와 첫 번째 창고로 향했다.


“자료는 좀 찾았음?”


“아니. 아까 한 시간 동안 뒤졌을 때도 임신 관련은 3권 밖에 없었어.”


“아이고야.”


“어쩔 수 없지. 현성이네는?”


“아까 기름 모으다 마주쳤어. 알아서 잘 하고 있더라. 그거 나 줘.”


“엥, 안 무겁겠어?”


“딱히 안 무거워.”


“엥. 알겠어 고마워.”


성찬이는 내가 챙긴 짐 중 무거운 것 몇개를 가져가 들었다. 이런 점 때문에 내가 성찬이를 인간으로써 사랑하고 아낄 수 밖에 없는 거다.

삼남매의 막내들은 원래 이렇게 다 착한 건지 아님 성찬이나 현성이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얘네는 사람을, 그 중에서도 여자에게는 특히 더 배려가 많다. 물론 성찬이는 여자에게 낯을 가려 여사친이라 할 사람은 원래 나 밖에 없어 애들은 그걸 잘 모르지만 5년동안 가장 친한 친구로 있으면 모를 수 없었다.


꼭 생각하고 행하는 그런 배려가 아니라 그냥 습관처럼 자리 잡은 배려였다. 현성이와 성찬이는 둘다 남매 중 첫째가 형이었고 둘째가 누나였는데, 형이 기가 세서 동생인 둘의 기가 약해진 것 같았다. 거기다 자신의 누나와 엄마한테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여자에게 배려가 많아진 그런 타입이었다.


나는 둘과 반대로 기가 너무 세서 문제지만···


하여간 성찬이와 현성이는 내가 본 가장 괜찮은 인간 탑 3위 안에 들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한테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확실했다.




성찬이네 무리가 이쪽으로 넘어와 6명이 함께 캠핑용품을 챙기기 시작한지 40분 정도 지났을 때 무전이 울렸다. 현성이 목소리였다.


현성 : ‘아아-. 나 지금 애들이랑 아까 가겠다고 한 아파트 20층인데 한 1킬로미터에서 2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보이는 데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수아 : “연기?”


현성 : ‘어. 건물에 불이 난 것 같아.’


수아 : “네 망원경으로 확인 돼?”


현성 : ‘중간에 건물이 많아서 자세한 건 안 보이는데 웬 멘션 같이 생긴데서 불이 났어. 사람은 당연히 안보여.’


수아 : “일단 철수 하자. 사람 없이 불이 나는 건 이상하니까 아마 그쪽에 사람이 있었을 거야. 류아린 들려?”


아린 : ‘들려.’


수아 : “책 챙겨서 바로 차로 들어가 있어. 5분이면 도착해.”


아린 : ‘응.’


현성 : ‘이쪽도 꽤 많이 챙겨서 돌아가도 괜찮아. 우리도 5분이면 도착해.’



무전이 오가는 소리를 들은 애들은 내가 말하기도 전에 챙긴 것들을 빠르게 차에 실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면 곧장 차를 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짐이 가득 찬 상자는 바로 차에 옮기는 습관을 들여 차에 옮길 짐은 얼마 남지 않았었다. 내가 철수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자 마자 움직인 결과 우리는 2분만에 자리를 뜰 수 있었다.


다들 3개월 동안 착실히 이 세상에 살아남기 위한 사람이 되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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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드럼통 속 고기 21.11.09 19 0 11쪽
47 백병전 21.11.07 23 0 11쪽
46 남양 쉘터 침입 21.11.05 26 0 11쪽
45 비상 21.11.04 26 1 11쪽
44 헤어짐 21.11.01 23 1 12쪽
43 혈연 (2) 21.10.31 24 1 11쪽
42 혈연 21.10.30 28 1 10쪽
41 협상 21.10.26 27 1 10쪽
40 어선 21.10.23 26 1 10쪽
39 백 월 21.10.22 26 1 10쪽
38 저수지 투신자살 21.10.19 29 2 15쪽
37 죽어 마땅한 인간 21.10.18 26 1 14쪽
36 감각 21.10.17 39 1 16쪽
35 일상 21.10.16 33 1 14쪽
34 관계 21.10.15 32 1 12쪽
33 스파크 21.10.14 29 1 11쪽
32 신뢰 21.10.13 28 1 10쪽
31 25+14+2 21.10.12 31 1 10쪽
30 사각사각 21.10.10 31 1 10쪽
29 본능 활성화 21.10.09 30 1 11쪽
28 제안 21.10.07 33 1 11쪽
27 거절 21.10.05 34 1 13쪽
26 새로운 무리 21.10.04 29 1 11쪽
25 두번째 불행 21.10.03 33 1 11쪽
24 시체유기 21.10.03 27 1 11쪽
23 고민 21.10.02 32 1 11쪽
» 화재발견 21.10.02 29 1 12쪽
21 해충 21.10.01 27 1 11쪽
20 체제 21.09.28 3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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