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의 월하정인은 스모킹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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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생강
작품등록일 :
2021.09.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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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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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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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장 -프롤로그

DUMMY

종이 위를 달리는 붓은 거침이 없다.

혜원은 자신의 마음을 조롱하듯이 그림 속 담벼락에 낙서인 양 글귀를 적어 넣는다.


“月沈沈 夜三更. 월침침 야삼경. 兩人心事 兩人知 양인심사 양인지.”

“크크크. 흐흐흐”


아직 물기가 마르지 못한 화선지 위에는 눈썹 모양의 달 아래 두 남녀가 서 있다.

달빛마저 없는 밤을 호롱불이 오롯이 제 혼자의 빛으로 지켜내고 있었다. 그 빛은 그림을 비춰내기도 버거워 보였다. 혜원은 술잔을 든 손을 빠르게 치켜 올렸다.


“크!”


만족스런 소리를 내는 걸 보니 잔에 든 술이 한껏 열려진 목구멍으로 단숨에 넘어갔나 보다.


“흐흐흐, 흐흐.”


아까부터 목에서는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모를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렇지. 두 사람 마음이야 두 사람만이 알겠지···. 누가 알까. 크크크끄 하하하.”


웃으며 잔에 술을 따랐다.


“쪼로록.”


술병은 맑은 술 떨어지는 소리를 내다 말았다. 혜원은 빈 술병을 귀에 대고 흔들어 소리를 확인했다.


“비었네. 비었어. 으음?”


방문 너머가 밝아지고 있었다. 달도 잡아먹힌 이 밤에 무엇이 저리 밝아 어둡고 칙칙한 방까지 밝힐까?


“불이야. 불이야.”


어디 불이 났나보다. 하늘이 달빛을 감추니 어느 놈이 그게 싫어 땅을 밝히려 들었나 보다.

혜원은 무거운 엉덩이를 들며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놓치기는 아쉽겠지. 계집질만큼 재미난 것이 또 불구경 아닌 가?”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열어 보듯이 방문을 벌컥 열어 제쳤다.


“밖이 왜 이리 소란스러운 건가?”


짐짓 모르는 것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눈은 이미 벌건 빛을 쫓고 있었다.


“아이고, 한양 나으리. 나오셨습니까요. 마을에 큰일이 났습니다요. 불이 났습니다.”

“그래, 나도 눈이 있으니 보고 있다. 어디서 난 불이냐?”

“고것이 정자 옆 기생 매월이 사랑채에서 불이 났다지 뭡니까. 불을 너무 늦게 발견해 갖고 지금 정자까정 불이 옮겨 붙었다합니다.”

“뭐, 어디라고? 다 다시 말해봐라.”


혜원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자신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 헛소리를 들은 것인가?

바삐 가던 걸음 다시 재촉하던 하인은 한양서 온 화공 나리의 물음에 하는 수 없이 다시 돌아섰다.


“그게 정자 쪽···. 아이고 나리, 나으리! 어딜 가십니까?”


돌아선 하인은 황급히 뛰듯 걸어가고 있는 혜원을 봤다. 어딜 가느냐고 뒤통수에다 대고 소리쳐 불렀지만 혜원은 홀린 듯 뛰어가고 있었다.


“에잇, 바뻐 죽겄는 사람을 불러놓고선 실없이, 늦었다고 대감마님께 나만 죽어나 겠고만. 쯔쯔쯧. 어어, 근데, 저건 왜 저기 있대?”


하인은 댓돌 위에 얌전히 놓인 한양 나리의 신을 한참을 쳐다봤다.


하얀 버선발로 달리고 있는 혜원은 정신이 없었다.


‘아, 이런. 내 너를 그때 잡았어야 했다. 그치와 거길 들어가게 그냥 두는 게 아니었는데. 내 자존심이 무어라고. 제발, 제발!’


대문을 얼마 나서지 않아 혜원의 하얀 버선이 우뚝 멈췄다.

온 동리가 환했다. 강에 붉은 물결이 출렁인다. 정자 앞 시커먼 강물들의 일렁임은 사라진 은색의 달빛 대신 머금은 붉은 불꽃 빛을 반사시키고 있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옮겼다.

첫발을 떼고 나니 다음 발은 정신없이 내딛어 졌다. 언덕을 정신없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쿵!”


언덕을 올라오던 사람이 혜원과 부딪혀 나동그라졌다.


“여보시게, 미, 미안하오. 괜찮소?”


쓰러진 사람을 제대로 돌아보지도 않고 혜원은 어설픈 사과를 했다.


“아···아아.”


여인의 앓듯 내는 목소리는 순간 들어본 듯, 정신없던 혜원을 붙잡았다. 그제야 어디 물에라도 빠졌었는지 젖은 쓰개치마를 덮어쓴 채 쓰러진 사람이 보였다.


“여보시게, 내가 지금 정신이 없어···. 어디 많이 다치신 겐가?”


대답이 없었다.


울고 있는지 어깨에 달라붙은 쓰개치마가 가만히 떨리고 있었다. 혜원은 내달리고 싶은 마음과는 달리 여인에게로 발을 옮겼다. 쓰러진 이를 일으켜는 주고 가야만 할 것 같았다.


“괜찮으신가? 정이 불편하시면 날이 밝으면 의원···. 으헉! 이, 이보시오.”


자신을 살피는 혜원에게 여인은 벼락같이 매달렸다.


‘이, 미친 사람인가?’

“어허허, 이것 참. 남녀가 유별한데···.


놀란 혜원은 황급히 여인을 몸에서 떼어내려 했지만 여인은 더욱 악착같이 매달려 왔다.


“되었습니다. 되었습니다. 소녀, 이제 되었습니다.”


혜원은 묻어나는 울음기를 누르며 말하는 나즉한 여인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미안한 감정이 올라왔다. 자신이 달래고 위로해야만 할 것 같았다.

자신의 목에 매달린 그녀의 팔을 떼어 내려던 손으로 살짝 등을 두드려 주었다. 행동은 놀랍게도 혜원 스스로도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집이 무너진다.”


들려오는 소리에 혜원은 급히 여인을 떼어냈다.


“모 몸이 많이 불편하시면, 날이 밝으면 저기로 찾아오시오.”


김 대감의 집을 가리키며 혜원은 돌아섰다. 어서 미향의 무탈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상했다. 다시 뒤를 돌아봤다.

여인은 아직 그 자리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서 있을 수 있는 걸보니 괜찮은가보군.’


쉬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황급히 돌렸다.


“소녀도 밝아오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인은 혜원이 뛰어간 곳을 향해 절을 시작했다.

부딪히며 정말 어딘가를 다친 것인지 꼿꼿함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힘들어 보였다. 절을 끝내고 난 여인은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


걸음이 힘든지 천천히 뒤 돌아 혜원이 달려 내려온 언덕을 올랐다. 동리의 소란스러움과 달리 김 대감 집으로 갈수록 고요했다. 고요함은 무정이었다.


솟을 대문에 거의 다다랐다.


“파락, 파라라라락.”


대문 쪽에서 바람이 일었다. 주변 나뭇가지들이 파르르 떨며 내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약한 가지 한 가닥이 꺾여 공중을 휘돌며 날고 있다.


소용돌이가 일었다.


대문으로 가지가 쑥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중앙에 생긴 반짝이는 빛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가지가 빛에 거의 다다르기 직전에 반대 방향의 바람이 일며 중앙의 빛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밝은 빛의 공간이 열렸다.


공간의 빛은 주변으로 새어나오지 않았다. 월식으로 김 대감 집과 주변은 더욱 어두워 보였다.


공간은 서서히 면의 크기를 키워나갔다. 마치 여인이 서 있는 곳까지 다가가는 것처럼. 빛의 공간 안에서는 사람들의 형체들이 맺히기 시작했다.


여인은 아쉬움이 남는지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봤다. 작게 한숨을 내쉬곤 체념한 듯 몸을 빛의 공간으로 한 발 내딛었다. 여인의 몸을 온전히 담아내자 빛은 순식간에 휘감기며 면적을 줄이기 시작했다.


쑤욱.


순식간에 한 점이 되었다가 그 점마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여인은 처음부터 그곳에 없었다.



◇ ◆ ◇


“그 무기···. 아 아 그런 도끼눈으로 보진 말아 주게.”

“내게 혜원이란 호가 있고, 신윤복이란 이름이 있는 것처럼 그 아이에게는 미향이란 이름이 있는데.”

“그래 그 미향이 말일 세···.”


가람은 미향의 이름을 잘 부르려 하지 않았다. 저렇게 첫 운을 뗄 때 마다 혜원에게 미향이 기생임을 상기시킨다.

가람은 봇짐을 정리하던 손을 잠시 놓더니 혜원을 슬쩍 봤다.


“이번에 그 오래비 되는 작자가 미향이 초야를 치르게 할 모양이야.”


“그 모지리가 그럴 순 없을 걸. 아버지인 김 대감을 그리 어려워하는데 그럴 순 없을 걸세. 내가 김 대감께 미향을 기적에서 빼 면천시켜 달라고 운을 띄워놨는데.”

“그래? 김 대감이 뭐라던가?”


사실 김 대감은 거절도 않았지만 승낙도 하지 않았지만 혜원은 실망하지 않았다. 비록 천기의 딸이긴 하나 미향도 따지고 보면 대감의 핏줄이 아니던가.


“나리, 갈 길이 멉니다요. 서두르지 않으시면 안 됩니다.”

“알았네. 곧 나가네.”


바깥 재촉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가람을 따라 혜원도 일어났다.


“그나저나 먼 길 동무도 없이 심심하겠네. 난 자네와 함께여서 이 먼 곳에 올 때도 유랑하듯 올라갈 때도 미향과 함께 일 테니 심심할 틈이 없을 것 같으이.”


조정에서 은밀히 사람을 보내 가람을 찾았다.

어쩔 수 없이 먼저 올라가게 된 친구를 두고 혜원은 농을 했다.


“나도 금세 따라 갈거니 너무 서운해 말게.”

“흠, 혜원. 나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오래비란 작자가 이번에 월식이 있는 날로 정했다고 떠들어 대더군. 평생을 먹을 재물을 쥐어주니 그 아이도 승낙한 것이라고 매월이네 사랑채에서···.”

“자네···.”


가람을 부른 혜원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난 안들은 걸로 하겠네. 그 아이도 그럴 일 없을 걸세.”


◇ ◆ ◇



내달리고 있는 혜원의 머릿속은 어지러웠다.


‘가지 말았어야 했어.’


오늘 아침부터 불안했었다.

가람이 일러주지 않았어도 혜원도 알고 있었다. 그 모지리가 미향을 두고 매월이와 여러 수작질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김 대감 정실부인은 아이를 낳지 못했다. 남몰래 매월이 낳은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받아들였다. 퇴기 매월은 그 모지리와 쿵짝이 잘 맞았다. 그것은 아마 매월이 그 모지리의 친모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혜원은 부러 오늘 미향을 보러가지도 않았다. 얼굴을 보게 되면 사실이냐고 묻게 될 것이 두려웠다. 아니 질문에 미향이 거짓을 이야기할까 두려웠던 것 같다.


어느새 강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매월의 사랑채는 이미 한쪽은 무너져 내렸고 나머지 부분도 화마에 휩싸여 있었다. 저녁 무렵부터 혜원 자신을 받혀주던 정자 옆 나무의 줄기가 꺾여 땅에서 불타고 있었다.


‘윤복아 너 참 못났다, 못났어.’


저녁이 다 되어 혜원은 정자 옆 나무 위에 기어올라 있었다.

자신은 달이 잡아먹히는 것을 구경하고 싶어서이다. 자신은 결코 정자 옆에 자리한 매월이네 사랑채를 보기 위한 것이 결코 아니다. 나무 위 혜원은 자신에게 변명을 하고 있었다.


혜원은 강물을 퍼다 나르며 불길을 잡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쫓아다녔다.


“여보게들, 집안에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다 빠져 나왔는가?”

“나리도 참, 빠져 나온 사람들은 모다 저 있네요. 아적도 못 나왔음 저 불 꺼진 다음 시신으로 찾아야 겠습죠.”


이야기하던 사람이 힐끗 힐끗 이상한 눈초리로 혜원을 보며 이야기 했다.

혜원이 불길에 빠져 나왔다는 무리로 휘적휘적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옆 사람에게 이야기 했다.


“자네도 봤는가?”

“에헤, 행색이 그래도 양반이란 작자가 머시 그리 급해 버선발이 단가?”

“아니, 그거 말고. 저고리 앞섶에 피···. 아이고 모르것다. 불이나 잡으세.”


머리를 갸웃갸웃 거리다 알바 없다 생각이 들자 물통을 들고 강변으로 향했다.


혜원은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갈수록 불길한 생각이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그들 중 혜원의 얼굴을 알아본 행랑아범이 벌떡 일어나 다가왔다.


“나리, 도화서 나리 아니십니까?”

“아범, 아범. 이 사람들이 다 인가?”

“네, 나리 다행이도 사람은 요로코롬 모두 다 안 상했습니다요.”

“아니, 아니야. 아범, 미향이 없어. 미향이 없네.”

“아닙니다, 나리. 오늘은 양반님네께서 불길한 날이다 하여 모임이 특별히 없었습죠. 그러니 미향이도 오늘 부를 일이 없었는뎁쇼.”

“아저씨. 아니에요. 오늘 매월 엄니가 시켜서 밤에 미향이하고 또 본채 도련님 친구 한분을 뒷문으로 들였었어요.”

“언년이 이년아. 그걸 왜 이자 이야기 하는 거야.”

“매월이 엄니가 두 사람 들여보낸 거 말하면 대감마님께 말해 다른 곳으로 팔아 버린다고 해서.”

“아구, 이걸 어쩐답니까요. 여적 못 빠져 나온 거면···. 아이고, 언년이 이 멍청한 것아.”

“하!”


혜원은 탄식과 함께 털썩 주저앉았다.


“아닐세. 멍청한 것은 언년이가 아니야. 흐흐흐 내가, 내가 미친놈일세. 그 아이가 들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었네. 내 감정이 중해 술을 퍼마시고 그림 나부랭이나 그리고 있었다네. 당장 그 손을 잡아끌어 돌아왔어야 했는데. 으흐흐흐.”


혼자 중얼 거리고 있는 혜원을 딱하게 바라보던 행랑아범의 눈이 윗저고리 보고 경악했다.

혜원은 자신의 흰 윗저고리가 피로 붉게 얼룩져 있었던 것을 몰랐다. 우는 듯 웃는 혜원의 얼굴에 굵은 물줄기가 흘렀다.


강물은 참 무심하게도 흐른다.


그 긴 시간을 무정히도 거침없이 흘러가 버린다. 무수한 세월도 강물처럼 그렇게 흘러가버렸다.

혜원 신윤복이 뿌렸을 그 굵은 물줄기도 강의 한 자락이 되었을까? 긴 긴 시간 동안 돌고 돌아 그 자리에 온다 해도···.


그 강물은 그때의 그 강물일까?



일 검무 업로드 파.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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