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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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알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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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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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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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법도 (1)

DUMMY

여섯 구의 시체를 남긴 윤평은 아직 살아있는 마지막 살수에게 다가갔다.


행동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살수의 대장이라고 판단하기도 했지만, 그가 아니었더라도 가장 먼저 덤벼든 살수를 살려둘 생각이었기에 지금은 아무런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하오문 총타에 가고 싶다. 이렇게 말한 내 의제가 뭇매 맞고 석 달 열흘 넘게 정양해야 할 처지에 놓였지.”


속삭이듯 말했지만, 목소리에 담긴 날카로운 칼날은 더욱더 날카로워졌기에 말로서 살수를 베었다.


“하오문 총타에 가고 싶다. 세력 없는 일개 왈패이지만 힘과 명성을 손에 넣어 홀로 하오문 총타에 가고 싶다.”


고통에 겨워 몸부림쳤지만 이런 말을 날카롭게 쏟아내는 연유를 알 수 없기에 살수의 눈에 일순 의문이 깃들었다.


“소주에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이 말을 퍼트릴 거야. 그럼 날 노리고 길유와 유인이 나타나겠지. 나타나면 잡아서 족치고, 나타나지 않으면 새로운 소문을 퍼트리고. 쉽지?”


하오문을 상대할 계책을 술술 내뱉는 윤평을 보며 살수는 흉포한 미소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애썼다.


고통에 겨워 몸부림치게 하던 상처가 더 벌어지며 피가 쏟아졌다. 하지만 살수는 고통조차 깨닫지 못했다. 윤평에게서 멀어질 수만 있다면 뭐든 좋은지 발로 땅을 박차고 손으로 땅을 밀어내다가 몇 번이고 헛손질하며 고꾸라졌지만, 다시 일어나서 도망쳤다.


다른 이들과 다르게 제게만 계획의 전모를 알려줬다는 뜻은 계획이 진행되며 벌어지는 전말을 모조리 보여주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여겼다.


물론 몸을 멀쩡하게 둔 채 보여주진 않으리라고 여겼기에 도망치려고 했다.


물론 윤평은 그럴 생각이 털끝만치도 없었다.


난도질한 다음 살려두기 위해 의방으로 가는 행동부터 귀찮은 데다가 매번 일을 벌일 때마다 그를 데리고 다닌다면 오해받기에 십상인지라 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윤평은 도망치는 살수의 가슴팍에 비수를 꽂았고, 살수는 드디어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여겼기에 편안한 표정으로 쓰러졌다.


“뭐하는 놈이지.”


열심히 궁리해봤지만 편안한 표정으로 죽은 연유를 알 수 없기에 미간이 점점 더 찌푸려졌다.


임무를 실패했으니 돌아가면 죽기보다 더한 고통을 받을 테니 지금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그나마 정답에 근접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비수를 주워들고 흑등파 간부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너희 두목 모시고 돌아가라. 원래 너희를 싹 죽여서 배후를 캐내려고 했지만, 배후가 나왔으니 이젠 볼일 없다. 그리고 가서 소문내. 내가 하오문 총타에 가고 싶다고. 세력도 없는 일개 왈패지만 하오문 총타에 가고 싶다고.”


눈치 빠른 이들은 윤평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오문뿐만이 아니라 자신들 역시 외통수에 걸린 것이나 다름없었지만, 두목이 누워버린 이상 대항하더라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흑등문이 돌아가고 일곱 구의 시신과 자신만이 남았지만 윤평은 돌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일곱 구의 시신을 가지런하게 정렬하더니 깃대를 땅에 뉘이고 깃발을 거둬들였다.


“일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은 몰라서 미처 준비하지 않았는데.”


흑등파의 배후에 있던 하오문이 튀어나왔으니 흑등파를 욕하던 깃발은 이제 필요 없었다. 그렇기에 깃발을 갈아치워야 했지만 천을 준비하지 않았기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오문 총타에 가고 싶다! 세력 없는 일개 왈패이지만 당당하게 하오문 총타로 가고 싶다!”


일곱 구의 시체 앞에서 외치는 모습이 퍽 기괴했다. 사람들의 시선 역시 그리 곱지만은 않았지만 윤평은 목소리를 높였고, 깃대와 깃발을 양손으로 나눠든 채 자리를 떴다.


그렇게 대로에서의 일이 마무리되었지만 윤평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더 길고 튼튼한 깃대를 구했고, 더 큰 천을 구해 하오문을 도발할 만큼 자극적인 문구를 적는 일도 중요했지만, 더 중한 일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처럼 갑자기 뒤통수 맞는 일은 한 번이면 충분하지.”


이렇게 말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일을 수없이 겪었던 만큼 어쩐지 머쓱해졌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주도권이 제게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빠르게 몸을 놀렸다.


도착한 곳은 흑등파의 본거지였다.


태호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누각이라서 사람도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서 잠입하기에도 좋았다.


몰래 안으로 들어가더니 누가 알려주지 않았건만 자연스레 가장 높은 방의 대들보 위에 몸을 숨긴 채 숨소리마저 지웠다.


일점홍이나 단정처럼 대들보에 동화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지간한 살수보다 노련하게 숨어서 인내하던 윤평은 마침내 원하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일이 미쳐 돌아가는군. 버러지 두 놈 때문에 칠살대 사 조가 전멸하다니.”


기감을 펼칠 수도 없기에 귀로 들을 수밖에 없었지만, 소리 역시 많은 정보를 전해주기에 대들보 아래에 어떤 상황이 펼쳐졌는지 훤히 알 수 있었다.


둔탁한 소리 여러 개와 함께 낮은 곳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흑등파 간부들이 무릎을 꿇었음을 보여줬고, 의자 끌리는 소리나 뭔가를 목으로 넘기는 소리가 없다는 점 그리고 목소리에 담긴 짙은 불쾌함은 사자(使者)의 심정이 어떤지 대변했다.


“보고 외에 더 할 말은 없나.”


“없습니다. 거기서 있던 일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록했습니다.”


“미치겠군. 지금까지 한 행동만 놓고 보더라도 철두철미하고 잔혹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이가 지금까지 마각을 드러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수상쩍은데 의제가 뭇매 맞았다고 이렇게 드러낸다고? 빌어먹을 일이야. 빌어처먹을 일이야!”


철두철미하고 잔혹하다.


이틀에 거친 제 행보를 저런 식으로 평가할 줄은 몰랐기에 윤평은 귀 기울였다.


덕천이 뭇매 맞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흑등의 구역으로 돌아갔다는 점을 알아냈고, 흑등파와 하오문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어디에서 들켰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은연중에 많이 도와줬던 만큼 정보가 새어나가는 일도 충분히 있음직했기에 그리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흑등파 간부 두 명을 죽이고, 서른 명의 왈패를 무자비하게 짓이겼다. 게다가 일신의 무력이라면 하오문 안에서도 제법 인정받았던 양기를 제압했으니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칠살대 사 조를 혼자 쓸어버린 것뿐만이 아니라 여섯 명을 독으로 죽인 데다가 마지막 남은 사 조장마저도 두려움에 떨다가 죽고 나서야 평온을 되찾았으니 잔혹하다고 형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감정이 고조되어 마지막에 내뱉었던 말을 더욱더 거칠고 강렬하게 내뱉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혈통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는 버러지 때문에 과하게 흥분했군. 앞으로 윤평이라는 자와 맞서는 일을 되도록 피하고, 다시 나타난다면 곧장 연락하도록.”


“알겠습니다.”


“그리고 양 아우가 심하게 당했으니 이걸로 몸을 보하는 약재를 사서 전해라.”


“감사합니다.”


전낭에 담긴 은자가 제법 두둑했는지 왈패의 목소리에 담긴 감정이 격렬해졌고, 이내 하오문에서 나온 사람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빠져나갔다.


윤평은 인기척이 사라지고서도 한참이나 대들보 위에 머무르다가 내려오더니 기지개 켜며 투덜거렸다.


“은신술을 조금 더 배워둘 걸 그랬네. 그랬다면 쫓아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은 이렇게 했지만 들은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였기에 흐뭇한 미소와 함께 떠난 윤평은 곧장 최 노인에게 연락했다.


“무슨 일로 연락하셨습니까?”


하오문이 뒷조사를 시작한다면 금세 꼬리가 밟히기에 최 노인에게 가는 대신 그의 위사를 불렀다. 그리고 윤평은 대답 대신 서찰 한 장을 건네주고서는 검지를 제 입술로 가져왔다.


위사 역시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알기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 객잔에서 빠져나갔고, 윤평은 하오문을 도발할 문구를 쓰다가도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이 어쩌다 이런 식으로 꼬였는지 모르겠네. 황보세가랑 싸우고, 십만대산에서도 싸우고, 돌아와서도 싸우다니.”


따지고 들면 제대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궁세가와 얽혔을 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굴을 붉혔을 뿐이지 제대로 싸우지 않은 데다가 덕분에 남궁소형과 인연이 닿았으니 나쁘게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적의 규모를 알 수 있었던 지난날의 싸움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적이 얼마나 거대한지, 얼마나 강한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던 만큼 걱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


“게다가 대문파와 다르게 뼛속부터 뒷골목 문파이니 무슨 수를 쓸지 너무 잘 알아서 문제야.”


자신 역시 왈패인지라 마구 날뛰는 천둥벌거숭이를 잡기 위해 어떤 수를 써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납치, 폭력, 감시, 독.”


내뱉은 말 하나하나가 섬뜩했지만 윤평은 담담하게 손꼽아 말할 뿐이었다.


대상은 어디까지나 자신이었지만 왈패라면 비열한 수를 꺼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먼저 뒤에서 정보를 캔 다음 자신과 연관된 이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나 병상에 누워 몸을 제대로 일으키지도 못하는 덕천이라면 인질로 충분했다. 그렇기에 윤평은 최 노인에게 위사를 확충하고, 덕천의 신변을 보호해달라고 적었다.


“그리고 어느 한 곳에서라도 우위를 점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물어뜯겠지.”


대부분 폭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만큼 왈패들은 힘을 앞세워 일을 처리했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 힘에서 밀려도 상대를 죽일 방법은 무궁무진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쓸 수 있는 방식이지.”


서로 정보가 부족한 데다가 힘도 가늠할 수 없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능이 외쳤기에 작금의 일보가 미래의 성패를 가를 수도 있다고 여긴 윤평은 고민했다.


“역시 정보야. 정보가 부족해.”


아무리 고민을 이어 가봐야 상대의 형태조차 흐릿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정보가 부족하다는 결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명백했다.


그렇기에 윤평은 글귀를 완성하고 일찍 잠들었고, 다음날 오시 정각에 깃대를 땅에 꽂았다.


‘하오문으로 가고 싶으니 길을 열어라.

열지 않으려면 내게도 폭한을 보내라.’


욕지거리를 적어두는 대신 수수하게 요구 사항만 간단하게 적었다. 하지만 이 말이야말로 저들의 폐부를 찌르는 말이며 저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임을 잘 알고 있기에 윤평은 깃대를 세우고 목청을 높였다.


“나와라! 내가 도착했음을 알고 있잖아!”


이제부터는 적이 명확해진지라 숨겨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음을 알기에 윤평은 객잔에서 나설 때부터 깃발을 높이 치켜들었다.


믿을 사람 하나 없어질 지경이었지만 윤평은 담담하게 깃대 옆에 선 채 기감을 펼쳤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지자 눈을 떴다.


“하오문에서 왔느냐?”


“말이 짧군.”


눈을 뜨자 화려한 장포를 걸친 이가 도착했다. 온갖 꽃을 수놓은 데다가 눈이 아플 만큼 색도 화려했기에 남자는 물론이거니와 여자가 이런 옷을 입어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윤평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어제 들었던 목소리와는 다른 사람이었지만 몸을 휘감은 분위기가 다른 데다가 얼굴에 귀티가 흐르면서도 산전수전 다 겪은 모양새이기 때문이었다.


“흥미롭군.”


말이 짧다고 하자마자 흥미롭다는 말을 덧붙이는 모습이 퍽 괴이한지라 윤평은 눈살을 찌푸렸다.


“길을 열어 달라 했으나 열어줄 수 없군. 사실 길을 열어줘도 올 생각이 없겠지.”


“글쎄. 내가 아는 건 너희가 개새끼들이라는 점 하나뿐이라서 그건 모르겠네.”


“말이 짧은 데다가 거칠군.”


보면 볼수록 풍기는 기세에 비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하오문에서 나온 사람이라면 이 또한 함정이라고 여겼기에 속으로 긴장하면서 비웃음이나 다름없는 미소를 입가에 걸었고, 은근슬쩍 비수를 꺼내 손안에서 굴렸다.


“내가 아는 게 많지 않아도 하나는 확실하게 알고 있지. 사람 사는 법도를 어기면 벌을 받는다. 나도 그렇지만 너희도 벌 받을 거야.”


“자네도?”


“그래. 내 손에 묻은 피가 많은데 편하게 죽을 리가 없지. 편하게 죽어도 지옥에 떨어져서 벌 받겠지.”


“흥미롭군.”


담담하게 말하면서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모습에 다시금 흥미롭다고 말한 사내는 가볍게 혀를 찼다.


“아쉽군. 정말 아쉬워. 자네가 내건 조건은 변함없나?”


“변함없을 리가 없지. 아쉽게도 이미 늦었어. 서로 피를 봤는데 순순히 물러나겠다면 누가 믿겠어.”


“어쩔 수 없군. 다음에 어떤 상황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 나눈 이야기는 참으로 유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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