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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K탈주범의 운빨 회귀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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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디어선셋
작품등록일 :
2021.10.08 14:01
최근연재일 :
2022.02.21 08:00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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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979

작성
22.0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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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87화. 오명석, 너 여기서 뭐해?

DUMMY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리님은 다른데 가세요?”

“아뇨. 회장님 추도 음악회 참석자 확인을 오늘까지 다 하라고 해서요. 사무실에 남아 일하라고 하시네요.”

“아. 빡세게 전화 돌리셔야 하겠네요.”


성암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성윤홍 회장의 추도 음악회가 다음 달로 다가 왔다. 연주자 섭외와 진행은 클래식 공연 기획사를 운영하는 재단 자문위원 임영애가 많은 부분 담당하고 있었다.


재단 직원들은 내외빈 초대 명단 확인, 음악회 브로셔 제작, 공연장인 TS홀을 점검하는 등 실무 작업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와. 사보 나왔네요? 오, 명석 씨 배우같이 나왔네. 차에서 이사장님 한 부 드리세요. 재단 얘기 나오면 좋아하니까.”

“아. 그럴게요.”


정 대리가 센스 있게 귀 뜸을 해주는 바람에 명석은 사보를 몇 부 챙겨 수행 준비를 했다.


“김 대표님 나오시면 바로 출발하실 거예요. 준비하세요.”

“네.”


아무리 급한 일이라 하더라도 이사장과 관련된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먼저 하는 것이 재단의 불문율이었다. 이사장 일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은 없었다. 애초에 성하나를 위해 설립된 문화재단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국장님...”

“응. 수행 잘 하시고.”

다녀오겠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최 국장이 자기 할 말을 해버렸다.


명석은 이사장실 앞에서 짐을 바리바리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유치원생도 아니고 뭘 이렇게 잔뜩 들고 다니냐. 간식 통에한방 차에... 어휴.’


옥체를 보전하기 위해 성하나는 운동은 물론 먹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써서 움직일 때마다 짐이 한 가득이었다.


김 대표가 나오고 곧 이어 성 이사장이 집무실을 나왔다.


“외부 손님도 일정 확인하고 계열사 사장들한테도 싹 연락 돌려.”

“네. 이사장님.”


정 대리를 향해 깐깐하게 잔소리를 퍼붓고는 이사장은 명석의 수행을 받아 1층으로 이동해 차량에 올라탔다.


“아 오명석. 거 있잖아. 음악회 프로그램 나오면 음반 사서 정선희한테 줘. 음악회 전에 좀 들어봐야지.”

“네. 알겠습니다.”

“프로그램 브로셔 시안은 내일 나온다고 했고... 또 뭐를 챙겨야 하더라?”


자신을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 급히 문화재단을 만들고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기리는 음악회라 그런지 요즘 성하나는 날이 서있고 히스테리가 더욱 심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들과 정재계 인사들, 그룹 고위직이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더욱 예민하고 깐깐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사장님, 이번 달 TS 그룹 사보가 나왔습니다.”

“사보?”


평소 그룹 사보를 유심히 보지 않았던 성하나였지만 오명석이 표지 모델로 나온 사보를 건네받고 휘리릭 넘겨보았다.


“너가 사보에 나온 거야? 뭐라고 나온 거야? 읽어봐.”


‘아차. 집에서 보여줄걸. 움직이는 차안에서 멀미나게 생겼네.’


“네. 읽어보겠습니다.”


- TS 의인상 수상자를 만나다.

“문화의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싶어요.”


올 4월 TS그룹의 성암문화재단에 입사한 오명석 사우는 TS 의인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TS의 가족이 되었다.


“막연히 좋은 회사라고만 느꼈었는데 세상에 숨은 의인들을 격려하고 채용까지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이런 회사라면 제 청춘을 바쳐도 아깝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지요.”


진중한 어투로 의인상 수상과 업무 이야기를 하던 오명석 사우는 동료들 이야기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람을 향하는 TS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문화, 예술로 TS그룹과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명석은 두 페이지에 걸친 자신의 이야기를 민망하지만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성암문화재단에 대한 설명이 너무 짧은 거 아니야?”


명석이 읽어 주는 사보 기사를 끝까지 들은 후 성하나는 투덜대더니 김현석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대표. 사보 보셨어요? 오명석이가 나왔대서 읽어봤는데 성암문화재단에 대한 소개가 짧아서 좀 아쉽네요.”


휴대폰으로 들려오는 김 대표의 목소리에 당혹스러움이 느껴졌다.


“그건 됐고요. 추도 음악회는 신경 좀 써서 실으라고 홍보팀에 꼭 지시하세요. 내가 힘들게 일하면 뭐해. 제대로 홍보가 안 되면 헛수고지.”


두 사람의 통화에 명석은 좌불안석이 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하나는 통화를 마치고 사보의 다른 기사들을 읽으라고 주문했다.


명석은 숨을 가다듬고 다른 기사를 읽기 시작했다.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성하나는 명석의 낭독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었다.


‘그래. 차라리 자라.’ 명석은 목소리에 힘을 풀며 사보기사를 설렁설렁 읽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박 기사 백미러로 두 사람을 힐끗 보자 명석이 거울을 향해 씩 웃어보였다.



***



지연의 초대를 받아 지연의 집에 방문한 명석과 재희는 지연의 핼쑥한 모습에 깜짝 놀랐다.


“밥 좀 챙겨먹어라. 얼굴이 그게 뭐냐?”

“응. 집에만 있으니까 입맛이 더 없는 거 같아. 오늘 맛있는 거 잔뜩 시켜 먹자.”


명석의 타박 섞인 걱정에 지연이 발랄함을 가장한 말투로 대답했다.


“어머니랑 동생은 안 계셔?”

“응. 다들 일 보러 나갔지. 그동안 엄마랑 수연이도 맘 고생했으니까. 바람도 쐬고 해야지.”


연예인 빚투의 시초가 된 지연의 아버지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었지만 당사자들은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여전히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거실에 앉아 편하게 이야기를 시작한 세 친구는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오랜만의 수다를 즐겼다.


“음... 내가 돈이 많지 않아서 말하긴 그렇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가장 쉬운 문제래.”

재희가 조심스럽게 지연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오. 신재희. 그 말 그럴싸하다? 나도 써먹어야지.”

“풉. 야. 그래도 12억은 좀 아니지 않니? 에휴. 말해야 골치 아프지 뭐.”


지연이 한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웃었다.


“나 TV로 기자회견 보고 완전 울었잖아. 네가 너무 슬퍼 보이고... 이제 배우 생활 진짜 못하는 건가 싶어서.”


자기 일처럼 걱정하는 재희의 어깨를 지연이 토닥여주었다.


“아빠가 사고치고 다니는 건 애저녁에 알았지. 그래도 이렇게 기사까지 나니까 나도 겁이 덜컥 나더라고. 다시 일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해서... 한 고비 잘 넘겨서 다행이지...”

“전화위복이라고 여겨야지 뭐. 아버지가 이제 너 이름 팔고 이상한 짓 못할 테니. 돈이야 열심히 벌면 되고.”


재희의 말에 “너나 나나 가족이 사고 치면 아마 파산일 거다. 푸하하.”라며 명석이 웃었다.


“뭐야? 걱정마셔. 이 정도 스케일의 사기는 아무나 치는 게 아닐 테니.”

지연이 몸서리를 치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암튼... 너희들한테 너무 고맙더라. 인터넷에 글도 써주고. 글 솜씨가 장난 아니던데? 감동받았어.”

“내가 쓴 글이 더 문학성이 높지 않았어? 신재희는 영 글이...”

“뭐라고? 내 글이 어때서.”

자신의 글을 놀리는 명석을 향해 재희가 소파 위의 쿠션을 던졌다.


큰일을 당한 지연을 위로하면서도 티격태격 대는 모습이 평범한 20대 친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지연은 명석과 재희와 있을 때면 자신이 평범한 스물다섯의 청춘이 된 듯한 낯선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명석아. 근데 여기 산다는 회사 상사는 누구야? 이 라인은 제일 큰 평수라 전세라도 엄청 비쌀 텐데.”

“명석이 상사 분이 이 아파트에 살아? 부자들도 열심히 사는 구나.”


지난번 아파트에서 명석을 만난 기억이 떠올라 지연이 명석에게 물었다.


“아 그게... TS그룹의 막내딸이 성암문화재단 이사장인데 그 분 비서도 겸하고 있거든. 이사장이 여기 26층에 살아. 에휴. 뭐 그렇다.”

“헐. 대박. 진짜야?”


명석이 성하나에 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풀어놓자 지연과 재희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어머 어머.”, “진짜야?”를 연발했다.


“이제 여기 올 때도 조심해야겠네. 재수 없게 마주치진 않겠지?”

“궁금하다. 어떻게 생겼는지.”

“생긴 게 문제가 아니고. 성격이 문제지. 생긴 건 멀쩡하다니까?”


친구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 폭탄에 명석은 ‘신나는 휴일에 상사 이야기는 그만’이라며 화제를 돌렸다. 17개 층 위에 성하나가 생활하고 있다 생각하니 묘한 기분이었다.


“차지연. 음식 좀 시켜봐. 말을 너무 했나. 엄청 배고프네.”

“그래. 뭐 먹고 싶니?”


지연의 물음에 명석이 “야, 신재희가 골라봐.”하고 공을 넘겼다.


“아이디어 없으면 중국집이지 뭐. 호호호.”

“하여튼 촌스럽기는...”

명석이 재희에게 핀잔을 주며 “그럼 난 삼선짬뽕으로.”를 외쳤다.


세 사람이 먹기에 많은 양의 음식이 식탁에 차려졌다. 지연이 선물 받았다는 귀한 와인이 상 위에 오르자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분위기와 메뉴가 되었다.


“오랜만에 수다 잔뜩 떨었더니 스트레스가 좀 풀리는 거 같다. 나 다음 달에 드라마 촬영 들어가서... 바쁘기 전에 또 보자.”

“한동안 또 못 보겠네. 아쉬워라.”

“재희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는 너무 쉬고 싶다, 자고 싶다 그랬었는데... 이렇게 강제로 쉬게 되니 며칠 만에 좀이 쑤시는 거 있지? 바쁜 게 좋은 거 같아. 호호호. 이번에 확실히 느꼈지.”


논란 이후 일을 재개하는 지연의 얼굴에 안도와 기대감이 스쳤다.


“아 맞다. 나 비타민 모델하는 회사에서 선물을 보내왔는데 너희도 먹어 봐. 종합비타민이랑 비타민C, 루테인, 유산균도 있더라.”

“고마워. 잘 먹을게.”

“신재희 씨는 이거 바르고 더 이뻐지셔.”

“와우. 이거 완전 비싼 화장품이잖아. 뭘 이런 걸 다.”


지연이 명품 화장품 세트를 재희에게 선물하자 재희가 고마워 어쩔 줄 몰라 했다.


“1층까지 데려다 줄게. 오늘 종일 집에만 있었더니 바깥 공기 좀 쐬고 싶네.”


모자를 푹 눌러쓴 지연이 마스크까지 귀에 걸치며 집에 가는 명석과 재희를 따라 나섰다.


엘리베이터에도 조잘 조잘 대던 세 사람은 로비 층에 내려 건물 밖으로 걸어 나갔다.


지연과 인사를 마치고 걸음을 옮기려던 순간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검은 벤츠가 미끄러지듯 명석의 앞에 멈추어 섰다.


명석은 지연과 재희를 보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얘들아. 나 모르는 척 해.”

재희가 무슨 말인가 싶어 “응? 뭐라고?”하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아. 이제 지연이네도 마음 놓고 못 오겠네.’


운전석에서 내린 박 기사가 뒷문을 열자 위풍당당 성하나가 차에서 내렸다.


“어? 오명석, 너 여기서 뭐해?”


정장 차림의 성하나가 명석 앞에 서서 황당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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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화. 위기 탈출 넘버원 +2 22.01.28 1,066 32 12쪽
92 92화. 성씨네 설날 풍경 +3 22.01.27 1,043 27 11쪽
91 91화. 호구의 연애 +2 22.01.26 1,082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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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화. 굿바이 2015년 +2 22.01.24 1,135 29 12쪽
88 88화. 임기응변 +2 22.01.21 1,180 28 12쪽
» 87화. 오명석, 너 여기서 뭐해? +3 22.01.20 1,201 28 11쪽
86 86화. 기자 회견 +2 22.01.19 1,165 29 12쪽
85 85화. A양 스캔들 +2 22.01.18 1,179 30 11쪽
84 84화. 사보 인터뷰 +2 22.01.17 1,136 26 11쪽
83 83화. 혜린과의 식사 +3 22.01.14 1,208 31 12쪽
82 82화. 하우스 콘서트 2 +4 22.01.13 1,173 33 12쪽
81 81화. 하우스 콘서트 1 +2 22.01.12 1,201 29 11쪽
80 80화. 눈치 테스트 +3 22.01.11 1,222 30 12쪽
79 79화. 성하나 이사장 +2 22.01.10 1,247 33 11쪽
78 78화. 첫 출근 +2 22.01.07 1,317 30 12쪽
77 77화. 취업 뽀개기 +2 22.01.06 1,329 33 12쪽
76 76화. 영웅의 탄생 2 +2 22.01.05 1,340 39 11쪽
75 75화. 영웅의 탄생 1 +2 22.01.04 1,366 36 12쪽
74 74화. 정국아 2 +2 22.01.03 1,366 36 12쪽
73 73화. 정국아 1 +4 21.12.31 1,417 34 11쪽
72 72화. 싱글벙글 반품 접수 +2 21.12.30 1,433 36 11쪽
71 71화. 지연의 초대 +3 21.12.29 1,451 35 11쪽
70 70화. 중고 인연 +2 21.12.28 1,463 3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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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화. 첫 면접 +3 21.12.21 1,675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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