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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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네딧
작품등록일 :
2021.10.11 12:36
최근연재일 :
2022.07.21 20:30
연재수 :
1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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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8,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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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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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17화. 진호의 변명

DUMMY

소민은 나희에게 전화하며 사랑 소극장으로 달려갔다.


예상대로 나희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소민이 사랑 소극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무대 위에서 스트레칭 하던 나희는 늦은 밤 공연장으로 달려온 소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소민은 다급한 목소리로 진호가 주거 침입 죄로 홍대 근처 지구대에 체포되어 있다는 말을 했고,


나희는 이야기를 듣고 공연장이 울리도록 크게 웃었다.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범생의 대표 모델인 진호가 지구대라니.


자동차 최저 속도 위반이라면 믿겠다는 농담도 했다.


소민은 웃고 있는 나희의 팔을 잡아 끌어 극장을 나왔고 택시를 타고 홍익지구대로 향했다.


택시 안에서 소민의 이야기를 듣던 나희는 도대체 무슨 일일까 궁금해했다.


홍익 지구대 안은 술에 만취한 연인이 다툼을 벌이고 있었고 지구대 제일 안쪽 기다란 나무 의자에 진호가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있었다.


어깨는 의기소침했고 머리는 큰 죄를 지은 듯 푹 숙이고 있었다.


소민과 나희가 들어오자 경찰은 진호의 보호자임을 눈치채고 구석 자리에 있는 진호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말했다.


“오진호씨 보호자 되세요?”


“네!”


나희가 앞서서 조금은 무뚝뚝해 보이는 경찰에게 다가가며 대답했다.


30대 중반의 경찰은 출입문 옆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경비원 복장의 젊은 남자에게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짓했다.


소민은 큰 소리를 내며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연인을 피해 진호에게 다가 갔다.


“지노야. 너 괜찮아?”


진호는 소민의 목소리를 듣고 서서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감겨져 있던 눈을 떴다.


마치 나무늘보를 보는 듯했다.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던 진호는 소민을 보고 고개를 떨궜다.


항상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넘쳤던 진호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처음 본 소민은 바닥에 몸을 낮추며 진호의 손을 잡았다.


“지노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진호는 입을 꾹 닫은 채 코를 벌렁거리며 숨을 내쉬었다.


나희는 무뚝뚝해 보이는 경찰과 젊은 경비원과 함께 진호가 앉아 있는 나무 의자로 걸어왔다.


안쓰러운 눈으로 진호를 바라보던 소민은 나희가 다가오자 일어서서 나희와 함께 오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30대 중반의 경찰과 경비원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진호 앞에 서자, 나희와 소민은 궁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무뚝뚝한 30대 경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진호씨가 어젯밤 10시 30분경 바로 이 근처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입주민 차량을 가로막고 소란을 피웠는데요. 입주민은 해프닝이라고 처벌을 원치 않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경찰의 말에 나희와 소민은 눈을 마주치며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희는 그동안 사고 한번 치지 않았던 진호가 행패라니? 도대체 누구 차를 막아섰는지 궁금했다.


30대 중반 경찰은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오진호씨가 행패를 부렸던 장소가 오피스텔 건물 안쪽이라고 합니다. 그건 저희도 확인한 사실이예요. 경비 업체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서 오진호씨를 주거 침입 죄로 처벌해 달라고 강경한 입장입니다. 경비 업체에서 강하게 안 나오면 경범죄인데 일이 좀 복잡하게 되고 있네요.”


고개 숙인 민준을 보며 말하던 경찰은 경비업체 직원으로 시선을 이동하며 말을 끝냈다.


나희와 소민의 시선도 경찰의 시선을 따라 젊은 경비업체 직원으로 향했다.


경비 업체 직원은 자기도 난감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대충 눈치로 아시겠지만, 제 의견은 아니구요. 회사에서···. 저도 퇴근 시간 지났는데 이러고 있어요.”


경찰과 경비 업체 직원의 말은 난감한 상황임을 알려 줬다.


“진호야. 너 누구 차를 막고 행패 부린 거야?”


나희는 진호를 내려다보며 허스키한 목소리를 물었고, 소민도 마침 궁금한 질문을 해준 나희를 보며 턱을 끄덕거렸다.


“일이 이렇게 커진 문제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우리 오피스텔에 연예인이 입주해 있는데 그분 차를 막 섰거든요. 그래서 회사에서 이 난리를 치는 거예요.”


진호 때문에 퇴근하지 못한 경비 업체 직원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나희와 소민은 서로 얼굴을 보며 “연예인” 입 모양을 만들며 동시에 하윤을 떠올렸다.


“연예인 누구요?”


나희가 조심스럽게 묻자, 30대 경찰이 입을 열었다.


“아. 그 있잖아요. 요즘 잘나가는 기상.”


“잠깐만요. 입주자 신분을 알려드릴 수 없죠.”


젊은 경비원은 경찰의 말을 막아서며 말했다.


나희와 소민은 그 연예인이 누군지 들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윤이었다.


나희는 고개 숙인 진호를 보며 어떻게 된 상황인지 생각했다.


진호는 하윤에게 연락했지만 하윤은 답이 없었다.


진호는 성격에 맞지 않게 하윤의 집 앞에 찾아간 것이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착한 하윤이 매몰차게 진호를 대했다는 게 조금 의아했다.


하윤에게 무슨 사정이 있을 것이다.


입을 꾹 닫고 있는 진호가 말하지 않으니 알 길이 없었다.


나희는 휴대전화 화면을 켜고 시계를 확인했다.


새벽 1시 20분을 지나고 있었다.


하윤에게 전화해서 상황을 물어보기에는 늦은 시간이었다.


이때 홍익지구대 문이 활짝 열리며 깡마른 민준이 뛰어 들어왔다.


“진호야!! 오진호!!”


민준은 죽었다 살아온 사람을 부르는 듯 큰 소리로 진호의 이름을 불렀고, 쩌렁쩌렁 울리는 민준의 목소리에 다툼을 벌이던 연인은 기가 죽은 듯 조용해졌다.


민준은 곧장 지구대 안쪽 진호가 앉아 있는 나무 의자를 향해 달려와 미끄러지듯 몸을 낮추며 진호를 와락 끌어안았다.


진호는 민준이 끌어안자 참고 있던 눈물을 터트렸다.


“민준아···.”


“그래 진호야···.”


나희와 소민, 30대 경찰과 젊은 경비원은 부둥켜안고 울고 있는 두 남자를 내려다봤다.


두 사람은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맞는 듯 보였다.


홍익지구대 안에 있는 경찰과 다툼을 벌이던 연인도 어깨를 똑같이 들썩거리는 진호와 민준을 바라봤다.


소민은 자기를 못 본 채 진호에게 안겨 있는 민준을 보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민준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지 모르겠어.”


드디어 진호의 입에서 억울하다는 듯 말이 터져 나왔다.


민준은 진호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진호야! 억울한 거 다 말해. 내가 해결해 줄게.”


“오진호. 무슨 일인지 말 좀 해 봐. 우리도 상황 좀 알자.”


무슨 상황인지 답답해하던 나희가 진호에게 묻자, 진호는 눈물 콧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아니, 하윤이가 연락이 안돼서 하윤이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찾아 갔거든···.”


진호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던 민준은 진호의 말을 들으며 서서히 팔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진호는 이어서 말했다.


“하윤이 차를 발견하고 미안 하다고 사과하려고 차에 다가갔는데···.”


하윤을 찾아가는 건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극구 반대했던 민준의 눈에 고여 있던 눈물이 순식간에 말라갔고 몸은 진호에게서 멀어져 갔다.


나희와 소민도 그래도 그건 아니지, 표정으로 진호를 보며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글쎄 조수석에···.”


진호는 말을 멈추고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마른 세수를 했다.


하윤의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있던 중년의 남자가 떠올랐는지 목소리를 높이며 이어서 말했다.


“어떤 아저씨가 앉아서 나를 노려보는 거 있지? 에이 씨팔 하윤이 첫사랑은···.”


나희의 오른손이 재빨리 진호의 입을 틀어막았다.


소민과 민준도 홍익 지구대 안을 둘러봤다.


이성을 잃어버린 진호는 하윤이 공인이라는 사실을 까먹은 듯 보였다.


“우 욱 음···. 손 안 놔. 음···.”


진호는 나희의 손을 떼 내기 위해 양손으로 나희의 손을 잡았고 민준과 소민의 팔이 동시에 진호의 입을 틀어 막았다.


“야! 진호야. 진정해. 진정하라고.”


“그래 지노냐. 너 지금 너무 흥분했어.”


“야! 오진호 알았으니까. 그만 말해. 알았지?”


민준, 소민, 나희가 순서대로 말했고, 진호의 입을 틀어 막고 있는 세 친구를 30대 경찰과 젊은 경비원은 물끄러미 쳐다봤다.


지구대 안 경찰들과 다투던 연인들도 네 명의 친구들을 관심 있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나희는 흥분한 진호와 눈 맞추며 소리내지 않고 “야 인마 그만하라고.” 레이저 눈빛을 보냈다.


이내 진호는 흥분을 가라앉히는 듯 콧구멍으로 깊은 숨을 들이켰다.


나희는 하윤이 중년 남자와 함께 집에 갔다는 진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진호가 끝에 하려던 말은 하윤이의 첫사랑에 대한 말일 것이다.


진호는 그동안 하윤의 첫사랑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나희는 진호와 하윤이 잘될길 빌면서 하윤의 첫사랑에 집착하는 진호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윤의 첫사랑에 집착한 진호는 하윤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달리기를 하며 도망쳤다.


그것도 나희와 소민, 민준이 모두 보는 앞에서.


그 일 이후 충격을 받은 하윤은 진호와 연락하지 않았다.


진호도 자기의 실수를 인정하며 하윤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하윤은 답하지 않았다.


나희는 하윤에게 진호에 대해 넌지시 물었지만 그때마다 하윤은 즉답을 피했다.


생각이 많은 탓이었을 것이다.


진호는 또다시 하윤의 첫사랑에 집착한 결과 이런 사건을 만들고 일을 키운 것이다.


나희는 하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저씨와 집에 갔다고 해도 진호가 생각하는 첫사랑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호의 입을 막고 있는 민준도 하윤이 중년 남자를 태우고 집에 갔다는 말에 화가 났다.


여자 친구가 조수석에 아저씨를 태우고 집에 들어가는 걸 눈으로 본다면 진호처럼 화를 내지 않을 남자가 몇이나 될까?


진호를 만나고 이렇게 흥분한 모습을 처음 봤다.


하윤은 미모의 기상캐스터이자 요즘 가장 핫한 여자다.


하윤은 가슴 아픈 첫사랑의 사연으로 순정의 대명사가 되었다.


완벽한 외모에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여자로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하윤의 인기가 연예계 찌라시처럼 퍼져 있는 스폰서의 힘인 건가?


그 첫사랑은 가공된 인물인가? 아님 교회 오빠가 아닌 교회 전도사님?


도대체 어떤 모습이 이하윤의 진짜 모습일까?


혼란스러운 민준은 그동안 착하게만 보였던 하윤의 모습이 떠르며 혼란스러웠다.


소민은 ‘하윤이가 뭐가 부족해서 아저씨를···.’ 진호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진호가 단단히 착각한 거로 확신했다.


진호가 흥분을 가라앉힌 듯 얌전해지자, 세 친구는 진호의 입에서 서서히 손을 떼어냈다.


마지막으로 손을 떼어내던 나희는 진호의 눈을 보며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 계속 레이저를 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30대 중반의 경찰은 말했다.


“자. 대화는 다 끝난 것 같은데. 오진호씨는 이제 마포경찰서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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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해외 출장 관계로 휴재 안내 합니다. 22.05.27 59 0 -
129 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2 22.07.21 90 1 4쪽
128 127화. 진호는 또 다시 달린다 22.07.20 58 1 8쪽
127 126화. 액션스쿨에서 의식을 잃은 하윤 22.07.19 41 1 11쪽
126 125화. 인생 역전 이재평 22.07.18 43 1 11쪽
125 124화. 너는 말이라도 하지 22.07.15 39 1 11쪽
124 123화. 누구냐 넌? 22.07.14 48 1 11쪽
123 122화. 니(회장님)가 왜 거기서 나와? 22.07.13 51 1 11쪽
122 121화. 이재평 기자의 과거는? 22.07.12 36 1 11쪽
121 120화. 집착에 눈이 멀다 22.07.09 64 1 11쪽
120 119화. 선처란 없다 22.07.07 52 1 11쪽
119 118화. 몰래 카메라 22.07.05 50 1 11쪽
» 117화. 진호의 변명 22.07.02 44 1 11쪽
117 116화. 주거 침입 죄로 체포된 오진호 22.06.30 41 1 11쪽
116 115화. 진호야 스토커들이나 하는 짓이야 22.06.28 63 1 11쪽
115 114화. 민준의 전화 22.06.25 48 1 11쪽
114 113화. 천사야 너 어디갔니? 22.06.23 48 1 11쪽
113 112화.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22.06.20 52 1 11쪽
112 111화. 스크래치 22.06.18 44 1 11쪽
111 110화. 황금색 람보르기니 주인은? 22.06.16 45 2 11쪽
110 109화. 소민의 생일 22.06.14 50 2 11쪽
109 108화. 진호의 고민상담 22.06.11 46 2 11쪽
108 107화. SM제약 외동딸 김소민 22.06.09 53 2 11쪽
107 106화. 김소민의 정체는? 22.05.25 42 2 11쪽
106 105화. 오선희의 결혼식 22.05.23 56 2 11쪽
105 104화. 사라져버린 두 시간 22.05.20 58 2 11쪽
104 103화. 바람은 병이다 22.05.18 63 2 11쪽
103 102화. 기적 22.05.16 50 2 11쪽
102 101화. 진호의 의심은 사실이 되어간다 22.05.13 50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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