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인천 공항에서

인천 공항 출국장은 해외 출국하는 유명인들의 취재를 위해 사회부와 연예부 기자들이 모여 있다.
VIP 출국장 입구에서 깔끔한 정장에 얼굴을 반쯤 가린 선글라스를 쓴 소민이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기자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SM 그룹의 미국 법인 SM 바이오 대표인 소민은 대한일보 사회부 이재평 기자를 지목해 질문을 받았다.
소민 옆에는 약혼자이자 SM 바이오 신약 팀 본부장인 민준이 정장 넥타이가 목을 조여 오는지 넥타이를 매만지며 서 있다.
소민은 이재평 기자의 질문이 끝나자 더 이상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VIP 출국장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산더미처럼 짐이 가득 실려 있는 카트는 깡마른 민준의 몫이다.
민준은 낑낑거리며 카트를 밀고 소민의 뒤를 따라갔다.
연예부 기자들이 모여 있는 곳은 플래시 불빛과 팬들의 함성이 더해져 더욱 정신이 없다.
하윤은 긴 머리를 묶고 수수하면서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상캐스터 이하윤이 아닌 예능인, 배우 이하윤의 인기는 출국을 앞둔 사람들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휴식 차 캐나다로 떠나는 하윤은 기자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출국 심사대로 향했다.
하윤의 뒤를 매니저가 따라갔다.
공항 대기 의자에 앉아 노트북 열고 열심히 기사를 정리하던 재평이 엔터 키를 누르고 노트북을 덮었다.
휴대전화를 꺼내 카톡 어플을 화면에 불러내 ‘사랑하는 아내 미애’ 대화방을 열어 메시지를 써 내려갔다.
1 이제 일 끝내고 비행기 타려고 지난 달에는 며칠 못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달 동안 함께 있을 수 있어. 사랑해.
SM 바이오 관련 특종 기사를 냈던 재평의 이번 출국은 미국 취재를 겸해서 간다.
딸 예린이와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각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재평은 휴대전화를 닫고 옆에 세워져 있는 대형 캐리어를 끌고 출국 심사대로 향했다.
청바지에 흰색 면 티를 입은 나희는 1m 정도 크기의 커다란 배낭을 매고 출국 심사 대기줄에 서 있다.
특별한 계획없이 해외 배낭 여행을 떠나는 나희는 출국 심사대 위에 배낭을 올려놓고 휴대전화와 전자기기를 꺼내 놨다.
출국 심사대에서 나희의 짐을 검사하던 직원이 나희를 보고 깜짝 반가워했다.
“어? 연극배우 도나희씨 맞죠?”
“네. 어떻게 저를?”
“지난주에 대학로에서 내 친구의 첫사랑 마지막 공연 봤거든요.”
“아. 정말요?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기를 그렇게 잘하시는데, 어떻게 기억을 못해요.”
“감사합니다.”
나희는 부끄러운 표정 지으며 커다란 배낭을 힘겹게 매자, 공항직원은 엄지를 들어 보이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여행 잘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나희가 자동 출국 심사대에 여권을 스캔하자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나희는 밝은 미소로 심사대를 빠져나갔다.
***
인천 공항 입국장 문이 열리자.
농(고깔 모양의 베트남 전통모자)을 쓴 양준태와 황옥경이 캐리어를 끌고 나왔다.
베트남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두 사람은 50대 늦은 나이에 경험하는 신혼여행에 만족하는 듯 표정에 행복함이 가득했다.
양준태는 자신의 첫사랑인 황옥경에게 프러포즈를 했다가 뺨을 맞았다.
옥경이 뺨을 때린 이유는 프러포즈를 너무 늦게 했다는 이유였다.
옥경은 준태의 팔에 팔짱을 끼우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많은 사람이 캐리어와 카트를 밀고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하와이언 티셔츠에 선글라스를 쓴 진호와 진호의 여자 친구가 손을 잡고 빠져나왔다.
누가 봐도 하와이에 다녀온 듯 보였다.
입국장을 빠져나온 진호는 선글라스를 벗고 여자 친구를 바라봤다.
여자 친구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진호에게 입술을 내밀었다.
진호는 여자 친구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미소 지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내 친구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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