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의 수수께끼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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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육사
작품등록일 :
2021.10.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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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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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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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6화. 네가 선택한 아카데미다 -5-

DUMMY

새결에게 말을 건 사람은 신기하게도 마음의 목소리와 실제 내는 목소리가 정확히 일치했다.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라고? 간섭력을 떠나서 인성이 아주 제대로 박혔는데?


“아드리아나···였나.”


[이름 : 아드리아나 디마]

[아크 이졸데 헌터 아카데미 재학 – 1학년 주니어]

[방출 0.1 / 흡수 0.3]

[이베리아계 그리스인]


짙은 푸른색이 감도는 긴 생머리에 툭 건드리면 눈물을 터트릴 것 같은 눈망울. 작은 체구에 가냘픈 인상이지만 누구보다도 단단한 의지를 가진 소녀.


고아원 때부터 새결과 함께한 단짝 소꿉친구다.


물론 독자들에게는 소꿉친구 외에도 소설 속 최고의 폭유녀로 기억되고 있다. 뭐, 윤혁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냥. 아무것도.

-괜찮아?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거지?

-응. 괜찮아. 넌 걱정이 너무 많아.


새결과 아드리아나는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공명은 사실상 도‧감청과 같은 능력이다. 필요 이상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려니 영 껄끄러웠다.


성운은 괜히 민망해져서 공명을 거뒀다. 하지만 이 공명은 좀 더 다뤄야 익숙해질 것 같았다.


“좋아. 그러면 다른 친구들을 좀 털어볼까?”


성운은 새결 말고 엿들어도 죄책감이 덜할(?) 타겟을 물색했다. 어차피 이 공명은 불법이고 뭐고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성운의 도덕적 잣대에 의해 좌지우지 될 뿐.


그러니 양심에 덜 찔릴 짓만 하면 만사 오케이다.


성운은 망설임 없이 아르투르 무리를 찾았다. 이놈들의 동향도 궁금했다. 르엉 교수 강의 시간 전에 사소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다.


“찾았다.”


아르투르 무리는 아카데미 성체 으슥한 뒷골목에 숨어 있었다. 얼씨구, 담배도 피고 있네?


아르투르, 말레나, 샤루크 그리고 다른 소녀가 한명 더 보였다.


[이름 : 발레라 벨루치]

[아크 이졸데 헌터 아카데미 재학 – 1학년 주니어]

[방출 0.5 / 흡수 0.8]

[스페인계 시칠리아인]


심성은 착하지만 괴롭힘 당하기 싫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말레나 무리에 어울리는 소녀였다. 좋게 말해 심성이 선하다는 거지, 윤혁의 눈에는 좀 어리숙하고 어벙했다.


그래도 잠재력 하나 만큼은 무시 못 할 캐릭터였다. 모종의 사건 때문에 개화가 늦긴 했지.


-유성운? 그 새끼 손 좀 봐줘야겠어.

-성우니? 에이, 자기야. 그러지마. 보니까 도련님이던데 굳이 긁어 부스럼 아니야?

-그래, 알. 그 새끼 보더라인 회장의 손자래. 우리가 쓰는 단말기, 전부다 그 새끼 회사에서 만드는 거잖아.


아르투르는 성운을 괴롭힐 생각으로 가득한데 주변 무리는 그를 말리는 분위기다.


그럴만하다. 아르투르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르엉 교수 수업 전에 성운과 벌렸던 기 싸움에서 확실히 패배했다.


물론 윤혁은 고등학생 급식충이랑 기 싸움을 한 것에 깊은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다. 어른이라면 더 어른답게 대처해야 했다.


그런데 ‘성우니’라. 이거 말레나 맞지? 얘는 갑자기 왜 이런데? 성운은 말레나 쪽의 생각을 파고들었다.


‘아르투르는 너무 멍청하고 재능이 없어. 슬슬 갈아타야겠어. 유성운으로. 집안도 좋고 얼굴도 내 타입이야··· 후훗, 떡상 가즈아!’


“으엑.”


성운은 앓는 소리를 내며 혀를 내밀었다. 너무나도 경박한 말레나의 머릿속 목소리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떡상이라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B반의 실권은 말레나가 잡고 있다. 아르투르는 오히려 말레나의 꼭두각시였다. 흔히 말하는 꽃뱀. 혹은 호랑이를 앞에 내세운 여우다. 그런 소녀가 성운을 노리고 있었다.


‘씨발. 말레나가 왜 이러지? 설마··· 아, 아니야.’


말레나와 주변의 분위기에 아르투르는 잠시 입을 닫고 갈팡질팡한 마음을 추슬렀다. 역시나 이 녀석도 불쌍한 청춘이었구나.


임마, 젊은 나이에 벌써 기둥서방 노릇이나 하고. 그만둬. 친구야. 그 앞은 지옥이야.


-아, 근데 한새결? 그 새끼도 좀 건방지지 않냐?


이렇게 갑자기? 원래 이야기에서도 이랬나?


샤루크가 건들거리며 뜬금없이 새결을 언급했다. 새결은 말레 성을 숨기고 가명으로 한새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 맞다.”


소설에서 아르투르 무리와 새결이 안 좋은 방향으로 엮이는 계기가 있었다. 바로 샤루크 때문이다.


샤루크 녀석은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찝쩍거리는 어그로 담당 캐릭터다.


녀석은 새결의 소꿉친구인 아드리아나한테 괜히 들이댔다가 새결에게 한 대 얻어맞고 뻗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 탓에 앙심을 품고 아르투르를 부추겨서 새결과 싸움을 붙였다.


-흐응, 좀 위험한 분위기지? 그게 매력이긴 해. 발레라, 네가 좀 꼬셔보던가~

-아니. 난 별 생각 없어.

-그래? 그럼 내가 꼬셔볼까?


말레나가 꺄르륵 거리며 아르투르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너 미쳤어?

-에이, 자기야 왜 그래. 농담한 거잖아.


말레나의 말에 아르투르가 화들짝 놀래며 반응했다. 완전 불여시가 따로 없다. 여기에 샤루크까지 합세해서 아르투르를 자극했다.


-야, 알 조심해야겠다? 걔랑 너 컨셉도 좀 겹치잖아~

-좀 그렇지? 새결은 제멋에 취한 고고한 늑대라면 자기는 조금 반항아 느낌이잖아.

-적당히 해. 재미없으니까.


말레나와 샤루크가 놀리자 아르투르가 으르렁 거리듯 대답했다.


“아, 안돼. 그만해 이놈들아···.”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성운을 향했던 아르투르의 적의가 새결 쪽으로 서서히 바뀌었다. 차라리 날 미워해! 새결이는 안 된다 이놈들아.


-아니, 뭐 그렇다는 거지. 그러니까 새결 새끼 조지자고 내가 말한 거 아니야.


샤루크가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주섬주섬 변명했다. 주변 아이들이 부추긴 탓에 아르투르의 부정적인 감정이 더욱 커졌다.


“결국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건가.”


성운이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샤루크의 깐족거림. 말레나의 경쟁심리 부추김. 이 두 개가 크로스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오후 강의 때 모의전 실습이니까. 그때 조져버리자.

-거기지? 그 CCTV 없는 데 있잖아.


아르투르 무리는 낄낄 거리며 조잡하고 유치한 흉계를 꾸미기 시작했다. 흉계라고하기도 민망하다.


“하, 이거 참 조용히 지내려고 했더만. 결국 일이 터져버리네.”


아속아구의 소설 속에서 새결은 아르투르 일당을 맨손으로 초죽음을 내놓는다.


새결은 엄밀히 말해 최전선 증후군에 시달리는 중증 PTSD 헌터다. 세상의 종말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투르 일당이 괜히 새결에게 시비를 걸어서 역으로 박살이 나는 것이다.


새결이 회귀를 하면서 간섭력이 초기화됐지만, 축적된 전투경험은 이 아카데미에 있는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한마디로 아르투르가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 예정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새결도 아르투르 무리와의 폭력 사건 이후로 아카데미에서 교수들에게 찍힌다.


더불어서 세간의 평가도 추락하는 바람에 동료를 모으는데 각종 애로상황이 꽃핀다.


발레라도 후반부에 좋은 전력이 될 수 있는 인력인데, 이때 트라우마로 능력 개화가 늦어진다.


“이걸 어쩐다.”


새결이 선을 넘어버리면 이야기 진행이 쓸데없이 불편해진다. 굳이 고구마로 진행할 필요는 없지.


성운은 공명을 거두고 머리를 굴렸다.


새결에게는 쓸 만한 동료가 계속 필요하다. 신화적인 괴물 타이탄비스트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적어도 ‘인간’들끼리 불필요하게 적을 만들 필요 없었다.


이야기 전개적인 부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프론테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에 쵸즌이 개입해야 했다.


점심시간이 끝나려면 아직 30분 정도가 남았다. 불상사를 막으려면 아직 시간은 있다.


작가의말

날이 부쩍 쌀쌀해졌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건강에 유의하시길 빕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이야기의 중간 진행 부분이다 보니 좀 짧네요; 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난리가 날 예정입니다. 


그래도 모쪼록 오늘도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언제나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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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59화. 위기에서 개같이 부활 -2- +1 22.01.14 100 6 10쪽
59 58화. 위기에서 개같이 부활 -1- +1 22.01.09 122 4 10쪽
58 57화. 재주 많은 매는 발톱을 감춘다 -2- +1 22.01.08 121 9 10쪽
57 56화. 재주 많은 매는 발톱을 감춘다 -1- +1 22.01.07 150 8 10쪽
56 55화. 위험한 산책 +2 22.01.01 199 9 13쪽
55 54화. 패널티의 정체 21.12.31 187 11 12쪽
54 53화. 사회적 거리두기 회의 21.12.30 187 10 15쪽
53 52화. 식인아귀호 오버드라이브 -2- +2 21.12.28 242 12 10쪽
52 51화. 식인아귀호 오버드라이브 -1- +1 21.12.27 243 11 11쪽
51 50화. 로렐라이의 노래 -3- 21.12.25 280 12 12쪽
50 49화. 로렐라이의 노래 -2- 21.12.24 241 11 11쪽
49 48화. 로렐라이의 노래 -1- +1 21.12.23 282 10 12쪽
48 47화. 그래서 뭐 어쩌라고? +3 21.12.21 306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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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10- +4 21.12.13 350 14 10쪽
41 40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9- +1 21.12.11 332 8 9쪽
40 39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8- 21.12.10 334 10 12쪽
39 38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7- 21.12.09 309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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