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불을 다루는 전직 여자 백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연재 주기
가온과다온
작품등록일 :
2021.10.27 22:15
최근연재일 :
2022.01.05 21:2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901
추천수 :
10
글자수 :
159,290

작성
22.01.03 13:28
조회
6
추천
0
글자
7쪽

오늘은 와인이 쓰군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DUMMY

“당장 죽여버릴수도 있어, 록펠러”


나는 짐짓 위협하는듯한 어투로 이야기했다.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긴것 같아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뭘원하는지 말하기 전에 네가 나에게 원하는걸 말해, 어줍잖게 심리전 걸지말고”


“심리전이라니.. 이게 체스도 아니고 말이죠”


‘음? 체스를 아나?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지만..’


“특임대의 대장은 필립경 이시지요?”


“그렇다면?”


“필립경은 예전부터 저를 참 미워하셨죠. 어차피 검술대련을 했다하면 다 이기면서 저한테 대련신청을 한다는것 자체가..폭력이죠. 그건 일종의 폭력이에요”


록펠러는 가볍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필립의 대련을 몇번이고 직접 봐왔던 입장으로서, 그의 검이 무지막지하게 상대의 병장기와 갑옷을 찢어발기는걸 보다보면 대련같은걸 생각할 여유도 사라진다.


“어쩌면 필립경은 약한자를 괴롭히는 취미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미친 소리 작작해”


“예..크흠, 여튼 그 필립경이 최근 어떠한 물건을 입수해 왕궁으로 복귀하였다 들었습니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 알고계십니까?”


“...”


나는 일부러 표정을 굳힌채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여기서 어떤 반응을 보이던, 록펠러에게 힌트가 될것만 같았다. 아마도 록펠러가 노리는건 붉은 투구인것 같았다. 그건 나에게도 중요한 물건이다. 하이에나가 꼬이게 할 순 없지.


“아시나보군요”


“나 아무말도 안했는데. 몰라”


“하하핫, 서투르시군요, 아직 중상모략같은건 익숙치 않으신가봅니다”


“뭐라는거야”


“저는 그 물건을 딱히 손에 넣고싶은건 아닙니다..다만”


록펠러는 통통한 손을 맞대며 슬슬 비벼댔다. 이제 본론이 나오는건가.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지고있는지는 알고 싶습니다”


“어째서지”


“후.. 이건 사실 아주 은밀한 이야기입니다만..”


록펠러는 시종을 불러 컵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시종은 각각 물컵과 와인잔을 쿠션에 올려 록펠러에게 공손히 전했다.

마치 고대이집트에서 파라오에게 공양하는 노예를 보는듯 했다.


록펠러는 물을 한번 마시고는, 와인잔에 와인을 따를것을 지시했다.

잠시 와인의 향을 음미하더니, 그는 손에서 와인잔을 천천히 굴렸다.


“뭐하냐, 하던말 계속해”


“아, 죄송합니다. 너무 시간을 끌었군요”


록펠러는 손을 휘휘 저었다.

그러자 방안에 남아있던 모든 시종이 밖으로 나갔다.

이제 이 방에는 우리둘만이 남게 되었다.


마지막 시종이 방을 나가는걸 눈으로 쫓던 나는, 록펠러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쥐도새도 모르게 죽일수 있겠네. 지금부터 말조심해라”


“너무 협박하는거 아니십니까, 하하”


“협박일지 경고일지는 두고보면 알겠지”


“크흠, 이제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왕국을 수호하기 위해 이한몸 바쳐 종사해오던 사람입니다”


“그래..?”


“예, 그리고 최근, 필립경이 반역을 도모하고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습니다”


“뭐?”


록펠러는 나를 바라보며 계속 와인잔을 굴려댔다. 방안에 모든것이 정적인 상태에서, 커다란 잔 안에서 출렁이는 액체만이 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찰랑


이내 록펠러는 와인을 단숨이 들이켰다.


“후우, 오늘은 와인이 쓰군요”


“..그 말, 책임질 수 있어?”


“와인이 쓴건 제가 책임지고 말고 할게 아닙니다만..”


“지랄말고”


“예에, 필립경은 기사왕께서 왕국의 안위를 맡기고 은퇴 할 정도의 인물입니다. 그가 마음만먹으면 왕위를 찬탈하는것은 일도 아닐테지요”


“이유가 없어. 필립경은 왕위 같은것에 욕심이 있어보이진 않았다”


“이유는 얼마든지 있을겁니다. 어쩌면 왕국을 제국에 넘기고 높은 공직을 약속 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명예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야, 그럴리가 없잖아”


“사람에게는 남에게 말못할 사정이있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작금의 상황에서 제국에게서 왕국을 지키는것이 불가능 하리란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붉은 투구가 필요한거지’


나는 입을 다문채 록펠러를 가만히 노려봤다.

이간질일수도 있고, 저 말이 사실 일수도있다. 다만 지금은 록펠러의 의중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필립이 반역을 도모하려 한다는것과 물건이 무슨 상관이지?”


“저는 그 물건이 뭔가 아주 강력한 무기 일 것이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그리고 필립은 그힘을 통해 왕국을 장악하겠지요. 그리고는 제국에 이 왕국을 넘길겁니다”


“..근거”


“예?”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가 뭐야”


“심증뿐입니다. 하지만 정황상 가장 가능성이 높은 추리기도하고, 아주 중대한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저는 그 물건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위험한것인지 알고자 합니다”


“내 뒷조사는 열심히더만 그런쪽은 둔한가봐?”


“예상치 못한일이생겨서.. 말이지요”


“예상치 못한 일?”


록펠러는 별일 아니라는듯 손을 내저었다.


“실언 했군요, 이 사안과는 별로 상관없는 일입니다”


“음..”


“여튼,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건 한가지입니다. 왕국의 안위를 위해서, 물건에 대한 정보를 제게 알려주셨으면합니다”


“나는 몰라. 그리고 알고있다고 하더라도 알려줄 순 없어. 애시당초, 그런 문제는 왕에게 직접 알려야 하는거아니야? 네가 뭔데 왕국 안위를 혼자 지키네 마네 하는거냐?”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필립경을 의심하는건 왕성내에서 저 뿐일겁니다. 왕께서도 초대왕의 제자 이셨던 분이고, 필립경과도 평소 친분을 유지하시던 분이니까요”


“그럼 역시 네가 이상한거 아니야..?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는데 너만 구태여 의심한다는거 잖아”


“오히려 너무 신용하는것도 위험합니다. 이런 상황도 저만 이상함을 느낀것 일 수도 있습니다. 이게 맞아 떨어지게 되면 너무나 치명적이지 않겠습니까?”


‘그 말도 맞지.. 아니 근데 이 왕국이 나랑 그렇게 연관이있는건 아닌데. 내가 애국심이 있는것도 아니고, 왕국민도 아니고’


“연금술사님께서는 어차피 상관 없지 않으십니까?”


“뭐라고?”


“제가 그 정보를 알게 된다고해서 크게 바뀔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저 가능한 범위에서의 정보만 알려주시면, 이 왕국을 위하는 일이 될것이며 원하는 것또한 얻으실 수 있을겁니다. 그게 무엇이든 제가 최대한 힘써서 보상해드리겠습니다. 결코 밑지는 거래는 아니라고 생각 됩니다만..”


‘큰일이다, 그럴듯하게 들리기 시작했어’


“잠깐”


“말씀하시지요”


“밥”


“예?”


“밥먹자고 부른거 아냐? 밥이나 빨리 가져와. 오늘은 그냥 먹고 천천히 생각해보겠다”


“하하, 그러시지요”


짝짝!


록펠러가 다시 손뼉을 치자 콧수염아저씨를 필두로 음식음 담은 수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금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그웬달가의 시종들을보며 나는 알수없는 착잡함을 느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불을 다루는 전직 여자 백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8 그럼 간첩이네 22.01.05 4 0 7쪽
» 오늘은 와인이 쓰군요 22.01.03 7 0 7쪽
46 의자가.. 높네 22.01.02 5 0 7쪽
45 꼰대.. 21.12.30 6 0 10쪽
44 똑똑똑 21.12.29 7 0 8쪽
43 주인님이요? 21.12.23 6 0 7쪽
42 욕심쟁이 새끼들 21.12.22 7 0 7쪽
41 아 또 예쁜사람 보고 반했네 21.12.21 6 0 8쪽
40 정신차려! 21.12.20 6 0 7쪽
39 귀신이야! 21.12.17 6 0 8쪽
38 물이 물에서 죽을리가 없지 21.12.16 6 0 7쪽
37 자살 21.12.15 8 0 8쪽
36 스물 여섯? 21.12.14 10 0 7쪽
35 떼끼! 21.12.13 5 0 7쪽
34 나는 안타야겠다 21.12.11 10 0 8쪽
33 나 지려요?! 21.12.10 9 0 8쪽
32 저와는 상관없습니다만, 하하 21.12.09 9 0 7쪽
31 미안합니다 21.12.07 10 0 7쪽
30 이몸 오셨다! 21.12.06 8 0 7쪽
29 같이 지키도록 합시다 21.12.05 10 0 8쪽
28 잘했다 21.12.04 9 0 7쪽
27 나는..여기서 지지않는다 21.12.03 11 0 7쪽
26 해보시지요 21.12.02 17 0 7쪽
25 보통은 다들 이정도만 하시더라구요 21.11.26 10 0 7쪽
24 안도망쳐도 됩니다 21.11.25 12 0 8쪽
23 이런, 제가 20조각쯤으로 갈라놨습니다만 21.11.24 21 0 7쪽
22 이번 패배를 통해 더욱 성장하시길 바라오 21.11.22 11 0 7쪽
21 그나저나 감자는 어디서 난거야 21.11.19 9 0 8쪽
20 이게 진짜 되네.. 21.11.18 9 0 7쪽
19 밥, 먹고가라 21.11.16 11 0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