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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박살낸 변호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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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작품등록일 :
2021.11.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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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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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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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0화. 정마리아 (1)

DUMMY

아포칼립스​ D-10, 2029. 4. 4. 저녁 7시, 조선호텔 7층 회장실.


“왜 이리 늦게 왔어?”


기오성은 못마땅하다는 듯 오만 인상을 다 찌푸리며 목소리를 깔았다.


“영업준비 하느라 바빴어요. 그런데 무슨 일로 불렀어요?”


정마리아 역시 불편한 심기를 숨김없이 그대로 드러낸다.


“음······, 오늘 자네 때문에 내가 얼마나 치욕을 당했는지 알아?”


“그게 무슨 치욕이에요! 보스가 됐으면 그 정도는 감당해야지. 그런 각오도 없이 일을 벌인 거예요?”


정마리아는 기오성의 말에 따박따박 강하게 대꾸했다.


“정 여사, 아니 그래도 그렇지. 나한테는 이야기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오성 씨! 전대만이나 진상두 없애준 게 누구야! 말해봐?”


“······.”


“그때 오성 씨, 도대체 뭘 했어! 응, 말해봐?”


“아, 알아······.”


기오성은 정마리아에게 제대로 대꾸하지 못한다. 호랑이 앞에 선 강아지 꼴이다.


“내가 자기 보스 만들어 주려고 온갖 짓을 다 하고 오늘 이 자리까지 왔는데, 아직도 날 못 믿어?”


“알아, 알지. 자네 공이 크다는 거. 자기가 나 여기까지 만들어 준 거 잘 안다고. 그리고 자네가 일 처리도 잘하는 거······.”


“그런데, 이번 일은 날 못 믿겠다는 거야?”


“아니, 믿는데······. 그래도 나한텐 말을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 진짜 얘들 앞에서 개쪽 다 탔다고.”


“알아요, 수혁이한테 들어서. 그런데 애초에 조사 대상이 아닌 거였잖아? 검사가 갑자기 방향을 튼 거지,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러게, 분명 정 변호사에게 듣기로는 어제까지도 이런 이야기가 없었거든.”


“이 건은 이미 정리가 된 거고, 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정마리아는 무슨 꿍꿍이인지, 정길수 사건에 대해서는 자신하는 눈치다.


“도대체 왜 그런 거야?”


“뭘? 내가 뭘 했다고.”


“아니, 그 유흥주점에서 죽은 놈 있잖아. 수혁이 말로는 지가 죽였다고 하던데, 사실이야?”


“아니, 그럼 나나 안나가 죽였겠어? 뭘 그런 걸 물어보고 난리야.”


정마리아는 화가 치밀어 오르자, 핸드백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립스틱이 짙게 묻은 담배를 입에서 떼고는, 보란 듯이 기오성의 얼굴 쪽으로 연기를 뿜어 낸다.


“아이, 화만 내지 말고······. 나, 정 여사 혼내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고민돼서 그러지. 같이 머리 좀 맞대고 해결해보자고.”


“그런 거라면 진작 나한테 부탁하면 될 것을, 아래 얘들 시켜서 날 여기까지 부르면 내 체면이 어떻게 돼?”


“아, 그건······. 아까 화가 나서 말이 막 나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어. 그건 내가 미안해! 아무튼, 어떻게 된 사정인지 속 시원하게 말 좀 해줘.”


정마리아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기오성의 여자였다. 하지만 그가 워낙 여자를 밝히고, 또 진작 가정을 꾸리고 있었기에 공식적인 연인관계는 그 무렵 청산했다. 그저 동업자 관계로만 남았을 뿐이다.


기오성이 전두만의 행동대장으로 각종 사건에 연루돼 교도소를 제집 드나들 듯할 때, 그 옥바라지를 다 했다.


그녀는 기오성이 싸움도 잘하고, 조직에서 신망받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조직에서 큰일을 할 거라 보고, 계속 뒤를 봐주었다. 유흥주점으로 번 돈을 그에게 투자한 셈이다.


그 덕에 기오성은 전두만의 충성스러운 오른팔이 됐다. 누구도 기오성이 전두만을 배신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기오성 자신도 말이다.


그는 포악하기로 유명했지만, 주군에게는 고양이처럼 얌전하고 충성을 다했다. 너무 고지식해 때론 답답하기까지 했다.


머리 회전도 결코 빠르지 않다. 정마리아가 봤을 때, 기오성은 지금의 남수혁과 너무도 비슷한 유형의 인간이었다.


혼자서는 지금과 같이 보스가 될 수 있는 위인이 아니다. 정마리아는 그런 기오성에게 계속 야망을 심어주었다.


조직 사람들이 모두 신뢰하는 기오성, 언제까지 전두만의 뒤치다꺼리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냐고. 그러나 기오성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정마리아는 남수혁을 취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그녀에게 푹 빠져, 줄곧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불타는 연정을 품고 있었다. 어린 시절 이혼하고 떠나버린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연상인 정마리아에 대한 쉼 없는 갈증으로 나타났다.


정마리아는 남수혁을 이용해 기오성과 전두만의 사이를 이간질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전두만은 기오성이 자신의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존재라고 의심하고, 그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기오성 역시 전두만의 눈빛이 변한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제 외나무다리에 섰기에, 더는 머뭇거릴 수 없게 됐다. 그때 모든 판을 벌이고, 세밀한 계획을 짜 전두만을 제거할 수 있게 한 게 바로 정마리아다.


기오성이 보스가 된 이후 조직에서는 그 뒤에 정마리아가 있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녀가 서강파의 실세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누구도 그것에 이의를 달지 못했다. 기오성도 그녀가 없으면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진상두를 제거하자고 제안한 것도 정마리아다. 그녀는 광주 시내 유흥주점의 대모다. 호텔에 들어가 있는 고급 유흥주점은 모두 그녀의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진상두가 겁도 없이 이 유흥주점들을 하나, 둘 빼앗기 시작했다. 선전포고한 셈이다. 분노에 찬 정마리아는 진상두를 일거에 제거할 계획을 세웠고, 과감히 실행해 순식간에 처리해버렸다.


남수혁이 이 모든 일의 선봉에 선 건 실은 기오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마리아를 위해서다. 그녀는 우둔한 남수혁을 이용해 기오성을 없애고, 서강파의 진짜 주인이 되려는 야심까지 가지고 있다.


*


2029년 3월 2일 금요일 밤 11시, 광주 동구 학동 조선호텔 2층 유흥주점.


친구들과 저녁 식사 무렵부터 고량주를 양껏 마시고, 2차로 다시 소주를 퍼붓다시피 해 만취한 정길수.


그는 광주 동구 학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10월 임안나를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채용해, 올해 2월까지 6개월가량 함께 했다.


임안나는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대학을 휴학하고, 등록금을 벌기 위해 커피숍에서 일을 시작했다. 아직 미혼에 30대 중반 나이 정길수는 20대 초반에 늘씬한 몸매, 서구형의 이목구비로 멀리서도 광이 나는 임안나에게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10살 넘은 나이 차이지만 하루 10시간 이상 같은 곳에서 일하다 보니 둘은 어느새 정이 들었고, 정길수는 이걸 사랑이라 여겼다.


그런데 근처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정마리아가 이 커피숍에 들렀다가, 임안나를 보고 말았다. 첫눈에 기오성이 좋아할 스타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기오성을 핸들링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임안나가 필요했다.


정마리아는 임안나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쉽게 돈을 버는 길이 있다며 그녈 유혹했다. 끈질긴 그녀의 구애에 넘어간 임안나. 올해 2월 말부터 커피숍을 그만두고 유흥주점으로 출근하기 시작했고, 금방 기오성의 눈에 띄어 애지중지하는 존재가 됐다.


사건 당일 만취한 정길수는 조선호텔 유흥주점에 와서 무작정 고래고래 소리를 치며, 임안나를 찾았다. 기도를 보는 조직원들이 몇 번이고 주먹질해서 유흥주점 밖으로 쫓아냈지만, 다시금 쳐들어왔다.


이 사실을 안 임안나는 정길수가 다칠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정마리아에게 말하고, 유흥주점 내 빈방에서 정길수를 따로 만났다.


“사장님! 저 여기서 잘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세요. 네? 제발!”


“안나야! 너, 여기 있으면 안 돼. 여기가 어떤 데인지 잘 알잖아?”


“저, 여기서 그냥 편한 일 하고 있어요. 다른 아가씨들처럼 접대하고, 2차 나가고 그런 거 아니에요.”


“안나야, 그래도 그렇지. 하고 많은 일 중에 하필 유흥주점이야.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이건 아니야. 제발, 안나야! 나랑 같이 우리 커피숍으로 가자!”


“사장님! 저 진짜 다시는 커피숍에 안 간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 동생 대학도 보내고, 아빠 빚도 갚아야 해요. 당장 복학하려면 돈 필요한 거 아시잖아요.”


“알지. ······안나야! 내가 돈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모아놓은 거 다 너 줄 테니까, 나랑 같이 가자, 응?”


“사장님! 미안해요. 그 마음 고맙지만, 저 그 돈 못 받아요.”


“안나야! 나, 너 정말 사랑해! 너 떠난 후에 나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를 거야. 네가 없으면 나 안 돼.”


정길수는 안나의 팔을 붙잡고 애원했다. 제발 돌아와 달라고.


“사장님! 전 사장님이 그냥 잘해주셔서 좋아한 거지, 연인처럼 사랑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잘 아시잖아요!”


“안나야! 우리 같이 있을 때 행복했잖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손님들 챙기고, 커피, 빵 만들며 많이 웃고 즐거웠잖아. 그런 게 사랑이야. 사랑이 다른 게 아니라고.”


“아니에요. 전 아니라고요. 제발, 계속 이러시면 저도 어쩔 수 없어요. 여기 사람들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실 거예요. 제발 다치지 않으려면 조용히 가세요, 부탁이에요.”


“나, 그놈들 무서웠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 오늘 꼭 널 이 악의 구렁텅이에서 꺼낼 거야.”


정길수는 광기 어린 눈을 반짝이며, 임안나의 팔을 붙잡아 끌고 방에서 나갔다.


긴 복도에서 안나를 끌며 실랑이하는 사이, 갑자기 눈앞에 남수혁이 나타났다. 임안나는 저항하며 정길수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 쓰고 있다.


“어, 이거 무슨 상황이야. 너,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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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화. 생존 준비 (2) +1 22.02.10 90 5 9쪽
107 107화. 생존 준비 (1) 22.02.09 89 6 10쪽
106 106화. 전쟁의 속내 22.02.08 81 5 10쪽
105 105화. 결사항전 (13) 22.02.07 83 5 10쪽
104 104화. 결사항전 (12) +1 22.02.06 79 6 11쪽
103 103화. 결사항전 (11) +2 22.02.05 83 6 9쪽
102 102화. 결사항전 (10) 22.02.04 83 8 10쪽
101 101화. 결사항전 (9) 22.02.03 80 6 10쪽
100 100화. 결사항전 (8) +2 22.02.02 84 6 10쪽
99 99화. 결사항전 (7) 22.02.01 85 6 10쪽
98 98화. 결사항전 (6) 22.01.31 94 8 11쪽
97 97화. 결사항전 (5) 22.01.30 89 5 10쪽
96 96화. 결사항전 (4) 22.01.29 92 5 10쪽
95 95화. 결사항전 (3) 22.01.28 8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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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 레이더기지 21.12.06 239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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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화. 정마리아 (1) 21.12.05 245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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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이간질 21.11.30 256 11 10쪽
34 34화. 알리바이 21.11.29 260 11 10쪽
33 33화. 대포폰 +2 21.11.28 281 11 10쪽
32 32화. 남수혁 21.11.28 285 11 11쪽
31 31화. 동성파 21.11.27 276 9 9쪽
30 30화. 뜻밖의 고백 +2 21.11.26 284 10 9쪽
29 29화. 단서 21.11.25 280 9 11쪽
28 28화. 실종 (2) 21.11.24 297 11 12쪽
27 27화. 실종 (1) +6 21.11.23 320 9 10쪽
26 26화. 연락 두절 21.11.22 310 10 9쪽
25 25화. 휴게소 계약 21.11.22 314 10 14쪽
24 24화. 파란 하늘 +2 21.11.21 320 12 11쪽
23 23화. 수전해 시스템 +6 21.11.20 341 12 11쪽
22 22화. 밀당 +2 21.11.19 325 11 11쪽
21 21화. 뇌물 21.11.19 340 11 14쪽
20 20화. 화해 21.11.18 362 11 13쪽
19 19화. 설계도 +4 21.11.17 376 10 11쪽
18 18화. 노아의 방주 21.11.16 385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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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첫 발걸음 21.11.04 609 16 11쪽
5 5화. 후회 21.11.03 640 15 9쪽
4 4화. 죽음의 화신 아포피스 21.11.02 699 19 12쪽
3 3화. 희망의 불씨 +2 21.11.01 757 16 13쪽
2 2화. 이별의 끝을 붙잡고 +6 21.11.01 812 22 11쪽
1 1화. 멸망의 서곡(序曲) +5 21.11.01 1,034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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