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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박살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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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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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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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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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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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인질

DUMMY

아포칼립스​ D-8, 2029. 4. 6.(금) 오전 조선호텔 회장실.


“뭐! 천 검사 동생을? 야! 너 제대로 한 거 맞아? 그놈이 천 검사 동생인 건 어떻게 알았어?”


기오성은 남수혁을 미덥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제가 이쪽저쪽에 정보원을 쫙 깔아놨지 않습니까? 천 검사 동생이 확실합니다.”


“뜸 들이지 말고, 어떻게 된 건지 빨리 말해봐.”


“이름이 천상진이고요. 형하고는 완전히 딴 판인 놈입니다. 저희 업장에 밥 먹듯 드나들던 놈인데,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지금껏 우리가 몰랐던 거죠.”


“그래? 어떻게 잡아놨다는 거야? 설마, 검사 가족을 납치하거나, 죽도록 패놓은 건 아니겠지?”


“명색이 검사 동생인데, 제가 그렇게 했겠습니까? 협상도 해야 하고, 신변에 문제가 없다는 것도 확인해줘야 해서, 아주 곱게 잡아놨습니다.”


남수혁은 거드름을 피우며 자신만만해 한다.


“하, 참! 밴댕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더니, 너 소 뒷걸음질 치다 뭐 잡은 거 아니야?”


“회장님! 제가 또 한 번 한다고 하면 확실히 하는 놈 아닙니까?”


“어떻게 엮은 거야?”


“제가 그 정보를 듣자마자 바로 서울에서 사기도박 팀 하나를 모셔왔죠. 제대로 작업 쳐버렸습니다.

그놈이 큰 판에서 탈탈 털려, 신체 포기 각서까지 썼으니까요. 지금 영락없이 사채꾼에게 잡혀 있는 줄 알 겁니다.”


남수혁은 오랜만에 의기양양한 표정이다.


“그래? 잘했어. 그럼 천 검사하고 거래는 누가 할 거야?”


“물론 제가 해야죠. 제가 만든 작품인데, 마지막 도장도 제가 찍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혁아! 네가 천 검사 상대할 수 있겠냐, 그 능구렁이를! 그냥 잡아 먹히는 거 아니야? 차라리 대주나 기수에게 시키는 게 낫지 않아?”


기오성은 남수혁에게 일을 맡기는 게 영 불안했다.


“회장님! 이번 건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악랄하게 몰아붙여야 합니다. 대주나 기수 형님은 머리는 좋을지 몰라도 과감하지가 못해요.”


“하긴······.”


“특히, 천 검사 동생을 가지고 협박하는 걸 아마 겁내 할 겁니다.

게다가 이번 건은 비밀이 새 나가면 안 되니까, 진짜 회장님과 저만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절 믿고 맡겨 주십시오.”


“음······. 그래, 좋아. 그런데 말이야. 너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성공 못 하면 네가 다 책임지고 교도소 가는 거야, 알았지?”


“네, 회장님! 저도 이번에 죽을 각오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건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성공하겠습니다.”


남수혁은 며칠 전 정보통으로부터 천상진이 천무용의 동생이란 말을 들었다.

지난번 검찰 조사 후 분노한 기오성이 천 검사를 협박해서라도 사건을 해결하라고 넌지시 언질을 준 순간, 이걸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천상진이 광주에서 도박꾼으로 이름난 선수라는 걸 역이용하기로 했다.

포커라면 자신 있어 하는 녀석이기에, 분명 큰 판이라면 끼려고 할 것이다. 판을 최대한 키워서, 사채까지 쓰도록 판을 짜기로 했다.


서울 명동 사설도박장에서 한때 ‘신의 손’이라고 불렸던 ‘블랙 나이트’를 불렀다. 그가 정장 차림의 말쑥한 그놈이다. 녀석은 포커판의 변수를 모두 고려해 결국 외나무다리로 인도하는 탄을 제조하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상대의 실력과 배팅, 눈썰미 등을 고려해 준비해온 여러 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작업을 친다. 이번에도 천상진과 1시간가량 포커를 치면서 그의 스타일을 탐색했다.


매우 신중하고, 상대를 유심히 살피는 그의 스타일을 볼 때, 너무 확실하거나 눈에 보이는 패는 걸려들지 않는다.


의심스러우면서도 확률상 높은 패. 상대의 패가 읽히진 않지만, 동작이나 감으로 확신할 수 있는 상황. 그런 세밀한 부분까지 연기해야 하는 가장 고난도 작업이 필요했다.


그날 도박판에 참여한 사람 전부가 한 팀이기에 유기적으로 움직여, 상진이라는 먹잇감을 제대로 포획했다.


수혁은 검사실에 전화해 천 검사에게,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며 밖에서 잠시 만나 달라고 요청했다. 마치 서강파의 내부 기밀을 알려주기라도 할 듯이, 그리고 심경에 변화가 있는 듯.


천무용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검찰청 앞 카페에서 잠깐 만나는 거라 별 의심 하지 않고 그곳에 갔다.


“남수혁 씨, 뭡니까? 검사실에서 하지 못할 말이란 게.”


“실은 검사님의 개인적인 일이라 밖에서 뵙자고 한 겁니다.”


“네? 제 개인적인 일이라뇨, 도대체 뭡니까?”


“저, 동생분 성함이 천상진 맞죠?”


천무용은 동생의 이름을 듣자마자,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음······, 그걸 왜 묻죠?”


“제가 정보가 있어서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무, 무슨 정보?”


천하의 천무용도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최근 송은수 팀장을 납치한 게 바로 서강파의 짓이라면, 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는 놈들임이 분명하다.


무등산 레이더기지까지 탈취할 계획을 세우는 녀석들 아닌가? 지구가 종말을 맞을 거라고 맹신한다면, 지금 이 순간 못 할 일이 없다는 마음일 것이다.

도대체 왜 상진의 이름을 거들먹거리는 건지, 불안하다.


“혹시 오늘 동생 분하고 연락해보셨어요? 안 하셨으면 지금이라도 전화해보시죠?”


천무용은 어제 동주와 있을 때 여러 차례 상진에게 전화했었다. 그런데 상진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은수 일 때문에 정보 캐러 갔다는 핑계로 실은 도박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휴대폰을 꺼놓고 잠수하는 게 부지기수라 별걱정도 안 했다. 그런데 웬걸? 남수혁이 만나자고 하고선 맨 처음 꺼낸 말이 상진의 안부라니!


천무용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상진에게 전화했다. 여전히 휴대폰이 꺼져 있다. 무슨 일일까?


“어제부터 휴대폰이 꺼져 있는데, 무슨 일입니까? 남수혁 씨는 그 이유를 아니까 날 찾아왔겠죠!”


“그럼요, 하하! ······제가 우연히 접한 정본데요. 상진 씨가 어제 큰 도박판에 끼였더라고요. 판돈이 50억 원 정도 됐다나, 어쨌다나······.”


“그래서요? 뜸 들이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세요.”


천무용은 남수혁이 말을 빙빙 돌리며 빈정거리는 걸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전, 상진 씨가 돈 다 잃고 10억 원 정도 빚졌다고 들었거든요. 사채업자가 절 찾아와서 돈 받을 방법을 묻길래, 검사님 이야기를 해드렸죠. 높으신 분이 뒤에 있으니 조심하라고요.”


“지금 상진이 어디 있어요?”


“아이, 급하시긴. 그래서 제가 그 사채업자에게 시간 좀 달라고 했죠. 천 검사님을 잘 아니까 만나서 해결해보겠다고 말이죠.”


“무슨 소립니까? 내가 10억 원이나 되는 돈을 어떻게 해결해요! 검사 월급이 얼마인지 뻔히 알잖아요!”


천무용은 자신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높으신 분들은 스폰서니 뭐니 해서, 뒤에서 일 봐주는 전주(錢主)들이 있지 않습니까! 검사님도 하나 정도는 있을 것 아니에요?”


“하, 이 사람이. 날 갖고 놀려고 부른 거예요! 원하는 게 뭡니까?”


“음······, 그 사채업자가 상진 씨 신체 포기 각서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오늘 안에 10억 원 안 갚으면 장기를 다 팔아버린 다나, 어쩐 다나.”


음, 남수혁 이 자식! 지가 그 짓을 꾸며놓고는, 마치 사채업자가 한 것처럼 둘러대면서 날 겁박해?


상진이 이 또라이 같은 놈. 이 시국에 남수혁이 쳐놓은 덫에 걸려 완전히 패가망신 했구만. 거기다가 나까지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어이구 이 물귀신.


“나한테 10억 원이라는 큰돈을 받으려고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테고. 남수혁 씨!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


천무용은 어서 요구사항을 말하라고 재촉했다.


“음······, 검사님께서 물으시니까 말씀드리자면, 10억 원 정도야 저흰 그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돈 아닙니까? 그래서 검사님 한번 도와드리고 싶어서 그런 거죠.”


“아아! 그러니까, 그 돈으로 날 매수하겠다. 돈 받고 사건 다 무혐의로 종결해달라, 그거구먼요?”


“거기까지 도와주시면 좋고요. 저희는 그게 아니더라도 검사님과 돈독한 유대관계 하나 가져보려고 그러는 거죠. 저희 회장님도 이번에 천 검사님 뵙고 아주 존경하게 됐거든요.”


값어치가 있는 인질인 상진을 섣불리 어떻게 하진 않을 것이다. 여기서 쉽게 나가면 요구하는 게 더 커질 게 분명하다. 우선은 무조건 거절이다.


“대한민국 검사를 협박하는 겁니까? 방금 한 말로도 당장 현행범으로 체포해 가둘 수도 있어요. 무슨 말 같은 소리를 해야지.”


천무용이 버럭 화를 내며 목청을 높였다.


“난 동생이랑 의절한 지 10년도 넘었거든. 그 녀석 이미 집에서 내놓은 자식이라고. 계속 도박판에서 굴러먹다 보면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알아서들 하세요. 난 바빠서 가볼 테니까.”


“네?”


“앞으로 이런 시답지 않은 이야기 할 거면 연락하지 마세요. 난 또, 자백하겠단 줄 알았네. 그럼 그렇지. 조만간 정길수 살인범으로 영장 받아 갈 테니까, 그동안 자유 만끽하고 계세요.”


천무용은 대차게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숍을 나갔다.


“뭐, 저런 새끼가 있어?”


남수혁은 이 작전이 쉽게 성공할 거라고 자신했는데, 의외로 전혀 먹히지 않아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어쩐지 형제가 너무도 다르다 했다. 집에서 내놓은 자식이란 말이 정황상 맞는 말 같았다. 가족이지만 남보다 먼 사이, 그런 거라면 완전히 작전 실패다.


이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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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2화. 붕괴 22.02.14 76 7 11쪽
111 111화. 선동 22.02.13 80 7 12쪽
110 110화. 피난민 (2) 22.02.12 78 5 10쪽
109 109화. 피난민 (1) 22.02.11 82 6 10쪽
108 108화. 생존 준비 (2) +1 22.02.10 90 5 9쪽
107 107화. 생존 준비 (1) 22.02.09 89 6 10쪽
106 106화. 전쟁의 속내 22.02.08 81 5 10쪽
105 105화. 결사항전 (13) 22.02.07 83 5 10쪽
104 104화. 결사항전 (12) +1 22.02.06 79 6 11쪽
103 103화. 결사항전 (11) +2 22.02.05 83 6 9쪽
102 102화. 결사항전 (10) 22.02.04 83 8 10쪽
101 101화. 결사항전 (9) 22.02.03 80 6 10쪽
100 100화. 결사항전 (8) +2 22.02.02 83 6 10쪽
99 99화. 결사항전 (7) 22.02.01 85 6 10쪽
98 98화. 결사항전 (6) 22.01.31 94 8 11쪽
97 97화. 결사항전 (5) 22.01.30 88 5 10쪽
96 96화. 결사항전 (4) 22.01.29 91 5 10쪽
95 95화. 결사항전 (3) 22.01.28 88 5 10쪽
94 94화. 결사항전 (2) 22.01.27 8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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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막장인생 22.01.13 110 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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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화. 무등산 생존 벙커 (1) 22.01.09 132 5 11쪽
75 75화. 계엄군 내전 (3) 22.01.08 127 5 12쪽
74 74화. 계엄군 내전 (2) 22.01.07 133 6 11쪽
73 73화. 계엄군 내전 (1) +2 22.01.06 148 6 12쪽
72 72화. 지리산 생존팀 +4 22.01.05 159 9 12쪽
71 71화. 침탈 22.01.04 135 7 10쪽
70 70화. 범인 (3) 22.01.03 148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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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7화. 수사 종결 21.12.21 169 9 10쪽
56 56화. 배신 (2) +2 21.12.20 170 9 10쪽
55 55화. 배신 (1) 21.12.19 164 9 12쪽
54 54화. 보이스펜 21.12.18 170 8 12쪽
» 53화. 인질 +2 21.12.17 160 7 10쪽
52 52화. 끄나풀 21.12.16 164 6 11쪽
51 51화. 포커 게임 (2) 21.12.15 169 7 10쪽
50 50화. 포커 게임 (1) +4 21.12.14 186 6 9쪽
49 49화.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 21.12.13 203 6 10쪽
48 48화. 줄타기 21.12.12 207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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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알리바이 21.11.29 259 11 10쪽
33 33화. 대포폰 +2 21.11.28 280 11 10쪽
32 32화. 남수혁 21.11.28 283 11 11쪽
31 31화. 동성파 21.11.27 275 9 9쪽
30 30화. 뜻밖의 고백 +2 21.11.26 282 10 9쪽
29 29화. 단서 21.11.25 279 9 11쪽
28 28화. 실종 (2) 21.11.24 296 11 12쪽
27 27화. 실종 (1) +6 21.11.23 319 9 10쪽
26 26화. 연락 두절 21.11.22 309 10 9쪽
25 25화. 휴게소 계약 21.11.22 312 10 14쪽
24 24화. 파란 하늘 +2 21.11.21 319 12 11쪽
23 23화. 수전해 시스템 +6 21.11.20 341 12 11쪽
22 22화. 밀당 +2 21.11.19 324 11 11쪽
21 21화. 뇌물 21.11.19 340 11 14쪽
20 20화. 화해 21.11.18 360 11 13쪽
19 19화. 설계도 +4 21.11.17 376 10 11쪽
18 18화. 노아의 방주 21.11.16 385 12 12쪽
17 17화. 세계는 지금 +2 21.11.15 384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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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정령치 터널 +2 21.11.09 494 13 11쪽
9 9화. 충돌 확률 21.11.08 547 14 11쪽
8 8화. 우주선 +2 21.11.07 539 13 13쪽
7 7화. 자금줄 21.11.05 548 14 12쪽
6 6화. 첫 발걸음 21.11.04 607 16 11쪽
5 5화. 후회 21.11.03 639 15 9쪽
4 4화. 죽음의 화신 아포피스 21.11.02 698 19 12쪽
3 3화. 희망의 불씨 +2 21.11.01 755 16 13쪽
2 2화. 이별의 끝을 붙잡고 +6 21.11.01 810 22 11쪽
1 1화. 멸망의 서곡(序曲) +5 21.11.01 1,033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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