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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을 박살낸 변호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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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랑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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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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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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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계엄군

DUMMY

아포칼립스​ D-7, 2029. 4. 7.


계엄군은 시위대를 막는 것만으로도 벅차, 일반 치안업무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시위가 점점 격렬해져, 군부정권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화염병이 다시 등장해 거리거리가 불바다가 되고 말았다.


고전하던 계엄군은 지하 창고에 깊숙이 묻어두었던 오래된 최루탄까지 꺼내 시위대를 향해 발사했고, 그 때문에 거리마다 연기가 자욱하다.


광주만 해도 시위대 규모가 20만 명에 이른다. 육군 제10사단 3,000여 명의 병력이 중무장하고 이들을 막아섰지만, 힘에 부쳐 계속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최루탄만으로는 시위 진압이 어려운 상황. 어제부터 총기 사용이 허용돼 전국 각지에서 총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아직 공중에 위협 사격을 가하는 정도지만, 다급해지면 언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눌지 알 수 없다.


계엄군 내부의 분란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북한의 방사포(다연장 로켓포)나 탄도 미사일 공격을 견디기 위해 경기도 연천, 포천은 물론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에 피난시설을 갖춘 벙커가 있다.


이런 벙커 파괴용 미사일을 벙커버스터(GBU-28, 정밀유도폭탄)라고 한다. 일반 토양(흙)은 30m, 철근 콘크리트는 6m 이상 관통해 들어가 폭발한다.


이곳 벙커는 적의 벙커버스터 공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지하 50m 이상 깊이에 위치하고, 작전 지휘를 위해 견고한 통신망과 컴퓨터 시스템을 갖추었다.


여기에 더해 화학전, 생물학전을 대비해 외부 공기를 차단한 뒤 스스로 공기정화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이들 벙커는 해발 500m 이상 고지대에 있어 쓰나미에 침수될 염려가 없고, 웬만한 지진에는 끄떡도 않을 만큼 견고해 이번 소행성 충돌에 대비한 피난처로는 제격이다.


계엄군은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소행성 충돌 확률이 꽤 높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계엄 초기부터 이곳을 군 장성급 수뇌부와 그 가족들의 대피처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휴전선 부근이 아닌 서울 주변의 높은 산에도 후방 작전 지휘를 위한 다수의 지하벙커가 있다. 서울 북한산(835m), 도봉산(해발 740m), 수락산(640m)과 천마산(남양주시 화도읍 812m)에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들 벙커에는 고위관료와 정치인들 그리고 그 가족이 대피해 있었다.


이 이외에도 경기도와 강원도에는 이런 지하벙커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전쟁을 대비해 파놓은 여러 참호나 땅굴이 있다. 전방부대는 아포피스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이걸 생존 벙커로 개조하는 작업을 해왔다.


반면에 후방사단은 치안을 담당하고 시위대와 맞서느라 살길을 마련하지 못했다. 전방 상황을 뻔히 알고 있던 고위 장교들은 계속 여기 있다가는 개죽음을 면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발빠른 사단장들은 연가를 내고 수도권으로 가 연줄로 전방 벙커에 입성했다. 눈치 빠른 여단장이나 연대장급 장교들도 가족들을 대피시키느라 자리를 비운 지 오래다. 그 때문에 후방부대의 지휘체계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 대한 정보가 장교들만의 것일 수는 없었다. 쿠데타와 전방 벙커 이야기는 일반 사병들에게도 이미 공공연한 비밀. 그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명씩 탈영병이 생기고 있었다.


광주 시내를 지키고 있는 건 제10사단 503보병여단. 그중에서 주력부대인 1대대는 김성철 중령이, 3대대는 박석진 중령이 이끌고 있었다.


1대대는 사단 내 유일한 전차대대로 K1 전차 10대, 이 전차의 성능을 개선한 K1E1 전차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3대대는 주력이 보병이지만, 1개 중대를 드론 부대로 운용하고 있어 공중전에도 특화되어 있다. 최용석도 이 드론부대의 소대장이다.


여단장이 수도권으로 떠난 바람에 503보병여단은 1대대장 김성철이 지휘하고 있었다. 가장 선임인데다 화력 면에서 월등히 앞선 탱크부대를 이끌고 있기에 누구도 그의 명령을 거역하기 어려웠다.


서강파 신기수는 10사단에 식자재를 납품하며 오랫동안 김성철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가 계엄군의 우두머리로 올라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기 시작했다.


전방 부대처럼 살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며 부추기고는 무등산 벙커 탈취계획을 알렸다. 탱크 몇 대만 빌려주면 레이더기지를 점령해 생존 벙커를 장악할 수 있다고.


김성철은 상황이 급변해, 얼마 가지 않아 계엄군이 해체될 게 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부하들이 언제 탱크를 버리고 도망갈지 알 수 없는 다급한 상황.


이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선 충분한 명분, 바로 소행성 충돌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만 했다. 그런데 때마침 무등산 벙커 이야기를 듣게 되니, 모든 문제가 단방에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굳이 애써 올라가지 않아도 살길이 있다니! 그들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고민하는 것처럼 한껏 뜸을 들여 주가를 올린 다음 좋은 조건으로 신기수와 밀약을 맺었다.


기회가 오면 서강파와 연합해 무등산 레이더기지를 치기로. 그리고 그곳을 점령하면 부대원 전부가 벙커에 입성하고, 이들에 대한 지휘권은 계속 김성철이 가지는 것까지.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 기름을 끼얹은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장성들이 대피한 벙커는 작전 지휘본부 용도로 만든 것이라, 장기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자가 비축되어 있지 않았다.


계엄령으로 유통 물량의 1/3을 납품 받고 있던 계엄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밀리에 그 물자 중 상당량을 전방 벙커로 옮겼다.


그런데 계엄군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짐과 동시에 공익제보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오늘 조간신문과 방송에 계엄군이 생존 물자를 빼돌려 전방 벙커에 비축하고 있다는 뉴스가 터지고 말았다.


계엄군은 뉴스가 퍼지는 걸 차단하기 위해 재빨리 방송사와 신문사에 병력을 투입했다. 일순간에 공중파와 종합편성 채널의 모든 방송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 뉴스는 이미 일파만파 퍼져 나간 상태였다.


아포피스를 파괴할 확률이 70%라는 정부와 계엄군 발표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만 것이다. 그렇게 성공확률이 높다면 군에서 비밀리에 생존 벙커를 만들고 물자를 비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고위 공무원이라는 작자들이 권력을 이용해 자기 살 궁리만 찾고 있는 게 들통 났으니!


사회 혼란을 걱정해 오히려 시위대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던 수많은 보통 시민들까지 분노에 차 거리로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광주의 시위대 인파가 30만 명에 이르게 됐다.


지금껏 일부 극렬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긴 했어도 주류는 계엄철폐를 외치며 행진하는 것과 같이 평화시위를 해왔다.


그런데 저 뉴스가 터지자 분노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계엄군을 향해 돌을 던지고, 버스나 차량까지 끌고 나와 힘으로 밀어붙이려 했다.


이제 시위대 본진과 계엄군 사이의 거리가 불과 100여 미터. 시위대가 끌고 온 버스와 트럭이 바리케이드를 밀어붙이고 있다. 금방이라도 방어선이 무너질 위기상황.


1대대장 김성철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명령을 내렸다. 일순간 계엄군의 화기가 불을 품기 시작했다. 총알이 시위대가 끄는 버스와 차량에 비 오듯 쏟아졌다.


군인들은 양심의 가책 때문에 무고한 민간인을 겨냥해 저격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애꿎은 차량에만 총질해댄 것이다.


하지만 전시에도 빗맞은 총탄에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듯, 이번에도 차량 맞고 튕겨 나간 총알이 하필 옆에 있던 시민들을 맞추고 말았다.


차량을 끌던 운전사와 차량 사이에 서 있던 시위대가 총탄에 맞아 피를 토하며 여기저기에서 쓰러지고 있었다.


비명 소리가 벼락같은 총소리 가운데에서도 또렷이 들렸다. 시위대는 앞에 있던 동료들이 피투성이가 돼 맥없이 도미노처럼 푹푹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공포가 순식간에 몰려왔다.


분노에 차 당장에라도 계엄군을 밀어붙여 해산시킬 것만 같던 시위대의 기세는 벼락같은 총탄 세례를 받고 혼비백산했다. 당장은 죽음이 두려워 도망칠 수밖에.


김성철은 시위대의 기세를 완벽히 꺾어야 한다며 계속 발포하라고 지시했다. 지축을 흔드는 요란한 총소리, 겁먹은 시민들은 쓰러지는 동료를 뒤로하고 뿔뿔이 흩어져 제 살길을 찾아 달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총성이 멎은 거리, 멈춰 선 버스와 차량에는 총탄 구멍이 무수히 뚫려 있고, 몇몇 차는 불이나 화염에 휩싸였다. 길바닥엔 수십 구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다.


시위대를 향해 사격했던 군인들은 모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높은 양반들은 이미 자기 살길을 찾아 떠났는데, 우린 여기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누구도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계엄군이 총질을 해대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분노한 극렬 시위대는 더는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며 무장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탈영병이 놓고 간 총기를 든 아저씨, 사냥용 공기총을 어깨에 멘 청년,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든 학생들. 선두에 나설 버스 앞에는 두꺼운 철판을 덧대 계엄군의 총탄에도 버틸 수 있게 준비했다.


오후 들어 전열을 가다듬은 시위대가 다시 계엄군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만행 소식을 듣고 분노한 시민들이 도심으로 몰려들어 도로 곳곳을 가득 메웠다. 어림잡아도 50만 명은 될 듯하다.


웅장한 행진곡에 뒤이어, 수십만 군중의 외침이 큰 파도가 밀려들 듯 계엄군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시위대 대변인은 확성기 방송을 통해 오전에 있었던 총기 발포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걸 상기시키며, 군인들에게 총을 내려놓고 시위대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계엄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이때 계엄군 3대대장 박석진이 이번 발포 명령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군이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발포한 것은 반역이나 다름없다며, 지금이라도 발포 명령을 거두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김성철은 소극적인 대응만 하다가는 계엄군이 모두 무장 해제당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극구 거절했다.


성깔 있는 박석진은 그렇다면 3대대는 시위 진압에서 빠지겠다며 현장 막사를 박차고 나갔다.


시위대를 막고 있던 보병부대는 모두 3대대 자원이었다. 1대대는 보병 뒤에서 탱크로 무장하고 그 위세만 보일 뿐이다. 시민들을 상대로 탱크 포탄을 날릴 순 없는 노릇.


만약 3대대 보병들이 빠져나가면 시위대를 막는 계엄군이 없는 셈이 된다. 김성철은 자신이 여단장의 직무대리로서 상급자임을 강조하며 박석진에게 원대 복귀 명령을 했다. 만약 명령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체포 후 군법에 따라 처형하겠다고까지 엄포를 놨다.


하지만 박석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3대대에 철수 명령을 했다.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던 계엄군 병사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차례대로 준비된 육공트럭에 탑승한다.


이윽고 3대대 차량이 부대가 있는 북구 오치동을 향해 출발하자, 시위대는 환호성을 지르며 계엄군의 결단을 환영했다. 우레 같은 박수 소리와 함께 시위대 깃발이 성난 파도처럼 물결쳤다.


이제 덩그러니 남은 건 탱크 20여 대뿐. 김성철 대대장은 이를 갈며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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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107화. 생존 준비 (1) 22.02.09 89 6 10쪽
106 106화. 전쟁의 속내 22.02.08 81 5 10쪽
105 105화. 결사항전 (13) 22.02.07 83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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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92화. 폭풍전야(暴風前夜) 22.01.25 102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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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75화. 계엄군 내전 (3) 22.01.08 127 5 12쪽
74 74화. 계엄군 내전 (2) 22.01.07 133 6 11쪽
73 73화. 계엄군 내전 (1) +2 22.01.06 147 6 12쪽
72 72화. 지리산 생존팀 +4 22.01.05 15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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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화. 범인 (3) 22.01.03 147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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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화. 생존팀 소집 21.12.25 16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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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대포폰 +2 21.11.28 280 11 10쪽
32 32화. 남수혁 21.11.28 283 11 11쪽
31 31화. 동성파 21.11.27 275 9 9쪽
30 30화. 뜻밖의 고백 +2 21.11.26 282 10 9쪽
29 29화. 단서 21.11.25 279 9 11쪽
28 28화. 실종 (2) 21.11.24 296 11 12쪽
27 27화. 실종 (1) +6 21.11.23 319 9 10쪽
26 26화. 연락 두절 21.11.22 309 10 9쪽
25 25화. 휴게소 계약 21.11.22 312 10 14쪽
24 24화. 파란 하늘 +2 21.11.21 319 12 11쪽
23 23화. 수전해 시스템 +6 21.11.20 340 12 11쪽
22 22화. 밀당 +2 21.11.19 324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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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충돌 확률 21.11.08 547 14 11쪽
8 8화. 우주선 +2 21.11.07 539 13 13쪽
7 7화. 자금줄 21.11.05 547 14 12쪽
6 6화. 첫 발걸음 21.11.04 607 16 11쪽
5 5화. 후회 21.11.03 638 15 9쪽
4 4화. 죽음의 화신 아포피스 21.11.02 698 19 12쪽
3 3화. 희망의 불씨 +2 21.11.01 755 16 13쪽
2 2화. 이별의 끝을 붙잡고 +6 21.11.01 810 22 11쪽
1 1화. 멸망의 서곡(序曲) +5 21.11.01 1,032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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