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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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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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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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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직면(2)

DUMMY

마력 덩어리가 쏘아지며 낸 소리는 꽤 작았다.


청소할 때 베개 터는 소리 정도?


그러나 저걸 직접 모은 나는 짐작할 수 있었다.


저 대충 뭉친 마력이 가져올 결과를.


가벼운 소리를 내며 날아간 마력 덩어리는 코커트리스의 왼쪽 날개를 강타했다.


‘쾅!’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리고, 누가 오함마로 내려치기라도 한 것처럼 날갯죽지 부분이 으스러진다.


이미 나 있던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후드득 대지를 적셨다.


뼈째 가르지는 못했지만, 꼴을 보아하니 한동안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퀴에에에에엑!


코커트리스는 흉성을 내지르고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아는 게 맞는다면 코커트리스의 브레스는 체력 소모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일부러 좌우로 움직여서 브레스를 유도해내고 그 후에 딜링을 하는 게 정석 공략 중에 하나였을 정도.


거기에 정타로 들어간 마법까지.


아까 전의 범접할 수 없는 느낌과는 다르다. 축 늘어진 한쪽 날개 틈으로 이기는 그림이 슬쩍 엿보였다.


코커트리스가 나를 보고 돌진했다.


중형차만 한 동체가 쿵쿵거리며 뛰어드는 기세가 사뭇 날카로웠다.


타이밍이 아슬아슬하다.

나는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다른 놈들과 다르게 똘똘 뭉쳐 있어서인지 피해가 거의 없어 보이는 용병들이 지근거리에 있었다.


다시 한번 손끝으로 마력을 잡아채며,


“막아!”


선언처럼 내리치는 목소리.


용병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누가 모르는 사람이 하는 명령을 곧이곧대로 들을까.


어쩔 수 없이 휘감던 마력을 포기한 채 자리를 이탈할 찰나


“막아 병신들아! 뭐해!”


목소리가 잇따랐다.

아까 나와 눈이 마주쳤던 용병이다.


대 여섯쯤 되어 보이는 용병들은 그제야 나와 코커트리스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잘 손질된 사슬 조끼며, 방패, 무기가 코커트리스를 상대로 시퍼런 광채를 토해냈다.


그러나 조금은 늦은 선택이었다.


이미 돌진하고 있던 코커트리스의 동체가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방패 위를 덮쳤다.


꽈앙!


커다란 북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정면으로 공격을 받은 용병 하나가 나뒹굴었다.

움푹 파인 방패가 주인을 따라 바닥을 구른다.


용병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간격을 좁혀 얼른 틈새를 메꾸고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왼쪽 날개를 향해 창을 깊이 내지른다.


“뒤져!”


용병이 내지른 창은 이미 꺾인 관절을 지나 겨드랑이 아래쪽을 확실하게 찔렀다.

코커트리스가 비명을 내지른다. 홰치는 동작에 창을 잡고 있던 용병이 딸려 나오고, 코커트리스의 부리가 목을 콱하고 쪼아버렸다.


말이 쪼아버린 거지, 부리가 사람 얼굴 반만 한 괴물이다.


비명을 지를 수도 없게 된 용병이 꺽꺽거리다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현실감이 하나도 없는 그 광경을 주시하면서 나는 손끝으로 마력을 휘휘 감아올렸다.


뭐든지 두 번째가 더 쉽다. 처음 한 것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마력 덩어리가 내 손을 타고 흘렀다.


날갯죽지는 이미 의미가 없다. 움직이는 걸 보니 대가리는 휙 하고 피할 확률이 제법 있어 보였다.


한번 해봤다고 채서 흩뿌리는 것마저도 한결 수월하다.


팡-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던진 마력 덩어리는 이번엔 코커트리스의 오른쪽 무릎을 때렸다.


촘촘한 비늘이 박힌 다리가 기우뚱하고 넘어지고,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는 대가리를 향해 커다란 도끼가 떨어진다.


서걱-!


코커트리스의 대가리가 몸통과 분리돼 툭 하고 떨어졌다.


조금 전까지 홰치며 지랄을 하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쉽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후우··· 후우···”


도끼로 대가리를 찍어낸 것은 예의 그 용병 집단 중 한 명이었다.


발로 툭 하고 차자 코커트리스의 대가리가 경기장 한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제야 안심이 됐는지 그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행정관 개새끼가- 분명히, 다 죽어가는 놈이라고······ 개 씨발놈이······”


아까 돌진에 떨어져 나간 용병이 몸을 일으키고 그 앞으로 살아남은 용병 둘이 얼싸안고 소리를 질러댔다.


“이런 거 라고 말 안 했잖아. 이 오크만도 못한 새끼들아!”


“내가 이겼어! 씨발 내가 이겼다고!”


코커트리스의 몸통은 쓰러진 채 푸들푸들 거리며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경련?


순간적으로 내 뇌리에 코커트리스의 다른 특성이 스쳐 지나간다.


‘뇌간이 생각보다 더 안쪽에······’


나는 다시 한번 오른손으로 마력을 휘감으면서 크게 소리쳤다.


“조심해!”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나는 마력 덩어리를 던졌다.


내 앞을 막으라고 용병들을 독려했던 놈이 고개를 갸웃하고 대답했다.


“뭘 조심해. 대가리가 떨어졌는- 컥 컥!”


말을 채 끝내지 못한 채 용병이 바람 빠진 소리를 냈다.


대가리가 떨어진 몸통이 스스로 일어나더니 오른쪽 앞발로 얼싸안고 방방 뛰던 용병 중 하나를 후려친 것이다.


갬비슨을 가볍게 관통한 발톱은 가슴을 아무렇지도 않게 갈라버렸다.


잠깐의 시간 차이로 내가 던진 마력 덩어리가 잘린 단면을 직격했다.



이젠 제법 능숙하기까지 하다.


쾅!


대가리가 달려 있었던 단면이 분쇄육처럼 완전히 으깨져 버렸다.


그제야 대가리가 없는 몸통은 움직이기를 멈추고 자리에 쓰러졌다. 미동도 하지 않는 시체.


그래 이제 진짜 끝이다.


‘후우우’


나도 반쯤 일으켰던 몸에 힘을 빼고 누웠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를 멈췄는지 이제야 퉁퉁 부은 왼팔이 통증을 호소했다.


씨발. 개 씨발. 존나 아프다.


‘이거 부러진 거면 붙일 수 있나?’


의심스럽긴 하다.


노예를 코커트리스한테 막 집어넣는 동네의 의료수준이라는 게 뻔하지 않을까 싶어서.


‘아닌가?’


나는 오른손을 쳐다보았다. 어딘지 아직도 조금은 어색하지만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내 손이다.


방금. 이 손으로 마력을 감아 적에게 던졌다.


묘하게 위안이 된다. 마력이 있는 세상인데, 신관이라고 없으려고.


이 정도는 고쳐주겠지. 팔이 새로 돋아나게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둥-!


북이 울린다. 다 끝났다는 뜻이겠지.


왼팔에 대한 걱정에 일단락되자 여태 닫아놨던 생각이 물밀듯 밀려 들어온다.


도대체 여기는 어딜까.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을까.


‘내일모레 비행기 타야 되는데.’


잠시 드는 병신같은 생각에 나 스스로도 웃음이 나온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팔려 왔는지, 납치당했는지 모르는 판국에 일정 걱정이라니.


아무리 프로라지만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Middle ages에 접속한 건 절대 아니다.


풀다이브 게임은 절대로 인터페이스를 지워주지 않는다.


현실과 혼동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금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체력 창도 마력 창도, 지도도, 퀘스트 현황도.


아니 그런 걸 다 떠나서 애초에 아무리 풀다이브 게임이라지만 이 정도의 감각을 재현할 수는 없다.


왼팔이 이렇게 아픈데 게임일 리가 있나.


그럼 현실이라 치고.


코커트리스는 뭐란 말인가. 현실에 저런 게 있다고? 반은 거대한 닭이고, 반은 도마뱀인 괴물이?


내가 쓴 마법은 또 어떻고.


오른손은 슬쩍 가볍게 휘저으니 주변에 있던 입자가 자연스럽게 같이 움직인다.


이걸로 코커트리스를 뭉개버렸지. 이게 현실이라고?


둥-!


생각을 하는 새 북이 한 번 더 울렸다.


척- 척- 하는 통일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슬쩍 들어 보니 아까 내가 나왔던 문에서 예의 그 창병들이 열을 맞춰 걸어오고 있었다.


방패도 든채다.


상념에서 빠져나오니 다른 것 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기장 위쪽에 모인 사람들이 거의 미친놈들처럼 뛰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


휘이익-


“죽인다!”


“터졌어! 터졌다고!”


휘파람 부는 소리, 옷가지를 집어 던지며 환호를 내지르는 사람들. 손에 뭔가를 든채 미친듯이 뛰는 놈들.


뭐가 그렇게 좋다고.


내 시선이 관객들 쪽으로 향한 사이 창병들이 용병들 근처까지 다가왔다.


방패와 함께 쓰러져 있는 놈을 부축해서 일으키고, 옆의 용병이 죽은 걸 아직도 얼떨떨해하는 놈들에게서 무기를 건네받고 잡을 수 있도록 어깨를 쓱 내밀었다.


이제 진짜로 다 끝난 모양이다. 팽팽한 긴장의 끈이 툭 하고 끊어진 것처럼 몸에서 힘이 빠졌다.

나도 한숨을 푹 내쉬면서 주저앉았다.


통로에서 명령을 내리던 그 거구가 내게로 다가왔다. 그래 아무래도 얘가 지휘관인 거 같더라.


거구는 뒤에서부터 내 어깨를 잡고 천천히 나를 일으켰다.


자 데려 가달라고. 좀 쉴 수 있게. 뜨거운 물로 샤워 정도는 시켜 주겠지?


그 순간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조금 전 까지 소리를 지르고 광분하던 사람들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져 있었다.


퍽!


거구가 발로 내 등을 걷어찼다.


나는 억 소리와 함께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목 뒤로 느껴지는 서늘한 감각.

아마 칼일 것이다.


뒤이어 양쪽에서 누군가가 내 손목을 붙잡고 땅바닥에 짓눌렀다.


왼손은 그렇게 세게 안 눌러도 되는데.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는 거.


“미친······”


억울함이 형상화되어 목소리를 타고 흘러나왔다.


“뭐야 이거!”


거구가 조용히 하라는 듯이 검을 목 뒤로 바싹 붙였다. 날카로운 예기에 목 뒤의 털이 하나하나씩 서는 듯했다.


모가지를 어거지로 돌려 거구를 쳐다보니, 거구의 시선은 내 앞쪽을 향해 있었다.


시선을 따라 눈동자를 옮기자, 경기장 위에 커다란 천막이 보인다.


천으로 된 초록색 천막 한가운데 이상하게 생긴 기이한 모자를 쓴 사람이 서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사람이 결정권자라는 것을.


가운데 결정권자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행정 관료로 보이는 사람들이 정신없이 무언가를 적어 내리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누워 음료를 기울이고 있는 돼지 같은 놈들이 보였다.


결정권자는 잠시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결정권자 뒤로 누가 봐도 나 마법사요-하는 복장을 한 누군가가 다가와 서류로 보이는 것을 건네주고는 귀엣말을 속삭였다.


초조하다.


뭐라는 거야 대체.


망가진 왼손은 아무리 움직여보려고 해도 반응이 없었다.


결박된 오른쪽 손목 아래로 손가락을 살짝살짝 움직여 보니 손끝으로 마력이 살포시 감돈다.


이걸로 거구를 쓰러트린다 해도 좌우의 병사들과 나머지들은······


병사들이 들어온 입구는 어느새 닫혀있었다.


머리가 계속 팽팽 돌아간다. 용병들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도와줄 확률. 없을 거 같은데.


구경하던 사람들에게 살려달라고 해야 하나?


그러고 보니 어느새 시끄럽게 떠들던 분위기는 쥐새끼 한 마리 도망가지 못할 정도로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생각보다 결정권자의 권한이 강한 모양이다.


결국 이유를 알아야 했다. 도망쳐봐야 도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잡힐터.


사고가 가속했다.


이게 게임이라고 치자.


Middle ages는 맵이 워낙 넓고 스타트지점이 전부 제각각이니 알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아무튼 내가 지금 마지막으로 만든 캐릭터 시트를 가지고 시작했다고 치고.


나는 지금 튜토리얼을 클리어한 상태다. 그것도 내가 해본 것 중에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정상적인 게임의 진행이라면 여기서 바로 보상이 있어야 한다.


클리어에 대한 보수와 다음 상황으로 진행할만한 가이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적대적으로 변하는 상황이라니.


꽉 붙들린 있는 손목이 혈액 부족을 호소한다.


혈액 부족?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통이다.


아.


이게 게임이자 현실이라면.


내가 스크롤 몇 번으로 대충 넘기는 대화와 지문이 바로 지금 이 상황이라면 짐작 가는 것이 있다.


허가받지 않은 마법사에 대한-


내 생각의 고리를 끊은 것은 갑자기 열리는 문이었다.


경기장 한쪽 병사들이 진입한 반대쪽 문이 쿵 하고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인영을 하나 뱉어냈다.


아까 마법사 복장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천천히 걸어온 그는 내 앞에 섰다.


목소리가 경기장을 타고 어설프게 울렸다.

슬슬 나이 들어가는 4~50대의 걸걸한 목소리였다.


“이 안. 성은 없고, 나이는 23세. 연고는 공란이군. 비엔에 도착한 것은 15일 전, 콘비가도를 타고 북문으로 들어왔고. 방문 목적 없음. 노래하는 나무 여관에서 투숙 중. 삼 일 전 행정관을 통해 수확 축제에 지원. 맞나?”


‘아니요. 하나도 안 맞는데요.’


나는 투덜거리며 쏟아지는 정보를 머릿속에 쑤셔 넣었다. 이 안. 23세. 노래하는 나무 여관.


“네.”


사위가 조용해서인지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크게 퍼져나갔다. 이 정도면 마법 없이도 위에까지 들렸겠는데?


“너에게는 최소한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성문을 통과할 때 한번, 행정관 앞에서 지원서를 쓸 때 한번. 묻겠다. 왜 마법사임을 신고하지 않았지?”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안’ 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아는게 없어서.


괜히 어설프게 말을 맞추려다 상황을 더 꼬아 놓을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앞으로 진행될 과정이 대강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이유를 댄다고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그래. 이건 일종의 신원증명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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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준비(2) +3 21.11.29 1,796 6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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