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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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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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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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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로 청소(1)

DUMMY

며칠 묵어본 결과 ‘노래하는 나무’는 비엔에서 제법 괜찮은 여관 중의 하나였다.


상업지구 중심지와 멀지 않은 입지와 제법 괜찮다고 소문이 난(확인할 길이 없었다.) 여관주인의 음식솜씨, 무엇보다 비엔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합리적인 가격의 숙박비는 가성비 숙소를 찾는 용병과 상인들 사이에서 제법 입소문이 나 있었다.


조금 한가한 시간대가 지나고 해가 질 때쯤 되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한 사람들로 여관은 언제나 북적거렸다.


거친 용병들과 못지않은 상인들이 모였으니 여관이 시끄러운 것은 당연지사.


위층에 올라가서 잠을 잘 때도 가끔 웃고 떠드는 소리가 벽을 타고 들어올 때도 많았다.


그러니까 지금 보는 광경은 이제 거의 1주 일차인 나로서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사람이 꽉 차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정적이 흐르는 홀. 사람들의 시선이 내 쪽으로 모였다. 아니 정확히는 크게 소리를 지른 여자와 맞은 프랭크 쪽으로.


여자도 그걸 인식했는지 주변을 슬쩍 둘러보고 손사래를 쳤다. 그런 것 치고는 꽤 단호한 목소리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동룐데 잘못한 게 있어서.”


슬쩍 눈짓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 프랭크는 손을 내저었다. 괜찮다는 의미겠지.


나도 조용히 손끝으로 감아올리던 마력을 휘휘 저어 흐트러트렸다.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던 것도 잠시 사람들은 다시 각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여자는 이제 프랭크에게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댔다. 바로 위에 조명이 있었고, 그 바람에 나는 여자의 얼굴을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천장에 걸려 있는 노란 등 아래로 부드럽게 말려 올라간 속눈썹이 반짝거리고, 부드러운 곡선들이 전체적인 얼굴을 타고 흘렀다.


얼굴 군데군데 들어간 힘이 지금 화가 났다는 걸 어필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원체 순한 외형이라 크게 의미는 없어 보였다.


왜 햄스터가 으르렁거린다고 안 무섭잖아.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여자는 턱에 힘을 빡 주고 조용히 하지만 씹듯이 말을 내뱉었다.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했지? 여관은 또 왜 옮겼어?”


“더는 거기서 머무를 돈이 없었습니다.”


“뭔 소리야? 내가 떠나기 전에 돈이 얼마였는데.”


“젠슨이랑 나머지 놈들이 술을 무지하게 들이켜는 바람에······”


화난 여자를 향해 프랭크는 졸린 아이를 다독여 재우듯이 그간의 상황을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돈이 필요해서 행정관의 제안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다 죽어가는 코커트리스라고 들었는데, 완전히 흉포한 놈이었다. 다행이 경기는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셋이 죽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차분한 프랭크의 설명을 듣고 난 여자는 아까보다 기분이 좀 나아 보였다.


어느샌가 의자에 앉은 여자는 여관 주인을 불러 소세지와 맥주를 시켰다.


오동통한 소세지와 지하에서 차갑게 칠링한 맥주가 들어오자, 여자는 우아한 솜씨로 작은 단검을 써내 소세지를 썰고는 칼끝으로 콕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래서 나머지는? 설마 도망간 건···?”


프랭크가 재빨리 말을 받았다.


“아닙니다. 잠시 일 있다고······ 조금 있으면 들어올 겁니다.”


“세 명 빼고 이탈자는 없는 거지?”


“네.”


“그래 다행이네.”


여자는 생각보다 쉽게 죽음을 털어버린 듯 보였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곳에서의 죽음의 가치는 더 작겠지.


프랭크나 젠슨도 당일에만 좀 우울해 보였지 이튿날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이어나갔다.


거기서 느껴지는 약간의 위화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적응해야지.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늦어진 것도 그렇고,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도 한쪽 맡아서 하기로 했어.”


“그렇지!”


프랭크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문제는 인원인데··· 조건이 5명 이상 일 것이거든. 당연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서명하고 나왔는데 이렇게 될 줄은.”


“그렇습니까··· 저도 생각해본-”


“그래서 말인데······ 실제로 보니까 어때?”


“뭘 말입니까?”


“다 같이 상회로 들어오는데 다들 그 이야기 밖에 안 하던데? 그 마법사 있잖아.”


“아.”


프랭크는 슬쩍 내 쪽을 곁눈질했다. 소개할 타이밍을 보나? 그가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여자의 말이 이어졌다.


“가까이서 볼 때는 무슨 낌새 같은 거 없었어? 자기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학파도 없고, 신분증도 없고.”


프랭크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뇨. 저희랑 똑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수확제에서 도시 고문 마법사가 다 확인했습니다. 금주를 배운 건 아닌 걸로. 근데 대장-”


“그래? 난 상관없어 사실. 실력만 좋으면 되지 뭐. 어때? 같이해보니까. 혼자야? 성격은? 같이 일하자고 하면 할까? 가뜩이나 인원도 없는데.”


나는 슬쩍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 이상 듣고 있으면 진짜 이상해 질 거 같아서.


“제안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프랭크가 잘해 준 것도 있고, 그 마법사도 지금 일을 찾고 있거든요.”


여자는 그제야 나를 발견하고 의문을 내뱉었다.


“근데 이쪽은···?”


프랭크는 머리를 슬쩍 짚더니 말했다.


“그··· 저희랑 같이 수확제에 참가한 이안입니다. 마법사죠.”


여자는 여관에 들어온 뒤 처음으로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벙찐 얼굴이 급속도로 새빨갛게 달아오르더니 급기야 손을 홰홰 내젓는 것이었다.


발로 의자를 팍팍 차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야!···이. 옆에 있으면 있다고 해야지.”


“말할 틈을 안 주셨지 않습니까? 이안 이쪽은 이네스. 우리-“


“됐어 내가 소개할 거야.”


간신히 컨디션을 되찾은 것 같은 여자는 아직도 빨간 기운이 남아 있는 말간 얼굴로 건틀릿을 벗고 악수를 청했다.


“난 이네스. 프랭크가 있는 파티 리더야.”


자연스러운 반말에 나도 반말로 응수했다.


“이안. 마법사.”


스스로를 마법사라고 소개하면서 조금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긴 했다.


이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라기엔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난 이안 마법사야. 으윽···


내 기분과 별개로 맞잡은 손은 외양과 맞지 않게 거칠기 짝이 없었다. 군살 하나 없는 내 손이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마법사 맞네. 손이 부드러운 걸 보니.”


단검이 다시금 소세지를 우아하게 조각냈다.


칼끝으로 찍어내는 모습이 마치 포크를 쓰는 거 같아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왜 한 입 줄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소세지를 못 먹어서.”


칼끝을 맥주에 넣어 대충 휘적거린 이네스는 이내 말을 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왜 프랭크 너랑 마법사랑 같이 있어?”


프랭크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마침 여기서 같이 묵는 바람에······ 그간 훈련 같이하면서 친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 좋네. 같이 하자고 해봤어?”


“아뇨··· 막 하려는데 대장이 들어오는 바람에······”


“뭐 지금부터 하면 되겠지? 어때 들어볼 생각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자리를 비웠던 건 상인회의 의뢰를 수주하기 위해서였어. 상인회 회장인 헤드위그가 일을 맡고 싶으면 꼭 자기랑 같이 먼저 답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


“이번 의뢰는 정기 상행로 청소야. 상인회는 상인들로부터 회비를 받아서 운영되거든. 돈을 걷기 위해서는 타당한 이유가 필요하니까··· 전대 회장이 구색갖추기용으로 만든 건데 워낙 상인들이 좋아해서 이제는 비엔에서 제일 큰 의뢰 중에 하나가 됐지.”


이네스의 이야기는 이거였다.

비엔에서 월터항까지 가는 길은 테런 우드에서 나오는 몬스터가 상시 출몰 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가장 낮은 수준의 고블린부터, 웬만하면 상대하기 힘든 그리즐리 베어까지.


나오는 몬스터의 편차가 너무 큰 탓에 예전엔 길을 오가는 상인들의 불만이 매우 컸다고.


그야 당연한 일이다.


그리즐리 베어 같은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서 매번 높은 등급의 용병을 데리고 가는 건 아무래도 영세 상인들에게는 부담이 클 테니까.


그런 불만을 캐치해서 전대 회장이 만든 게 정기 상행로 청소라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헛짓인가 싶었는데 실제로 길이 안전해지자 반응이 폭발적이라 매년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고.


이네스는 거의 일주일간 상인회 회장인 루카 헤즈위그를 따라 상행로 답사에 나섰고, 결국 작은 구역을 하나 따냈다고 했다.


“물론 우리는 깊게 들어가진 못할 거야. 그런 건 정말 규모가 큰 애들한테나 주는 거니까. ”


“조건은 어떻게 되는데?”


“3일 후에 출발. 우리한테 할당된 구역은 2일 거리 정도에 있어. 5일 정도 주변에 용병들이랑 협조해가면서 몬스터들 정리하다 오면 되고. 보수는 하루에 30 실버씩.”


음 나쁘지 않은데.


규모가 적당히 작은 건 오히려 메리트다.

너무 센 몬스터는 오지 않을 테니까.


이게 middle ages라면 무리해서라도 트라이 해볼 만 하겠지만 이건 현실이었다.


코커트리스 같은 일은 최대한 피하는 게 낫겠지.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혼자서 사냥을 나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일주일간 훈련을 하면서 나는 프랭크와 다른 용병들의 실력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항상 가볍게 주둥이를 나불거리는 젠슨조차도 초보 딱지는 진작에 뗐을 게 분명해 보이는 몸놀림을 가지고 있었다.


돈을 내고 전위로 써도 모자랄 판에 거꾸로 돈을 준 다라. 이건 해야지.


잠시 생각하느라 말이 없자 이네스는 황급히 조건을 추가했다.


“이건 1 몫이고, 너는 마법사니까 1.5 몫을 줄게.”


조금 더 끌면 조건이 더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정도에서 제안을 수락하기로 했다.


“그래. 하자.”



***


“골라도 이런 데를 골라서······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겁니까?”


젠슨이 투덜거렸다.


우리, 그러니까 나와 이네스파티는 비슷한 경로로 가는 용병들과 함께 정해진 구역을 향해 걷고 있었다.


솔직히 길은 좀 험했다.


낮은 구릉 정도라 걷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길이 완전히 닦여있지 않아 잔풀들이 자꾸 발에 걸려 걷는걸 방해한 탓이었다.


프랭크가 그런 젠슨을 타박했다.


“시끄러워. 아직 첫날이다. 옆에 다른 용병들 걷는 거 안 보여?”


“길로 좀 돌아가면 안 된답니까? 굳이 이렇게 갈 이유가 없잖아요.”


“그렇게 가도 어차피 결국 이런 곳으로 나와야 해. 그럴 바에야 저들이랑 같이 움직이는 게 낫지.”


프랭크가 고갯짓으로 같이 걷고 있는 다른 용병들을 가리켰다.


“그건 맞긴 한데··· 그래도 우리는 조금만 들어오면 되는데.”


“조용히 걸어. 마법사인 이안도 저 짐 들고 걷는데 벌써 불평이야 어디.”


젠슨이 슬쩍 나를 째려보았다.


말 그대로였다.


나는 짐을 가득 넣은 큰 천 가방을 메고 일행을 따라 걷고 있었다.


물론 그중 대부분은 [미식가] 패널티를 상쇄하기 위한 먹을거리였다.


호밀과 밀 적당량, 양파 다섯 개와 당근 두 개. 스튜에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완두콩과 나오기 직전에 잡은 닭 한 마리, 그리고 혹시 몰라 준비한 육포.


거기에 더해 천 가방까지 구매하기 위해 나는 남은 실링을 거의 다 털어내야 했다.


부피는 제법 크지만, 무게는 그리 많이 나가지 않는데······


내가 젠슨을 위해 변명을 해줄 새도 없이, 살짝 미적거리던 젠슨의 어깨를 누군가 툭 치고 지나갔다.


균형을 잡느라 비틀거리던 젠슨은 자세를 바로 한 채 항의했다.


“뭐야? 어떤 새끼가-“


“비켜!”


상대는 젠슨의 말 따위는 들어줄 생각이 없는지 가볍게 무시하곤 앞으로 걸어갔다.


“너 이 딱정벌레 같은 새끼가 어디서. 야!”


뒤통수에 대고 화를 내는 젠슨을 프랭크가 말렸다.


“그냥 둬. 어차피 자기 구역으로 가면 안 보일 애들인데.”


젠슨은 씨근덕거렸지만 차마 프랭크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젠슨을 치고 간 용병에게로 향했다.


7~8명쯤 되어 보이는 집단은 프랭크의 말대로 우리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게 분명해 보였다.


걸음걸이로 실력을 추측하는 뭐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저들의 무장이 우리보다 훨씬 좋아서였다.


한 명도 빠짐없이 입고 있는 사슬 조끼에, 형태는 없지만 단단해 보이는 투구와 꽤 단단해 보이는 방패까지.


무기는 제각각이었지만, 대개 갬비슨만 입고 있는 우리와 비교에선 월등한 장비였다.


이네스만 빼고.


이네스는 지금의 소란에 관심이 없는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정자세로 걷고 있었다.


걸음을 뗄 때마다 강철로 만든 그리브가 반짝거리며 빛을 발했다.


투구, 건틀릿, 그리브와 신발까지. 장비가 참 좋단 말이지. 용병답지 않게.


얼마나 더 걸었을까. 한 시간쯤 지나자 물방울 모양을 한 커다란 바위가 보였다.


일행은 바위 아래 멈춰 섰다.


젠슨과 프랭크는 바위 아래 짐을 내려놓았고, 나도 바로 옆에다 내 가방을 두었다.


이네스는 아까 싸가지없어 보이는 용병과 연락을 위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숙영할 거야. 하루에 두 번 가도 쪽으로 순찰을 돌 건데, 해지기 전엔 돌아올 테니까 필요한 일 있으면 이쪽으로 와.”


상대방은 이네스만큼 진지하지 않았다.


“우리가? 으음. 너네가 우리 숙영지까지 한번 같이 가는 건 어때? 필요할 때 오려면 길 안 잃어 버리게.”


미친 새낀가 저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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