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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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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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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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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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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1)

DUMMY

“프핫.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하십니까?”


프랭크는 홀짝거리던 물을 켁-하고 내뱉었다.


“아니 너무 이상하잖아. 너도 마법 봤잖아. 비엔에서 각성했다며 그럼 한 달이 채 안 된 건데, 솔직히 그 마법들··· 위력이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건 그렇지만···”


“난 그런 거 처음 봤어. 회색늑대가 마법 한방에 거의 나가떨어지던데.”


프랭크는 이네스의 말에 자연스럽게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반쯤 정신을 놓은 채로 마력을 집어던지던 이안.


그 구체에 직격당한 늑대 들은 거의 대부분 즉사했다. 따로 확인사살도 필요 없을 만큼 확실하게.


물론 프랭크가 본 마법사 중에는 이것보다 더 큰 이적을 발휘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10년 이상 마법을 수련한 마스터들이었다. 이안 같은 갓 각성한 마법사가 아니라.


프랭크의 상상은 날개를 폈다. 그의 머릿속으로 하나둘씩 만나보았던 유명한 마스터들이 지나갔다.


그의 상상 속에서 마스터들은 점점 어려졌다. 눈가의 주름이 사라지고, 슬슬 뒤로 넘어가던 머리카락들도 어느새 원래 자리를 되찾았다.


마침내 그들은 막 처음 마법을 배웠을 때로 돌아갔다. 그 모습에 프랭크는 이안이 쓴 마법을 가져다 붙여보았다.


아니. 확실히 이상하다.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유명한 마스터들이 처음 마법을 배운 순간 이 안의 마법만큼의 위력을 보였으리라는 것이.


‘혹시 눈먼 것에 맞았다면······’


잠시 몸을 부르르 떠는 프랭크를 향해 이네스가 말했다.


“판단력은 또 어떻고. 저번에도 봐”


오래 검술을 갈고 닦아온 이네스가 보기에 이안은 전투 경험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의 몸이 전혀 훈련되지 않은 티가 났다고 할까.


굳은살이라곤 하나도 없는 손과 무기를 들고 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아예 없어 보이는 호리호리한 팔과 다리.


그런 것 치고 전투 시 이 안의 판단은 아주 즉각적이고, 효과적이었다.


‘어디서 배웠을까?’


고등교육을 충분히 받은 이네스가 보기에도 이 안의 판단은 훌륭했다.


늑대의 습성을 파악하는 것이 그랬고, 확인되자마자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그랬다.


‘마치 클루그 같이······’


이네스는 잠시 드는 생각을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어 털어냈다.


클루그라니.


잠시 터무니없는 생각을 한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비교를 해도 정도가 있다.


그는 미천한 출신으로 시작해 성전을 거쳐 영지의 가신 기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전술적 능력이나 전략적인 판단력을 증명한 것이 수십여 차례가 넘는 기사를 이 안에 가져다 대다니.


그건 좀.


다만 확실한 것은 있었다. 순간적으로 클루그가 생각날 정도로 이 안의 뾰족하게 빛나는 부분이 주머니를 뚫고 튀어나온다는 것.


“확실히 이상해. 그지?”


아직 상상 속을 헤매던 프랭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네스는 프랭크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그가 대화에 들어오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녀는 발끝으로 톡하고 프랭크의 신발을 건드렸다.


졸지에 강철로 된 신발에 발뒷꿈치를 얻어맞은 프랭크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놀랬잖습니까. 그냥 이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위대한 마스터들, 예컨대 카르휘 공이 처음 마법을 배웠을 때 저랬을까 싶어서.”


잠시 클루그를 떠올렸던 이네스가 되려 프랭크를 타박 했다.


“가져다 댈 걸 가져다 대야지.”


“아니, 먼저 이상하다고 말한 분은 대장이지 않습니까?”


“그래도 그렇지. 너 마법사야?”


“···아뇨”


“너 카르휘 공이 전력으로 마법 쓰는 거 한 번이라도 본 적 있어?”


“···아닙니다.”


“그런데 무슨 상상을 해 쓸데없이. 비교할 기준 자체가 없는데.”


프랭크는 마지못해 수긍했다.


“그도 그렇네요. 그래도 모르겠습니다. 어딘가 분명 다른 마법사들이랑은 다른 거 같은데.”


“그건 맞지.”


이네스는 이안쪽으로 다시금 시선을 옮겼다.


구덩이를 다 판 이안은 젠슨과 조를 이뤄 고블린 시체를 하나하나 안쪽으로 던져넣고 있었다.


방금 전투에서도 이안은 자기 몫을 충분히 다했다.


아무리 약한 몬스터라도, 전투란 양쪽이 칼끝에 서 있는 것과 같았다.


12살짜리 아이만 한 체구가 휘두른다고 해서 칼이 나무막대기가 되지는 않는다.


약간의 실수라도 커다란 상처로 이어질 수 있는 법.

언제나 전투는 그 안에 일말의 불안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전엔 달랐다.


첫날 반쯤 휙 돈 채로 마법을 난사하던 걸 벌충이라도 하듯 이안은 함부로 마법을 쓰지 않았다.


먼 거리에서 조우하자마자 마력을 한 번에 쏟아내 고블린 두셋을 격살한 그는 교전이 시작되자 신중하게 순간을 골랐다.


일말의 불안이 현실화 되고 고블린의 작은 칼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올 때, 어김없이 이안의 마력 화살은 가장 큰 위험요소를 향해 꽂혔다.


덕분에 젠슨은 허리에 칼을 맞는 상황을 겨우 피할 수 있었다.


누가 보면 수년째 합을 맞춘 정규 용병단이라고 생각할 정도.


이네스는 사실 불안했었다. 셋이나 빠진 전력 공백을 이안이 잘 메꿀 수 있을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생각에 이네스는 헛웃음을 지었다.


“불안하십니까? 혹시 백작님이 보낸 사람일까 봐.”


이안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이네스를 보고 프랭크가 물었다.


“···아니.”

.

거꾸로 말한 이네스의 진심을 알아챘는지 프랭크가 다시 질문했다


“이안이 꺼림직하십니까? 이번 의뢰만 하고 갈라설까요?”


“아니!”


이네스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치다가 목소리가 너무 큰 걸 깨닫고 ‘흡’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가느다란 자기 고백이 그 틈을 타고 새어 나온다.


“며칠 안 봤지만 솔직히 마음에 들어. 계속 같이했으면 좋겠어. ”


프랭크는 크흠하고 목소리를 골랐다.


“시간을 좀 주시죠?”


“뭘? 이안?”


“네. 아직 서로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제 서로 만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건 그렇지.”


“이번 의뢰만 끝나고 사로 갈 길 갈지도 모릅니다. 마법사지 않습니까. 언제 무슨 일을 벌여도 안 이상한.”


“···그냥. 욕심이 앞서서 그랬나 봐. 그러니까 괜히 의심만 늘고.”


프랭크는 뜬금없이 옛날이야기를 꺼냈다.


“예전에 영주님 땅을 부쳐 먹을 때 말입니다. 밀을 수확하고 나면 도리깨로 내리쳐서 탈곡을 해야 했습니다.”


그의 시선은 이제 저 멀리 어딘가를 향해 있었다.


“그 좁은 장원에 어린아이가 놀게 뭐가 있었겠습니까. 추수한다 그러면 우르르 몰려가서 옆에서 잡일이라도 거드는 거지요.”


“그래서?”


“밀알이요. 도리깨로 내리쳐도 말입니다. 어떤 건 금방 떨어지고 어떤 건 끝끝내 안 떨어져서 결국 손으로 잡고 털어내야 하는 게 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나오자 이네스도 프랭크가 하는 말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미리 걱정할 건 없지 않겠습니까? 어쨌든 가봐야 아는 거니까요.”


“······그래. 그 말이 맞아. 굳이 넘겨짚을 필요는 없겠지.”


아마 이안이 자꾸 규격 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탓이리라.


이상한 것은 이상한 상황을 상상하게 만드니까.


이네스는 머릿속에 든걸 떨쳐버리려는 듯 좌우로 크게 고개를 흔들었다.


얼굴이 새빨개 지고 입맛이 썼다. 부끄럽고 창피했다.


‘바람에 모래가 섞여 들어왔나?’


이네스는 입안이 까끌까끌해지는 것 같아 ‘퉤’하고 침을 뱉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프랭크는 기겁했다.


“대장! ···아니 이네스님!”


프랭크가 거의 경련하는 걸 보고 이네스는 문득 장난기가 동했다. 이런 분위기는 그렇게 풀어야 하는 법이다.


“왜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묻자 프랭크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일부러 안그러셔도 됩니다. 지금 누가 본다고.”


프랭크의 말대로 용병들은 아직도 한창 전투 현장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누가 봐서 그러나?”


“···”


이네스는 몇발자국 걸어가 구릉 위에 있는 나무 아래 몸을 뉘였다. 아래에서 생명이 몇 죽어 나간 것과 별개로 파란 하늘엔 커다랗게 뭉친 구름이 떨어질 듯 떠 있었다.


“있잖아. 나 요즘 행복해.”


“···”


“사실 사는 건 전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 네가 말한 밀로 만든 고운 흰 빵도, 향신료를 잔뜩 넣고 끓인 비프 스튜도, 빵에 발라먹을 치즈도 없는걸. 잠자리는 노숙이나 안 하면 다행이고.”


“···”


“짚으로 된 매트리스가 가끔 천을 뚫고 나와서 찌를 때도 있거든. 그러면 베실베실 웃음이 나. 미친 거 같지? 그냥 스스로 결정한다는 게, 내가 정한 삶은 내가 산다는 게 마냥 좋은가 봐.”


“그렇습니까.”


“응. 조금 전에도 그래. 창피하긴 한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좋아. 어쨌든 내가 고민하고 내가 판단할 거잖아. 나 잠깐 도피하려고, 숨으려고 용병이 된 게 아냐. 그냥 이렇게 살 거야. 웃고 싶으면 웃고, 침 뱉고 싶으면 침 뱉어가면서. ···싫지?”


“···네.”


“네가 나를 왜 따라 나왔는지 알아. 네가 처한 상황도, 걱정도. 그치만 나 안 돌아가. 용병처럼 사는 게 아니라, 용병으로 살 거야. 다시는. 그렇게는 안 살 거야.”


프랭크는 무슨 표정인지 짐작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돌아가. 그것도 존중해 네 삶이니까. 다만 난 여기서 이렇게 살 거야. 다시는 안 돌아가.”


“뭘 안 돌아가?”


갑자기 들리는 귀에 익은 목소리에 이네스는 깜짝 놀라 고개를 위로 쳐들었다. 언제 다가왔는지, 이안이 이네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냐. 정리는 다 했어?”


이네스는 황급히 말을 돌렸다. 어디까지 들었을까? 이네스의 하얀 마음속에 검은 불안이 물감처럼 번졌다.


이안은 이네스가 한 말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이네스가 화제를 돌리는데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따라왔다.


“어 대충. 그보다 저기 보여?”


이안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자 움푹 들어간 언덕 지형 안쪽으로 바위 같은 게 보였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ㅅ자를 이루고 있었다. 그 아래로 보이는 겨우겨우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


두방망이 치던 심장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어 보여. 근데 저건 왜?”


“아니. 왠지 안쪽으로 공간이 더 있을 거 같아서. 시간 여유 좀 있는 거 같은데, 한번 둘러보고 가면 안 되나?”


이네스는 잠시 고민하다 제안을 거절했다.


“해가 애매해. 비엔 돌아가는 길에 오자. 아니면 내일이나 모레 이쪽으로 지나가면서 오던지.”


“그러던가.”


***

이네스와 일행은 가벼운 몸으로 숙영지로 돌아왔다.


젠슨은 조금 불만인 듯 했다.

불을 붙이는 그의 손짓이 주인의 마음을 담아 투덜거리는 듯했다.


“아니 고블린 새끼들이 말이야. 사람을 힘쓰게 만들었으면 뭐라도 뱉어내야 될 거 아니야. 응? 고블린 가죽이나 이빨을 어디다 쓴다고.”


“거지긴 했어. 그지?”


슬슬 해가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해 꼬리가 남긴 붉은 기운이 대지를 물들였다.


프랭크는 그렇게 까부는 젠슨을 그냥 두고 보지 못했다.


“조용히 해. 하마터면 죽을뻔한 게.”


“에이 프랭크 죽을 뻔이라뇨. 어련히 제가 알아서 어? 휙 하고. 제 허리 놀림 모르십니까?”


내가 빤히 쳐다보자 젠슨은 급하게 말을 이었다.


“아니 아니. 이안이 헛심 썼단 건 아니고······단지 가만히 뒀어도 내가 알아서 피할 수 있었다는 그런. 하하”


일과를 끝내고 복귀하고 있는 용병들은 각자의 소망을 담아 투덜거렸다.


“으아- 대장. 다음에 올 때는 커다란 대야도 하나 가지고 오면 안 됩니까? 끓인 물 담아서 목욕이라도 하게.”


“아니면 잘 때 쓰게 모포라도 좀 두꺼운 거 가져오든가. 삼 일짼데 슬슬 배기는 거 같기도 하고. 예?”


이네스가 지랄하지 말라는 의미인지 건틀릿을 꽉 쥐고 흔들자 용병들은 ‘흡’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일행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숙영지 밖을 경계하고 있던 이네스가 돌연 칼을 꺼내 들었다.


챙-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용병들도 놀래 각자 급하게 무기를 집어 들었다.


젠슨이 쓰던 불쏘시개를 집어던지고 칼을 들고 일어섰고, 한쪽에서 도끼를 관리하고 있던 프랭크도 헝겊을 아무렇게나 버리고 일어났다.


이네스가 발견한 것은 일련의 용병들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그들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허겁지겁 우리 쪽을 향해 뛰고 있었다.


“저놈들 저거 그때 그놈들 아닙니까?”


젠슨일 말했다.


“누구?”


“그때 그놈들 있잖습니까. 괜히 시비 걸고 가던.”


“아.”


젠슨의 말을 듣고 보니 과연 그랬다.


“씨발 뭐해? 도와줘!”


말을 하는 용병 뒤로 커다란 그림자가 지더니,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뾰족한 다리 하나가 용병의 뒷덜미를 찍었다.


히끄- 하는 단말마와 함께 용병은 그 자리 에서 엎어졌다.


뭐야 저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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