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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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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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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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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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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2)

DUMMY

기다란 롱소드를 뽑아 든 이네스의 시선은 쓰러진 용병으로부터 서서히 몬스터에게로 향했다.


그것은 검은색 거미였다.


아니 이걸 거미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몸통이 불곰만한, 다리까지 합치면 적어도 커다란 짐 마차 크기는 될 만한 거미가 앞발을 쭉 뻗어 뛰고 있는 용병을 찍어버린 것이다.


아직 남아있는 노을 아래로 검은색 동체가 선연히 빛나고, 머리에 가로로 붙어있는 여러 개의 눈이 동시에 이네스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정적으로 있던 거미가 움직이는 것은 순간이었다.


푸슉-


움츠린 관절이 순간적으로 쫙 벌어지며 몸을 튕긴 거미는 거의 날듯이 이네스를 덮쳤다.


이네스는 뒤로 뛰다시피 물러섰다. 다행히 동체에 깔리는 건 막을 수 있었지만,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기다란 앞발이 마치 창처럼 이네스를 찔러왔다.


공격은 얼굴을 향했다. 단단히 준비하고 있던 이네스는 왼쪽으로 한걸음 이동하면서 검의 가장 두꺼운 부분으로 공격을 바깥으로 쳐냈다.


한쪽 다리가 잘리길 의심치 않으면서.


그러나, 이후에 일어난 일은 그녀의 생각과는 매우 달랐다.


깡-


거미의 앞발과 부딪힌 검은 쇠끼리 부딪치는 듯한 소리를 냈다. 검에서 오는 진동이 건틀릿을 타고 손에 전해졌다.


순간적으로 오는 손목의 부하에 이네스는 이를 꽉 깨물었다.


공격이 빗나간 거미는 조금 신중해지는 것 같았다.


거리를 재는 창잡이들처럼 무게중심을 살짝 뒤로 뺀 거미는 앞발 끝을 들어 간을 보듯이 툭툭 찔러왔다.


검술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었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과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


이네스가 배운 것은 선명하게 전자였다. 속도와 기술을 이용해 내가 다치지 않고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방식.


아가씨가 몬스터를 상대할 일은 없을 거라던 검술교관의 표정을 떠올리면서, 이네스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거미가 아니라, 긴 창을 가지고 있는 창잡이 둘을 상대하는 것으로.


그래도 사정은 좋아지지 않았다. 창은 본래 검보다 긴 무기였고, 거미의 앞발도 그랬으니까.


충분히 거리를 둔 채 찔러오는 발끝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지러워서, 이네스는 도저히 거미를 공격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거미 주둥이 아래로 떨어지는 타액이 바닥과 만나자 바닥 면이 검게 변하며 연기를 피워 올렸다.


독이 있는 게 분명했다.


이네스의 등줄기는 긴장으로 팽팽해졌다.

여기서 비엔까지는 이틀거리였다. 간단한 해독제 정도는 들고 왔지만 딱 봐도 통할 것 같지가 않았다.


‘한 번이라도 물린다면······’


다만 계속해서 공격을 쳐내면서, 그녀는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정확한 도움이 들어오리라는 것을.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듯 팡-하고 공기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에서 날아온 마력 화살이 거미의 주둥이를 직격했다.


끼에에에엑-


난데없이 얻어맞은 거미가 후속타를 피하려는 듯 바닥을 굴렀다.


다시 거미가 일어났을 때 이네스는 이안의 공격이 정확하게 들어간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거미의 주둥이 한쪽이 삽으로 찍어낸 것처럼 움푹 파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둥이 작은 다리 하나는 어디 갔는지 형체도 없었고, 파인 단면으로 체액이 후드득 떨어졌다.


‘이만하면 좀 상대할만한······’


그때였다.


숙영지 왼쪽의 덤불을 헤치고 일련의 무리가 등장했다.


이네스는 얼굴을 굳혔다.


등장한 것은 이십여 마리의 고블린들이었다.


쉽게 볼일이 아니었다. 어느샌가 지근거리로 다가온 고블린들은 이전에 상대한 놈들과는 질적으로 달라 보였다.


강철로 된 무기가 번들거리고, 조악하게나마 가죽으로 만든 방어 구도 착용하고 있었다.


테런우드 안쪽에서 살던 놈들인지 체구도 훨씬 크다. 머리 하나는 차이 날 정도.


흉성을 내지르는 고블린 무리를 향해 이네스가 외쳤다.


“고블린부터 막아! 등 맞대고 서서 이안부터 보호해!”


명령을 내려놓고도 확인할 새도 없었다.


그녀의 앞에도 커다란 숙제가 산적해 있었으니까.


안면부 일부가 날아가 더욱 흉측해진 거미는 분노를 터트렸다.


신중하던 태도를 내던져 버린 듯 거미는 다시 한번 이네스를 덮쳤다.


튕겨지듯 날아오른 육중한 동체가 이네스를 향해 돌진했다.


“죽여!”


“이 새끼들 뭐야? 왜 이렇게 커?”


“뭉쳐 새끼들아 뭉쳐!”


눈 앞으론 커다란 거미가 짓쳐들고, 양쪽 귀론 용병들이 악을 지르는 소리, 무기 부딪히는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렸다.


혼란스러운 가운데 높게 치켜든 앞발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창이 되어 이네스를 찔렀다.


그래도, 아까와는 다르게 이네스의 마음은 제법 평온한 상태였다.


적어도 독에 당할 일은 없을 테니까.


계속에서 공격을 회피하고, 막아내던 이네스는 조금 거미에게 익숙해졌다. 가벼운 반격을 날릴 만큼.


두 손으로 검을 힘껏 움켜쥔 이네스는 날아오는 앞발 중 하나를 보고 왼쪽으로 스텝을 옮겼다.


절묘하게 공격 하나를 피해낸 이네스는 공격하기 직전의 반대쪽 다리를 롱소드로 후려쳤다.


챙-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다리는 멀쩡해 보였지만 이네스의 목적은 그게 아니었다.


이네스는 앞발을 후려치자마자 반대쪽으로 가속도를 붙여 머리를 노렸다.


앞발을 때린 힘으로 가속도를 받은 롱소드의 첨단은 기어이 거미의 한쪽 눈알을 터트렸다.


끼에에엑-


순간 놀란 거미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섰고, 그 틈에 이네스는 대열에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용병들은 커다랗게 원형 방진을 짜고 고블린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프랭크의 도끼가 커다랗게 호를 그렸다. 어설프게 막아서던 고블린의 힘의 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도끼와 부딪힌 칼이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주인의 어깨를 찔렀다.


젠슨도 제법 선전하고 있었다. 고블린의 공격을 방패로 비스듬히 받아내며 열린 틈으로 아밍소드를 꽂아 넣는다.


그리고 이안.


마력으로 만든 화살이 날아갈 때 마다, 고블린들은 하나씩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이래서야 아까 만났던 고블린과 차이가 없을 정도.


벌써 세네 구의 사체가 투명한 화살에 맞은 것 같은 모양새로 구릉에 몸을 뉘이고 있었다.


“어? 대장!”


덩치가 제법 있는 고블린과 드잡이질을 벌이던 프랭크가 이네스를 보고 소리쳤다.


이네스는 답변하지 않았다. 프랭크를 만나러 온 게 아니었기 때문에.


원진안으로 들어가자 위쪽 구역에서 도망쳐온 용병들이 있었다.


한눈에 봐도 상세가 위중해 보였다.


하나는 가슴에 커다란 상처가 있었고, 다른 하나는 다리가 없었다.


둘 모두 제정신이 아닌지 눈이 반쯤 돌아가 있는 것이 죽음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듯 했다.


이네스는 조금이나마 상태가 좋아 보이는 용병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봐! 정신 좀 차려봐!”


그러나 상대의 눈동자 초점은 돌아올 기색이 안 보였다.

이네스는 눈을 질끈 감고 건틀릿 채로 뺨을 후려쳤다.


“쿠엑- 컥-컥- 뭐, 뭐야?”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이야. 이것들 뭐야 대체?”


잠시 고개를 좌우로 두리번거리던 용병은

커다란 검은색 거미를 발견하곤 경기를 일으켰다.


“거미··· 거미!”


“내 말 안 들려? 이 상황 뭐냐고! 설명을 좀 해보라고.”


답답한 이네스는 용병의 멱살을 잡았다.


건틀릿에 휘감긴 아마포가 목을 조르거나 말거나 용병은 넋이 나간 듯 같은 말만 반복했다.


“거미··· 도망가야··· 거미··· 많아···”


“같이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어?”


“······같이? 죽었어···우리 버리고······검은 안개··· 검은 숲···”


용병은 뜻 모를 소리를 늘어놓더니 픽-하고 앞으로 쓰러졌다.


이네스는 다시 한번 뺨을 때렸지만, 고개가 팍 돌아갈 뿐 용병은 다시 일어날 기미가 안 보였다.


‘검은 안개. 검은숲. 거미가 많다고?’


그때였다.


고블린의 허리를 향해 검을 박아넣던 젠슨이 소리쳤다.


“다시··· 온다!”


아직도 고블린은 숫자가 많았다. 열댓마리쯤 될까.


시간 끄는 게 더 필요하다.


별다른 소득 없이 일어난 이네스는 바닥에 놓인 롱소드를 들고 원진 밖으로 뛰쳐나갔다.


안에서 상대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혹시 모른다. 눈먼 거미의 앞발에 사상자가 발생할지.


용병들은 나름대로 고블린을 잘 막고 있었다. 수가 많이 줄어든 것이 눈으로 일 정도.


‘이대로 조금만 더 버티면······’


커다랗게 보이는 네 개의 눈 중 하나는 이네스의 검에 맞아 점액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아까보단 상대하기 쉬울 테지.


거미가 다시 한번 이네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거미는 이제 방법을 바꿨다. 찌르듯이 점 공격을 해오던 발끝이 이제는 횡을 그리며 이네스를 노렸다.


왼쪽으로 후려치기. 이어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상단으로 찍어오는 걸 막고······


어느샌가 이네스는 자기도 모르게 다음 공격을 예측하고 있었다.


‘이다음은 왼쪽으로 횡 공격이-’


그러나 거미는 이네스의 기대를 배신했다.


이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는 듯 왼쪽 발끝으로 찍어내듯이 이네스를 공격했다.


이미 나가 있는 검이 되돌아오는 건 무리였다. 역동작에 걸린 이네스는 점을 잡고 있는 손을 비틀어 찔러 들어오는 발끝을 막았다.


건틀릿의 이음새 사이로 거미의 발끝이 틀어박혔다.


한번 잡은 승기를 놓치기 싫다는 듯 거미는 발끝에 체중을 실었다.


기이해진 각도를 이기지 못한 손목이 으드득 소리가 나며 꺾였다.


“아악-“


이네스는 거미가 누르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졌다.


그녀는 기지를 발휘했다. 넘어지며 각도를 교묘하게 틀었다.


콰직-


거미의 발끝이 양방향에서 실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그 틈에 이네스는 날아오는 다른 쪽 발끝을 피할 수 있었다.


그때였다.

시야가 낮아져서일까? 안보이던 게 보였다.


어느새 이안이 거미 근처로 다가온 것이다!


‘저 멍청한-’


지금까지 상대해본바 거미는 생각보다 날랬다. 3~4피트 정도 되는 거린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멀리서 마력화살이나 쏠 것이지······


집요하게 노려오는 거미의 앞발을 건틀릿과 폼멜을 이용해 쳐내면서, 이네스는 이안에게 경고를 하려고 입을 열었다.


“조심-”


그러나 이네스의 말보다 빠른 것이 있었다.


거미 다리 사이로 갑자기 시야가 확 밝아졌다.


새하얀 빛이 번쩍하더니, 뒤이어 꽈르릉-하고 하늘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뭐야?’


효과는 확실했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거미는 풍이라도 맞은 듯 벌벌 떨고 있었다. 이네스를 향해 찔러가던 앞발이 어쩔 줄을 모르고 허공에서 부들거렸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네스는 왼손으로 롱소드 칼날의 뿌리 부분을 역수로 잡았다.


콰직-


양손으로 강하게 찔러넣은 칼끝이 거미의 주둥이 한 면을 완전히 부수고 들어갔다.


드드득-하고 키틴질을 부수고 들어간 칼끝은 박히다 말고 딱딱한 무언가에 걸렸다.


‘모자랐나?’


이네스는 스스로 자책했다.


푸들푸들 떨던 거미는 이내 정신을 차릴 것처럼 보였다. 덜덜 떨리던 다리가 경련을 멈추고 서서히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놓치면 안 돼’


각오를 다진 이네스는 양손에 힘을 꽉 주고 체중을 실었다.


어지간한 공격이라면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이네스는 자신의 갑옷을 믿었다.


때론 무모해질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이를 악물고 검을 밀어 넣으려는데, 거미의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왼쪽으로 굴러 그냥!”


왜 그랬을까? 이안의 목소리였으니까? 모르겠다.


이네스는 무의식적으로 검을 꽉 쥔 채로 왼쪽으로 굴렀다.


까가가가각-


어설프게 틀어박힌 검은 바뀐 경로를 견디지 못했다.


검은 더 움직이지 않았고, 이네스는 구르는 과정에서 검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검에 찔린 상처 때문인지 거미가 고개를 쳐들었다. 이네스의 검이 대가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순식간에 저항할 수단이 없어진 이네스는 무력감을 느꼈다.


‘검을 놓다니?’


이래서야 더는 거미랑 대치할 방법이······


바로 그 순간.


이번에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이안이 쓴 마법이 무엇인지.


마력화살을 쏠 때와는 다르게 이 안의 손끝에는 하얀빛이 모여들었다.


그는 거미의 머리 위 허공을 겨냥했다.


순간 시퍼런 벼락줄기가 솟구치고, 꽈르릉-하고 소리가 잇따랐다.


‘어? 저렇게 쏘면······’


의문을 가지기도 잠시, 쏘아진 번개 줄기는 주인에게 돌아오는 강아지마냥 허공에서 경로를 틀어 이네스의 검 쪽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명중.


끼에에에에에엑-


번개에 직격당한 거미는 다리를 사방으로 이렇게 저렇게 뻗어가며 발작했다.

아무렇게나 뻗는 다리를 피하고자 이네스는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얼마나 지났을까.


점점 거미의 발작이 약해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던 거미는 이윽고 커다란 동체를 대지에 뉘었다.


쓰러지면서 내는 쿵- 하는 소리가 환호소리처럼 이네스의 귓가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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