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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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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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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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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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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벽에 처박힌 행정관은 아프지도 않은지 튕기듯이 일어났다.


그리곤 도망가기 시작했다.


별로 의미가 없는 짓 일거 같은데.


나는 행정관의 앞쪽을 향해 이미 모으고 있던 마력 화살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해 던졌다.


쿠쾅-


앞쪽 땅이 폭발하자 행정관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 역동작에 걸린 그는 자리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 바람에 그가 쥐고 있던 게 떨어져 쨍그랑하는 소리를 냈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건 잭의 식사용 나이프였다.


제대로 된 식기를 쓰는 대신 용병들은 대개 저런 나이프 하나를 포크 대용으로 사용하곤 했다. 특히 잭은 그 정도가 심해서, 어지간하면 모든 음식을 저걸로 먹었을 정도였다.


실수로라도 누군가의 손에는 쥐여줄 리가 없는 물건이다. 저게 없으면 식사를 못 하는데.


저걸 들고 왔다는 건......


프랭크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한 듯했다.

분노로 꽉 쥔 그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이네스가 그런 프랭크를 제지했다.


"잠깐 있어 봐. 잭은... 잭은 죽었나요?"


잠시 당황하던 행정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걸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이미 죽었어."


대답을 듣자 프랭크는 더는 참지 못했다.


쿵쿵거리며 행정관을 향해 다가가는 프랭크를 향해 그가 애처롭게 손을 내저었다.


"자자자자자자잠깐만 잠깐 잠깐만."


그는 연신 손사래를 쳤지만, 프랭크는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프랭크의 커다란 주먹이 얼굴에 닿기 직전 행정관은 소리를 빽하고 질렀다.


"잠깐만!"


그 기합에 놀라서일까. 프랭크는 잠시 멈춰 섰다.


"진정, 진정해.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진정은 개뿔. 너는 오늘 내 손에 죽는다."


프랭크는 다시 손을 치켜들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지가 죽였다고 조롱할 것도 아닌데, 뭣 하러 이 밤중에 우리를 찾아온단 말인가.


"프랭크 잠시만요."


그간 쌓은 작은 유대가 헛된 건 아니었는지 프랭크는 내 말을 듣고 힘껏 치켜올렸던 주먹을 내렸다.


"그래. 그쪽에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 있네. 다짜고짜 보자마자 사람을 패는 건 무슨 몰상식한- 히익!"


행정관은 나를 보고 기함했다.


아. 이제 좀 지겹다.


이 양반은 관료씩이나 되는 양반이 무슨 마법사를 처음 보는 것처럼 굴어 대체?


방금 마력 화살 쓰는 것도 봐놓고서.


내가 노려보자 그는 묻지도 않은 말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아니, 나는 수확제 일로 당신이 나한테 악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서 사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잘못한 건 당신이고 그런 일은 없어야 하는데 세상이 꼭 그렇게 돌아가는 건 만은 아니니까 특히 마법사 같은 경우엔 사고방식이 독특하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고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건 좀 당연-생리적 반응이라고나 할까? 태어나면서부터 신이 우리에게 주신······."


뭐라는 거야 이 장문충 새끼가.


들어줄 가치가 없네.


"악감정 그런 거 없으니까 빨리 말이나 해봐요. 우리 왜 따라왔어요?"


횡설수설 말을 잇던 그는 스스로 뺨을 툭툭 치더니 좀 진정된 듯이 말을 이었다.


"상인회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아는 얼굴을 발견했거든.”


“아는 얼굴?”


행정관은 턱짓으로 프랭크를 가리켰다.


아. 그야 모를 수가 없겠지. 수확제 때문에 죽이니 마니 했으니.


“상인회는 왜 감시하고 있었는데요?”


행정관은 가까이 오라는 듯 내게 손짓했다.


미쳤나.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말해요 그냥.”


그는 좌우를 두리번거리더니 아주 작게 속삭였다.


“상인회 사람들이 시체 옮기는 걸 봤거든.”


큼큼, 그는 목을 가다듬더니 말을 이었다.


“어제 오전에 일이야. 나는 아침마다 산책을 하지 않으면 그날 일이 잘 되지 않는 병이 있거든. 어제도 그런 날이었지. 내 산책로는 상인지구 뒤쪽을 지나 거의 북문 근처까지 이어지거든. 혼자서 스스럼없이 산책을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아 진짜 이 씨. 나는 짜증스럽게 쏘아붙였다.


“요점만. 요점만 말해요.”


“상인회의 사용인들이 북문 근처에 시체를 유기하는 걸 봤어. 혹시 몰라서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는 얼굴이더군. 이름은 모르지만, 수확제에서 행패를 부렸던 놈의 일행이라는 건 기억이 났지. 혹시나 싶어서 상인회 건물을 지켜보고 있는데, 쟤가 나온 거야.”


행정관은 프랭크를 가리켰다.


프랭크는 이제 감정이 좀 가라앉은 듯 보였다. 그래도 낮게 울리는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행정관을 쏘아보았다.


“내가 널 어떻게 믿지?”


프랭크는 주먹을 어루만졌다. 여차하면 저걸로라도 확인할 생각인 거 같은데.


“나를 의심한다고? 비엔의 행정관이자 이스테르백작님이 친히 서임한 나를? 도대체 뭘 들었는지 모르겠군. 봐봐. 중간에 자르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야. 처음부터 말해줄 테니 잘 들어. 내가 산책을 못 하면 일이 안 되는 병이 있는데-”


아, 진짜 죽여버릴까.


“조용히 해요. 개구리 되기 싫으면.”


행정관은 깜짝 놀라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말하는 폼을 보아하니 행정관이 하는 말은 사실이었다.

아니 애초에 거짓말할 능력조차 없어 보였다.


저 정도 담 크기로 무슨.


고개를 돌려보니 프랭크도 같은 생각인 듯 했다. 짙은 환멸감이 묻은 눈으로 프랭크가 읊조렸다.


“거미한테 다 죽도록 놔둘 걸 그랬군.”


행정관은 처음 듣는다는 듯이 되물었다.


“거미? 무슨 거미?”


프랭크의 인내심은 거기까지였다. 그는 골목길 벽을 내리쳤다.

쿵-하는소리가 그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이 새끼들이 진짜······”


“거미는 무슨 거미냐고. 밖에 진을 치고 있는 건 그린 스킨들이잖아? 거미가 나왔단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하아. 씨발 진짜. 헤드위그 이 트롤새끼.


“우리가 있던 쪽의 테런우드에선 칠흑 거미가 튀어나왔어요. 적어도 2~30마리 이상. 상인회에 이미 다 보고한 사안이라 시에서도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닌데. 처음 듣는데? 잠시만. 잠시만 있어 봐······ 여기서 내가 이럴 때가 아니네. 나간다, 가도 되지?”


뽑아낼 건 다 뽑아낸 듯했다.

나는 행정관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는 뭐라 뭐라 미친 듯이 중얼거리며 일어나더니 빠른 걸음으로 골목길을 벗어났다.


이네스는 반대편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대화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그녀의 손끝은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괜찮아?”


“아니. 어떻게···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지?”


바로 전에 루카 헤드위그를 만나고 나온 터라 배신감이 더한 듯 보였다.


한참 분노에 몸을 떨던 이네스가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보자 우리도. 확인은 해봐야지.”


덩달아 나도 단단히 각오가 섰다. 만약 진짜라면 그건 용납이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북문 한쪽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우리는 잭의 시신을 발견했다.


***


들끓는 마음과는 별개로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잭의 시신에는 머리 쪽에 약간 함몰된 자국 말곤 특이한 게 없었고, 한 도시의 유력인사를 증거도 없이 공격할 수는 없었으니까.


행정관은 증인으로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했다.


특히 지금처럼 헤드위그가 시장과 반목하고 있다면 더더욱.


누명을 씌운다고 몰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지.


며칠간 소득 없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아예 무가치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여관에 들르는 다른 용병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린스킨들은 역시 테런우드산 이었다.


우리가 청소하던 구역이 비 엔을 기준으로 남쪽이었다면, 그린스킨들은 동쪽으로부터 쏟아져 나왔다고 했다.


그 흉험한 기세 앞에 꽤 많은 용병이 죽거나 다쳤다고.


그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그린스킨들은 움직일 기미가 안 보였다.


자연히 대치는 소강상태가 되었다.


우리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시간이 정말로 절실했으니까.


솔직히 말해 우리는 전부 한계까지 몰려있었다.


나나 이네스뿐만 아니라 체력 좋은 젠슨이나 프랭크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좀 쉴 때였다.


의뢰비로 받은 돈은 꽤 많았다.


나는 그간 못 먹은 걸 보상이라도 하듯 치솟는 물가는 무시한 채 식재료를 이것저것 사들였다.


일과는 단순했다. 오전에는 식사 후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회복훈련 비슷 한 게 이어졌다.

약간 땀이 날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와 약속 대련.


대련은 주로 이네스와 이루어졌다.


그날 밤, 충격으로 온몸을 벌벌 떨던 이네스는 금세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


회복력이 좋은 건지, 아니면 그러는 척 하는 건지.


아마 전자는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다음날 종일 문을 걸어 잠그고 방에서 안 나오진 않았을 테지.


솔직히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 저러다 펑 하고 터질까 봐.


아무튼 내 걱정과 별개로 이네스와 함께하는 훈련은 꽤 좋았다.


그녀의 검술은 정교하기 짝이 없었고, 그런 고급 검형은 보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았으니까.


오후는 전부 자유시간이었다.


음식을 한가득 만들어 먹고 나면 나는 침대에 누워 [짧은 벼락]을 훈련하며 시간을 보냈다.


생각보다 [짧은 벼락]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다양하게 변화했다.


마력량을 어떻게 쓰냐에 따라서 칠흑 거미에게 쏘아낸 출력부터 거의 테이저건 정도의 출력까지······


원래 인게임에선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뭐, 선택의 폭이 늘어난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마력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단순한 훈련이라 멍하니 하기도 좋았고.


몸이 그렇게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도 머리는 계속해서 팽글 팽글팽글 돌아가고 있었다.


지금도 나는 여관주인이 내준 차를 마시며 생각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내 머릿속을 제일 크게 차지하고 있는 화두는 헤드위그의 속셈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의 행동은 분명히 무언가 다른 걸 가리키고 있었다.


잭, 거미, 그린스킨, 통행로······


손가락으로 식탁을 탁탁 두드려 본다.

무언가 생각날 것 같기도 한데.


오래된 군사도시. 활발하게 무역이 이루어지는 월터 항. 세금. 이스테르백작.


루카 헤드위그의 가장 큰 욕망은 뭘까?


돈? 상인회에 대한 통제력? 도시에서의 지위?


갑자기 드는 생각에 나는 자리에서 번쩍 일어났다.


내 생각대로라면······


나는 여관주인을 불렀다.


“왜요?”


여관주인은 처음 봤을 때보다는 나를 굉장히 편하게 대했다.


봐봐 편견이라니까.


“날씨가 좋아서 그러는데, 밖에다가 의자 하나 놓고 있어도 괜찮을까요?”


“뭐 마음대로 하셔. 마법사 양반을 누가 해코지하겠어?”


간단하게 허락을 얻은 나는 여관에 있는 식탁용 의자 하나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도시 분위기는 며칠 전 보다는 조금 나아진 상태였다.


여전히 다들 불안한 표정이긴 하지만, 별다른 일이 없으니 점점 풀어지는 모양새.


그런 분위기와 아무 상관 없다는 듯 햇볕은 쨍쨍하게 도시를 비추고 있었다.


나는 여관의 그늘 아래 도로 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의자를 놓곤 그 위에 앉았다.


저 멀리 우리가 도시로 들어올 때 썼던 하수구가 보였다.


그래. 무언가 꼬리를 잡을 구석이 있다면 저기 밖엔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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