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최근연재일 :
2021.12.24 21:05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42,895
추천수 :
1,474
글자수 :
188,589

작성
21.12.15 11:15
조회
1,174
추천
52
글자
11쪽

습격(4)

DUMMY

던지듯이 주는 방패를 받아든 이네스는 본능적으로 행동했다.


몸에 익은 대로 자연스럽게 팔꿈치를 붙이고 각도를 살짝 비스듬히 틀었다.


그 위로 불길한 검은 물결이 와락 쏟아졌다.


이네스는 이를 꽉 깨물었다.


차라리 창, 칼이 낫지, 저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격은 딱 질색이었으니까.


그리고 신비한 일이 벌어졌다.


이네스를 향해 쇄도하던 검은 물결이 방패에 닿자마자 눈에 띄게 옅어진 것이다.


누가 봐도 위력이 줄어든 모양새였다.


머리가 빙빙 도는 것 같은 기분.


누군가 머리채를 잡고 좌우로 격렬하게 흔들면 이런 기분일까.


잠시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헤매는 이네스의 시야에 이안이 앞으로 한걸음 성큼 내딛는 게 보였다.


이안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마법사는 이런 것에도 내성이 있나?


설마.


잠시 의미 없는 생각을 하는데, 이안의 손끝에서 예의 벼락 줄기가 쏟아졌다.


꽈르릉-


이네스는 그 충격적인 날의 기억을 선명하게 가지고 있었다.


갑자기 짐마차 만한 거미가 덤비고,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날.


그리고 그날 자기가 보았던 하얗고 파괴적인 뇌전의 줄기까지.


어지러운 가운데 이네스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이안이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퍼붓고 있는 벼락의 줄기는 그때에 비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치 특별한 도약의 순간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이네스가 놀라거나 말거나 벼락은 오크 주술사를 정확히 강타했다.


“으으으으으-“


특별한 방어수단은 없었던 듯 오크 주술사는 사지를 바들바들 떨면서 눈을 까뒤집었다.


이네스는 본능적으로 알 것 같았다.


이안이 자신에게 방패를 던져준 이유를.


이미 진즉에 물결은 사라진 상황.


약간의 남아있는 어지럼증을 무시하고 바닥에 방패를 내려놓은 이네스는 바로 주술사를 향해 돌진했다.


어차피 저항할 방법이 없는 놈이다.


동작이 커도 확실한 게 낫겠지.


이네스는 최대한 높게 든 칼을 오크 주술사의 대가리를 향해 내리쳤다.


깡-


이네스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경련을 계속하고 있는 주술사의 양손이 검은 무언가로 뒤덮인 채 이네스의 검을 잡아챘기 때문이었다.


의지를 가지고 막았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주술사는 아직도 정신을 놓은 채 파들파들 떨고 있었으니까.


그저 양손이 누군가가 조종하는 것처럼 검의 경로를 막아선 것이다.


이네스는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게 뭐야? 구울도 아니고.’


단단한 바위에 박힌 것처럼 검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 검을 들고 있으면 어차피 방법이 없었다.


순간적인 판단을 한 이네스는 있는 힘을 다해 롱소드를 위로 집어 던졌다.


안 그래도 머리 위로 검을 막고 있던 양손이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그 틈에 이네스는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들어 주술사의 허리께를 찔러갔다.


푹-


약간의 단단한 감촉을 지나 부드러운 부분이 검을 타고 느껴졌다.


정확하게 찔렀다는 확신이 든다.


이네스는 체중을 싣기 위해 몸을 주술사 쪽으로 바짝 붙였다.


그게 실수였다.


단검에 복부가 찔리거나 말거나 주술사의 양손은 마치 다른 생물인 양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이네스의 투구를 움켜잡았다.


“놔!”


좌우로 도리질 쳐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이네스의 투구는 질 좋은 강철로 만든 것이었다.


어지간한 도검도 여차하면 받아낼 수 있을 만큼.


그러나 검은 안개로 둘러싸인 손이 투구를 잡고 힘을 가하자 투구는 조금씩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끼기긱- 끼긱-


섬뜩한 소음이 투구를 타고 귀에 꽂혔다.


그럴수록 이네스는 단검에 힘을 가했다.


“죽어!”


그때였다.


팡-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온 마력 화살이 오크 주술사의 대가리를 터트렸다.


다행히도 진짜 손에 뇌가 달려있던 건 아니었는지, 오크가 죽자 투구를 압박하던 양손도 힘을 잃고 축 늘어졌다.


이네스는 어깨어림으로 떨어지는 손을 신경질적으로 쳐냈다.


“헉- 헉- 뭐야 이건 대체.”


바닥에 드러눕자 창백한 표정의 이안이 식은땀을 흘리며 이네스를 향해 다가왔다.


왜일까.


슬며시 차오르는 안도감에 이네스는 속으로 웃었다.


***


마력을 끝까지 쥐어짜면 이렇게 되는구나.


나는 엄지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띵하게 올라오는 두통이 쉽게 참을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오크 주술사는 성벽 위로 올라왔고, 나는 있는 마력 없는 마력을 모두 긁어모아 [짧은 벼락]을 쏟아낼 수 있었다.


[케아론의 의지]로 주술사가 쏟아낸 저주를 한번 경감시킨 것도 좋았고.


단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오크 주술사가 착용하고 있는 장신구였다.


이런 건 워낙 랜덤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사실 대비한다는 게 이상하긴 하다.


살짝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어거지로 마력을 쥐어 짜내 [마력 화살]을 한 발 더 날리느라 두통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좋은 일이었다.


이제 이건 내 거니까.


나는 오크 주술사에게 다가가 손목에 달린 팔찌를 끌렀다.


팔찌는 얼핏 보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였다.


긴 가죽끈에 쇠로 만든 방울이 두 개 달려있는게 전부였으니.


그러나 이게 바로 이네스를 곤욕에 빠트렸던 주체였다.


옵션이 특이해서 이름도 기억하고 있었다.


[원한 추적 팔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팔지는 독특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검은 연기로 된 장갑을 손에 씌워주는 것.

이 장갑은 자체로 방어력이 있었다.

어지간한 강철 건틀릿 정도?


일정 피해를 받으면 사라졌다가 다시 수복되기에 팔찌만 망가지지 않는다면 장갑 자체는 반영구적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게 훨씬 더 중요한 옵션인데, 이 팔찌는 적의에 대한 오토트래킹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쉽게 얘기해서, 자동으로 적의 공격을 따라간다는 이야기다.


내가 의식하건, 하지 않건 간에.


게임에서 쓸 때도 신기했는데,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걸 보니 좀 기괴하기까지 했다.


뭐 어때.


이거면 어지간한 투사체는 다 막을 수 있었다.


심지어 딱히 주의하고 있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꼬라지가 좀 이상한 건 효과에 비하면 뭐 감안할 수 있을 정도였다.


팔이 이상하게 지 마음대로 움직이는 게 화살 맞고 뒤지는 거보단 낫잖아?


방금은 주술사가 정신을 놓고 있어서 그렇지 의지 여하에 따라 제법 세밀한 범위로 조정도 가능한 물건이었다.

원치 않는다면 끌 수도 있었고.


뭐 저주받은 아이템이 아니니까 당연한 얘긴가.


거기다 무려 한 쌍이다.


한 쌍의 마법부여 건틀릿이 생긴 셈.


옆에서 숨을 고르고 있던 이네스가 물었다.


“그거 뭐야?”


“이거 팔찌?”


“어.”


“볼래?”


나는 약간 회복된 마력을 팔찌로 밀어 넣었다.


팔찌에 달린 방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리더니 이내 손 전체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가만히 누워 내가 하는 걸 구경하던 이네스가 깜짝놀라 손가락질을 했다.


“뭐야? 그게 그 팔찌 때문이었어?”


“어. 쓸만할 거 같지?”


이네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음. 난 좀 별로?”


“왜?”


“아까 너무 놀라서. 좀 무서운 거 같기도 하고.”


“평소에는 장갑처럼만 쓸 거야. 통제가 되는 물건이니까··· 아까 같은 경우는 없을걸?”


“그렇다면 다행이고. 너 해 그럼.”


이네스는 쿨하게 소유권을 인정해 주었다.


내가 지분이 제일 많긴 하겠지만 어쨌든 같이 잡은 건데.


고마운 이야기다.


장비 확인을 마친 나는 이네스의 곁에 걸터앉았다.


사실 이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는 건 주술사가 죽고 나면 전투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는 바가 있어서였다.


어차피, 마력이 바닥을 쳐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것도 있지만.


시전자가 죽으면 주술도 깨진다.


그건 [검은 바리 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을 강제하던 주술이 갑자기 깨진 오크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거기에 더해서, 모든 종류의 주술은 반동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다.


[검은 바리 춤]이 해제된 반동으로 오크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리거나 심지어 주저앉기까지 했다.


당연한 일인게, 이것들은 지금 서쪽으로 산을 타고 우회해서 성벽까지 기어오르고, 거기에 더해 전투까지 계속하고 있던 상태였다.


주술이 풀리면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사실 어차피 어떤 상태던 크게 상관은 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치안대 병사들이 비틀거리고 있는 오크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으니까.


여기까지 올 놈은 없을 듯했다.


뭐 오면 이네스가 막아주겠지.


반대쪽에선 젠슨이 방패로 앞을 가리는 사이 프랭크가 조악하게 걸쳐놓은 사다리를 발로 차는 게 보였다.


아마 어지럼증에서 회복되자마자 바로 처리하러 간 것 같은데.


역시.


좋은 판단이다.


주술사까지 잡은 이상 아래 남은 놈이라고 해봐야 잔챙이 몇 정도일 테니까. 굳이 변수를 안 주는 게 낫겠지.


이쪽으로 걸어오는 프랭크를 향해 물었다.


“아래 몇 마리나 있었어요?”


“글쎄. 세네 마리 정도. 사다리 떨어지는 거 보고 도망가던데.”


“음. 역시.”


치안대의 정리작업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있었다.


마지막 남은 오크가 창에 찔려 쓰러졌다.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걸 확인한 하사관이 이쪽으로 걸어왔다.


“괜찮으십니까?”


응?


얘 분명히 반말했던 거 같은데. 갑자기 왠 존댓말이지.


별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의 얼굴에 드러난 지배적인 표정은 경외였으니까.


“네. 별문제 없었어요.”


“덕분에 큰 피해 없이 막을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저희보다 빨리 오셨습니까?”


“마침 교회에서 볼일이 좀 있어서요. 거기 있다가······”


“정말 고마우신 말씀이십니다. 도시의 혜택이란 혜택은 다 받는 놈들도 엉덩이를 안 떼고 있는데.”


그는 분통을 터트렸다.

아마 상인회를 얘기하는 거겠지.


“네 뭐.”


“그나저나 저건 뭡니까?”


하사관은 오크 주술사의 시체를 가리켰다.


질문을 하던 하사관은 스스로 답을 찾은 것 같았다.


“이거 주술사 아닙니까? 이걸 어떻게······”


“운이 좋았어요.”


뭐 구구절절하게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굳이 읊을 필요는 없겠지.


번거롭기도 하고.


한참 감탄을 터트리던 하사관은 나를 향해 제안을 해왔다.


“저와 같이 본성으로 가시겠습니까? 아마 오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시장님께서도 분명히 마법사···“


“이안입니다.”


“이안님을 찾으실 겁니다. 가서 좋은 음식도 즐기시고 피로도 푸시죠. 시 차원에서 보상도 충분히 지급될 겁니다.”


어··· 굳이 이시람을 따라갈 이유가 있나. 언제든지 원할 때 가서 만나면 되는데.


보상이야 나중에 한 번에 받는 거로 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저번에 거미부터 이번에 주술사까지.


2레벨 경험치 바를 채우기엔 차고 넘치는 몬스터들이었다.


하사관에게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노래하는 나무’여관으로 찾아오라고 하고 나서 우리는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에 들어오자마자 대충 씻은 나는 매트리스에 누워 잠을 청했다.


기대감 때문일까.


피곤한 하루를 보냈음에도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내 예상이 맞았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전에 레벨 업했을 때와 비슷한 전경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그래, 드디어 3레벨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안내. 21.12.25 307 0 -
31 금주(1) +8 21.12.24 575 25 11쪽
30 용병 제프 (3) +3 21.12.23 649 22 12쪽
29 용병 제프(2) +7 21.12.22 705 31 13쪽
28 용병 제프(1) +7 21.12.21 746 35 14쪽
27 마티아스 주교(2) +4 21.12.20 897 32 13쪽
26 마티아스 주교(1) +5 21.12.19 996 39 13쪽
25 만찬(2) +2 21.12.18 1,052 38 13쪽
24 만찬(1) +4 21.12.17 1,087 41 14쪽
23 정비(1) +3 21.12.16 1,158 49 14쪽
» 습격(4) +6 21.12.15 1,175 52 11쪽
21 습격(3) +3 21.12.14 1,152 46 14쪽
20 습격(2) +4 21.12.13 1,199 42 14쪽
19 습격(1) +7 21.12.12 1,296 44 14쪽
18 확인(2) +3 21.12.11 1,261 42 12쪽
17 확인(1) +3 21.12.10 1,287 41 11쪽
16 비엔(3) +2 21.12.09 1,321 44 15쪽
15 비엔(2) +1 21.12.08 1,352 47 12쪽
14 비엔(1) +4 21.12.07 1,369 47 13쪽
13 동굴(2) +5 21.12.06 1,414 54 12쪽
12 동굴(1) +3 21.12.05 1,427 48 14쪽
11 범람(2) +4 21.12.04 1,444 57 13쪽
10 범람(1) +2 21.12.03 1,495 47 13쪽
9 통행로 청소(3) +2 21.12.02 1,507 59 13쪽
8 통행로 청소(2) +4 21.12.01 1,550 50 14쪽
7 통행로 청소(1) +2 21.11.30 1,695 54 14쪽
6 준비(2) +3 21.11.29 1,796 63 16쪽
5 준비(1) +3 21.11.28 1,890 59 14쪽
4 직면(3) +4 21.11.27 1,995 65 15쪽
3 직면(2) +4 21.11.26 2,064 5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