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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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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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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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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주교(2)

DUMMY

잭의 장례를 위해 왔을 때는 외부만 보고 가서 몰랐는데, 교회는 참 소박했다.


어디 시골 장원에 있는 것도 아니고, 대리석 한 장 없이 전부 회반죽으로 덮여있는 내부는 신의 위엄을 조금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유일한 사치품인 스테인드글라스가 햇볕을 받아 의자를 알록달록하게 비추고 있었다.


전에 프랭크가 이야기한 적 있듯이 이미 세가 많이 기운 것 같았다.


그런 예배당의 한가운데서 나는 주교 대행이라는 토마스를 향해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주교님이 고행 기도에 들어가시려면······ 무언가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럼 왜 이렇게 갑자기?”


토마스가 엄숙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신의 뜻은 아무도 예비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어느 순간 벼락처럼 내 곁에 다가오는 법이지요. 그분께서 고행을 내리셨으니 종된 몸으로써 참으로 그 뜻을 행할 따름입니다.”


아. 그러세요?


조금 난감한 일이었다. 오늘 교회에 온건 크게 세 가지 목적 때문이었다.


그중 첫 번째는 퀘스트에 앞서 도시의 유력자중 하나인 마티어스 주교를 한번 살펴보는 것이었다.


헤드위그도, 마르셸시장도 모두 접점이 있었는데 마티어스 주교만 수확제 때 잠시 본 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니까.


혹시나 해서였는데. 뭐 어쩔 수 없지.


“언제쯤 나오실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분께서 날짜를 정해놓고 고난을 내리시는 건 아니니까 말입니다. 올 때와 같이 사라질 때도 순간입니다. 그저 어느 날 그분이 곁에 임하시는 것과 같이 갑자기 고행이 끝났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 네. 아쉽습니다. 주교님을 만나 뵙고 부탁드릴 게 있었는데.”


“주교님은 안 계시지만 저희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돕겠습니다. 어떤 걸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제가 알기론 교황청에서 금주에 대한 책을 각 교회마다 비치했다고 들었습니다. 문제가 안 된다면 저희가 그걸 한번 일람할 수 있겠습니까?”


토마스는 조금 난처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금주라··· 조금 어려운 요구입니다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융통성을 발휘해야겠지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말을 마치고 토마스는 안쪽으로 사라졌다.


이건 사실 요식행위에 가까웠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전에 게임을 플레이할 때 교회로부터 받은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시장에게 확인했다는걸 보여줄 겸, 혹시나 다른 부분이 있는지 체크할 겸 하는 거니까···


잠시 후 토마스는 양피지로 엮인 커다란 책을 가지고 나왔다. 책의 표면에는 금박으로 된 기하학적 무늬가 책을 봉인하듯 사방으로 뻗어있었다.


“고대 제국 어로군요.”


“네. 혹시 읽을 수 있으십니까?”


“아뇨.”


포인트 전부 다른데 털어 넣었는데요.


“필요한 부분을 말씀하시면 제가 찾아서 대신 읽어보겠습니다.”


“[썩어들어가는 대지]에 대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토마스가 잠시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네가 어떻게 아냐는 표정인데.


“예전에 한번 다른 교구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조용한 예배당 가운데서 양피지 넘어가는 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렸다.


처음부터 책을 뒤적거리던 토마스는 해당 부분을 발견했다.


“여기 있군요. 썩어들어가는 대지. 제가 읽어드리겠습니다. 이 주문은 역사상 몇 번 등장하지 않았으나 출현할 때마다 주변 영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등 그 피해가 막심하여 금주로 등록한다. 이 주문은 크게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씨앗 상태다···”


아니나 다를까, 토마스가 읽어주는 내용은 이미 내가 전부 알고 있던 것이었다.


“···주로 부패 계열의 마스터가 동료나 시약, 마법진 등의 도움을 받아 시전하는 것이 보통이나 제국력 243년 발생한 사건은 저주받은 성물 때문이었으며 이 물건은 그 후 회수되어 교황청에 안치되어있다. 따라서 이 주문을 맞닥뜨릴 때는···”


쭉쭉 내용을 읽어내려가는 토마스를 향해 나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두 페이지에 걸쳐 마법의 효과, 대처방안 등을 소리 내 읽은 토마스는 조금 지친 기색이었다.


“···이상입니다. 도움이 좀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충분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같아서는 제가 직접 나서서 함께 가고 싶습니다만··· 주교님께서 부재중이신지라 저까지 자리를 비울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습니다. 악의 권세가 주변을 좀먹고 있는 것을 먼저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게.”


“다른 사제분을 보내주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네··· 줄리아의 일은 안타깝습니다만··· 누군가는 또다시 의무를 행해야겠지요. 토비아스가 여러분과 함께 할 겁니다.”


줄리아라는 이름을 말할 때 조금 침울해 보였던 토마스는 토비아스를 이야기하자 약간의 기대감을 보였다.


“믿으시는 분인가 봅니다.”


“누구··· 아 토비아스 말씀이십니까? 솔직히 말하면 성력은 저보다 나을 겁니다. 그나저나, 더 도와드릴 일은 없습니까?”


마지막으로 하나가 더 남았다. 사실 앞에 두 개는 겸사겸사였고, 이게 메인이다.


“축성을 좀 받으려고 합니다.”


프랭크는 가방을 열고 몽땅 사 온 보존식품들을 하나씩 꺼내서 예배당 의자에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쪽에 영지 요리사에게 특별히 부탁한 5레벨 육포도 한 아름 같이.


“이게 전부···”


나는 질린 표정을 짓는 토마스를 보고 슬쩍 웃었다.


잠시 후.


우리는 부패하지 않도록 축성된 식량들을 들고 교회를 나섰다.


여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네스가 물었다.


“마티아스 주교님 말이야. 진짜일까?”


“뭐가?”


“아니··· 내가 아는 다른 주교들은 꽉 막히긴 했어도 저 정도의 근본주의자는 아니었거든. 이 시기에 갑자기 고행 기도라니···”


“뭐, 모르는 일이긴 한 데, 이상하긴 하네.”


이네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지금 같은 시기에 고행 기도를 자처하고 자리를 비운 다라. 그것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고난과 고행은 예고하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과연 그럴까?


***


시장의 부름을 받은 우리는 본성의 응접실로 향했다.


이미 몇 번이고 와본 적 있는 응접실 안에는 행정관을 제외하곤,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가운데 제일 상석을 두고 오른쪽으로 웬 대머리 하나가 보였고, 그 옆으로 숙련된 용병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있었다.


‘이번에 같이 가는 용병들인 모양이지.’


당연한 말이지만, [썩어들어가는 대지]를 단 넷이서 진입할 수는 없었다. 그건 너무 위험한 도박이다. 시장이 같이 갈 용병을 구한다더니 그게 저들인 듯했다.


크게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면 좋겠는데.


내가 생각을 하는 사이, 이네스는 왼쪽 가장 상석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의자에 앉기 직전 웬 거친 목소리가 그녀를 막아섰다.


“옆으로 앉아. 거기 내 자리니까.”


맞은편에서 걸어온 남자는 한눈에 봐도 경험이 풍부한 것처럼 보였다.


허리에 차고 있는 검 손잡이에 손때가 가득 묻어있었고, 입고 있는 강철 흉갑은 주요장기가 있는 부분을 몇 번이나 수선한 흔적이 보였다.


결정적으로 귀밑을 가로지르는 징그러운 흉터.


온몸으로 나 숙련병이요 하는 기운을 뿜어내는 남자는 뭐라 대꾸할 새도 없이 이네스가 앉으려는 의자에 앉았다.


잠시 벙쪄있던 이네스는 조금 기분 나쁜 표정으로 그 옆에 앉았다.


내가 그 옆에 앉고, 이어서 프랭크, 젠슨이 자리에 앉자마자 문이 열리고 마르셸 시장이 응접실로 들어와 제일 상석에 앉았다.


“모두 오셨군.”


그때, 다시 문이 끼이익-하고 열리고, 15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후다닥 들어와 제일 끄트머리에 걸터앉았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나요?”


“괜찮소. 앉으시게. 이제 시작하려던 참이니.”


사제복을 입고 있는 걸 보니 얘가 토마스가 보내준다던 사제인 거 같은데···


‘이 새끼들 봐라. 애를 보내?’


내가 토마스의 신앙심에 경의를 보내는 동안 시장은 처음 보는 사람들을 하나씩 소개하기 시작했다.


먼저 흉터부터.


“이쪽은 제프요. 내가 소개를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군. 이미 비엔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사니.”


아뇨. 처음 보는데요.


시장의 말에 따르면 제프는 벌써 햇수로 6년 동안 비엔에서 의뢰를 수행하고 있는 중견 용병이었다. 어렵게 모셨다나.


“그리고 그 맞은편은 피터. 제프와 손발을 오래 맞춘 동료지.”


“반갑소.”


대머리가 고개를 꾸벅하고 인사했다.


“이쪽도 역시 소개할 필요가 없겠지. 아니, 이름은 모를지도 모르겠군. 이네스와 이안이요. 서쪽 성벽에서 오크 주술사를 해치운 적 있는 훌륭한 용병들이지.”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마지막으로 저 끝에 앉아있는 사제님은 특별히 교회에서 오신 분이오. 토비아스 사제님?”


“바바반갑습니다. 폐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토비아스는 불안으로 몸을 덜덜 떨면서도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선명한 의지가 눈빛을 타고 흘렀다.


시장을 박수를 짝-하고쳤다.


“자, 그럼 시작해봅시다. 썩어들어가는 대지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시장의 옆에 서 있던 행정관이 준비된 종이에 있는 내용을 또박또박 읽기 시작했다.


“계획은 간단합니다. 테런우드 인근에 발생한 것은 썩어들어가는 대지로 추정됩니다. 우리는 테런우드의 그린 스킨 골짜기 쪽으로 진입, 주문의 축이 되는 씨앗을···”


“됐어. 그만하게. 서류에 있는걸 언제 다 읽고 있겠나 한시가 급한데. 내가 하지. 식량은 어떻게 할 텐가. 돌아온 용병들의 가방을 확인해보니 웬 썩어 문드러진 음식 쓰레기 같은 것들이 가득하더군.”


내가 대답했다.


“최대한 수분을 제거한 보존식 위주로 가져가고, 토마스 사제에게 축성을 받았습니다. 4~5일은 충분히 버텨줄 겁니다.”


“마찬가집니다.”


“좋아. 무기나 가죽으로 된 방어구도 마찬가지겠지.”


우린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체 골렘인가 뭔가는?”


제프가 확신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기록을 확인해보니 검이 안 들어가는 존재는 아니더군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저기 사제님도 계시고.”


“···좋네. 마지막으로 이안, 노파심에서 묻는 건데 씨앗을 찾는 건 분명 가능한 거 겠지?”


“걱정하지 마세요. 주문사용자라면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을 테니까.”


시장은 믿는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걸로 끝일세. 더 긴말할 필욘 없겠지. 다들 들어가서 쉬게. 내일 아침에 출발하려면.”


시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예의 그 흉터-제프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조심스럽지만 단단하고 확고한 목소리였다.


“죄송합니다만, 일어나기 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시장이 조금 언짢은 듯이 반문했다.


“뭔가 그게?”


“리더가 누구입니까? 저희입니까? 아니면 여기 병아리들?”


“이게, 누굴 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젠슨을 프랭크가 제지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표현이 너무 과격하군. 같이 가야 할 동료들인데.”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다만 목숨을 걸고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어설프게 뭉게고 가는것 보다야 이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으음···”


시장은 침음성을 흘리며 제프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가 슬쩍 주는 눈짓에 나는 괜찮다며 고개를 살짝 끄덕여 주었다.


“···”


잠시의 침묵 끝에 시장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경험이 훨씬 많은 자네가 맡는 게 순리겠지.”


흉터머리-제프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네스가 오른손으로 검을 부서져라 움켜쥐었다. 아까전의 일부터 해서 참기 어려운 모양.


부들부들 떨리는 이네스의 손을 감싸 쥐자 그녀가 조금 진정한 듯 몸에 힘을 풀었다.


나는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이런 주도권 싸움은 프로시절부터 수 차례 겪어봤고, 대처하는 방법도 수십가지였으니까.


높이 날 수록 깊이 떨어지는 법이다.

꼭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 애들이 있고.


일단 원하는 대로 하라지.


“단, 하나 알아둬야 할게 있네.”


시장은 나를 바라보았다.


“테런우드에서 벌어진 사태가 썩어들어가는 대지라는걸 알아챈 건 다름 아닌 이안일세.”


제프는 나를 슬쩍 쳐다보았다.


“그의 의견을 충분히 참고하시게. 그게 자네들이 돌아오는 데도 도움이 될걸세.”


***

이튿날 우리는 테런우드를 향해 출발했다.


시장이 덧붙인 말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제프는 어차피 우리의 의견을 들을 생각이 하나도 없어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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