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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천재 마법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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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곰.
작품등록일 :
2021.11.25 00:42
최근연재일 :
2021.12.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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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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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용병 제프(1)

DUMMY

“지금 출발한다.”


본성에서 나오자마자 제프는 우리를 향해 통보하듯 말했다.


‘지금’은 자정 즈음 이었다.


주위는 조용했다. 이 시간까지 돌아다닐, 그것도 이 근처까지 올 미친놈은 없었으니까.


드문드문 꽂혀있는 횃불만이 도시에 사람이 아직 살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이렇게 늦게 끝난 이유는 하나였다. 애초에 쟤들이 늦게 왔으니까. 준비가 아직 덜 됐다나 뭐라나.


그래놓고 뭐? 지금 출발하자고?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이 시간에 출발해봐야 뭘 한단 말인가. 어차피 한나절쯤 걷고 나면 휴식을 취해야 하고 잠도 자야 될 텐데.


24시간 연속행군할 것도 아니고.


그랬다간 막상 테런 우드 들어가서 죽는다. 컨디션 관리도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였다.


“대장··· 그건 좀···”


대충 분위기를 살펴보니 자기들끼리도 합의가 안 된 이야긴 듯 했다. 대머리 피터를 위시한 주변의 용병들도 수군거리며 의아함을 표시하고 있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이 시간에 나가서 뭐 하자는-”


앞으로 나서는 젠슨의 어깨를 잡고 진정시킨 이네스가 제프를 향해 되물었다.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지금도 씨앗은 점점 커지고 있겠지. 하루라도 빨리 가서 원인을 제거해야 해. 그게 이유다.”


이네스는 납득이 되지 않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당신이 더 잘 아실 텐데요. 폴과 필립이 어떻게 됐는지 잊으셨나요? 조금이라도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폴? 필립? 그 수준 떨어지는 병신들은 참고할 가치조차 없지.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안돼.”


“그럼 대략적인 계획이라도 말해주세요. 어떻게 할지는 알아야 저희도 발맞춰 움직일 수 있지 않겠어요?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통보하듯이 하시면-“


“그만.”


제프는 손을 안에서 밖으로 휘휘 내저었다.


무시가 담겨있는 게 분명한 제스처에 프랭크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저러다가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프랭크가 겨우 자신을 다스리는 사이 제프가 말을 계속했다.


“목표는 하나다. 안에서 이야기했듯이 최대한 빠르게 썩어들어가는 대지로 진입하는 것. 씨앗이 개화하기 전에 처리하고, 빠르게 돌아오는 것. 그뿐이야. 중간중간의 사소한 결정은 말해줄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어. 알아들었나?”


“하지만 그건 너무-”


“이건 단기 결전이야. 시간 싸움이란 말이지. 전투가 벌어졌을 때도 이런 식으로 행동할 텐가? 일일이 하나하나씩 이유를 붙어줘야 해? 메이스는 방패로 막아. 안 그러면 대가리가 터져나갈 테니 말이야. 뭐 이렇게?”


“···”


이네스는 대화하길 포기했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당신들에게 내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군.”


“다시 말하지.”


“지금 출발한다. 따라와.”


말을 마친 제프는 휙 하고 몸을 돌려 성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뒤에서 어쩔 줄을 몰라서 자기들끼리 웅성대던 용병들이 황급히 그 뒤를 쫓아갔다.


그 짓거리를 멍하니 쳐다보던 이네스가 고개를 돌려 우릴 향해 말했다.


“지금이라도 새로 만들자. 이건 안돼.”


젠슨이 거들었다.


“그래. 이 상태로 가봐야 어쩔 거야. 저런 애들이랑 무슨 일을 같이해.”


내가 가만히 있던 것은 다른 게 아니었다.


어느 쪽이 나은 방향일지 잠시 생각을 좀 하느라.


처음 한마디가 나올 때부터 제프의 의도는 햇빛처럼 선명했다.


내가 지시한다. 따라와라. 꼬우면 꺼지고.


조금의 틈이라도 주지 않으려는 행동. 아마 억지로 이 시간에 출발하자고 하는 것도 주도권을 쥐기 위한 행동일 확률이 높았다.


진짜로 이 시간에 나가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경험이 없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으니.


우리에게 옵션은 두 가지였다. 같이 가거나, 새로운 파티를 꾸려 출발하거나.


나는 마음속에 두 가지를 올려 저울질해 보았다.


왠지 모르게 적대적인 자기가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놈을 고쳐서 같이 다니기.


그리고,


며칠 늦는 걸 감수하고 새로운 일행을 구하기.


생각할수록 결론은 하나였다. 망가진 건 두드려서라도 고치면 되지만, 씨앗이 개화해버리면 그때는 방법이 없었다.


내가 8레벨쯤 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바닥을 툭툭 차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이네스를 향해 말했다.


“주도권이 어떻게 생기는 줄 알아?”


이네스가 고갤 갸웃했다. 불퉁거리는 표정 위로 물음표가 뜨는 게 제법 귀엽다.


“기여도가 크면 돼.”


“기여도?”


“일단 같이 가자. 테런 우드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내가 해결할 테니까.”


***

타닥거리는 모닥불 앞에서 제프는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감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서부터 간질거리는 부분을 긁고 있으니 어딘지 딱딱하게 만져지는 부분이 있었다.


힘을 주니 딱지가 떨어지면서 무언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났다.


피다.


“씨발.”


피가 묻은 딱지를 모닥불에 던져넣으면서 제프는 되지도 않는 짜증을 부렸다.


이게 다 저 주문쟁이새끼 때문이다.


‘이름이 뭐랬더라. 이안이랬나.’


피가 묻은 손으로 제프는 귀밑의 흉터를 만지작거렸다. 일반 피부랑은 분명히 다른 느낌. 한번 찢어진 피부조직이 과하게 올라온 흉물스러운 감촉이 손끝을 타고 전해진다.


제프는 마법사라고 불리는 족속들을 싫어했다. 아니 혐오했다.


이유가 없는 건 아니었다. 이 오크 아가리에 처넣어도 모자랄 놈들은 기본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한 놈들이었으니까.


5년 전인가 6년 전쯤.


제프는 레인-가르티엔의 거대 용병단산하에서 분조 조장을 하고 있었다.


그의 목표는 간부를 다는 것이었다. 어설프게 나가서 뭘 해보겠다는 마음은 일절 없었다. 동료들이 종종 그에게 물어보곤 했다.


“이제 슬슬 독립할 때도 안됐나? 연차도 쌓였겠다, 만들어놓은 인맥도 있겠다.”


“맞지, 맞지. 자네가 나간다고 하면 나도 생각이 있네만.”


“맞긴 뭐가 맞아 새끼들아. 확 도끼로 대가리를 맞춰버릴라.”


나간다는 건 정신 나간 소리였다. 제프에게는 굳이 그 찬바람을 맞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동네 골목대장보단 중견 용병단의 간부가 훨씬 나은 법이었으니까.


사건의 시작은 평범했다.


웬 늙고 추레한 주문쟁이 하나가 용병단을 찾아와 의뢰를 맡긴 것이다.


내용은 늘상 하던 일이었다. 근처의 동굴에서 커다란 원숭이를 한 마리 잡아 오는 것.


조건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다른 건 어찌 돼도 좋으니 두개골은 보존해야 하오. 안면 쪽으론 칼이 상처를 입히면 안 된단 말이오. 대신 내가 동행하겠소.


제법 많은 보수에 제프는 흔쾌히 의뢰를 수락했다.


과정도 특별할 게 없었다. 마법사 양반은 별로 까다롭지 않았다. 가자고 하면 가고, 쉬자고 하면 쉬었다. 용병들이 먹는 식사를 그대로 제공해도 싫은 내색 하나가 없었다.


그래서일까. 제프의 마음엔 틈이 생겼다.


사태는 당일날 벌어졌다.


“죽여!”


챙!-


일이 꼬였다. 근처에 있던 고블린 새끼들이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갑자기 난입한 것이다.


간단한 의뢰라고 생각해 몇 명 오지 않은 용병들은 고블린 떼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건 제프도 마찬가지였다.


무기 같지도 않은 커다란 돌멩이가 휙 하는 소리를 내며 머리를 노리고 내리쳐졌다.


“이런 씨발!”


제프는 검을 들어 돌멩이를 마주 부딪쳐 갔다.


채채챙-


돌과 부딪힌 검에서 이가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검에 실리는 무게에 제프는 이를 악물었다.


‘이 정도라곤 얘기 안 했잖아!’


원숭이는 강했다. 사정을 봐주면서 상대하다간 이쪽에서 먼저 대가리가 터질 만큼.


잠시 머릿속으로 계약조건이 스쳐 지나갔지만 씨발 알바가 아니었다.


당장 뒤지게 생겼는데.


“흐아아압!”


제프는 괴성을 지르며 있는 힘을 다해 원숭이의 대가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놈이 옆으로 몸을 피해 보았지만 어림도 없었다. 대가리를 집요하게 쫓아간 검은 끝내 수박 터트리는 소리를 냈다.


“으아아아!”


솟구치는 희열을 함성으로 승화시킨 제프는 주변에 도울 곳을 찾기 위해 눈을 돌렸다.


그 시선의 가운데 늙은 마법사가 있었다.


늙은 마법사는 주문인지 모를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거 저쪽에다가 씁시다!”


제프는 고블린 두 마리에게 협공을 당하고 있는 용병 쪽을 향해 소리쳤다.


순간이었다.


그쪽으로 향하는 것 같던 손끝이 고블린이 아닌 용병을 가리켰다.


지목을 당한 용병은 비틀거리더니 이내 푹하고 쓰러졌다.


쓰러진 용병 위로 올라탄 고블린들이 손에든 단검을 마구잡이로 휘둘러댔다.


순식간에 그 주변이 피로 물들었다.


“이상하지 않소? 왜 사람들은 말을 하면 듣지 않는 걸까?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절대로 안면에 손상을 입히면 안 된다고.”


“뭐라는 거야! 이 미친 영감탱이가···”


눈이 뒤집어진 제프는 정신 나간 노인네를 향해 달려들었다.


돌진.


눈을 멀게 할 듯한 하얀 섬광.


흔들리는 시야.


얼굴에 닿는 거친 풀의 감촉.


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피를 뚝뚝 흘리는 제프를 두고 마법사는 계속해서 이상한 말을 지껄였다.


뭐라 그랬더라. 표본의 중요함을 모르는 무식한 머저리 새끼들이라고 했었나.


‘뭐라는 거야. 정신 나간 새끼가.’


이후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너무 끔찍하고 힘든 기억이라 자체적으로 지워버렸을지도.


하나씩 죽어가는 용병들. 결박된 몸. 끌려간 동굴. 제단 위로 하나씩 바쳐진 동료들. 겨우 주운 돌멩이 조각. 습격. 탈출.


“나가.”


“하지만 단장님.”


“나가라고.”


레인-가르티엔에 제프의 자리는 없었다. 분대를 전부 잃고 돌아온 조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만큼 용병단은 만만한 곳이 아니었으니까.


제프는 비엔으로 적을 옮겼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창단이었지만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그 정신 나간 주문쟁이 새끼들을 안 만나려면.


그리고 육 년이 흘렀다. 그 후 제프는 한 번도 마법사와 접촉하지 않았다. 의뢰가 들어오는 건 전부 거절했고, 시의 고문 마법사가 참석하는 자리라면 기를 쓰고 피했다.


이번에 시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기 전까진.


이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악마가 깨어난 다라.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절대로.


“···장!”


한참 상념에 빠져있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대장!”


한 손에 저녁 식사가 담긴 그릇을 든 피터가 제프를 향해 다가왔다.


“무슨 생각을 하길래 불러도 대답을 안하요?”


“그냥. 옛날 생각.”


“싱겁기는. 자 받으슈.”


이제 막 만든 스튜는 따끈했다. 한입 밀어 넣자 온몸으로 따스한 기운이 번지는 듯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데?”


“뭐가?”


피터는 어깨를 으쓱였다. 네가 더 잘 알지 않냐는 태도다.


사실 제프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급하게 성문을 나선 제프는 일행을 마음대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세시간이 채 되지 않아 제프는 일행을 멈춰 세웠다. 야영을 하고 출발하겠다는 이유였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눈초리는 무시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는 순간 저 주문쟁이새끼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고삐를 완전히 틀어 매야 한다.


“좀 심하잖아. 쉬려고 하면 출발하고, 쉬어야 되는데 계속 걸으라고 하고······ 벌써 이틀째요. 강행군도 정도 것이지. 슬슬 애들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이유라도 알려주던가. ”


“조금만 더 기다려봐. 때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뭘?”


“애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고 했지?”


“뭐 그런데.”


“우리 애들도 그러는데 마법사는 어떻겠나.”


피터는 슬쩍 이안을 내다보았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식사를 같이하지 않고 한쪽에서 육포를 우물거리는 모습.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해. 썩어들어가는 대지에 들어가기 전에 저걸 꿇려놓아야 된다 이 말이야.”


“뭐 굳이 그럴 것까지야··· 저쪽에서는 나름대로 협조 잘하고 있는 거 같은데.”


제프는 피터를 쏘아보았다. 쏟아지는 눈빛에 피터는 깨갱하고 엎드렸다.


“애들한텐 조만간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전하게. 한 번만 꺾어놓으면 돼. 예상보다 하루는 빠르니 여차하면 쉬어갈 수도 있어.”


“그 말 정말이지? 쉬어간다는 거. 솔직히 지금 다들 한계야. 알지?”


“그래.”


약간 마음을 놓은 것 같은 피터는 빈 그릇을 들고 사라졌다.


취침 시간이 되었다.


종일 제프에게 시달린 사람들은 모두 정신없이 곯아떨어졌다.


불침번인 제프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닥불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아닌 척 해도 제프는 남들보다 갑절로 피곤한 상태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몸 고생에 더해서 마음고생까지 했는데.


쏟아지는 잠을 깨기 위해서 제프는 허벅지를 폼멜로 쿡쿡 찍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계획에 따라 주문쟁이놈을 해뜨기 직전 불침번에 배치했으니까.


아마 놈의 체력이 버티지 못할 것이다. 자신도 지금 기절하기 일보 직전인데···


제프는 주문쟁이놈의 불침번 시간에 일부러 일어나 있을 생각이었다.


조는 모습을 현장에서 검거하면 이 짓거리도 끝이었다. 그걸 구실삼아···


스스로 생각해도 치졸한 방식에 제프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래도 해야 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저 주문쟁이 새끼가 문제를···


하암···


쏟아지는 수마에 제프의 눈이 의도와 상관없이 감겼다.


그래 잠깐만···


잠깐이면···


“전투준비!!”


반쯤 졸고 있던 제프는 고함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났다.


옆에 나뭇등걸에 기대놓은 투구를 쓰고 급하게 검을 집는다. 바로 옆에 방패까지 팔에 끼운 채 사방을 살핀다.


그런데 이상하다.

몬스터는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안보였다. 타탁타닥 모닥불 타는 소리만이 들렸다.


감각에 걸리는 놈도 없었다.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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