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티컬 엘프 특수부대에게 구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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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오크
작품등록일 :
2021.11.25 16:40
최근연재일 :
2023.06.0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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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8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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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4화 : 너무 간단한데?

본 작품은 가상의 판타지를 다룹니다. 작가는 본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 명칭 등을 사용하는 데에 일체 정치, 사상적 목적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본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 물품, 제품 등의 품질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DUMMY

러시아 연방.


세바스토폴 UNE 청사.


그 건물은 오랜 역사를 지닌 이 도시에서 꽤나 특징적인 건물이었다.


독일의 포화에 인한 대대적인 파괴를 겪은 후, 원래의 전통적인 모습을 되찾은 도시에서.


굉장히 이질적인 62층짜리 마천루였기 때문이었다.


근대 유럽의 모습을 간직해낸 도시의 한가운데에 생긴 유리로 된 62층짜리 마천루는 생겼을 때부터 온갖 질타를 들었다.



어떻게 보더라도 근대의 분위기를 정면에서 박살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그 질타는 여전히 몇십 년째 계속되고 있었다.



근대 유럽의 건물들 사이의 마천루는, 어느새 지역의 관광 명소가 되었지만.


그 온갖 욕은 다 먹는 빌딩의 옥상.


성혁과 대원들은 차분히 이동하고 있었다.


헬리포드의 중심에서, 대원들은 원형으로 경계 대형을 만들어 주변을 확인했다.


그 중심에서, 이리스가 작은 노란색 마력구를 헬리포드 바닥에 놓고, 총의 개머리판으로 세게 쳐서 부쉈다.


그러자 노란색 마력의 흐름이 건물 옥상을 천천히 물들이듯 흘렀다.


이리스는 그 흐름의 중심에서, 눈을 감은 채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온전히 집중했다.


이리스는 순간 느껴진 이질감에 눈을 떴고, 당혹스러운 눈동자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건 뭔가 이상해요. 몇 사람은 예상했지만, 너무 숫자가 많아요.”


“애초에 여기 정부에서 미리 건물을 비워주기로 한 거 아니었나요?”


스토아가 급하게 물었다.


“맞아요.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 같군요.”


이리스가 총기를 고쳐쥐었다.


이리스가 턱짓으로 옥상의 철문을 가리키자, 대원들은 차분하게 대형을 유지하며 철문으로 향했다.


철문의 잠금을 마력으로 만든 열쇠로 소리 없이 열고, 계단을 통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높이를 내렸다.


극도의 긴장과 절제된 소음, 어두운 계단이 시너지를 일으켜 성혁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고 있었다.


머리에 쓰고 있는 4안식 야간 투시경으로 보이는 초록색 배경은 이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었다.


대체 있다는 사람들은 누구인 걸까.


직원들은 모두 건물을 비웠을 텐데.


왜 벌써 멕시코에서 벌였던 그 일이 떠오르는 거지?


성혁은 헬기에서 벌려놨던 그 일이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말았다.


그나저나 엔리케 씨는 뭐 하고 있으려나.


성혁은 대원들과 발맞춰 계단을 내려가는 모든 순간이 긴장의 연속이었다.


어느 정도 계단을 내려가고, 맨 앞에 있던 이리스가 순간 총기에 장착된 플래시를 켰다.


56.


이 번호를 확인하자마자 이리스는 플래시를 빠르게 끄고 말했다.


“여기에요. 여기 자료실이 있으니까, 자료만 빠르게 챙기면 돼요.”


이리스는 말하면서 손짓으로 진입 대형을 만들 것을 대원들에게 주문했다.


대원들은 기대에 부응했고, 비아트는 문고리를 잡았다.


비아트의 반대쪽에서 문으로 자리를 잡은 이리스는 조용히 살짝 주황색으로 빛나는 마력구를 문에다 대었다.


왼손으로 댄 마력구를 지그시 누르자 마력구는 이내 형태를 잃은 채 퍼졌다.


몇 초 정도 심각한 표정을 유지한 이리스는 이내 손을 떼었다.


“여기에 몇 명이 있어요. 적들인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가 없네요.”


이리스는 총을 굳게 쥐었다.


“만나면 어떡하죠?”


스베아가 총을 세게 잡으며 물었다.


사격이 허가된다는 말만 하면 바로 튀어들어가 총기난사를 벌여도 이상하지 않을 태도였다.


“도둑일수도 있고, 아니면 이 국가의 정부가 무언가 할 수도 있죠. 일단 연방 소속이라고 밝히는 게 중요하겠네요.”


이리스는 말하고, 비아트에게 손짓으로 지시했다.


비아트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문앞에 섰다.


문의 중간, 가로로 길고 툭 튀어나온 부분을 꾹 눌러야만 열리는 귀찮은 방식의 문을 비아트는 힘을 써 열었다.


문이 틈을 만들어내자마자 대원들은 빠르게 진입해 문의 뒤와 앞을 확인했다.


대원들이 모두 발을 들이면, 비아트는 끝까지 누르고 있던 문의 틈을 극적으로 줄인 다음 빠르게 들어왔다.


문이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비교적 조용히 닫혔다.


그러자 한 복도가 대원들의 눈앞에 펼쳐졌다.


앞은 막혀 있었고, 양옆으로 난 길은 다시는 이어지지 않으려는 듯 쭉 뻗어 있었다.


[아무래도 보안 때문에 길을 이렇게 만들었나 보군요.]


“길이 완벽하게 두 갈래인데, 이제 어떡하죠?”


이리스의 말에 성혁이 물었다.


[성혁 군, 아르니 양, 스토아 양과 함께 왼쪽으로 가주세요. 저희는 반대쪽으로 움직이겟습니다.]


이리스의 말에 대원들은 어둠 속에서 대형을 재정비했다.


[이미 카메라들은 과부하 시켜 놨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자료실에서 만나죠.]


이리스의 말과 동시에 대원들은 각자의 위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혁은 간간이 들리는 인기척이 자신을 눈치채지 못하기를 빌면서 몸을 숙인 채 천천히 이동했다.


[성혁 님, 괜찮을까요? 여기 있는 인간들이 아군이 아니라면···]


아르니는 자기도 모르게 말의 끝을 흐리고 말았다.


“해야 할 일은 명확해. 모든 게 우리들의 평화를 위해서잖아.”


성혁은 굳은 목소리로 답했다.


[성혁 군의 말. 잘 이해했어요. 저도 힘낼게요.]


스토아가 뒤에서 거들었다.


복도는 하얀 톤이 특징적이었다.


성인 남성이 양옆으로 이동하기에도 살짝 좁아 보였고, 야간투시경의 좁은 시야를 감안 해도 긴 편이었다.


긴 복도 어디에도 문은 보이지 않았다.


창문조차 없는 이 복도. 꺼져 있는 전등 덕에 야간투시경을 쓰는 것은 편해졌지만, 수상함은 더더욱 증폭되고 있었다.


[성혁 군, 그쪽 복도 상황은 어떻죠?]


이리스의 무전이 성혁의 귀에 울렸다.


“문도, 창문도 없어요. 그냥 길고 어둡기만 해요.”


성혁은 조용히 답했다.


[역시 그랬군요. 아무래도, 보안 체계 때문에 이런 식으로 만든 것 같은데. 마법을 걸어 놨다고 해도 수상할 정도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요.]


이리스가 말함과 동시에 성혁과 일행은 복도의 어두운 모퉁이에 도달했다.


정확하게 오른쪽 90도로 꺾여 있는 모퉁이는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성혁 일행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둠으로 가득 찬 공기는 끈적거리고, 알 수 없는 철 냄새가 미묘하게 배어들어 있었다.


성혁은 플래시를 켜고 어둠을 조금이라도 밝히고 싶다는 내면의 본능적인 욕망과 싸워야 했다.


[아무리 마법을 썼다 한들, 이 정도 깊이까지 전기를 이정도로 완벽하게 죽일 수는 없어요.]


성혁은 그대로 왼손을 뒤로 돌려, 몇 개의 숫자와 방향을 지시했다.


이에 아르니와 스토아는 모두 성혁의 뒤에 붙었다.


성혁이 오른쪽 벽에 밀착하고, 아르니가 살짝 왼쪽으로, 스토아가 조금 더 왼쪽으로 붙었다.


[성혁 군, 왼쪽으로 꺾이는 모퉁이에서 대기 중입니다.]


이리스의 목소리.


“저희도 오른쪽으로 꺾이는 모퉁이에서 대기 중입니다.”


[대충 건물 구조는 파악되는군요. 신호에 동시에 돌입하겠습니다.]


성혁은 조용히 왼손을 왼쪽 위로 들었다.


왼손은 조용히 손가락 3개를 펴고 있었다.


[3.]


성혁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2.]


성혁의 손가락이 하나 접혔다.


수를 세는 이리스의 목소리도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 뒤에 뭐가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1.]


성혁의 손가락이 검지 하나로 줄었다.


성혁은 앞을 겨눈 총구에 힘을 실었다.


[돌입!]


이리스의 말과 함께 성혁의 손도 세게 주먹을 쥐었다.


동시에 스토아와 아르니도 전진, 모퉁이 너머로 총구를 들이밀었다.


성혁이 맨 위에서, 아르니가 중간에서, 스토아가 맨 아래에서 모두 같은 방향으로 모퉁이 너머를 향해 조준했다.


모퉁이 너머에는 여전히 긴 복도가 있었다.


마찬가지로 조명은 하나도 없었고, 옆쪽에도 문 하나 달려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 다른 점은 있었는데, 이 복도 끝에는 전자식 문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이리스의 과부하 덕인지 알 수 없는 정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옆의 센서는 꺼져 있었다.


[성혁 군, 성혁 군도 지금 저랑 똑같은걸 보고 있나요?]


이리스도 아마 똑같은 광경을 보고 있는 걸까.


“네···”


성혁도 그것을 알기에, 이런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빛이, 새어 나오고 있어요.”


문 주위에서, 애매하게 보이는 듯한 빛.


분명 전자식으로 개폐하는 보안문일 텐데.


양문식으로 보이는 문은, 회색과 더 어두운 회색이 모호하게 섞인 배합을 보이고 있었다.



저 문의 색깔은 '더 어두운' 회색인 걸까. 아니면 '좀 밝은' 회색인 걸까.



성혁의 뇌는 순간적인 혼란을 느꼈다.


2010년대 SF 영화 속 우주선에나 가져다 놓아야 할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뭔가 치익- 하는 효과음과 함께 열릴 것 같은, 그런 문이었다.


근데 대체 왜, 저 문틈새에서, 빛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일까.


[완벽하지는 않았어도, 과부하로 CCTV, 압력 센서같은 것은 모두 무력화시켰어요.]


이리스의 확답.


“그럼 저게 대체 무슨···”


[고민할 시간 없어요. 일단 가죠.]


결국 성혁은 제대로 된 고찰의 기회를 가질 틈도 없이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여전히 별다른 일없이 성혁 일행은 빠르게 문으로 다가갔고, 무리 없이 문의 옆에 자리 잡았다.


[성혁 님. 이 문 너머에 뭐가 있는 걸까요?]


아르니의 걱정 섞인 무전이 성혁에게 전해졌다.


“아마, 보안실 아니면 서버실이 바로 나오겠지.”


성혁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성혁 님···]


아르니의 걱정스러운 부름에 성혁은 결국 태연함을 치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 솔직히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자. 그냥 전기 백업 시스템일 수도 있잖아?”


성혁은 애써 긍정적인 면을 도출하려 했다.


[백업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보안 시스템도 같이 들어왔어야 하겠죠.]


이리스가 바로 박살 내지만 않았으면 참 좋았을 텐데.


성혁은 결국 한숨을 쉬었다.


[성혁 군, 제 신호에 맞춰서 돌입해 주세요.]


성혁은 결국 마음의 준비를 했다.


자신과 같이 준비하고 있는 대원들도 마음의 준비를 했는지, 결연한 기운이 느껴졌다.


[좋아요, 돌입!]


그 말과 동시에 성혁은 곧바로 문손잡이를 당겼다.


전자 장치가 모두 해제된 문은 결국 비상용 손잡이 하나에 무력하게 열렸고, 그 틈으로 아르니와 스토아가 빠르게 진입했다.


[이런···]


[우, 우우···]


[이, 이런 건···]


성혁이 애써 연 문을 다시 힘을 주어 닫는 동안, 대원들의 알 수 없는 감탄사들이 성혁에게 닿았다.


“대체 무-”




성혁이 뒤돌아서 그 정체를 확인한 순간, 성혁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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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2부 72화 : 무기를 버려라 23.05.19 13 1 16쪽
219 2부 71화 : 총구 꺾기 23.05.17 11 1 16쪽
218 2부 70화 : 날개 잃은 새 23.05.15 20 1 11쪽
217 2부 69화 : 최악이야 23.05.12 26 1 12쪽
216 2부 68화 : 반전 찾아 삼만리 23.05.10 19 1 13쪽
215 2부 67화 : 무너진다 23.05.08 31 1 11쪽
214 2부 66화 : 잡담 금지 23.04.17 103 1 11쪽
213 2부 65화 : 개판 실시간 23.04.14 2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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