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않는 얼음공주와 오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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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복준
작품등록일 :
2021.12.11 21:51
최근연재일 :
2022.01.1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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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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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

DUMMY

“우리가 이때까지 인간이 만든 병기와 싸워 왔던 거야?”




“응. 미안해. 정부의 욕심으로 탄생한 인공병기를 너희에게 처리하게 해서.”


“그럼···. 박가린은 이것도 모르고, 그저 지구를 지키겠다는 사명 만으로 싸우다가 죽은 거네······.”


유한나도 아무 말 없이 풀숲만을 쳐다보고 있다.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


그럼 무리가 지금까지 한 일은 정부가 싼 똥을 치우는 행동 밖에 되지 않았던 거야?


다시 한번 회의감이 든다.


“그래도! 정말 고맙게 생각해. 그리고 세상의 수많은 사람도 고맙게 생각할 거야. 정부조차 거짓말로 외면한 불쌍한 사람들을 구해 준 것이 너희이기 때문에.”


유한나의 한이 찬 목소리에 난 고개를 들고 대답했다.


“우리······라고?”


“그래······!”


조금씩 느껴지지만, 유한나의 목소리가 떨린다.


“너희가 없었더라면, 세라프에게···. 다 죽···었을 거야······. 그러니깐. 흐흐흑.”


유한나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훌쩍. 훌쩍.


“사실 나도 모르겠어.”


“무엇을 말이야?”


“너희에게 계속 싸우게 하는 게 맞는 건지. 미안해. 그냥 모든 게 다 미안해.”


그녀는 양 무릎을 모으며, 털썩 주저앉아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우리를 다독여 주던 유한나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녀 또한 우리와 같이 세라프를 제거하기 위한 사도일 텐데.


난 찹찹한 마음으로 물었다.


“유한나. 이 싸움의 끝은 어딜까?”


땅을 보며 유한나는 대답했다.


“아마. 세라프들이 완전히 진화하기 전에 그들을 제거하는 것 말고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완전히 진화할 때까지 그들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지구는 멸망하는 거구나.”


“그럴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세라프의 인공두뇌에는 그동안 모은 인간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게 되고. 그것을 토대로 그들은 인간으로 진화하게 돼.”


“인간으로 진화라면?···.”


“신체적 모든 능력에서 우월성을 자랑하는 새로운 인간이 탄생하는 거지. 그리고 완전히 진화된 그들의 번식은 세포가 분열되는 형식과 비슷한 형태를 띄어, 연구 시뮬레이터에 따르면 1시간이면 한 사단 정도의 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들었어.”


한 사단이라면 기본 3000명 이상에서 20000명 사이의 병력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잖아.


“그러면, 김연성 박사는 그 사실을 몰랐던 거야?”


내가 김연성 박사에 대해서 묻자, 유한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눈물은 닦았다.


“그 인간? 모르지. 어떤 생각하면서 만들었는지. 그 사람도 정부의 권력에 대한 피해자 중 한 명이 이기에. ‘그것’에 대한 보복으로 인류가 멸망하길 바랬을 라나”


“그것? 어떤···.”


내가 더 물을려고 하자 유한나는 나의 말을 끊었다,

“그건 다음에 이야기해 줄 게.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 둬.”


유한나는 진지한 얼굴을 하며, 말하였다.


“김연성은 인간을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이야. 그래서, 아마. 정신적으로 공격을 하는 세라프도 존재를 할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을 정해 놓는 게 좋을 거야.”


“응.”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


“그럼. 일단은 아까 하던 일을 마저 하자.”


“아. 차가 필요하다고 했지? 그럼 김설화와 내가 차를 구해 올게.”


“그래. 부탁해. 난 학교 보건실에 쓸 만한 생필품이 없나 찾아볼게.”


유한나에게 손을 흔들며 우리는 정문을 빠져나왔다.


****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라···.


차를 찾으러 돌아다니면서도, 자꾸 생각이 났다.


그러다 문뜩 김설화를 쳐다봤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 본다면, 얼굴이 화끈거리긴 하지만.


나에게 김설화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인가?


“저기 김설화. 난 너에게 어떤 사람이야?”


“너 말인가?”


“응.”


아. 내가 물어보고도 왠지 부끄럽네. 그리고 긴장도 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


“잠시···만! 뭐? 어떻게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어?!”


“왜. 혹시 문제 되는 발언 이었나?”


“아니 그게···. 아니라. 보통 그런 거 말하려면, 조금 부끄럽거나 망설이게 되잖아,”


하지만 김설화는 내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난 내 마음에 있는 것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


“그렇구나.”


아우. 얼굴이 화끈거려서 미칠 것 같아.


김설화는 아무렇지 않는데, 나만 밝히니깐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난 너에게 어떤 존재지?”


김설화가 순간적으로 얼굴을 가까이 대며 말했다.


헉. 잠시만 너무 가까워.


나의 얼굴은 상기되고 느닷없이 그때 김설화가 나에게 키스했던 장면만 생각난다.


김설화는 나의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혹시 또 어디 아프나? 이번엔 열도 좀 나는 것 같다.”


“아니. 그게 사실은.”


가슴이 터질 것같이 두근거리지만 말해야 해.


그렇게 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너만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져···.”


“뭐라 하는 거지? 잘 안 들린다.”


아니. 그래도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서 왜 못 듣는 거야.


“너만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하.”


잠시만 웃었어?


김설화가 무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자.


그제야, 난 깨달았다.


“김설화 혹시 의도 한 거야?”


“······”


아아아아아! 쪽팔려.


내가 굉장히 쪽팔린다는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김설화는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사실. 너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그랬던 게 80%다.”


그러곤 그녀는 다시 차를 찾으러 펜스가 쳐진 도로 위를 걸어갔고, 난 마지막 한마디에 길 위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


부우우웅.


자동차의 머플러 소리가 울려 퍼지며 유한나 앞에는 중형 SUV 한 대가 도착했다.


덜컥. 쿵.



유한나가 차에 타면서 말했다.

“그래도 꽤 괜찮은 차를 구해왔네. 내부도 깨끗하고.”


자동차 안을 둘러보던 유한나는 김춘식을 발견하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재는 왜 저래?”


“모르겠다.”


“왜 저렇게 얼굴이 빨개져서 정면만 쳐다보고 있데?”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상황에 유한나는 톡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흠. 분명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혹시 내가 아까 말한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을 찾아’라고 한 것 때문인가?


그렇다면.


“으흠!. 김춘식.”


“왜······.”


“너 김설화랑 무슨 일 있었지?”


유한나의 날카로운 질문에, 김춘식은 도둑이 제 발 저리듯이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아. 아. 아니야! 별일 없었어···.”


“정말?~~”


“그래!”


“김설화. 정말이야?”


“노코멘트 하겠다.”


“아니. 김설화 그렇게 이야기하면 더 이상해지잖아~!”

“하하하하하.”


그래도 잘됐네. 김춘식과 김설화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게.


앞으로 많은 일이 있을 거지만 너희 둘이 서로를 받쳐 준다면, 꼭 세라프들을 막을 수 있을 거야.


또르르르륵.


어라라.


왜 갑자기 눈물이?


“뭐야. 유한나. 울어?”


“아냐. 아냐. 눈에 갑자기 뭐가 들어갔나 봐.”


그래. 지금, 이 상태가 좋은 걸야.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기억은 이제 잊어버리자. 다 지나간 일이잖아.


아무리 김춘식이 김연성을 닮았다 해도······.


“김설화. 그런데 너 김연성 연구실이 어디인지 알고 가는 거야?”


“이브의 기억 속에 김연성 연구소의 위치가 저장되어 있어서 알 거야 아마도.”


“정말로?”


“그런 것 같다. 지각하지는 못 하지만 손이 알아서 움직인다.”


“그렇구나. 그런데 왜 나는 생각이 안 나지?”


그건 아마. 김연성이 김춘식 너의 기억을 지워서 그렇겠지. 그는 너가 자신과 똑같은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았거든.


넌 그의 또 다른 인생과도 같은 존재 이기에.


하지만 그런 그가 왜 세라프를 만들었을까?


“지금 우리 출발지는 인창고등학교이며, 서대문역을 지나고 있다.”


“오케이. 이상 없어. 그대로 가면 될 거 같아.”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유한나. 예언서가 빛나고 있는 것 같은······.”


“정말이잖아? 김설화 잠시 멈추어 줘. 아마 이 주변에 사도가 있는 모양이야.”


유한나의 말을 듣고, 김설화는 서대문역 2번 출구 앞 X데리아에 차를 세웠다.


“일단 김설화는 차를 지키고 있어 줘. 나랑 김춘식은 사도를 찾아올 게. 사도가 많을수록 세라프를 상대하기 편한 건 사실이니깐.”


“알겠다.”

덜컥. 쿵.


나와 유한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유한나 사도가 주변에 있는지는 어떻게 안 거야?”


“그건 예언서가 사도의 마력에 반응하기 때문이지.”


“그런데 저번에 너가 말했던 데로 예언서는 세라프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고 했잖아. 그럼, 사도의 마력은 예언서와 세라프를 둘 다 반응하게 만드는 거야?”


“일단 자세한 것은 찾고 나서 이야기해줄게. 지금은 사도를 찾는 게 더 급해.”


[어둠에 서린 그림자여 꿈에서 그리던 7명의 사도를 찾아다오]


그 순간 예언서 위에는 보랏빛깔의 화살표가 그려졌다.


“됐어. 가자! 이 화살표를 따라가면, 사도와 만날 수 있을 거야.”


신기하다.


유한나는 저런 능력도 가지고 있었구나.


“응.”


우리는 현재 위치에서 왼쪽으로 이동해 사잇길로 들어갔다.


“여기서 쭉 직진.”


쿠궁.


투쾅. 투쾅. 투쾅.


전투가 벌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세라프와 싸우고 있는 것 같아. 빨리 합류하자!”


유한나가 우월한 신체 능력으로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나도 최선을 달려서 달렸다.


헉. 헉. 역시 아담으로 변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체력이 영······.


먼저 가던 유한나가 왼쪽으로 이어지는 것 같은 골목길 앞에서 멈췄다.


“응? 골목길에서 사도가 싸우고 있는 건가?”


하지만 사도와 세라프가 싸우는 광경을 봤다고 하기에는 그녀의 표정이 창백했다.


“무슨 일이야....?”


내가 그녀에게 물으면서 다가가자, 그녀는 날 감싸 안으며 골목길 입구 옆으로 숨겼다.


“쉬잇. 초중전차형 세라프야. 전차형과 다른 점은 전차형은 50t에 불과하지만, 저 녀석은 200t 가까이 나가는 미친 중량으로 어느 세라프보다도 단단한 내구성을 자랑해.”


나의 입을 막은 그녀의 손이 떨리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녀석들은 무거운 무게 때문에 4족 보행으로 진화했는데. 등에는 360도 회전 가능한 155mm 활강포를, 허리에는 양쪽에 좌우 360도 상하 180도로 움직이는 12.7mm 중기관총을 달고 있어.”


“하지만 빨리 사도를 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있다가 지금 싸우고 있는 사도가 위험해 지면.”


“아까 봤을 때 싸우고 있는 사도가 데리고 있던 동료들은 다 죽은 것 같아.”


다 죽었다고? 그럼, 살아남은 사도는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 끝까지 버티고 있다는 소리잖아.


“그럼 너가 창백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게······. ”


“그래. 피의 웅덩이 속에서 세라프가 인간의 육신을 하나하나 삼키는 장면이어.”


“그럴 수가···.”


이런 상황일수록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사도를 구해 내야 하는데, 자꾸 박가린이 세라프에게 죽임을 당할 때가 생각난다.


씨익. 씨익. 씨익.


어디선가 모르게 분노는 차오르게 있었고, 몸은 점점 뜨거워져 갔다.


그런 날 보고 유한나는 양손으로 내 머리를 잡고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김춘식. 정신 차려. 넌 지금 저 혼자 싸우는 사도를 박가린처럼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잖아.”


끄덕.


“아직 살릴 방도가 있어. 예언서가 빛나는 것을 보면 사도는 살아서 어딘가 숨어 있는 것 같고, 다행히 초중전차형 세라프이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둔할 거야.”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평온한 시선과 침착한 말투에 아담의 분노는 다시 사그라졌다.

“그러면, 시간이 있으니, 작전을 설명할 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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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완)17화. 선택의 기로 22.01.11 16 0 14쪽
16 16화. 모든 것이 시작된 그곳 22.01.08 13 0 12쪽
15 15화. 김연성 한국의학 연구소 22.01.02 10 0 12쪽
14 14화. 역시 아담은 개쎄다. 21.12.28 10 0 12쪽
» 13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 21.12.22 12 0 12쪽
12 12화. 생명을 꽃피우는 이브 21.12.19 12 0 12쪽
11 11화. 종식은 이브의 단비에서 21.12.17 12 0 12쪽
10 10.화. 아담의 진정한 힘 21.12.15 12 0 12쪽
9 9화. 유한나의 진짜 능력 21.12.13 14 0 12쪽
8 8화. 예언서를 찾아서. 21.12.11 16 0 11쪽
7 7화. 아포칼립스의 시작. 21.12.11 16 0 11쪽
6 6화. 유한나는 알고있다. 21.12.11 18 0 12쪽
5 5화. 선화. 춘식. 가린. 한나. +1 21.12.11 16 1 13쪽
4 4화. 춘식 두근거리다. +1 21.12.11 18 1 10쪽
3 3화.내가 여사친이 생겼다고? +2 21.12.11 20 1 11쪽
2 2화. 옆방에 들어온 김설화. 21.12.11 18 1 11쪽
1 1화. 내이름은 김춘식 +1 21.12.11 4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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