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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사냥꾼의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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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글먹
작품등록일 :
2021.12.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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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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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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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누구도 믿을 수 없다 (2)

DUMMY

내가 진열대 옆으로 고개만 내밀고 앞으로 나가지 않자, 뒤에 있던 혜린이 보다 못해 입을 열었다.


“왜? 누구 있냐?”


그러면서 걸어와 내 옆에 선다. 정체 모를 남자들의 시선이 혜린을 향했다.


혜린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들. 그 눈동자에서 왠지 모를 욕망이 느껴졌다.


잠깐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먼저 입을 연 것은 정체 모를 남자 중 한 명이었다.


“아이고.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었네.”


그러면서 내게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별다른 위협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의 악수를 받아주었다.


나와 악수를 끝낸 그가 이번에는 혜린에게로 손을 돌렸다.

그러나 혜린은 그의 악수를 받아주지 않았다.


허공에 내민 손이 뻘쭘해진 남자가 애써 웃어 보인다.


“하하, 불편하시면 그럴 수도 있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식량을 구하러 오신 건가요?”


“네? 아, 맞아요. 식량 때문에 왔어요.”


내가 다시 말하려는 찰나, 혜린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시군요. 여기는 당신들이 이미 털고 있으니, 저희는 다른 코너로 갈게요.”


그러면서 내 손을 붙잡더니 뒤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손에 이끌려갔다.


잠시 후 뒤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


“저 씨발년이, 존나 튕기네.”


발걸음을 옮기던 혜린의 걸음이 멈췄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나도 멈춘다.


앞에서 약하게 몸을 떨고 있는 혜린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욕설을 계속했다.


“얼굴은 반반하게 생겨먹었으면서 성격이 개차반이네.”


나는 그제야 온몸을 뒤덮던 긴장감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저 남자들에게서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낀 것이다.


나는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자 남자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

그는 자신의 일행에게 손짓하더니, 온몸을 거들먹거리면서 내게로 천천히 걸어왔다.


코앞까지 다가오더니 내게 말한다.


”넌 뭐냐? 이 새끼 눈빛 봐라. 한 대 치겠네.“


”형님, 이 새끼 쫄았는데요?“


남자가 키득거리며 내 뒤에 있는 총을 가리켰다.


”등 뒤에 그건 장난감 총이냐? 이 새끼, 가져올 거면 K2 같은 걸 가지고 와야지 산탄총 처 가져오면 그걸 누가 믿냐.“


나는 대답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남자는 내 머리를 툭툭 건드리기 시작했다.


”여자 앞이라고 존나 가오 잡더니만, 막상 와보니까 이 새끼 그냥 돌처럼 얼었는데?“


내가 지한테 쫄았다고 생각하나 보다.


”넌 좀 이따 손봐줄 게 병신아. 지금은 이년한테 볼일이...“


퍼억!


혜린에게 손을 뻗는 남자. 주먹으로 턱주가리를 그대로 올려 친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남자는 뒷걸음치다가 진열대에 부딪혔다.


진열된 물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형님!“


남은 한 명이 쓰러진 남자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


”넌 이제 뒤졌다!“


사정없이 날아오는 칼날들. 그러나 명중타는 하나도 없다. 칼을 제대로 배우지 않은 일반인의 칼놀림에 불과했다.


날아오는 궤도도 제각각에 빈틈투성이다. 나는 그냥 앞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남자의 목이 한 손에 잡혔다. 바둥거리는 칼날. 다른 손으로 칼 잡은 손을 붙잡는다.


그대로 힘을 가하자 우드득! 소리와 함께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내 손! 내 손이!“


그런 남자를 그대로 잡고 들어 올린 다음, 바닥으로 처박았다.


휘이익! 쿠웅!


”크학!“


남자는 입에 게거품을 물며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진열대 앞에 주저앉은 남자가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미안! 미안해! 내가 사과할게! 제발 목숨만은ㅡ“


그러나 남자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내가 주먹으로 다시 한번 턱을 갈겨버린 것이다.


바닥에 누워서 몸을 움찔거리는 2명의 남자. 전투는 싱겁게 끝나버렸다.


진열대 앞에 주저앉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으니,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놈 죄수복 입고 있는데?“


”죄수복이라고?“


나는 곧장 다가가서 칼을 휘두르던 놈이 입은 옷을 살펴봤다. 겉옷을 벗겨내자 속에 있던 죄수복이 드러났다.


죄수번호 2하8 2173.


노란색 명찰로 보아, 최소 흉악범이었다. 남은 한 명도 옷을 벗겨봤지만, 그는 정상적인 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그의 온몸을 뒤져봤다. 나온 것은 작은 칼 한 자루와 리볼버, 총알 5발.


이놈이 왜 그렇게 겁 없이 들이댔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총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마도 리볼버는 경찰에게서 뺏은 것으로 보인다. 나는 리볼버를 회수해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총알을 집어서 혜린에게 내민다.


”총알은 너가 가지고 있어. 네가 쓰는 리볼버랑 같은 구경이야.“


”어, 땡큐. 근데 얘네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일까?“


”죄수복 입은 걸로 봐서 감옥에서 탈옥한 죄수들 같은데?“


하는 짓도 그렇고 죄수복도 그렇고 탈옥한 게 맞는 것 같다.


좀비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 교도소는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그 틈을 타서 탈출했겠지.


마트 안에 좀비들이 딱히 없는 이유도 예상할 수 있었다. 얘네들이 올라오면서 일부를 처리한 것이다.


‘같은 생존자라고 무조건 착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야겠다.’


앞으로 만나는 사람은 무조건 경계심을 가지고 대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들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설령 원래는 선량한 사람이었다 해도, 이런 좀비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이라면 충분히 성향이 변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나는 아직 멀쩡한 진열대에서 식량을 찾아서 가방에 넣었다. 이제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우리는 다시 용팔 아저씨와 백찬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식품 코너를 나와서 걷고 있던 그 순간.


타앙!


멀리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뭐지? 백찬 씨가 총을 쏜 건가?’


이 소리는 용팔 아저씨가 쓰는 공기총에선 나올 수 없는 소리였다. 분명 백찬이 쓰는 소총의 발포음이다.


아무래도 긴박한 상황이 생긴 것 같다.


”일단 달리자! 나 따라와!“


그렇게 말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 혜린이 나를 따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지? 갑자기 좀비들이 떼거리로 나오기라도 했나? 아니면 아직 남은 죄수들이 있었나?’


달리는 동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용팔 아저씨가 갔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맴돌았다. 그러다가 내가 아닌 백찬이 먼저 나를 발견했다.


”이쪽이에요! 고개 숙이고 이쪽으로!“


숨죽여 외치는 소리. 굳이 저렇게 조용하게 말할 필요는 없는데. 무언가 단단히 잘못된 모양이다.


혹시 변종이 튀어나온 건가?


백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다가가니, 냉동식품이 들어있는 납작한 냉장고 앞에 엎드려 있는 백찬과 아저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냥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피해 엄폐한다는 느낌.


”몸을 숙이고 이쪽에 와서 숨으세요!“


그 말을 듣고 몸을 숙이려는 찰나, 또다시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탕!


쉬이이익!


바로 내 머리 옆으로 총알이 지나갔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냉장고에 몸을 숨겼다. 그런 내 옆으로 혜린이 다가와 엄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옆을 바라봤다. 그러자 허벅지에서 잔뜩 피를 흘리고 있는 용팔 아저씨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왼쪽 허벅지에 총상을 입은 듯했다. 백찬이 내게 설명해줬다.


”식량을 뒤지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사람들이 나타나 저희를 공격했습니다. 격렬하게 싸우다가 일단 대피.


잠깐 숨어있다가 용팔 씨가 몸을 내밀었는데 갑자기 상대측에서 총을 쏘더군요. 그 총알에 용팔 씨가 맞아버렸습니다.“


”혹시 그 사람들이 죄수복 같을 걸 입고 있진 않았나요?“


남아있는 또 다른 죄수들일지도 모른다.


”죄수복이요? 네, 맞아요! 서로 싸우다가 한 명이 겉옷이 벗겨졌는데 속에 명찰이 달린 죄수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나는 백찬에게 내 쪽에서 있었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아무래도 저들은 교도소에서 단체로 탈옥한 것 같다. 그중 한 무리가 나를 만난 것이고.


백찬 씨의 설명을 통해 저들이 어림잡아 5명 정도임을 확인했다.


이대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용팔 아저씨의 상처가 심각해서 달리지도 못할뿐더러, 달리다가 총에 맞을 것이 분명했다.


”크윽!“


아저씨가 힘든 신음을 내뱉었다. 이에 나는 결심을 굳혔다.


”일단 저들과 싸워 이겨야 합니다. 그래야지 용팔 아저씨를 치료할 수 있어요. 저들을 처리한 뒤에 1층에 있는 의약품 코너로 갑시다.“


그곳에서 약품을 구해 용팔 아저씨를 치료해야 한다.

그렇다. 지금은 저들과 싸워 이기는 것이 먼저다.


나는 등에 두르고 있던 샷건을 꺼내 들어, 약실에 총알이 장전 돼있는 것을 확인했다.


”백찬 씨도 신호하면 사격할 수 있게 준비해주세요.“


내 말에 백찬이 급하게 소총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옆에 있는 혜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이미 리볼버를 꺼내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총알은 장전돼있어?“


”응. 오기 전에 이미 장전해놨어.“


”쏘는 법은 알지?“


”걱정하지마. 나 이런 몸 쓰는 일에는 소질 있거든.“


총도 어찌 보면 몸을 쓰는 일이긴 했다. 손으로 조작하고 발사하니까.


잡생각은 집어치우고 나는 곧장 사격을 준비했다.


”일단 제가 먼저 일어나서 적들 위치를 확인할게요. 그다음에 제가 신호하면 다 같이 일어나서 쏘는 겁니다.“


나는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몸을 일으켰다.


머리만 쏙 빼서 주변을 둘러본다. 오래 나와 있으면 총에 맞을 위험이 있다.

나는 1초만에 적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몸을 숙였다.


그런 나를 향해 총알이 날아왔지만, 아까전까지 내 머리가 있던 자리를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왼쪽 진열대에 셋! 건너편 냉장고에 둘! 오른쪽 기둥 뒤에 한 명 입니다!“


생각보다 그 수가 많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일단은 저지르고 봐야 한다.


”오른쪽 기둥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둘은 각자 다른 곳을 쏘세요!“


샷건을 잡는 손을 더욱 단단히 한다.


”셋, 둘, 하나. 지금!“


타앙! 투타타탕! 탕탕!


각기 다른 발포음이 울려 퍼진다. 나는 샷건을 조준해 기둥 옆으로 상체만 내민 한 명을 명중시켰다.


이 거리에서도 가슴에서 피가 터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은 한발 또한 갈겨버리고 다시 몸을 숙였다.


그러자 나를 따라 백찬과 혜린 또한 몸을 숙인다.


”총에 맞은 사람 없죠?“


”이상 무.“


”안 맞았어.“


”좋습니다. 누구 적중 시킨 사람 있나요?“


그러자 둘의 대답이 들려온다.


둘 모두 명중탄은 있었지만,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했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일단 내가 잡은 1명 뿐인 건가.’


젠장. 계속 이렇게 하다가는 누군가가 총에 맞을지도 모른다. 나는 괜찮아도, 다른 두 사람은 분명히 총에 맞을 것이다.


사방에서 우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데 안 맞는 게 이상한 거지.


아까 첫 번째 사격은 우리에게 천운이 따른 것이다.


‘확실하게 저들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그렇게 잠시 고민하고 있자, 어떤 방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백찬 씨, 수류탄 가지고 있어요?“


”수류탄이요? 그거라면 용팔 씨 가방 안에...“


나는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 옆에 놓인 가방에 손을 뻗었다. 그러면서 숨을 헐떡이는 아저씨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저씨. 조금만 참아요. 제가 꼭 살려드릴게요.“


내 말에 아저씨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가방을 뒤적거렸다. 손을 가로막는 식량 따위 바닥에 던져버린다. 그러다가 가방 깊숙이 있는 수류탄이 손에 집혔다.


나는 바로 수류탄을 꺼내 들었다. 이제 안전핀을 뽑고 던지기만 하면 된다.


수류탄을 쥔 내 모습을 본 백찬이 기겁했다.


”설마 그걸 던지시려고요?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지금으로선 딱히 방법이 없잖아요! 걱정 마세요. 정확하게 던질 테니까.“


천천히 숨을 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목표 지점은 냉장고와 진열대 사이.


틱. 안전핀을 뽑는다. 속으로 3초를 샌 뒤에 몸을 들어 힘차게 내던졌다.


툭. 수류탄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그걸 본 죄수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이 미친 새끼들! 수류탄을ㅡ“


퍼어엉!


곧이어 엄청난 폭발음이 주변을 집어삼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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