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대충 이세계로 넘어왔다.

0. 대충 이세계로 넘어왔다.
그럴때가 있다.
안 좋은 일들이 한번에 겹치고 겹쳐서 더이상 감당이 되지 않아 다 버리고 싶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순간을 이겨내고 다시 일상을 살아가지만 반대로 또 많은 사람들은 그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잡고 있던 끈을 놓아버린다.
그리고 나는 후자였다
* * *
"......라는 마음이었는데 말이지...."
밤 하늘에 떠 있는 두 개의 달
그 달을 배경 삼아 멀리서 날아가고 있는 커다란 새... 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그 새 입에서 불이 뿜어지는 것을 보고 난 이후에야 난 상황이 정리됐다.
"이거 그건가? 트럭에 치여서 이세계로 넘어가는 그런거?"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오기 바로 직전에 이상한 트럭과 사고가 있긴 했었다.
지금도 내가 타고 있던 캠핑카를 향해 돌진해 오는 대형 트럭의 기억이 아주 선명하네
"역시 그걸로 이 세계로 넘어온 건가? 저거랑 같이?"
내 뒤에는 조금전까지 내가 운전하고 있던 나의 유일한 재산인 캠핑카가 서 있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이세계 물은 환생을 해서 넘어가거나 당사자 본인만 맨 몸뚱어리로 넘어가는게 클리셰 아닌가?
이건 아무리 봐도 너무 통이 큰 전이인데
"캠핑카까지가 나 인걸로 쳐주는 거냐? 뭐 나야 고맙지. 어차피 저쪽 세계에서는 더 이상 미련도 없고"
미련은 커녕 증오만 남은 곳이다.
부모님 사고 이후로 남아 있는 친척들과 지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공권력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치가 떨리는 대우를 받았던 덕에 저쪽을 향해서 오줌도 누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핵 폭탄을 다량 투입하고 싶을 정도니까
"뭐, 그럼 잘 됐네. 마침, 캠핑카도 있겠다. 이제부터 이쪽에서 살아볼까"
그렇게 내 이세계 생활은 시작됐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아래나 참가 작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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