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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충 캠핑카로 이세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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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3
최근연재일 :
2022.01.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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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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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대충 이세계를 너무 얕본 스토리

DUMMY

13. 대충 이세계를 너무 얕본 스토리



박스는 꽤 컸다.


대략 중간 사이즈의 김치냉장고도 충분히 들어갈 사이즈였으니까



"이게 뭔 호사냐"



칼을 가져와 단단하게 밀봉된 박스를 열었다.



짠!



박스 안에는 또 다른 박스가 하나 더 나왔다.


잠깐 러시아 인형인 마트료시카가 생각나는데?


내용물을 꺼내니 박스 말고도 뽁뽁이로 래핑 된 물건이 하나 더 나왔다.



"저건 나중에 우선은 본체부터"



안에서 나온 박스를 풀어 안에 있는 내용물도 꺼냈다.


기계 본체 하나와 둥글고 길쭉한 물건이었다.



"이게 차박 영화 세트란 말이지. 드디어 캠핑카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



내가 이번에 현실 세계를 갔다 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캠핑카 외부에 거치하는 스크린과 빔프로젝터, 흔히 말하는 차박 영화 세트다


캠핑지를 간이 영화관으로 만들 수 있는 멋진 녀석을 보니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 달에 한 번은 영화관을 찾던 영화광인 내가 꿈꾸던 꿈의 장비가 바로 이거였다


영화는커녕 밥 벌어 먹고살기도 힘든 시기에도 언젠가는 반드시 장만하리라 다짐했었는데 이렇게 갖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가격이 많이 내려가서 다행이었지!"



내가 이 모델을 사고 싶었던 게 벌써 2년 전이다.


캠핑카와 차박이 대유행이 된 덕분에 차박 영화 세트 이후로 꾸준히 새로운 모델들이 나왔다.


누군 집이 없어서 여기서 살고 있는데 어떤 놈들은 레저로 캠핑카나 차박을 한다는 사실에 살짝 현타가 오긴 했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애초에 사고 싶었던 이 모델을 싸게 살 수 있었다.



"운 좋게 DVD도 대량으로 구할 수 있었고"



한국은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은 없고 요새 나온 빔프로젝터는 컴퓨터나 핸드폰에 연결해 화면을 전송하는 기능이 기본이다.


그 말은 아무리 영화 세트가 많이 팔려도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지 DVD는 거의 나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만 그건 원래 세계의 한국 이야기고 인터넷이라는 게 없는 이곳에서는 당연히 프로젝터에 연결할 기계와 영화 파일이 있어야 했다.



"이런 시국에 DVD플레이어라니···. 집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집 없이 캠핑카에서 산다는 건 평소에도 불편함이 넘쳐나지만, 특히 필요한 물건을 살 때 더 불편해진다.


보통은 인터넷 주문을 통해 집에서 배송을 받는 게 일반적이라지만 캠핑카에는 그 흔한 인터넷도, 주소도 없으니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걱정했는데 용산에 있어서 다행이었어. 거기 없었으면 빼도 박도 못하고 재활용 센터라도 가야 했는데"



수요도 없는 DVD 플레이어를 용산에서 구한 건 정말 천운이었다.


심지어 그 가게 주인에게 DVD도 싼값에 대량으로 쓸어 올 수 있었다.


애물단지인 DVD들을 처분할 수 있어서 좋다며 단돈 5만 원에 쿨 거래로 가져왔다.


물론 그걸로 만족한 건 아니고 그 이후에 구매한 외장 하드에 따로 영화를 닥치는 대로 넣어오긴 했다


일단 빔프로젝터는 충전을 시켜놓고 캠핑카 외벽 적당한 곳에 스크린을 달았다.



"정재! 정재!"


"아 한참 중요한 일 하고 있는데 왜?"



혹시나 한쪽으로 기울지는 않았을까 신중하게 살피고 있는데 기껏 선물까지 줘서 쫓아 냈던 길리가 소리를 지르며 다가오고 있었다.


자꾸 귀찮게 하면 줬던 선물 뺏어버릴 거다?


좀 치사해도 난 할 수 있는 거 알지?



"정재, 이거 뭐야? 이런 귀한 아티팩트를 이렇게나 많이 우리한테 줘도 돼?"


"어? 아트팩트?"



만화나 소설 어디에서 들어도 귀가 확 열리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입에서 욕이 나왔다.



"이야 씨발...."



내 눈에는 말 그대로 마법 같은 퍼레이드가 벌어지고 있었다.


대체 종이접기는 언제 저렇게 익혔는지 다양한 모양으로 접힌 종이들이 살아 움직이는 중이었다.


개구리는 바닥에서 뛰어다니고 잠자리는 날개를 퍼덕거리며 주위를 날아다닌다.


종이비행기 위에 앉은 종이 인형이 날개를 기울여 방향을 틀고 있고 머리만 완성된 용이 여기저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은 내가 이곳에 와서 본 가장 이 세계 스러운 모습이었다.



"너희 종이접기는 처음 아니었나?"


"응, 그런데 정재가 접는 법이 나와 있는 책 줬잖아"


"그래, 그거 보고 익힌 거구나..."



종이접기 교본을 보고 바로 저렇게나 접었단 말이지?


난 아무리 따라 해도 모르겠던 그 암호 서로?


너희 같은 애들 때문에 재능충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야



"나는 왜 자꾸 잊어먹을까? 멍청한가?"



원래 세계에서 가지고 온 물건은 여기에서 특수한 능력을 지닌다.


캠핑카가 그랬고 라이트가 그랬다.


심지어 어제는 음식의 효과도 확인했었는데 나는 아직도 이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건 단순한 종이접기용 색종이잖아? 저기에 저런 능력이 붙으면 어떻게 하라는 건데?"



단순히 접은 종이가 움직이는 게 아니다.


각각 자기들의 접힌 모양에 맞게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만들지도 않은 세부 부위도 자기들 마음대로 생겨나 있었다.


개구리 혀라거나 비행기 바퀴라거나?


저기 있는 머리만 남은 용은 불도 뿜어 댄다.



"정재 완전 고마워, 사실 이제까지 정재가 쪼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선물을 주려고 그랬던 거구나?"


"그래, 아리송한 칭찬 고마워"



왠지 들으면 들을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칭찬이다.


마치 볼수록 정이 떨어지는 호빗들 같아.



"종이접기가 저렇다는 건···. 다른 것도 뭔가 있겠네!"


"끄아악!"


"그렇지, 이런 타이밍에 조용하면 안 되지"



미리 짜기라도 한 건지 내가 다른 선물들을 의식하자마자 남자애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비명이 들렸다.


가보자 다이난이 누워서 부들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음, 노랗게 변해서 톡톡거리며 정전기 소리를 내고 있는 저 둥그런 것은 내가 준 탱탱볼인가?



"힉? 이번에는 전기야"


"그래도 그리 강하지는 않은 모양인데?"


"그나마 다행이네! 나는 아까 쇠로 변해서 뼈가 부러지는 줄 알았는데"


"헉, 그래? 나는 모래 공으로 변했다고 투덜거렸는데 이거는 좋았던 거였구나!"



화르륵!



"야, 야! 비켜! 불 속성으로 바뀌었어, 잘못하면 터질지도 몰라"



음 뭐랄까···. 확실한 개판이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일정 시간마다 탱탱볼에 속성이 부여됐다가 사라지는 모양이었다.


다시 말한다.


원리는 모르겠다.



"다 이상해서 이 세계인 거냐"



애들 장난감이 저 모양이면 답이 없다.


놀다가 발목뼈 아작나는 게 일상이면 이미 그건 놀이가 아니니까



"아우 짜릿했다"


"다이난 괜찮냐?"


"어? 정재 언제 왔어? 음, 좀 놀랐긴 했는데 별문제는 없어. 전기로 변한 건 처음이라 대비를 못 했네"


"대비가 된다고?"


"응, 그러라고 정재가 우리한테 이걸 준 거 아니야? 공에 마법이 인첸트 되는 순간을 잘 파악하고 대처해서 마법 방어를 익숙하게 하려고"



응, 아니야


뭐야 그 거창한 목적은?


우리 세계에서 탱탱볼은 그냥 뻥 차면 달려가서 다시 잡고 뻥 차는 게 끝이란 말이야.


심지어 공도 가벼워서 바람이라도 불면 마구로 변하는 욕 나오는 공이라고



쾅!



"우와, 이거 엄청난데? 공이 날아갈 때 인첸트가 되면 대처하기가 엄청 어려워"


"방금은 폭발 설정이었지? 제대로 맞았으면 기절했겠는데?"



아니 감탄할 게 아니라 경악해야 할 타이밍 아닌가?


그냥 놓고 도망가라고


이미 애들의 놀이 수준이 아니잖아



컹! 컹! 컹!



"뭐야 이번엔?"



이제는 소리만 들어도 펜릴들에게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게 느껴진다.


다행히 바로 근처에 있어서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어렵진 않았는데···.



"왜 쟤네들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건데?"



이상하다.


분명히 아까 내가 던졌을 때는 단순한 원반 아니었나?


분명히 펜릴들도 날아가는 원반을 평범하게 물었던 거 같은데



"왜 갑자기 장르가 SF로 가는 거지?"



공중에서 펜릴들에게 물린 원반은 그 즉시 여러 개로 분리되면서 표창처럼 변해 펜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펜릴을 공격하는 게 아니라 펜릴이 물고 있는 원반의 중심부가 목표인 거 같다.


다른 펜릴이 물고 있던 중심부를 공중에 던지니 그곳을 향해 표창이 날아가 순식간에 원래 원반으로 합쳐졌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원반은 펜릴이 다시 물어서 공중에 던지는 일의 반복이다.


저 원반 자체에도 뭔가 기능이 있는지 단순히 위로 던졌을 뿐인데 UFO 같은 움직임을 보이며 허공을 날아갔다.


원반과의 끊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는 펜릴들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잔상만 보인다.


방금 펜릴들이 짖은 건 단순히 신나서였던 건가?



"하...오르카들에게도 가봐야겠네"



내가 준 선물이 죄다 뭔가 이상하다.


오르카들이 받은 선물이라고 정상적일 리는 없으니 확인을 해봐야겠다.


괜히 귀찮다고 스킵했다가 나중에 더 귀찮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텅, 텅, 텅



"음, 의외로 이쪽은 정상···. 이 아니구나!"



다른 이들과 달리 캠핑카 뒤에 모여있는 오르카들은 내가 알려준 데로 변종 테니스를 잘 치고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아 의외로 이쪽은 정상인가 싶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역시나 이쪽도 난리가 났다.



"큭, 이제 슬슬 몸에 무리가 오는군."


"흡, 오르카 힘들면 이제 쉬지, 그래? 계속 그렇게 고집부리다가 어디 한 군데 부러진다?"


"흥, 바바투, 아직 내가 너에게 질 정도는 아니다. 이제 딱 운동하기 적당한 정도일 뿐이야."



허세 가득한 대화가 오고 가는 걸로 보니 이것들도 수컷이 맞긴 한 거 같네


하지만 온몸에서 올라오는 김이라거나 한 번 한 번 받아 칠 때마다 딛고 있는 바닥이 뒤집히는 장면은 허세 같지 않다.



"왜 다른 애들은 안 치고 있나 했더니"


"주인, 왔어?"


"오, 주인, 아주 좋은 선물로 줬어. 이런 귀한 건 태어나서 처음이야."


"...그래서 진행 상황은?"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아서 대충 말을 돌렸다.


사실은 이게 이런 용도가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공만 넘기는 스포츠인데 이 세계로 넘어와서 특수한 능력이 붙은 모양이다.


나도 이렇게 될지 몰랐다


라고 말하기보다 원래 그런 거라고 믿게 하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둘 다 십 분째 공을 떨어트리지 않고 넘기는 중이다"


"곧 일 분이 지나니 다시 라켓과 공의 무게가 증가할 거다"


"11분이면 완전히 신기록이다."


"처음에는 놀라서 5분도 유지 못했는데 조금만 더 익숙해지면 15분까지는 유지할 수 있을 거 같다. 뭐 그래봐야 20분은 아직 몸이 못 버틸 것 같고"



옆에서 구경하던 오크들이 신나서 정보를 투척하는 사이 오르카가 쳐낸 공을 바바투가 아슬아슬하게 흘려보냈다.



"후, 아깝다. 좀만 더하면 오르카를 이길 수 있었는데"


"말했잖아 바바투, 아직은 안된다니까"



공이 땅에 떨어지자마자 둘의 상태가 멀쩡해지는 걸로 봐서 저 능력은 공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사라지는 모양이네


좋아, 정리해보자


하나, 공이 땅에 떨어지지 않고 랠리가 이어지면 공과 라켓의 무게가 늘어난다.


둘, 무게는 랠리가 이어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거워진다. 그 기준을 대략 1분


셋, 오크들은 무거워진 공을 상대 오크에게 직통으로 날리고 있다.



"이거 정말 전투 테니스가 돼버렸네. 아니, 이 정도면 전투라는 말도 아까워. 완전 살인 테니스가 따로 없어"



선물을 준 당사자인 나는 이렇게 놀라있는데 정작 선물을 받은 오르카들은 완전 태평해서 내가 더 민망하다.


오히려 완전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주술사는···. 안 보이네"



이곳에 온 김에 다른 선물의 상태도 확인해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바크의 모습은 이곳에 없었다.



"이제는 오히려 내가 무섭네"



선물을 준 쪽도 받은 쪽도 모두 예상하지 못한 선물에 놀랐지만 유일하게 나만 이 상황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게 억울하다.


뭐 그래도 어쨌든 아직은 선물을 받은 당사자들은 만족한 모양이라 넘어갈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이것도···. 뭔가 문제가 있겠지?"



내가 사 온 건 무려 영화 세트다.


단순 종이접기나 탱탱볼 같은 단순 놀이도 트랜스포머급으로 변신이 되었는데 나름 첨단 기술을 갖춘 이 신 문물은 대체 어떻게 변했을지 감이 안 잡힌다.



"하···. 그래도 안 볼 수는 없잖아. 내 로망이었다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가져온 물건들은 나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라이트를 나에게 아무리 비춰봐야 눈만 부시고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특별한 능력이 생기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이것도 내가 사용하게 되면 크게 문제는 없지 않을까···. 라고 혼자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자, 설치는 끝났고···."



고개를 돌려 주변에 피해가 갈 만한 인물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심호흡을 하고 빔프로젝터를 작동시켰다.


그리고 나는 영화를 감상하는 자세 그대로 영화 속으로 소환이 되어 버렸다.


작가의말

새해가 밝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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