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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충 캠핑카로 이세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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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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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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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대충 드디어 나타날 게 나타난 스토리

DUMMY

17. 대충 드디어 나타날 게 나타난 스토리



"정재, 끝났어. 새끼랑 펜릴 모두 무사해"


"그래, 고생했어. 펜릴은 몇 마리나 낳았어?"


"15마리. 대장이라서 그런지 무리 중에는 제일 많이 낳았어."


"새끼 낳은 숫자로 위계질서 세우지 마. 꼬맹이"



펜릴을 마지막으로 늑대들의 모든 출산이 끝났다.


다이난이 말할 때는 설마 싶었는데 정말로 그 뒤로 모든 암컷 늑대들이 다 임신을 해버릴지는 몰랐지만.


조금 의외인 건 펜릴이 가장 마지막에 임신했다는 거?


무리의 대장이면 보통 제일 먼저 발정기에 들어갈 줄 알았는데 책임감인지 아니면 대장의 순서가 있는 건지 가장 마지막으로 임신했다.



"이제 좀 쉬자. 그동안 하루가 멀다고 비명을 질러대는 통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네!"


"어쩔 수 없잖아. 출산하는 중이었으니까. 그리고 정재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서 있기만 했잖아"


"얀마, 원래 가만히 지키고 서 있는 게 가장 힘든 거야. 넌 출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실버 울프들에게 일일이 들어가서 새끼라도 받으라는 말이야?"


"으아, 거길 정재가 왜 들어와? 방해에 민폐야"


"나도 안 들어가거든!"



출산을 돕는 대신 나는 늑대들이 맘 편하게 출산할 수 있는 집을 지었다.


누가 들으면 고작 그거 했냐고 할지 모르지만 임신한 실버 울프들을 수만큼 늑대 집을 짓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나는 내가 지은 게 아니라 오크들을 시켰지만.



"그래도 늦지 않아서 다행이네. 저 정도 수확했으니 먹이가 부족하지는 않겠어."



우물을 만들기로 한 당일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우물에서 나오는 물로 농사를 지은 결과, 공터는 이전보다 더 많은 수확을 냈다.


덕분에 지금 공터 한구석에는 약간 과장해서 웬만한 집 보다 큰 작물의 산이 쌓인 상태다.


이게 다 오크와 호빗, 실버 울프들이 모두 힘내준 덕분이었다.



"의외로 협동이 잘 됐단 말이지"



오크들이 땅을 파고 내려가는 동안 호빗과 실버 울프들도 저마다 자기들의 몫을 다 했다.


힘이 좋은 오크들이 흙을 파내면 호빗들이 모아서 다른 곳으로 빠르게 치웠고 그동안 실버 울프들은 자기들 몸만 한 돌들을 굴려서 모았다.



`난 지시만 했지만`



유기적으로 움직인 세 종족의 노력 덕분에 20m 깊이의 구멍이 단 세 시간 만에 만들어졌다.


나머지는 실버 울프들이 가지고 온 돌들을 구멍 벽에 쌓아 무너지지 않게 막는 것과 아래에 있는 오크들을 꺼내는 일이었다.


이 무식한 것들인 내가 구멍을 파랬다고 정말 아무런 대책 없이 수직으로 파낸 덕에 우물 바닥에 있던 오크들을 꺼내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그때도 입으로만 거들었지만`



밑에 지시를 따르는 이들이 있다는 건 참 편안한 삶이다.


생각해보면 군대에서도 짬 시킬 수 있는 후임이 하나 생기면 삶의 질이 대략 35배 정도 올라갔었지.


우물을 생각한 것도 나고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던 것도 나고 우물에 물을 넣는 것도 내 캠핑카니까 굳이 내가 노동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정재, 뭔가 얄미운 기운이 느껴지는데 한 대 때려도 되??"


"다시 여기 오고 싶지 않으면 그래도 되고"


"윽, 치사해"



치사한 게 아니라 경고한 거다.


농담이 아니라 만일 한 대라도 때리면 내 옆에 있는 수컷 실버 울프들이 너 바로 찢어버릴걸?


평소에도 내 호위는 끔찍이 생각하는 녀석들이긴 한데 암컷들이 다 출산 조리 중이라 되게 민감한 상태거든


로테이션으로 호위 서다가 자기 차례 아니면 집에 들어가서 가족들 챙기고는 있는데 수컷이 7마리밖에 안 돼서 로테이션이 겁나 빨리 돌아온단 말이지



"그냥 들어가서 가족들 챙기지, 그래?"



킁!



아, 누가 동물이 금수라고 했던가?


주인 하나 지키겠다고 애써 가족을 외면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호위를 서는 이 모습을 보고도 그런 말 할 수 있어?



"흠, 흠. 잠깐 잘 지내는지 한번 둘러볼까?"



내 옆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내가 직접 이 녀석들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가는 수밖에


출산하느라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테니 가는 김에 익힌 고기나 챙겨서 집마다 조금씩 넣어주자



"이럴 줄 알았으면 멧돼지고기나 좀 남겨놓는 건데"


신선이 보장되지 않는 이 세계 고기라 빨리 먹어 치웠더니 남은 게 없었다.


꿩 대신 닭이라고 찌개용으로 사 놨던 고기들을 대량으로 전자레인지에 익혀서 챙겼다.



"원래 내가 먹는 건 안 주는데 이번에는 고생했으니 예외로 칠게"



이 고기를 먹고 또 어떤 능력들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녀석들이니 이 정도 포상은 괜찮다 싶다.



찹, 찹, 찹



"얀마, 그거 니 엄마 먹으라고 준 거야"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눈도 제대로 못 뜨는 녀석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어미 먹으라고 둔 고기를 기어코 기어가서 먹고 있다.


작아도 늑대는 늑대라는 건지 먹는 속도도 아주 끝내주네


예의상 달린 것 같은 꼬리가 맹렬하게 흔들리는 걸로 봐서 맛있나 보다



"생긴 건 딱 진돗개 새끼인데"



동그란 얼굴에 주둥이가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 딱 진돗개 새끼의 모습과 닮았다.



끼잉, 끼잉,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새끼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내가 계속 새끼들을 보고 있으니 아비가 불안했나 보다.


마침 새끼들이 고기 쪽으로 몰려간 틈에 어미에게 익힌 고기나 따로 챙겨주자.


새끼들이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있던 어미도 내심 먹고 싶었는지 던져 주는 족족 잘 받아먹었다.


새끼들이나 어미나 적당히 먹은 듯 보여서 옆에 있는 늑대 집으로 가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이거 모자라네"



꽤 많이 챙겨왔다고 생각했는데 겨우 두 집 도니까 다 떨어졌다.


아직 출산한 늑대 집은 열한 집이나 남아있는데···.



"한 바퀴 돌려면 한 솥은 익혀와야겠는데? 하다가 중간에 끊을 수도 없고···. 어휴 내 팔자야"



왠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수컷 실버 울프들을 한번 본 이후 한숨과 함께 다시 캠핑카로 향했다.



* * *



이전에도 나를 귀찮게 하는 존재들이 많아서 캠핑카에서 잘 나오지 않았지만 요 며칠간은 정말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있다.



캉, 캉, 캉!



"이건 뭔가 잘못됐어."



문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혹시나 해서 창문 밖을 보니 역시나 오늘도 각 집에 있는 새끼들이 전부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무슨 피리 부는 사나이도 아니고 이게 뭐냐고"



101마리의 달마시안이 따로 없다.


아니 실제로 이번에 낳은 새끼들의 수가 143마리니 그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도 않을 거다.


왜 태어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녀석들이 여기에 와서 농성하고 있냐고



"너희들 안 데려가냐?"



뭐가 그리 뿌듯하다고 새끼들 뒤에서 흐뭇하게 웃고 앉아 있어?


당장 니들 새끼 챙겨서 집으로 안 돌아갈래?


플래시 킨다?



캉! 캉! 캉!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캠핑카 문에 모여 있던 녀석들이 이번에는 창문 아래로 우르르 몰려든다.


손바닥만 한 놈들이 자기들끼리 밀치고 깔리고 구르고 난리도 아니다.



"나한테 뭐 어쩌라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반갑다고 쬐깐한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니 화내기도 쉽지 않다.


딱 완구 거리에서 파는 움직이면서 짖는 강아지 인형이 저런 느낌이었는데



"정재! 손님이 찾아왔어!"


"어?"



고개를 들어보니 길리가 어정쩡한 거리를 두고 서 있었다.


대충 보니 새끼들 때문에 길이 막혀서 저기서 이야기하는 모양이었다.



"무슨 손님? 나한테 올 손님이 더 남았어? 그러고 보니 너 오늘 안 오는 날 아니었나?"



트리나르프와의 약속으로 호빗들은 격일로 이곳을 찾아오는데 오늘은 쉬는 날이었다.


그전에도 다이난이나 트리나르프는 은근슬쩍 쉬는 날에도 찾아와 뭉개다 가곤 했지만 길리가 이날 찾아온 건 처음이었다.



"정재를 찾는 손님이 우리 마을로 와서 정재에게 알려달라고 해서 왔어. 이곳으로 바로 오려고 했는데 막혀서 들어올 수가 없었대"


"아, 라이트 때문이구나"



지금은 낮이라 잘 안 보이지만 공터 주변에는 24시간 라이트를 켜놓는다.


이곳에 오가는 인원이 많아지는 바람에 가끔 존재감을 잊어먹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마지막에 믿을 수 있는 방어 수단이었으니까



"그래서 누군데?"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누군지는 나도 몰라. 다만 좋은 냄새가 났어."


"좋은 냄새? 뭐, 빵 냄새라도 났어?"



뭐 요리사라도 찾아왔나?


그게 아니면 식자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인이라거나?



"아니야, 나무랑 풀 냄새가 진하게 났어."


"네가 나무랑 풀 냄새를 좋다고 생각했다고?"



나무랑 풀을 태워서 만든 음식이 아니고?



"정재, 아까부터 뭔가 실례되는지 생각하고 있지?"


"양심이 있으니까 부정은 안 할게."


"정재 같은 건 우물에 빠져 버리면 좋을 텐데"


"아쉽네, 내가 우물을 갈 일이 없어서"


"명치 한대만 때려봐도 돼? 중지 내밀어서"


"누누이 말하잖아, 실버 울프들의 보복이 무섭지 않으면 해보라고"


"히끅!"



내 말에 실버 울프들을 쳐다보던 길리가 딱딱하게 굳은 게 보인다.


나한테 저주를 퍼붓기 시작할 때쯤부터 실버 울프들이 노려보기 시작했는데 그걸 이제 알아차렸나 보네


심지어 방금까지 나한테 애교를 피우던 새끼들마저도 지금은 길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실버 울프들은 대를 이어서 나에게 충성을 다 할 모양이다.


더 놔두면 길리가 기절할지도 몰라서 실버 울프들에게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래서 그 손님이라는 게 누군데?"


"하아... 하아..... 모, 몰라. 나도 처음 보는 엘프였어"


".....어?"



실버 울프들의 기세에 숨을 몰아쉬는 길리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


방금 뭔가 쉽게 흘려들으면 안될 것 같은 단어를 들은 거 같은데?



"누구라고?"


"엘프였다고. 아빠도 처음 모르는 걸로 봐서 마을에는 처음 온 모양이던데"


"엘프!"


"꺅! 왜, 왜 그래 정재?"



나왔다!


드디어 나왔어!


판타지의 정석! 판타지의 꽃! 판타지의 클리셰! 엘프가!



"어디 있는데? 나 찾아온 거래? 왜 왔는데?"


"자, 잠깐! 갑자기 왜 이렇게 흥분한 건데? 평소랑 완전히 다르잖아"


"당연하지! 무려 엘프라고!"


"하?"



어느 판타지에 나와도 미의 화신으로 나와서 주인공이랑 썸을 타다가 연애를 시작하면 지극정성인 그 엘프라고!


어떻게 흥분을 안 할 수가 있어?



"일단, 진정 좀 하고. 그럼 정재는 볼 생각이 있다는 거지? 이리로 데리고 와도 돼?"


"당연하지! 데려와! 지금 당장 내 눈앞으로 모시고 와줘!"


"하아.. 정재, 혹시 나 몰래 우물에 빠졌던 건 아니지? 어딘가 많이 망가진 거 같은데"


"시끄럽고 빨리 데려오라고!"



내 닦달에 떠밀려 마을로 향하는 길리의 표정이 미묘했다.


마치 `저거 저렇게 두고 가도 되는 건가?`라는 표정이랄까?.


그 표정에 살짝 상처받을 뻔 했지만, 곧 찾아올 엘프란 존재덕에 어렵지 않게 회복할 수 있었다.



"뭐라도 준비해야 하나? 엘프니까 아무래도 과일로? 그런데 과일은 없는데···. 그럼 과일 말고 일단 차로 준비하자"



차라면 예전에 은행에서 몇 개 챙겨온 티백이 있다.


찬물에도 잘 우러나는 제품이었지만 그래도 주전자에 물을 담아 끓였다.


나는 잘 몰라도 여기 사는 존재들은 겨울이라고 하니 따뜻한 차를 대접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자, 그럼 준비는 대충 끝났으니···. 씻자!"



아침에 일어난 이후로 아직 양치도 안 한 상태였다.


길리들이나 오르카들을 상대로 하면 대충 가글을 하거나 정 뭐하면 안 씻어도 되지만 무려 엘프다!


엘프의 설정 중에는 오감이 다 예민해서 냄새에도 까다롭다는 설정이 꽤 많았다.



"샤워하자, 10분이면 충분해!"



군대 이후로 이렇게 빠르게 샤워를 해본 적이 있나 싶다.


원래 샤워해도 느긋하게 하는 파라 기본 30분은 걸리는데 지금은 수건으로 닦고 나오는 데까지 딱 8분 14초가 걸렸다.


역시 사람은 급하고 간절해지면 초인적인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정재, 우리 왔어."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그나마 제일 깔끔하고 멀쩡한 옷을 다 입었을 때 타이밍 좋게도 길리의 도착 소식이 들렸다.


거울을 보며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캠핑카의 문을 열고 나갔다.


길리 옆에, 처음 보는 존재가 서 있었다.



"어서 오세요, 제가 이 땅의 주인인 노정···. 뭐야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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