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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대충 캠핑카로 이세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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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12.1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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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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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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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9. 대충 일본 만화가 옳았던 스토리

DUMMY

19. 대충 일본 만화가 옳았던 스토리



"도와주세요."


"하아···."



또 이런 흐름인가?


여기 사는 지성체들은 다 약속이라도 한 거야?


노정재라는 인간을 만나면 앞뒤 다 잘라먹고 무조건 도와달라고 하자고?



"일단 뭐 잊은 거 없나요?"


"아, 여기···."



뭐가 아, 여기야?


너 아까부터 등 뒤에 감춰두고 내 눈치 보고 있었잖아?


처음 볼 때부터 안 주고 싶어서 용쓰고 있는 게 보였는데 이제 와서 생각난 척하면 뭐 내가 속아 줄 거 같아?



꽈악!



"놓으시죠?"


"그, 그게"



꽈악 꽈악!



"사용한 후 나에게 돌려준다, 맞죠?"


"네···. 그렇게 약속···. 했죠"



그런데 왜 힘을 안 푸는데?


이거 뭐 힘겨루기하자는 거야?


이러다 후회한다. 너?


정확히 말하면 곧 후회되는 상황이 돼버린다고?



크르릉!


컹! 컹!



"앗···."



거봐, 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잖아


이미 얘네는 네가 공터에 들어설 때부터 주시하고 있었단 말이야.


라이트가 비추는 영역은 지나왔어도 아직 나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바로 얼마 전에 새끼를 낳은 상태라 아주 예민하단 말이지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실랑이를 벌였으니 당연히 둘러싸여서 위협이나 당하지



"주인, 무슨 일이지?"


"우리가 앞으로 나설까?



그래 너희가 가만히 있으면 오크가 아니지


괜히 피가 끓는 전투 종족이 아니라고 시위하는 거지?


다들 어깨에 도끼를 걸치고 보는 폼이 굉장히 능숙한 산적 같고 멋진데, 나로서는 듬직한데 에렐리야는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네?



"저, 저기···."


"응,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까 이제 힘 좀 뺄까요?"



그제야 겨우 손에서 힘을 뺀다.


그 모습을 본 펜릴들과 오크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아이고 내 귀한 스파이라 투가 돌아왔구나!`



저번에 완구 거리에서 산 물건 중에 제일 비싼 녀석이라 그런지 참 많이 마음이 가는 녀석이란 말이지



`물론 무한으로 리필 되지만`


"그, 그 아티팩트는 뭔가요? 그런 아티팩트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당연히 이런 아티팩트는 없겠지


애초에 이건 그냥 좀 성능 좋은 물총이니까



"제 보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있던 세계에서 돈 주고 사 온 애들 장난감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대충 둘러대야지


그래도 이거 꽤 비싼 물건이라고


무려 15만 원이나 한단 말이지


내가 이세계로 번 돈으로 산 물건 중에 단일 품목으로는 제일 비싼 물건이다.


내가 먹을 음식들은 아끼고 아끼더니 장난감 물총에 그런 거금을 쓰다니 나도 사실 잘 안 믿긴다.


이래서 키덜트 키덜트 하나보다.



"그래서 좀 도움은 됐습니까?"


"네. 그 아티팩트 덕분에 세계수의 갈증이 완전히 해결되었어요. 말랐던 마을의 수원까지 회복시켰으니까요"


"그건 다행이네요."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끝도 없이 물을 발사하는 아티팩트라니···. 게다가 발사하는 물의 위력은 정말···."


"정확히는 무한히 발사되는 게 아니라 미리 보충했던 물이 나가는 겁니다. 그만큼 많이 보충해 놨을 뿐이죠"



무한의 속성을 가지는 건 오직 캠핑카뿐이다.


스파이라 투는 엄밀히 말하면 성능 좋은 물총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무한히 물을 발사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내가 물 채워 넣느라 고생 좀 했지`



어제 내가 캠핑카에서 30분이나 있다가 나온 이유가 이거였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스파이라 투의 비어버린 물통에 물을 채워 넣고 있었다.



`다행히 이쪽 세계로 넘어와서 용량과 기능이 폭증해서 다행이었지 그거 아니었으면 그냥 물만 챙겨서 보내줬어야 했을지도 모르지`



사 놓고 한 번도 안 써본 상태라 살짝 걱정되긴 했지만, 다행히 이세계로 넘어와서 생긴 스파이라 투의 특수 능력은 물통의 용량 증가와 물총의 위력 강화였다.


이중 특히 물통의 용량은 혹시 무한대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무려 30분을 채워 넣고서야 겨우 풀로 채울 수 있는 양이라니, 온종일 물총 싸움을 해도 다시 채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마을의 물도 보충이 됐다면서 왜 에렐리야씨는 어제 그대로죠?"



피노키오 닮았다, 나뭇가지 닮았다 생각은 했지만, 객관적으로 에렐리야는 기본적으로 미인상이긴 했다.


다만 얼굴과 몸 전체에서 풍겨 나오는 퀭한 기운과 여기저기 갈라지고 뜯어져서 나무껍질같이 굳어버린 모습이 혐오스러울 뿐이다.


저게 엘프들의 원래 모습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적어도 마을에 물이 생겼으면 저렇게 바싹 메마른 상태는 아니어야 하지 않나?



"아, 저는 그 이후로 당장 마실 물만 조금 챙겨서 바로 마을을 나온 상태라···."


"네? 마을이 회복됐으면 좀 쉬다가 와도 되는데 왜···. 혹시 이거 때문입니까?"



말을 하는 도중에 생각나는 게 있어 물총을 들어 보이며 물으니 내 생각이 맞았는지 에렐리야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네. 아무래도 마을의 사람들이 아티팩트의 존재를 궁금해해서···."


"음···."



견물생심이라고 했다.


보지 않고 알지 못했으면 모를까 마을의 물 부족 상태를 단번에 해결해준 물건이 앞에 있다면 관심이 생기지 않았을 리가 없겠네


에렐리아야 나와 약속을 한 것도 있으니 혹여나 문제가 생기기 전에 불화의 씨앗을 가지고 마을을 빠져나온 모양이었다.



`그랬을 거였으면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지`



뭐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신의를 지킨 거니 마지막에 흔들린 것 정도는 눈 감아 주자



"흠, 잠깐 기다려 보세요"



말을 남기고 캠핑카에 들어와 에렐리야에게 줄 것을 챙겼다.


말은 당장 마실 물을 챙겼다고는 하지만 어제보다 오히려 더 푸석해진 걸로 봐서는 아마 마을이 복구되자 마자 바로 이곳으로 출발한 게 분명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나와의 약속을 저렇게 열심히 지키려고 노력한 존재인데 문전박대를 하기에는 아무리 나라고 해도 조금 양심이 아린다.



"먼 길 오셨으니 이거라도 좀 마셔요. 그리고 이것도 좀 발라 보고요"



내가 에렐리야에게 내민 것은 음료 한잔과 스킨로션 샘플이었다.


푸석해지다 못해 사그라들 것 같은 몰골을 생각해 특별히 미에로화이바와 비타50을 섞은 것이었고


스킨로션 세트는 얼굴에 철판 깔고 화장품 가게 앞에 놓여있던 샘플들을 챙겨놨던 걸 꺼내온 거였다.



`돈 없으면 철판이라도 깔아야지 어쩌겠어.`



이곳으로 오기 직전 내가 하던 일은 노가다 중에서도 막일이었다.


업무 특성상 보통 열약한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얼굴이고 손이고 피부가 다 벗겨지기 일쑤라 스킨과 로션은 일꾼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었다.


돈이 지지리도 없던 나의 경우는 그냥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러다 정말 된 통 악화하여 피부병을 심하게 앓은 뒤로는 이런 샘플이라도 챙겨서 꼭 바르고 다녔다.



"이게 뭔가요?"


"조금 특별한 물이라고 생각하세요. 피로 회복이랑 신진대사를 활발히 도와줄 거예요."



미에로화이바가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는 거 맞겠지?


식이섬유가 들어가서 배변 활동을 도와준다고 했으니 맞을 거야



"이건 세수하시고 나서 이 순서대로 바르면 되고요"



스킨과 로션도 순서를 알려줬다.


괜히 모른 상태로 로션 먼저 바르고 나중에 스킨을 바른다 같은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되니까


그런데 지금 저 상태로 발라도 의미가 있나?


안 되겠다.



"오르카, 에렐리야가 세수 좀 할 수 있게 우물에서 물 좀 퍼줘"


"아니,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에요. 기왕 성의를 보일 거면 제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게 하는 게 저도 마음이 편하니까요. 일단 이거부터 마셔봐요."



내가 내민 잔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던 에렐리야가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잔을 받아 마셨다.


조금 억지를 부리지 않았나 싶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에렐리야를 위한 일이니까 뭐···.



"잘 마셨습니다. 그럼···?"


"네. 저기서 세수하시고 방금 말한 순서대로 바르면 됩니다."


"네···."



살짝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고분고분하게 말을 따라주는 모습이 의외로 귀엽다.


피노키오 사촌에게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 알면 알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저기···. 아까 하던 말입니다만. 정재씨에게는 죄송하지만, 아직 도움이 필요합니다."



어느새 다가온 팬릴의 새끼들과 놀고 있는데 세수를 끝낸 에렐리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이제 막 얼굴을 닦고 스킨을 바르는 중이었다.


흠, 아무리 그래도 여자가 화장품을 바르는 걸 보면서 이야기하긴 좀 그러니까 펜릴 새끼들을 보면서 대화해야겠다



"도움이라면 이미 드렸을 텐데요? 이미 물은 충분하다고도 말씀하셨잖아요"


"네, 재정씨 도움으로 물은 이제 해결되었죠. 더 이상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겠다고는 못해도 최소한 2~3년 안에는 물이 부족해지는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면 된 거 아닙니까? 제 아티팩트는 보시다시피 물을 뿜는 것 외에는 다른 기능은 없으니까요"


"그렇긴 하지만 왠지 정재씨라면 다른 능력도 있을 것 같단 느낌이 들어서요"



음, 찹찹찹 하는 소리가 사라진 걸 보니 스킨은 다 발랐나 보네


잠깐 저쪽에 신경을 쓰는 사에 내 검지를 앙 깨물고 있는 새끼 녀석의 배를 문질러 손가락을 빼낼 때쯤 다시금 에렐리야가 말을 이어 나갔다.



"지금 세계수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았어요."


"물 부족만이 아니었나 보네요"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말하는 걸까?


난 정원사나 원예사가 아닌데


굳이 말하자면 지금은 사육사에 더 가깝지 않나?



"일전에도 말했다시피 세계수는 양분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근래들어서는 물이 너무 부족해서 그게 가장 큰 문제이긴 했지만 세계수가 있는 땅의 지력도 다 떨어진 상태에요."


"그것참 큰일이네요."


"게다가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지 못한 세계수가 가사 상태가 되다 보니 벌레들이 꼬여 세계수를 갉아 먹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런 저런, 세계수의 꼴이 말이 아니네요."



어렵게 이야기하긴 했는데 결론은 양분 부족에 병충해라는 이야기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나?


물이야 가뭄이 들거나 해서 땅이 가물었다면 문제가 되지만 저것들은 그게 아니잖아?


양분은 다른 곳의 흙을 펴와서 갈아주면 될 테고 병충해는 풀을 태워서 연기로 잡으면 되잖아?


내가 농부는 아니더라도 이 정도의 지식은 다큐만 봐도 알고 있는데?



"그런데 원래 세계수를 보호하는 역할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지금 말한 문제가 이번만 일어난 건 아닐 거 같은데 굳이 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원래라면 정재씨 말이 맞아요. 시간이 조금 걸렸겠지만, 우리가 스스로 해결했겠죠"



캉, 캉, 캉



한 녀석, 한 녀석 걸어오는 장난을 다 받아줬더니 어느새 15마리의 팬릴 새끼들이 전부 달려들어 왔다.


이 녀석들 혼자서는 안 되겠으니 형제들끼리 쪽수로 밀어붙이는 거냐?



"하지만 그러기에는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아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근래 산맥의 분위기가 이상해요. 마물이 나타나는 빈도도 그렇고 종류도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강한 종이 나타나고 있어요."


"뭐 그런 이야기가 있긴 했었죠"



예전에 트리나르프도 그 비슷한 소리를 하기도 했었고


오크들도 투릭이 미친 짓을 한 이유가 근래 들어 마물들이 많이 늘어서 덩치를 키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고 했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대로라면 마물들의 대대적인 습격을 받게 될 거예요. 그 전에 세계수를 정상으로 돌려놔야 해요"


"그러니까 그걸 왜 저에게 부탁하느냐고요"



대대로 해오던 일이라며?


왜 그쪽으로는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자꾸 이래?


물론 대충 대화를 나눠보니 잘하면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제긴 하지만


그래도 나랑 관련도 없는 엘프들의 일에 더 이상 나서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저기···. 그런데 주신 이 선물들은 원래 바르고 나면 얼굴이 이렇게 따끔거리나요?"


"네?"



에렐리야의 말에 무심코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쓸 때 나타나는 반응이긴 하지만 내가 준 스킨과 로션은 워낙 성분이 약한 샘플들이라 그럴 일이 없을 것들이었다.


그리고 마침 뒤돌아 나와 눈이 마주친 에렐리야를 보고 나는 다시 한번 충격을 받고 말았다.



".............."


"저···. 정재 씨? 왜 그러세요?"


".......다"


"네?"


"엘....프다. 엘프가 내 눈앞에 있어···."


"저···. 저는 원래부터 엘프였는데요?"


"엘프가 돌아왔다!"


"저는 아까 오지 않았던가요?"



내 말에 오히려 당황한 에레리야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지금 그녀의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작은 얼굴에 큰 눈, 오뚝한 코에 앙증맞은 입술이 조화롭게 모인 그 미모는 가히 미의 종족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사실 얼굴 자체는 그다지 많이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조금 전의 그녀와 지금의 그녀는 분명히 바뀌어 있었다.



"피노키오가 요정이 됐어!"



얼굴을 비롯한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던 나무껍질 같던 피부조직과 여기저기 갈라지고 푸석했던 피부가 모두 사라졌다.


지금은 말 그대로 여신과도 같이 하얗고 맑은, 그 자체로 백설기 같은 부드러운 피부를 지닌 내가 꿈에 그리던 그 엘프가 현신해 있었다



`역시 일본 만화가 옳았어! 엘프는 미의 종족이었던 거야!"



만화와 소설을 읽으며 한 번쯤 꿈꿔왔던 미의 여신이 지금 내 눈앞에 존재해 있었다.


작가의말

금요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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