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한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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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1.12.18 19:44
최근연재일 :
2022.06.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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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글자수 :
189,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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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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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 침입(3)

DUMMY

챙-


첫 합은 화이트의 검으로부터 시작됐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며 언제봐도 아름다울 정도로 화려한 검술을 펼치는 그녀,


하지만 재빠르게 내지르는 검을 앱실론은 여유롭게 막아선 채 서 있었다.


"지금이에요!"


화이트의 구령에 맞춰 난 전속력으로 3층을 향해 내달렸고, 이와 동시에 블랙 역시 앱실론을 향해 돌격했다.


류식 제 1형,

[開, 개]-


타앗-


챙-


"... 호오, 묵직하군."


앱실론은 화이트의 검을 밀쳐내곤 달려드는 블랙의 검을 막아냈다. 그녀의 검에 비해 꽤나 무게가 실린 듯 앱실론은 살짝 뒤로 밀려났다.


"그대로 밀어붙여!"


화이트의 외침에 블랙은 있는힘껏 앱실론을 밀어붙인다. 곧이어,


류식 제 2형

[天之絶擊, 천지절격]-


화이트는 재빠르게 검을 고쳐잡곤 검술을 흩날렸다.


히아아압!!-


챙-


하지만 몸을 비틀면서 검을 고쳐잡아 방어에 성공하는 앱실론. 거구의 체격에 놀라울정도로 유연한 몸을 가진 그는 두 용족의 합동공격을 다소 손쉽게 막아낸 것이다.


"흥, 봐주는건 여기까지다."


하지만 두 용족의 맹공에 적잖이 당황한 그는 검을 고쳐잡곤 진심으로 전투에 임하기로 마음먹었다.


니케식 제 1장,

[승전보]-


쿵!-


콰아앙-


영창과 함께 땅을 구른 앱실론은, 발 끝으로 자신의 마력을 쏟아내 주위 지면이 산산조각이 나게 해 버렸다. 단단한 대리석으로 도배되어 있던 황궁의 바닥은 위로 솟구치며 제 각기 조각으로 분리되어 날아올랐다.


"조심해, 블랙!"

"..."


중심을 유지할 바닥이 사라졌기 때문에 재빠르게 도약해 그로부터 거리를 벌리는 두 용족, 하지만 앱실론은 공중에 떠 버린 적들이 숨을 고를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다음 영창을 시작한다.


니케식 제 2장,

[승천]-


타앗-


화이트네의 시야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그는, 이내 화이트의 앞에 나타나더니 검을 그대로 내리꽂아버렸다. 엄청난 속도에 화이트는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그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아버렸다.


콰아앙-


그의 공격에 뭉게뭉게 피어올랐던 먼지구름이 천천히 걷히고, 화이트는 다행히 몸을 비틀어 치명상은 피했지만 복부에 큰 상처를 입고야 말았다.


"..."

"괜찮아, 오빠. 아직 할만해."


블랙이 걱정되는 표정으로 화이트를 바라보자, 그녀는 피가 흐르는 환부를 부여잡곤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 짧은 순간에 몸을 비틀다니, 대단한 반응속도군."


지면에 박혀버린 검을 뽑으며 앱실론은 말했다.


"그래서, 이게 너희들이 보여줄 수 있는 전부인가?"


"..."


"한심하군. 그 쥐새끼도 벌써 3층으로 가버린 것 같으니까... 빠르게 끝장내주지."


웅웅웅-


앱실론은 조소를 띠며 검에 마력을 집중시키며 마무리를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화이트."

"...! 응?"


갑작스러운 호명에 깜짝놀란 화이트는 고개를 돌려 블랙을 쳐다봤다. 거의 말을 하지 않는 블랙이 입을 열었다는 사실에 꽤나 놀랐던 것이다.


그는 천천히 가면을 벗으며 비장하게 입을 열었다.


"시작한다. '그분'의 검술을."

"뭐...? 하지만...!!"

"우리 둘이라면 재현할 수 있다. '그분'의 마지막 검술을."

"..."


블랙의 의미심장한 말에 화이트는 고개를 떨구고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이내,


"... 알았어."

"..."


그녀는 굳게 다짐한듯 검을 올곧게 고쳐잡곤 앱실론을 향해 겨눴다.




***




탁, 탁-


길게 뻗어있는 계단을 즈려밟으며 나는 황궁 3층을 향해 달려나갔다.


2층에 내버려두고 온 화이트네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바로 르 황제의 암살, 무엇보다도 작전완수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그리고 그들이라면 무리없이 황제를 암살하기 전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라고...


그렇게 반복적으로 자기암시를 하며 나는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죄책감에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길게 뻗어있는 계단들을 모두 즈려밟곤 3층의 문 앞에 도달했다.


꿀꺽-


한 번 침을 삼키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될텐데...'


끼이익-


"멈춰라! 너는 이제부터 제국군 법령에 따라...? 어?"

"너는?!"


3층 문 앞에서 제국군 병사들과 함께 진을 치며 나에게 검을 겨누고 있는 상대는 바로,


"오스카!"

"셀레나!"


셀레나였다. 운명의 장난처럼 말이다.




***




"네가 여기 왜... 아니 애초에,"


셀레나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열변을 토했다.


"지금 뭐하는거야? 황궁에 침입한 자가 있다해서 왔더니... 설마 그 범인이 너라니."

"하하..."

"... 웃어?"


머리를 긁적이며 실소를 토하자, 셀레나는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네...'


화가 날 수밖에.


수이르만에서 말도없이 도망가버리고 한다는 일이 쿠데타라니, 역지사지로 생각해봐도 화가 날만한 상황이다.


그런 그녀를 설득시키기 위해선,


"잠깐, 셀레나. 사실 너도 알고 있잖아?"

"뭐?"


그렇다, 그녀도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 현 르 제국의 상황을, 르 황제의 폭정을!


나는 손을 뻗어 그녀를 진정시키며 괴변을 늘어놓았다.


"수이르만에서도 느꼈잖아. 부패한 기득권세력들은 자기살기에 바빠 국민들을 내팽겨치는 모습을, 그리고...!"

"..."

"그리고..."


젠장,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는다.


'사실은 이것 때문이 아니잖아.'


단지,


...


살고싶을 뿐이잖아.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나 자신때문에 벌인 일들을 마치 정의로운 일인 양 내세우는 내 모습이 창피했기 때문이다.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아봤자 누워서 자신의 얼굴에 침만 뱉을 뿐이었다.


'어떡하지...'


그렇게 풀이 죽은 채 옷가지를 세게 부여잡고있을 뿐이었던 내게,


"... 바보야."

"... 응?"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셀레나는 돌연 제국군들 사이를 비집고 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 사이에서 누구보다도 체구가 작았지만, 누구보다도 당당한 걸음걸이로 내게 점점 다가왔다.


저벅, 저벅-


천천히 내게 다가오더니, 이내 날 등지고 진을 치고 있는 제국군들을 향해 검을 겨누며 말했다.


"이번엔 내가 널 구해줄게."


셀레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 날 보더니 활짝 웃으며 선언했다.


"내가 네 '영웅'이 되줄게."


잔뜩 비참해진 날 보호하기라도 하는 양, 그녀는 내 앞에 우뚝 선 채 적들을 향해 검을 내세웠다.


그래, 마치


영웅처럼.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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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p5] 결말(완) 22.06.12 60 1 5쪽
60 [ep5] 침입(4) 22.06.05 42 1 8쪽
» [ep5] 침입(3) 22.05.29 40 1 7쪽
58 [ep5] 침입(2) 22.05.22 44 1 7쪽
57 [ep5] 침입(1) 22.05.21 42 1 7쪽
56 [ep5] 토벌 22.05.15 40 1 7쪽
55 [ep5] 작전 개시 22.05.14 42 1 7쪽
54 [ep5] 계획 22.05.08 46 1 7쪽
53 [ep5] 타나토스 22.05.01 41 1 7쪽
52 [ep5] 제우스 22.04.30 56 1 7쪽
51 [ep5] 아페시우스 22.04.24 43 1 7쪽
50 [ep5] 다이달로스 22.04.23 46 1 7쪽
49 [ep5] 또 다른 편지 22.04.20 49 1 7쪽
48 [ep5] 아가니페 22.04.18 47 2 7쪽
47 [ep4] 편지 22.04.17 50 1 7쪽
46 [ep4] 전쟁 개시 22.04.16 53 1 7쪽
45 [ep4] 레인과 함께 22.04.14 53 1 8쪽
44 [ep4] 뜻밖의 만남 22.04.10 62 1 8쪽
43 [ep4] 엘다 22.04.09 59 1 7쪽
42 [ep3] 새로운 부탁 22.04.03 55 1 7쪽
41 [ep3] 결말 22.04.02 51 1 7쪽
40 [ep3] 선동 22.03.31 58 1 9쪽
39 [ep3] 격돌 22.03.28 74 1 10쪽
38 [ep3] 복수 22.03.27 58 1 7쪽
37 [ep3] 화이트의 가면 22.03.26 53 1 7쪽
36 [ep3] 정면돌파 22.03.23 59 1 8쪽
35 [ep3] 황제 22.03.20 55 1 7쪽
34 [ep3] 류다 연방 제국 22.03.19 60 1 7쪽
33 [ep3] 황자 22.03.16 6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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