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드루이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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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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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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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맞이

DUMMY

은화 한 닢. 1000 센텀에 해당하는 이 돈은 큰 상단이나 길드에게 있어서는 작은 액수일 지도 모르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무척 큰돈이다.


단순 노동자가 버는 월급이 1000 센텀이고, 숙련기술자는 그 세배인 약 3000 센텀 정도를 번다. 전자는 생활비만 감당하기에도 빠듯하고, 후자도 처자식이 있다면 마찬가지일 것이다.


20Lv 대의 모험가는 보통 저 둘 사이의 수익을 낸다. 그러나 그렇게 벌어들이는 돈 중 남는 것은 얼마나 될까?


시민권이 없는 대다수의 모험가는 여관을 잡아 숙박비를 내야하고, 음식도 사 먹어야 한다. 이는 적어도 하루에 30 센텀은 든다. 거기에 방어구와 무기를 관리하고 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물론이고, 여차하면 치료비용도 든다.


모험가들은 목숨을 거는 직업이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이나 매춘, 도박 같은 자극적인 유흥거리도 많이 즐긴다. 이런 유흥비 역시 모험가들의 큰 지출이다.


때문에 비교적 성실하고 기본기가 있는 모험가라 해도 한 달에 남기는 돈은 400 센텀이 못될 것이다.


이런 소박한 소득에 비해 모험가로 시작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싸구려 갬비슨이 1000센텀, 투구가 500센텀, 단창과 방패가 각각 150센텀. 최소비용만 잡아도 1800센텀이며, 넉 달 반의 순이익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갓 도시에 상경한 초보 모험가들은 최소한의 장비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고, 그 때문에 던전 초입에서도 곧잘 상처 입거나 죽고는 한다.


‘은화 20장. 이만 센텀.’


내가 이런 설명은 하는 까닭은, 바로 알리가 내놓은 금액이 무려 2만 센텀이었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20개월 치 월급, 초보 모험가 11명을 무장시킬 수 있는 거금을 고작 처음 보는 파티에 끼워달라는 요구의 선금으로 낸 것이다.


나는 눈을 왼쪽으로 돌려 멜리사를 쳐다봤다.


‘장궁 700. 화살집 150. 화살 15개 225. 소검 300. 옷은 대충 300센텀 정도 되려나.’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돌려 투고르를 쳐다봤다.


‘메이스 600. 대형 방패 250. 갑옷 2500. 투구 500. 옷 400.’


마지막으로 시선을 내려 스스로를 바라봤다.


‘···해골가면 0. 부족 주술사 복장 200. 육척봉 80. 마법 장비는 다 하면 6000 센텀 정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봐도 2만 센텀에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였다. 셈을 마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리에게 말했다.


“이 정도 성의면 솔직히 나는 환영이오. 다만 파티원들에게도 동의를 구해야겠소.”


“얼마든지.”


이 수상한 남자에게 꿍꿍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단순히 배신이나 강도질을 위한 것이 아님은 확실했다. 그가 투자비용 이상을 우리에게서 회수할 확률은 낮았으니까.


“음, 형님. 저 사람을 받아들이실 건가요? 복색을 꽁꽁 싸맨 것이 누가 봐도 수상합니다”


“좀 의심스러운 차림이긴 하오. 그렇지만 이 정도 액수라면 신뢰를 사기에 차고 넘친다고 보오.”


“글쎄요. 동료 간 신뢰는 돈이 아니라 오직 행동으로만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


명예를 중시하는 투고르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여전했다.


악마의 던전 세계관은 험난하고 잔인한 세상이다. 수많은 이들이 하루 생계를 위해 목숨을 던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범죄와 배신, 기만은 비일비재했다. 친구와 가족마저도 돈 때문에 배신하는 세상에서, 역설적으로 돈은 다른 무엇보다도 믿을 만했다.


“당신 말대로라면 오히려 기회는 줘 봐야지 않겠소? 어떤 길잡이를 파티로 구하던 서로 쌓은 신뢰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요.”


“알겠습니다. 형님을 리더로 인정한 이상 따르겠습니다.”


나는 멜리사를 바라봤다. 팔짱을 낀 채 오만하게 앉아있던 멜리사는 내 시선을 눈치채고는 콧방귀를 끼었다.


“흥. 처음 보는 놈을 어떻게 믿는다는 거지? 그래도 리더로서 자질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이군.”


“이자가 제시한 액수는 이만 센텀이오. 만약 받게 된다면 나는 우리 셋에게 각자 육천 센텀씩 투자할 생각이고.”


“육, 육천씩?”


액수를 알게 된 멜리사의 표정이 변했다. 그녀에게 금융 치료가 잘 들은 모양이었다.


“그렇소. 그 정도 금액이면 마법이 부여된 장궁도 구할 수 있겠군.”


“흐흠. 그렇게 말한다면야, 생각을 좀 해보지.”


멜리사는 여전히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감옥에서 오래 함께한 나는 그녀의 생각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머릿속은 이미 새 활을 살 생각으로 가득할 것이다. 멜리사는 이런 것에서는 꽤 단순한 면이 있었다.


대충 의견이 모아지자 나는 알리를 향해 말했다.


“선금으로 받은 돈을 나를 포함한 기존 파티원들을 위해 투자할 생각이오. 괜찮겠소?”


“당신의 신뢰를 사기 위해 준 돈이니,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하고는, 가면 너머로 가늘게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미안하지만, 당신을 받아들이려면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하겠소. 아무리 그래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를 파티에 들이기는 힘들겠더군. 더군다나 당신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것 같소.”


“이런. 역시 알고 계셨군.”


알리는 쓰게 웃으며 잠시 바닥을 바라봤다.


“보기에 좀 흉한지라. 조금 더 사적인 공간에서 보이고 싶군.”


“그렇다면 내 여관방으로 가는 게 좋겠소.”


우리는 식당에 나와 잠시 길을 걸었다. 조금 어색한 침묵 속에서 시간이 흐르고, 일행은 내가 빌린 좁은 여관방 안에 모여 있었다.


“그럼. 풀겠다.”


알리는 제 얼굴의 붕대를 풀었다. 빙빙 감긴 천이 풀어지며 진녹색의 피부와 함께 전신을 덮는 흉터가 나왔다. 그 무수한 상흔이 그가 겪은 험난한 인생을 알려주었다.


“허어. 맙소사!”


“으음.”


압권인 것은 그의 얼굴이었다. 양 볼은 악의적인 의도로 새겨진 흉이 가득했고, 미간에는 불로 지진듯한 화상 흉터가 있었으며, 고블린의 특징적인 뾰족한 두 귀는 무참히 잘려있었다.


그 끔찍한 광경에 투고르는 동정을, 멜리사는 약간의 경멸과 함께 놀라움을 보였다.


“보다시피. 이런 몰골이라 가리고 있었다. 남부인이라 속인 것은 미안하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리는 말 없이 다시 붕대를 감아 제 눈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가렸다. 그러는 동안 나는 멜리사를 향해 질문했다.


“멜리사. 고블린과 파티를 해도 괜찮겠소? 요정과 그린스킨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들었소만.”


요정과 그린스킨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과거에 있었던 전쟁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보통 요정과 그린스킨을 한 파티에 넣는 것은 힘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마찰을 일으키다가 결국 서로 사생결단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다행히도 멜리사와 알리 모두 평범한 요정과 고블린은 아니었다.


“전쟁은 옛 역사에 불과하다. 그것에 얽매여서는 나아가지 못하지.”


“맞다. 그건 이백 년 전 조상의 일에 불과하다. 많은 동족들이 그것을 모르고 의미 없는 적의를 불태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당신처럼 현명한 이를 파티원을 두어 다행이다.”


나는 멜리사를 새삼 다시 봤다. 평소 말투 때문에 싸가지없는 종족 우월주의자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깨어있는 여자였다.


“흥. 고블린 주제에 날 평가하려 하지 마라.”


···하나만 해라, 좀.


나는 다시 붕대를 감싼 알리를 향해 손을 건네었다. 나는 단단히 마주 잡은 손을 흔들어 악수하여 파티에 온 새로운 손님을 환영했다.


“우리 파티에 온 것을 환영하오. 내일은 가볍게 탐사를 갈 것이니, 오늘은 푹 자두는 것이 좋겠소. 좋은 꿈 꾸시오.”


***


열흘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는 3~4층 정도를 돌며 서로 합을 맞추는 연습과 함께 신뢰를 쌓았고, 한편으로는 알리가 준 돈으로 구매할 물건을 수소문했다.


멜리사는 상당히 민첩한 편이고, 또 지켜줄 전위가 있기에 몽땅 무기에 투자했다. 그녀가 돈까지 추가로 빌려 7000 센텀에 구매한 ‘저격수의 장궁’은 활에 메긴 화살을 강화하고 위력을 더하는 심플하지만 강력한 마법 무기였다.


투고르는 탱킹이 메인인 기사이기에 무기가 아닌 방패와 방어구를 구매했다. 하급 보호 마법이 걸린 4000 센텀 짜리 방패를 샀고, 나머지는 방패로 보호하기 힘든 정강이받이에 투자했다. 든든한 방패와 보호구에 그는 썩 밝은 -다른 이에게는 흉포하게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가장 애매한 것은 나였다. 내 전투력의 대부분은 주문에서 오기에 무장은 큰 의미가 없었고, 그렇다고 마법사처럼 마법서를 살 수도 없었다. 열심히 시장을 뒤졌지만 쓸만한 마도구도 찾지 못했다. 결국 장비를 강화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품에 은화가 몇 푼 있다는 사실이 내게 굉장한 안도감을 주었다.


“알리. 당신 실력이 대단하더군. 다른 파티원들도 이제 다 당신을 믿는 것 같소.”


“고맙다.”


지난 열흘간 지켜본 바, 알리는 파티의 길잡이로서 차고 넘치는 인물이었다. 20Lv 길잡이에게 주어지는 스킬은 단 하나 ‘마인드 맵’ 뿐이다. 이 스킬은 지리파악을 용이하게 해주고 층을 오르내리는 관문의 위치를 알게 해주는 것이 전부다.


따라서 함정을 찾고 해체하거나 적을 먼저 발견하여 그 규모를 파악하는 등의 역할은, 오로지 그 길잡이의 역량에 의존한다. 그리고 알리는 대단한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알리는 단 한 번도 함정을 놓친 적이 없으며, 적에게 먼저 발각당한 적도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본인의 역량 역시 상당했다. 단검과 조그만 방패를 마치 제 몸처럼 다뤘고, 몬스터 한둘 정도는 스스로 이겨낼 수 있었다.


이렇게 파티원 모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장비도 충분히 강화한바. 나는 슬슬 우리 수준에 맞는 도전을 결심하였다.


“그러면. 오늘은 말한 대로 거미굴을 공략할 것이오. 알리? 안내를 부탁하겠소.”


나는 먼젓번 징수자들을 처리하기 위해 이용했던 ‘거미굴’을 공략할 작정이었다. 이렇게 던전 내부에 있는 또 다른 던전을 ‘서브 던전’이라고 부르는데, 서브 던전의 보스 역시 꽤 많은 보상과 경험치를 주기에 빠른 성장을 위해서라면 이를 공략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하, 기분 나쁘게 생겼네. 여기 그 다리 많은 것들이 득실거린다는 거지? 으-.”


“분위기가 우중충하군요. 안에서 사각거리는 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고.”


멜리사와 투고르가 감상을 내뱉었다. 나는 손바닥을 마주쳐 주의를 끌며 말했다.


“자, 미리 말한 대로 하면 되오. 해독제와 상처재생 포션이 있기는 하나, 넉넉지는 않으니 조심하시오.”


나는 처음에 좋은 재료를 사서 직접 포션을 만들려 했다. 그러나 약초꾼 길드의 연금술사들이 이를 독점하고 있어 불가능했다. 외부인에게 허용된 것은 10~9등급의 싸구려 재료 아니면 완제품 포션 뿐이었고, 제조시설 역시 길드 소속이 아니면 이용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나는 꼭 필요한 최소한의 포션만 구매했다.


“말했다시피 주문서는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리에 주의하셔야 하오. 깊숙한 곳에서 큰 소리를 내면 놈들이 몰려들어 위험할 수 있소.”


주문서는 아예 구할 수 없었다. 먼젓번 심연의 군주의 힘에 의해 주문서가 조작된 사건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문서 거래가 금지된 탓이었다.


원래는 거미굴 공략의 정석인 ‘침묵의 주문서’나 ‘소음의 주문서’를 사서 꿀을 빨 생각이었지만, 조금 힘들게 되었다.


“어, 형님. 저는 소음을 안내기가 힘들 것 같은데요? 보다시피 제 무장이 이래서.”


투고르는 철편이 붙은 제 갑옷과 메이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 정도는 괜찮소. 바닥이나 기둥을 강하게 때리거나, 소리 지르지만 않으면 되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파티원들은 적당한 긴장과 함께 무기를 쥐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겠소.”


***


음울하고 큼지막한 동굴에는 오로지 종유석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어디선가 들려오는 거미의 발소리만이 가득했다.


키익.


거미굴의 장님거미들은 이름처럼 시력이 없다시피한 몬스터들이었다. 그 대신 청각과 후각에 의존해 피아를 구분했다.


정석적인 공략법은 침묵마법이나 주문서로 소리를 죽이고 이동하거나, 반대로 소음을 유발해 놈들을 유인하여 최대한 전투 없이 지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단이 불가능해진 이상 우리는 몇 번의 전투를 마주해야만 했다.


“전투준비.”


투고르가 방패를 들이밀며 앞으로 나섰다. 선두에 섰던 알리는 중간 포지션으로 돌아가며 적을 경계했다. 멜리사는 내 외침과 함께 화살을 날려 거미 하나를 저승으로 보내주었다.


키이익!


처음 달려오는 것은 황소거미였다. 비교적 크고 튼튼한 그들은 항상 선두에서 적을 향해 돌진했다. 실력이 볼품없는 모험가는 멍청하게 황소거미의 돌격을 그대로 받다가 넘어지고는 한다. 그러면 그 뒤로 이어진 독거미에게 물려 죽어버리는 것이다.


“흐압-.”


그러나 우리 전위는 반웅족인 투고르였다. 용사와 같은 기세로 메이스를 쳐든 투고르는 타이밍에 맞게 황소거미의 머리를 강타했다.


콰앙!


거센 소리와 함께 황소거미의 단단한 갑피가 찌그러졌다. 투고르는 망설임 없이 후속타를 내려쳤다. 황소거미의 머리는 체액을 뿜으며 터져나갔다.


“별 것도 아니구만.”


투고르의 메이스는 대단한 명품이나 마법이 걸린 무기는 아니었으나, 그의 힘을 버틸 만큼 단단했다. 그리고 그걸로 충분했다. 뒤따라온 또 하나의 황소거미가 이내 메이스에 의해 조각났다.


물론 몬스터들도 지능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제 친구가 박살나는 동안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꽁무니에서 순식간에 거미줄을 뿜는 그물거미가 옆으로 빙 돌아 후위의 인원들을 노렸다.


“어딜!”


휘리릭- 퍽!

휘익- 팍!


던져진 투척단검은 겁 없이 다가오는 그물거미들을 저지했고, 쏘아진 화살은 어김없이 거미 하나를 죽였다. 그물거미는 거미줄을 치기위해 다가오기도 전 태반이 죽어나갔고, 기껏 가까이 온 녀석도 재빠른 고블린과 숲요정을 묶을 수는 없었다.


키이익···.


상황이 이렇다 니 맨 마지막에 덤벼드는 독거미들을 상대하는 일은 몹시 수월했다. 그들의 역할은 황소거미에 의해 넘어지거나 그물거미에 의해 속박된 적에게 독니를 박아 넣는 것인데, 앞의 두 거미가 아무 역할도 못했으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푸석!


나는 늑대로 변신해서 겁 없이 다가온 독거미 둘을 양발로 밟아 찌그러트렸다. 혼자 남았음에도 용기 있게 덤벼오는 독거미를 죽이는 것으로 전투는 끝이 났다.


“계속 이동하겠소. 알리?”


“알겠다.”


전투가 끝나면 우리는 가볍게 뒷정리를 하고 다시 알리를 앞장세워 던전을 탐사했다. 가만히 있었다가는 소음에 거미들이 잔뜩 몰려올 수도 있었기에,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했다.


그렇게 가벼운 전투와 전진을 계속하던 중 저 멀리 희미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투고르와 멜리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우리가 거미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설치한 ‘소음폭탄’이 터지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파티를 멈추어 세웠다. 그러자 멜리사가 의문을 담아 물어왔다.


“무슨 일이지?”


“소음폭탄이 터졌어.”


멜리사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래. 그것들은 너와 알리가 거미들을 유도하기 위해 설치한 것 아닌가? 덕분에 이곳까지 수월하게 왔고.”


알리는 고개를 저었다.


“두 개는 네 말대로 거미들을 유도하기 위해 바닥에 설치했다. 그러나 대장이 하나는 천장에 매라고 했다. 나는 단단한 종유석에 매달았다. 어둠속에서도 잘 보이도록 형광물질을 발라서.”


“그렇다는 말은······.”


거미들이 다니지 않는 위치에 묶인, 시각으로만 발견할 수 있는 함정을 누군가 건드렸다는 뜻이었다. 나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소. 서브 던전 입구에 선객이 있다는 표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우리를 뒤따라오신 손님들이 있다는 말이오.”


멜리사와 투고르가 눈을 빛냈다. 알리는 조용히 단검을 손질하며 물어왔다.


“어떻게 할까, 대장?”


“손님맞이를 먼저 하는 게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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