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전장에서 격투경기를 보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서남쪽으로 약 480Km정도 떨어진 칸다하르주의 주도인 칸다하르의 관문인 칸다하르 국제공항옆에 위치한 다국적 연합군 특수부대
기지내 샌드위치 판넬로 지은 커다란 조립식 건물안, 천정에 달린 대형 공조에어컨이 40도 이상의 열기를 뿜어내는 바깥의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고온건조한 공기를 차단하는 시원한 바람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실내의 공기는 오히려 바깥의 열기는 미안하다는 듯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커다란 건물안을 가득메운 1,000여명 가량의 각종 피부색의 남성들과 이들 사이에 드문드문 섞여있는 여성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이들이 토해내는 함성, 그리고 야유와 뒤섞여 건물내부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황갈색이 뒤섞인 얼룩무늬 반팔런닝과 동일한 바지차림의 1,000명이 넘는 군인들이 두 눈 가득 호기심과 어떤 묘한 쾌감을 기대하는 듯한 번들거리는 눈빛을 하며 바라보고 있는 중앙엔 두툼하게 깔린 반경 7.8m정도의 고무매트위로 관객들과 같은 복장의 한남자를 사이에 두고 상의를 탈의한 근육질의 두 사내가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부딪히며 노려보고 있었다.
왼편의 사내는 180cm초반 정도의 키가 작아보일 정도로 다부진 어깨와 잘 발달된 목과 가슴근육, 탄탄한 허리와 하체를 보유한 새파랗게 날이선 칼 같은 눈빛의 짧은 머리의 동양인 남자였고, 맞은편에는 이 사내보다 10cm이상 커보이는 큰키와 가슴에 수북한 갈색털을 자랑하며, 탄탄하다 못해 튀어나올 것 같은 가슴과 곰 같은 허리, 그리고 웬만한 여자의 허리둘레보다 굵은 허벅지를 지닌 갈색의 짧은머리 사내가 약간의 광기와 희열에 대한 묘한 열정을 언뜻언뜻 비치며 앞의 동양남자를 재미있어 하는 표정으로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내의 중앙에서 오늘의 전투 격투기를 진행하는 심판 오웰은 두 사내를 보며 영어로
“물기, 눈찌르기, 머리로 박기, 남자의 급소를 가격하면 안되는 거 알지? 크레이그, 사카다 그리고 둘중 하나가 항복하거나 격투를 계속할 수 없을때까지 진행하며, 상대가 항복하거나 항거불능인데도 공격하여 부상을 입히면 반칙패로 파이트머니는 몰수되고 다음경기 참가도 못하니 오케이?”
크레이그와 사카다는 동시에 “오케이”라고 대답하며 두손에 낀 4온스 손가락 글러브를 들어 가볍게 마주친후 뒤로 두어 걸음씩 물러났다.
순간 심판 오웰이 오른손을 들어 둘사이를 위에서 아래로 가르며 “파이트”라고 외치자 원형의 격투기장을 둘러싼 1,000여명에 이르는 군인들은 휘파람과 함성 등 각종 응원의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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