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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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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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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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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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DUMMY

시작하면 바로 싸울 줄 알았다.

하지만.


“......”


“......”


양측 모두 미동도 하지 않는 상황.

뭐, 고수들끼리는 일합에 싸움이 끝난다더니만 그런 건가?

침묵만이 감돌던 순간.


타다닷.


두 사람 모두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팍을 찌른 두 목검.


툭.


“...내가 조금 늦었군. 인정하네.”


패배를 인정하는 레이너.

정말 펜싱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었다.


검을 거둔 두 사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후 곧바로 2회전이 펼쳐졌다.

역시나 침묵이 이어지던 찰나.


타다닷.


이번엔 레이너가 먼저 달려들었다.

그리고 눈으로 따라가기 힘든 속도로 빠르게 목검을 횡으로 베었다.

위험하다.

2차전은 레이너의 승인가?

하지만.


후웅-


고개를 뒤로 젖힌 로니의 턱밑으로 지나가는 목검.

그리고 이어진 로니의 공격.

차마 레이너가 검을 거두기도 전에, 로니의 검 끝이 그의 무릎에 닿았다.


2차전도 로니의 승.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두 사람.


“운이 너무 좋은 것 아닌가? 닿은 줄 알았는데.”


“실력 없는 자들이나 운을 들먹거리지. 그게 운인 줄 알았는가?”


“......”


말싸움도 로니의 승.


점점 더 흥미진진한 와중에 이어진 3차전.

이번엔 로니가 먼저 달려들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찌르기 공격.

레이너 역시 다시 한번 찌르기로 맞섰다.

팔길이를 따진다면 레이너가 유리한 상황.

하지만.


스슥-


레이너의 검은 허공을 찔렀지만, 로니의 검은 레이너의 볼 옆을 스치며 지나갔다.


“......”


말이 없는 레이너.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서로 찌르는 순간 로니의 검이 레이너의 검 위를 미끄러지듯 타고 지나가며 궤적을 바꿔놓은 것 같았다.

의도한 것이라면 실로 괴물 같은 실력.

벌써 스코어는 3 대 0.

곧이어 쉴 틈 없이 4차전이 펼쳐졌다.


이번에도 먼저 나서는 로니.

헌데 놀랍게도,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마치 날 공격해보라는 것처럼.


그 기세에 눌렸을까.

살짝 뒤로 물러서는 레이너.

하지만.


“너무 오만한 것 아닌가!”


사거리 안에 들어오자 크게 사선으로 내려치는 레이너.

로니 역시 움직임을 예상한 듯, 미끄러지듯이 몸을 숙였다.

하지만 레이너 역시 이런 움직임을 예상했다.

내려치던 중간에 갑자기 꺾이는 검의 궤도.

날카롭게 로니의 어깨를 가르려던 순간.


퍽.


“으윽!”


놀랍게도 로니가 목검을 쥔 그의 손목을 먼저 찔렀다.

목검을 떨어뜨리는 레이너.


“굳이 더 할 필요가 있는가?”


싸늘하게 감도는 정적.


“...아니. 내가 졌어. 깨끗이 인정하겠네. 나의 패배를.”


결국 레이너가 백기를 들고 말았다.


새삼 로니가 다시 보였다.

잘 싸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잘 싸울 줄이야.


“이렇게 완벽하게 패배한 적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군. 혹시 이름을 알려 줄 수 있겠나?”


“패자에게 알려줄 마음은 없다.”


“하하. 이거 원. 그렇게 말하니 딱히 할 말이 없군.”


머쓱한지 뒤통수를 만지작거리는 레이너.


“아무튼 고마웠네. 정말 간만에 심장이 뛰는 대결이었어. 역시 세상은 넓군.”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자 받게나.”


그가 건넨 것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명패.


“일종의 대진료일세. 좋은 승부를 펼쳐준 대가지.”


“전리품이군.”


“하하. 반박할 수가 없군.”


로니는 그것을 받아든 후 곧장 나에게 넘겼다.


“이게 뭐죠?”


“승리의 증표지. 이 교관 레이너를 이겼다는 증표.”


“......”


“농담일세. 쉽게 말하면 무기교환권이라네. 이걸 들고 대장간으로 한번 가보게나. 그리고 말콘에게 보여주게. 그러면 무기로 바꿔줄 걸세. 원하는 무기로 하나 말이야.”


[‘검술 대련’을 완료하였습니다.]

*보상 : 스탯 +5, 레이너의 증표.


이로써 레이너의 히든 퀘스트는 완료.

로니의 활약 덕분에 아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 ‘배쉬’를 익혔습니다.]


그리고 배쉬도 익힌 로니.


[배쉬] [하급]

MP 소모 : 5

추가 피해 : 힘 5당 1

스턴 확률 : 힘 1당 1% (3초)

재사용 시간 : 20초


배쉬는 힘이 높을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스킬이다.

현재 로니로 보자면 힘이 70이니, 스턴 확률은 70%고 추가로 14의 피해를 더 줄 수 있는 상황.

하급 스킬이긴 해도 CC기는 어느 게임에서든 중요하기에, 전사에게는 필수나 다름없는 스킬이다.


그렇게 훈련소에서 볼일을 다 본 우리는 그의 말대로 곧장 대장간으로 향했다.

확실히 제법 큰 대장간.

란센트의 대장간이 동네 작은 점포라면, 이곳 대장간은 그보다는 큰 중간 크기의 마트 같은 느낌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카운터에는 플레이어들을 맞이하는 NPC 말콘이 서 있었다.


“어서 오시오. 필요한 물건이라도 있소?”


그리고 내 앞에 떠오른 판매창.

하지만 그 전에.


“레이너한테 받은 거예요.”


방금 받은 증표를 그에게 내밀었다.


“오. 정말이군. 이걸 어떻게 얻었소?”


“뭐... 그냥...”


나는 슬쩍 로니를 쳐다볼 뿐, 굳이 대답하지는 않았다.


“검술 실력이 뛰어나신가 보오. 레이너가 입버릇처럼 말했지. 가슴을 뛰게 하는 자가 나타나면 이 증표를 넘겨주겠다고 말이오.”


사실이긴 하네.


“예전에 내가 레이너에게 크게 도움을 받은 적이 한 번 있었지. 그래서 그때 약속했소. 무기가 필요하면 하나 선물하겠다고. 그러면서 그에게 준 것이 바로 이 증표요.”


그러니까, 정확히는 말콘이 레이너에게 선물했던 증표였던 것.


“오늘에서야 쓸 모양이구만. 이로써 빚진 것은 해결한 셈이지. 그럼, 따라오시오.”


그리곤 안쪽으로 향하는 말콘.


그의 뒤를 따라가다가, 나는 안쪽에서 담금질을 하고있는 대장장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는 플레이어들.

부화의 마을에서는 이처럼 제작 스킬을 배울 수 있었다.

나중에 여건이 되면, 나도 하나쯤은 배워야 할 터.


“이쪽으로.”


그가 가리킨 곳은 작은 창고.


“안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거로 하나 고르시오. 다들 쓸만한 것들이니, 손에 맞는 것으로 택하면 될 것이오. 그럼 이만.”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말콘.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벽면에는 무기들이 걸려있었다.

얼핏 보기엔 판매창에서 보던 것과 동일했다.

하지만.


“오... 강화템을 다 주네.”


모든 무기가 +2 강화가 되어 있었던 것.


“뭘 골라야 하나...”


하나만 가지고 나올 수 있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유심히 무기들을 살피는 로니.


“로니. 어차피 네가 쓸 거니까 네가 골라봐.”


확실히 무기의 종류는 다양했다.

특히나 이제는 양손 무기까지 있다는 것.

나는 먼저 도끼부터 살펴보았다.


[강철 전투 도끼 +2] [C급]

공격력 : 17

*+2 강화 : 타겟 수 +2

*+4 강화 : 타겟 수 +2

*사용 제한 : 힘 20 이상


확실히 공격력이 훌쩍 뛰었다.

더군다나 도끼 특성상 타겟 수도 늘어난다는 것.

+2 강화인 경우는, 한 번에 최대 3마리까지 공격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다음은 창.


[강철 창 +2] [C급]

공격력 : 14

*+2 강화 : 관통 확률 +5%

*+4 강화 : 관통 확률 +5%

*사용 제한 : 힘 20 이상


공격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관통상을 입힐 수 있는 무기다.

관통상이란, 무기의 공격력만큼 추가 피해가 들어가는 것.

쉽게 말해 크리티컬 같은 개념이라 볼 수 있었다.


그다음은 망치.


[강철 전투 망치 +2] [C급] [손상 불가]

공격력 : 20

*+2 강화 : 스턴 확률 +10% (3초)

*+4 강화 : 스턴 확률 +5% (3초)

*사용 제한 : 힘 20 이상


가장 강한 공격력.

게다가 스턴까지 더해져, 일대일에서는 최고의 무기나 다름없었다.


이 외에 한 손 무기들도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공격력은 낮은 편.

물론 방패를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탱커로 가닥을 잡는다면, 그에겐 한 손 무기가 당연한 선택.


하지만 슬쩍 로니를 보니, 이에 눈길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아 한 손 무기는 사용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뭐로 할 거야?”


여전히 고민 중인 로니.


“하나같이 쓰레기들이라 손이 가질 않는군.”


“그래도 이 정도면 쓸만하지 않아?”


“쓸만하지 않다.”


“...까다롭기는.”


눈이 천상계에 달려있다.


아무튼 나는 슬쩍 전투 망치를 잡으며 말했다.


“이게 제일 낫지 않아? 공격력도 제일 높고. 스턴도 되고. 그리고 손상 안 되는 게 중요하다며.”


하지만 로니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것은 추후의 일. 아직 손상을 걱정할 만한 몬스터는 없다. 설령 손상된다 해도 이곳에서 수리를 하면 그만. 그보다는...”


어디론가 손을 뻗는 로니.


“차라리 이게 낫겠지.”


그가 쥔 것은 창.


“그래?”


물론 창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다만 내 취향으로 보자면 나는 아마 망치를 택했을 것.

헌데 어차피 쓸 사람이 고르는 게 맞으므로, 나는 로니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렇게 창을 집어 든 후,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와 말콘 앞에 섰다.


“창을 고르셨군. 괜찮은 선택이요. 다루기가 쉽진 않지만 그래도 잘만 쓴다면 그 어떤 무기보다도 위협적이니 말이오. 혹시 또 다른 필요한 게 있소?”


나는 잠시 아까 살펴보지 못한 갑옷을 한번 보기로 했다.


[강철 아머] [C급] 100골드

방어력 / 저항력 : 4 / 1

*+2 강화 : 방어력 +2

*+4 강화 : 방어력 +2

*사용 제한 : 힘 20 이상


C급이라 그런지 가격도 100골드로 확 뛰었다.

D급이 5골드였던걸 생각하면 무려 20배.

인제 와서 보니, 태초의 마을은 그 자체가 하나의 튜토리얼이었던 셈.


[강철 헬멧] [C급] 100골드

방어력 / 저항력 : 2 / 0

*+2 강화 : HP + 5

*+4 강화 : HP + 5

*사용 제한 : 힘 20 이상


이것 역시 100골드.

사려면 사겠지만, 강화가 되지 않은 것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설령 강화를 한다 해도, C급 주문서의 가격을 고려하면 지금으로선 무리.

해서 입맛만 다시고 돌아가려던 순간.


“...뭐야? 너 그거 어디서 났어?”


옆을 보니 로니가 뜬금없이 전투 망치를 들고 있었다.


“샀다.”


“방금?”


“그렇다.”


“돈은?”


“그 정도는 있다.”


망치 역시 가격은 100골드.


“뭐 하려고? 너 방금 창 골랐잖아.”


“다 쓸 곳이 있지.”


“...그래?”


혼자 사냥하고 잡템도 팔고 다녔기에, 로니 역시 약간의 골드는 있던 상황.

의아하긴 했지만, 자기 돈 내고 산 건데 뭐라 더 왈가왈부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 밖으로 나가지. 계속 안에만 있으려니 답답하군.”


나 역시 그러려던 참.


로니도 새 무기를 얻었고 나 역시 중급 마법을 배웠기에, 우리 둘이 얼마나 강해졌을까 궁금했다.

해서 나와 로니는 곧장 대장간을 나와, 마을 밖으로 나가서 몬스터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마침 저기 앞에 보이는 시커먼 녀석.

부화의 땅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몬스터.

블랙 울프.

그런데.


[블랙 울프] [하급]

HP / MP : 40 / 0

공격력 / 마법력 : 25 / 0

방어력 / 저항력 : 5 / 6


도감도 완성되지 않았는데, 웬일인지 녀석의 능력치를 훤히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이것도 다 금안 덕분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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